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광고할 줄 알았다.ㅋㅋ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 vs 사람이 어떻게 다 똑같냐 중에서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를 많이 느꼈다.
직장 다니는 엄마를 괴롭히는 전업 엄마들.
잘 나가는 아내가 마냥 대단하고 사랑스럽고 자랑스럽고 대견하지만은 않은 남편,
남편의 방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했으니까)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ㄹ 수도 있다고 했으니까)는 직장인 아내.
사적인 일(엄마 욕하는 이메일을 엄마께 보냄)로 직원들을 동원하는 고용주.
(벤 제안으로 가택무단침입+랩탑 만져 이메일 지움)
남편 외도로 인한 가정의 위기에서 여자가 생각하는 원인, 등.
여자 주인공 옷이랑 화장에 눈이 많이 갔는데
검정 테두리(바이어스라고 하던 것 같다)한 밝은 색 트렌치코트랑
남색 긴 팔 니트에 플레어 스커트 생각난다.
일을 줄여 남편과 다시 잘 해보려고 전문 CEO를 상사로 데려오려
그리고 채용 후보자를 만나고 나오는데 입술이 번져있는게 사실적이라고 느꼈다.
말 많이 하고 그러다보면 그럴 것 같은 느낌.
아무리 영화라도 너무 딱딱 그럼 어색한데.
(잔다면서 화장하고 머리 대단하게 하고 있는 장면 볼 때 그런 느낌처럼.)
딸이 아주 눈이 똘망똘망 볼은 통통, 귀엽고 예쁘고, 말도 예쁘게 한다.
아빠가 아프다고 하고 엄마는 회사 가야하고 시터랑 생일파티에 가기 싫은 딸이
벤, 같이 가주세요~ 하는데 마지막에 please 이걸 어쩜 그렇게 귀엽게 할까. 꺅!!
잘 나가다가 하필 가장 큰 문제가 그건 게 마음에 안 들고,
거기에 대한 주인공의 선택도 마음에 안 든다.
기승전결이 매끄러운 편이지만 결 부분이 다소 다급한 것 같다.
이미 2시간이라서 더 길게 하긴 좀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20분만이라도 더 길었다면 기승전결이 좀 더 균형감 있었을지 모른단 생각하면 아쉽다.
내내 그렇지만,
(남자는 회사에서 정장이다, 가서 말해라,
손수건은 빌려주는 데 제일 많이 쓰는 건데 요즘 남자들은 모른다,
넌 잘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룬 걸 봐라 너 엄청 대단한 거다, 이쪽 길이 12분은 빠르다 등)
특히 줄스의 가장 큰 문제를 두고
벤은 아주 훌륭한 생각과 행동을 한다.
그게 왜 니 탓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아니다,라고!
이 때 줄스 정신차려....!라고 생각하면서 봤다.
어휴.
난 나중에 나이를 많이 먹어서 할머니가 될 수 있을지,
할머니가 되었을 때 이 할아버지처럼 도전하고
(한국에서, 눈 가리고 아웅이라도 저렇게 도전할 기회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저렇게 세상 변화에 따라갈 수 있을까.
마찰력이 없는 모든 것은 점점 더 빨라지는데,
내가 할머니가 되면 세상 바뀌는 건 더 빨라질텐데,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시작이랑 끝에 공원에서 태극권하는 장면 나온다.
나름 수미쌍관ㅎ
전업주부인 줄스의 남편은 딸 동급생 엄마와 바람이 나고
그걸 벤이 알게 되어 몸이 아플 만큼 고민을 하게 된다.
근데 알고 보니 줄스도 3주 좀 더 전부터 알고 있었고,
그래서 투자자들이 권한 CEO 영입을 받아들였던 것.
유력한 후보자 타운센트(? 가물가물)를 만나러 샌프란시스코에 함께 출장을 간 두 사람이 묵는 호텔에 화재경보가 울려서 잘 밤에 1층에서 만나게 되고,
남편의 외도 이야기를 하고, 남편은 아마 지금 불륜녀 말고 다른 여자랑 금방 재혼하겠지만
난 까다로워서 평생 혼자 살 지도 모른다고 홀로 죽는 게 무섭다는 그런 얘기를 한다.
가족없는 무연고자 묘지에 묻히는 게 너무 무섭다고.
그랬더니 벤이 우리 부부 옆에 묻히면 된다고 자리 있다고 해줌. 헤헤...
아니 직장에서 잘 나가고 애 제대로 키울 재정능력되고 젊고 예쁜데
왜 굳이 그지같은 바람핀 남편을 받아주나요.
딸 때문이라면, 엄마랑 딸 두고 바람핀 아빠랑 사는 게 과연 좋은 걸까?
그 딸이 나중에 엄마 날 위해 참아줘서 고마워요 하게 될까?....
애초에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가 없는 문제란 걸 알지만
이렇게 식상한 마무리라니 실망이다.
저런 남자 만나면 이번 생에 힘들었던 것 다 감싸안을 수 있을텐데.
할아버지 엄청 멋져요ㅠㅠ
이건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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