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보다가

인턴

hkwu 2015. 10. 24. 01:03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광고할 줄 알았다.ㅋㅋ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 vs 사람이 어떻게 다 똑같냐 중에서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지를 많이 느꼈다.


직장 다니는 엄마를 괴롭히는 전업 엄마들.

잘 나가는 아내가 마냥 대단하고 사랑스럽고 자랑스럽고 대견하지만은 않은 남편,

남편의 방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했으니까)이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ㄹ 수도 있다고 했으니까)는 직장인 아내.

사적인 일(엄마 욕하는 이메일을 엄마께 보냄)로 직원들을 동원하는 고용주.

(벤 제안으로 가택무단침입+랩탑 만져 이메일 지움)

남편 외도로 인한 가정의 위기에서 여자가 생각하는 원인, 등.



여자 주인공 옷이랑 화장에 눈이 많이 갔는데

검정 테두리(바이어스라고 하던 것 같다)한 밝은 색 트렌치코트랑

남색 긴 팔 니트에 플레어 스커트 생각난다.

일을 줄여 남편과 다시 잘 해보려고 전문 CEO를 상사로 데려오려

그리고 채용 후보자를 만나고 나오는데 입술이 번져있는게 사실적이라고 느꼈다.

말 많이 하고 그러다보면 그럴 것 같은 느낌.

아무리 영화라도 너무 딱딱 그럼 어색한데.

 (잔다면서 화장하고 머리 대단하게 하고 있는 장면 볼 때 그런 느낌처럼.)


딸이 아주 눈이 똘망똘망 볼은 통통, 귀엽고 예쁘고, 말도 예쁘게 한다.

아빠가 아프다고 하고 엄마는 회사 가야하고 시터랑 생일파티에 가기 싫은 딸이

벤, 같이 가주세요~ 하는데 마지막에 please 이걸 어쩜 그렇게 귀엽게 할까. 꺅!!


잘 나가다가 하필 가장 큰 문제가 그건 게 마음에 안 들고,

거기에 대한 주인공의 선택도 마음에 안 든다.

기승전결이 매끄러운 편이지만 결 부분이 다소 다급한 것 같다.

이미 2시간이라서 더 길게 하긴 좀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20분만이라도 더 길었다면 기승전결이 좀 더 균형감 있었을지 모른단 생각하면 아쉽다.


내내 그렇지만,

(남자는 회사에서 정장이다, 가서 말해라,

손수건은 빌려주는 데 제일 많이 쓰는 건데 요즘 남자들은 모른다,

넌 잘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룬 걸 봐라 너 엄청 대단한 거다, 이쪽 길이 12분은 빠르다 등)

특히 줄스의 가장 큰 문제를 두고

벤은 아주 훌륭한 생각과 행동을 한다.

그게 왜 니 탓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아니다,라고!

이 때 줄스 정신차려....!라고 생각하면서 봤다.

어휴.


난 나중에 나이를 많이 먹어서 할머니가 될 수 있을지,

할머니가 되었을 때 이 할아버지처럼 도전하고

 (한국에서, 눈 가리고 아웅이라도 저렇게 도전할 기회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저렇게 세상 변화에 따라갈 수 있을까.

마찰력이 없는 모든 것은 점점 더 빨라지는데,

내가 할머니가 되면 세상 바뀌는 건 더 빨라질텐데,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시작이랑 끝에 공원에서 태극권하는 장면 나온다.

나름 수미쌍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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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인 줄스의 남편은 딸 동급생 엄마와 바람이 나고

그걸 벤이 알게 되어 몸이 아플 만큼 고민을 하게 된다.

근데 알고 보니 줄스도 3주 좀 더 전부터 알고 있었고,

그래서 투자자들이 권한 CEO 영입을 받아들였던 것.

유력한 후보자 타운센트(? 가물가물)를 만나러 샌프란시스코에 함께 출장을 간 두 사람이 묵는 호텔에 화재경보가 울려서 잘 밤에 1층에서 만나게 되고,

남편의 외도 이야기를 하고, 남편은 아마 지금 불륜녀 말고 다른 여자랑 금방 재혼하겠지만

난 까다로워서 평생 혼자 살 지도 모른다고 홀로 죽는 게 무섭다는 그런 얘기를 한다.

가족없는 무연고자 묘지에 묻히는 게 너무 무섭다고.

그랬더니 벤이 우리 부부 옆에 묻히면 된다고 자리 있다고 해줌. 헤헤...


아니 직장에서 잘 나가고 애 제대로 키울 재정능력되고 젊고 예쁜데

왜 굳이 그지같은 바람핀 남편을 받아주나요.

딸 때문이라면, 엄마랑 딸 두고 바람핀 아빠랑 사는 게 과연 좋은 걸까?

그 딸이 나중에 엄마 날 위해 참아줘서 고마워요 하게 될까?....

애초에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가 없는 문제란 걸 알지만

이렇게 식상한 마무리라니 실망이다.


저런 남자 만나면 이번 생에 힘들었던 것 다 감싸안을 수 있을텐데.

할아버지 엄청 멋져요ㅠㅠ




이건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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