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읽다가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hkwu 2010. 2. 23. 15:06

정은궐 作, 파란미디어(paranbook.egloos.com,paranbook@gmail.com), 상, 하 2권, 2007.

 

연애 소설은 질색인데. 한복에 갓 씌워놓으니 나는 또 좋아하고 있구나.

이거 다음 이야기인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을야니여나가 봤다길래 따라 봤는데 것보단 이게 더 재미진다.

가장 재미를 주는 건 역시, 귀여운 걸오 문재신. 윤희 유건 사다줄 때 최고 귀여운데 >.<

 

상권 146쪽에서 '걸오가 노론이라면 아비 죽인 원수보다 더 칠색 팔색하지.' 나와서,

(칠색 팔색을 하다가) 매우 질색하다 뜻인 거 찾았는데, 왜 질색은 ㅈ인데, 칠색 팔색에서는 ㅊ일까. 왜 그럴까? 궁금한데, 궁금한데.

 

이인좌의 난 이후 영조는 남인의 과거 응시를 금지시켰다.

남산골 묵동에 사는 몰락한 남인 집안의 맏딸 김윤희는 남장하고 병약한 남동생 김윤식의 호패를 지니고 나가서,

책 필사, 사수(과장에서 대필하는 사람) 등의 일을 받아와서 풀칠을 하고 있는데,

더 돈벌이가 되는 거벽(과장에서 글 지어주는 사람) 일을 받기 위해서 생원이나 진사가 되어야한다며 식년시를 본다.

소과에 우수하게 합격하여 정조의 눈에 들어버리자, 할 수 없이 상유(성균관 유생)가 되어 기숙사인 동재로 들어가서 벌어지는 일.

 

KBS에서 드라마를 만들었는데,

나름 이유가 있었겠지만 정말 이해 안 가게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이랑 뒤섞은데다

주연 배우들 마음에 안 들어서 몇 번 보다 말았다. -그러나 걸오 역 아인군은 개중 갑ㅋㅋㅋ

 (특히 주인공인 여자.. 꼭 그렇게 쌍꺼풀 진하고 동그랗게 생긴 사람 했어야 하는지..

  꼭 그렇게 아이라인 진하게 그리고 상투 틀었어야 하는지.. 난 모르겠다.

  웬만한 남자만한 키에 중성적인 느낌을 주지만 예쁜 사람이 정녕 없었던가.)

하지만 정약용 독대하는 장면에서, 정조가 담배 엄청 피웠단 건 잘 살렸던 게 좋았음. 두 분 다 완전 골초였다던데.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핑계를 대고 눈치를 슬쩍 살피니, 그는 윤희가 하는 말 그대로를 의심 없이 믿는 듯 보였다. 그러고 보니 처음부터 지금까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가 보여 준 태도는 신뢰였다. 그녀가 어떤 말을 하든지 그는 정중하게 믿어 준다. 그래서 윤희가 하는 모든 거짓말이 그에게로 가서는 진실이 되어버리는 느낌이었다. - 상권, 52쪽.

 

 "모든 인간은 제각각 삶의 추를 가슴에 달고 있습니다. 추의 무게도 사람마다 제각각이지요. 나이가 어디라 하여 나이가 많은 이들보다 반드시 가벼운 삶의 무게를 지닌 것이 아니니, 눈물을 흘려선 안 된다는 법도 없습니다." - 상권, 71쪽.

 

 희망은 없어도 욕심은 있었다. 한 번 태어나, 한 번 살다 가는 이승이다.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지금 이 피와 살을 가진 윤희로 살아가는 것은 단 한 번 뿐이다. 지금의 윤희로 살면서 행복해지고 싶었다. - 상권, 93쪽.

 

 옷깃만 스치는 인연은, 스치지도 아니하는 인연보다 더 부질없다. - 상권, 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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