노라 없는 5일 (2010)
Nora's Will
8글쓴이 평점
낚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이. 노라가 자리를 비운 동안, 노라에 의해 모인 사람들의 자기 성찰과 성숙 이런 건 줄 알았는데.
요새 진짜 고르는 책도 다 재미없고, 영화도 재미없고... 쳇.
(물론, [부당거래]는 훌륭 훌륭 훌륭!)
제2외국어로 만든 영화고 할아버지가 상당히 귀여우셨기에 그나마 쪼끔은 위로가 됐지만
이러나 저러나 낚인 거다.
상영관도 별로 없어서,
일부러 멀리까지 찾아가서 봤는데 말이지!
이혼을 하고도 오랜 세월동안
서로 맞은편에 살면서 함께 아이들을 돌본다는 건
참말이지 지금 우리 나라 정서엔 신기해보이는 건데,
노라가 자살하기 전에 집안을 정리하고, 재료 주문해서 장만하고, 조리법 정리해두고,
언니(인지 동생인지)랑 친구, 아들 내외랑 손녀들을 명절 식사에 초대하면서
전 남편만은 직접 초대하지 않고, 고기를 추가 주문하면서 전 남편집에 맡겨달라고 해서
죽은 자신을 발견하게 하는 걸 보면
두 사람 관계를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심통ㅋㅋ 이혼하고 지냈어도 부인에게 압도당해 살았구나 싶었다.
노라가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 재료에 일일이 만들 때 조심할 점을 메모해서 붙이고 조리법 공책에 적어뒀는데
이 할아버지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식을 만들 노라 친구가 오기 전에 메모를 막 바꿔붙이고, 조리법 공책은 소극적으로 숨기고 그랬다.
기왕 숨길거면 씽크대 구석에 처박던지 하실 것이지 소심하게 수건같은 걸로 가려놓고 그런다니까.ㅋㅋㅋ
도입부에 보면 막 부인이 사는 집 망원경으로 보고 있고 말이야...-_-
젊은 시절 부인이 온 식구들 주치의면서 자기 친구인 사람이랑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우연히 발견하곤
다른 사진이 궁금해서, 노라가 잠궈둔 책상을 열려고 애쓰는 걸 보면 일부 귀엽기도 했지만
이혼의 이유를 의심했기 때문에 그렇게 뒤지는 거여서,
몹시 언짢았고, 이 점이 '낚였다'의 결정적 원인....
이 식구들이 유대교를 믿는데,
할아버지의 자주적인 장례 절차 선택을 보면서 난 할아버지는 다른 종교인 줄 알았다.
(초반엔 예수 어쩌고 하는 곳이랑 계약해서
드라이 아이스를 시신에 올려두고 온 집에 냉풍기를 돌려서 다들 집에서 코트입고 덜덜 떨고 있음...+_+)
나중에 알고 보니 할아버지도 유대교 믿긴 하더군. 소모적이고 의미없는 부분을 거부할 뿐.
영화에서 보여주는 랍비 할배는 마치 지금 우리 나라의 일부 기독교 목사, 장로, 등등이 행패부리는 것처럼
권위, 위세에 쩔어서 할아버지를 괴롭혔다.
영화의 가장 큰 갈등인 '자살한 노라를 어디에 매장할 수 있을까'를 끌고 가는 악의 축으로서 활동함.-_-
자기 말 좀 안 듣는다고 주변의 모든 묘지 관리소에 영향력을 행사해서
어디에서도 노라의 시신을 받아주지 않게 해서 이 식구들을 괴롭게 하는데,
그 와중에도 예수 어쩌고 하는 묘지에선 '돈만 주면 어떤 이유로 죽었건 어떤 종교를 가졌건' 받아준다고 해서
할아버지를 매혹시킨다. 아. 현실적이야.
뭐 암튼,
할아버지 덕분에(?) 노라의 장례를 치르고 영화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