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보다가

2012

hkwu 2010. 3. 12. 00:43

 

빵지은이 보고 싶어해서 고른 영화. (난 존 쿠삭이 액션하길래)

알려진 그대로 최신판 노아의 방주인 건 알았는데.

우리는 이걸 개그물로 소화해버렸다.

 

보통 지진나면 큰 가구 밑에 숨으래는데 집이 더 위험하단 황당한 소릴 하는 전남편을 믿고

온 가족이 뛰쳐나온 순간 집이 폭삭 무너지고 ㅋㅋㅋㅋㅋㅋ

그 길다란 리무진을 가지고 온 사방이 요동치는 길을 헤치고 달려서

전 부인, 아이들, 전 부인의 지금 남편까지 다 구해서 경비행기를 타러 가게 한 친 아빠(John Cusack)와 그에 이어

딱 한 번 탔다고 해놓고선 무너지는 빌딩 피하고 갈라지는 지반 피하는 비행 솜씨를 보인 새 아빠(Thomas McCarthy)의

정말 말 그대로 'dramatic'한, 믿을 수 없는, 대단한, 운전 실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마지막엔 영웅놀이 하고 온 전 남편하고 재결합시키려고 보내버리냐..)

 

바티칸 보여주는데 천지창조 그림이 갈라지면서 하필이면 두 사람 손가락 맞 닿아있던 그 부분이 쪼개지고. ㅋㅋ

굳이 방주 만드는 데 지도를 얻으러 가서 민적민적 거리다가 꼭 땅 갈라지고 불덩이 터지니까 뛰어와서 비행기에 매달리고

묘한 분위기 만들려고 참 애 많이 쓰다가 꼭 마지막에는 과학자랑 대통령 딸이랑 키스로 끝나는.ㅋㅋㅋㅋㅋ

 

CG 없었으면 못 나왔을 영화답게, 캘리포니아, 옐로 스톤, 워싱턴DC, 로마, 인도 등등 다 날아가고

이야기 전개 생뚱맞고 상식과 자주 어긋나고. 마야 예언 갖다 붙여놓고 방주 띄우는 건 뭐지? ㅋㅋㅋㅋ

 

 

선지자(지만 겉보기엔 미치광이.. 옐로스톤 꼭대기에서 화염에 휩싸여 죽는) 찰리 프로스트 역의 Woody Harrelson과

유리 카포프 역의 Zlatko Buric이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ㅎㅎ (두 아들 역의 Haussmann 형제도ㅋㅋㅋㅋ)

정말 잘 어울렸고, 러시아 갑부가 초저음의 굵은 목소리로 말한 "Engine, start"는 잊기 힘들 것 같다.

비열하고 특권을 스스로에게만 쓸 줄 아는 전형적인 관료의 모습을 잘 보여준 Oliver Platt,

방주의 마이클스 함장 역 Stephen McHattie, 러시아 갑부의 개인 비행기 조종사 샤샤로 나온 Johann Urb 눈에 띄었고,

중국 쪽의 방주 제작소 경비 텐진 역 Chin Han, 동생인 라마 님마 Osric Chau, 얘네 할머니, 할아버지도 좋았는데,

할머니 역 Lisa Lu는 어디서 많-이 본 분인데 검색하면 출연 영화가 2편인 게 마음에 안 들어. 작은 역이라 안 적어주는 현실.

딸로 나온 Morgan Lily 귀엽고.

 

 

가장 현실적인 부분은 아마도,(각국 정부에선 미리 알고도 극비 보안 속에 지들만 살아남을 방주를 만들고있더라는 것과)

미국 과학자랑 같이 지각 변동과 대 해일을 예측해냈고 애초에 이 일을 먼저 제보하기까지 해줬던 인도의 과학자는

미국 정부에서 탑승권을 주지 않았다는 것. 영화에선 미국 과학자가 이걸 나중에 알고 화 내는 걸로 나오지만 글쎄.

정말 '친구'의 탑승에 마음을 썼다면 그 전에 진행 상황을 확인했겠지.

관리한테 속았다고 화 내는 척하는 가증스러움으로 보이는 내 눈이 슬프지만,

아무리 내 감정을 걸러내며 보아도... 가증스러운 '혀로 살아남는' 캐릭이야.

혼자 착한 척 밖에 있는 방주 못 탄 사람들 태우자고 열변 토하고, 근데 니 탑승권이 없었대도, 똑같이 행동했을까? ㅋ

이런 면에선 뭐, 아무리 불교 신자라 해도 나 하나 탈 자리도 몰래 타는 거라 불안한데

생판 처음 보는 서양사람들을 어른 넷에 애 둘에 개 한 마리까지 데려가는 중국 할아버지, 할머니랑 청년들도 신기한 거지.

이 흑인 과학자 아버지로 나온 분이 초호화유람선에서 연주하시는데.. 마지막에 통화할 때 일본 근처라더니

그 때 동해 보여주면서 japan sea라고 했다는 말이 있는데 난 100% 확신은 못하겠고 DVD 사고 싶진 않으니

다음에 TV에서 해줄 때 잘 볼래.... 라고 생각했는데 더빙하겠네. 헉.

 

딸만 방주에 태우고, 자기는 남아서 그제야 지구 망한다고 방송하고 JFK 공항 근처에서 죽는 미국 대통령보다

(요즘 무슨 영화만 보면 현실에서 영향력있는 자리엔 흑인이나 여자로 배역 많이 넣는 게 오히려 강박증 같아 보여.)

베를루스코니던가 암튼 이탈리아 수상이 바티칸에서 식구들이랑 미사드리다가 죽는 게 훨 와닿았다. 음.

 

 

 

그나저나 노스트라다무스는 왠지 믿기가 좀 힘들었지만(애매한 표현 때문인 듯)

마야는 믿는 나는... 2012년을 대비해서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말 할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더 노력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