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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크림슨 리버], [늑대의 제국]의 저자. 이것만으로 설명이 충분할 거다.ㅋ
그래서 잡았다. 2005년에 본 훈남님 브누아 마지멜(쥴리엣 비노쉬랑 산다던) 덕에 [크림슨 리버]에 우호적이라서.ㅋㅋㅋㅋ 근데 책 원작인 줄은 몰랐는데.
08년에 추천받고 아직도 못 읽은 거라서 이걸 찾으려다가 [크림슨 리버] 옆에 있는 걸 봤다.
그나저나 [크림슨 리버 2] 좋았는데. 장 르노도 좋고, 신참 형사로 나온 그 분도 좋고.
최근 [구미호 여우누이뎐]에 나오는 사람들이 뛰기만 한다고 하는 거 봤는데, 그건 새발의 피.ㅋㅋ
그 영화에서 브누아 마지멜이 참 제대로 뛰고 뛰고 또 뛴다.ㅋㅋㅋ
피-살이 난무하여 싫어하는 스타일이었는데도 그 뛰고 뛰는 거랑 장 르노랑 이 사람 때문에 좋게 기억하는 것 같다. 암튼.
스릴러 장르라는 걸 보면 뻔하지만 이것도 무섭다. 매우 무섭다. 잔인하기도 참 드럽게 잔인하고.
읽기는 읽되 심상은 그리지 말아야지 안 그럼 읽어낼 수가 없다.
심상을 만들지 않는 훈련이야 뭐 아름다운 학부 과정에서 잘 마쳤으니--; 얼결에 고른 전공 덕이 없는 건 아니구나; 암튼.
이제는 사람 죽이는 걸로는 'impact'가 없는지 얼마나 잔인하고 무섭게 죽일까에 다들 혈안인데,
이 책도 다를 바 없다. 전례없는 잔인함. 사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나, 얼마나 독특한 살인 방법인가 하는 것.
상 하 2권짜리를 읽고(이런 건 끊지 말고 단번에 쫙- 가줘야!)
곧바로는 인간의 악의 근원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이런 느낌인가 싶다가
시간이 좀 지나니까 왜 이리 싫지..
악의 근원 3부작이라고 해서 3개 다 보고 [크림슨 리버]도 보려고 했는데. 더 보기 힘들겠다. 드럽게 잔인해......ㅠ
영화건 뭐건 볼 땐 앞으로 벌어질 일 같은 거 예상하지 않는 편인데도
그래도 뻔한 전개라서, (공포 빼고) 스릴러 장르물의 가장 중요한 미덕이 '얼개'라는 점에서 아쉽다. 아쉽다.
그저 잔혹하고 할 말 없게 만드는 살인 그 자체만으로 승부를 거는 느낌이야.
범죄의 단서가 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찰청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고.
역시.. 공포는 내 길이 아니고, 스릴러도 내 길이 아니고
추리는 역시 홈즈 루팡 양대 산맥만이 진리요 빛이라.
팬더 문고 시리즈 다 모았었는데 또 아깝네. ㅠ
지경사 문고 시리즈랑 이거랑 다시 나오면 좋겠다.
내가 재벌집 아이면 출판사 차려서 저거 두 개 낼건데...ㅡ,.ㅡ
(물론, 속옷이랑 신발도 다양한 사이즈로 만들어 팔테다.)
주인공은 피아니스트가 되려고 하다가 지방지 기자가 된 인물인 마르크 뒤페라.
파파라치 시절을 거쳐 이젠 중범죄 담당 기자.
외국에서 살다가 여자들을 줄줄이 잔혹하게 죽여버린 살인범 르베르디의 뉴스를 보고
그 사람에게 접근하는 데서 이야기 시작,
이 기자가 여대생인 척 범인에게 접근해서 그 범죄 수법을 알아내는 것이 줄거리.
하지만 모든 걸 알아낸 후에 마르크는 현실적 부담 때문에 기사대신 소설로 내게 된다.
아래 두 문장으로 마르크의 상태를 볼 수 있다.ㅎ
그는 르베르디가 되기 위해서 엘리자베트가 되었다. 정신분열증 환자가 되기에 딱 알맞은 상황이었다. -321쪽
그의 정체가 갈수록 혼란스러워지고 있었다. 50퍼센트는 엘리자베트, 50퍼센트는 르베르디였다. 진정한 마르크는 어디에 있는가? - 77쪽
이 소설의 교훈을 억지쓰기 기술로 짜내자면
0. 니 이득에 남을 이용하지 마라 쫌! (사진이 필요했으면 합성을 하란 말이다, 이 빌어도 못 처먹을 인사야;)
1. 사진도 개인 정보다. 관리 잘 해라, 샤바들아. (주인공 여자는 모델 에이전시에 사진 냈다가 죽을 뻔함-_-)
2. 내 사진 몰래 챙겨간다고 해서 다 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미모 받쳐주는 사람들에게만 유효한 교훈!
3. 너의 일에 충실해라. 대충하다가 비명횡사하는 수도 있다. 본인이 아닌데 해달라고 떼쓰면 거절하란 말이다. (알랭 반 엠)
4. 사기치다 걸리면 완전 쳐맞고 때론 골로 갈 수 있다.
5. 친구는 잘 사귀어라. 니가 걔를 망치는 동안 걔도 니 머리 속을 파고들어 너도 모르게 너를 망친다.
이 정도일까-_-...
처음 시작할 때, 유달리 자살한 사람이 주변에 많았다는 주인공의 유년(?)시절이 이상했다.
그러면서 결국 피아노를 그만두고도 방황하는 걸 보면서, 저 트라우마는 극복할 수 있는 걸까 싶었는데. 역시 힘든 건가보다.
내 트라우마를 가두는 건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인데, 그걸 깨부수려면 사람이 필요하니까.
그리고 범인보면 짜증이.ㅋ
내 늘 소리높여 외치건대, 미치고 미치지 않는 것은 다 지 탓이다. 정신 놓으면 본인이야 편하고 좋지. 누가 그걸 모르나.
'그런' 부모를 두었다고 해서 다 '그런' 사람으로 자라는 것도 아니고. 가까이는 바로 소설 속의 하디자가 그 실례잖니.
삐뚤어지고 싶고, 쓰러지고 싶고, 차라리 미치고 싶은 고비가 '너'님한테만 있는 것도 아닌데
남들이 그래도 사는 건 여러 가지 핑계나 이유가 있는 거란다. 내게 제일 큰 이유는 그건 비겁하다 여기기 때문이고.
도망가면 단가. 자살하면 모든 걸 덮어주는 이상한 사회 통념이 정말 싫다. 왜 죽으면 다 흐지부지 되는 거지?
자살했어도, 수사하던 건 다 해서 완벽하게 밝혀야하는 건데. 자살했을수록 더욱. 말이야 말이야.
자기 목적에 하디자 사진을 이용해서 이 여자를 죽을 뻔하게 만들어놓고
2권 267쪽에서 같이 쫓길 때 잘 따라 뛰어오고 울거나 소리 지르지 않는 하디자를 보면서
완전 어이없게도 기특해하는 마르크를 보면 이기심의 절정이 보인다. 허허.
이세욱 님 번역을 참 좋아하는 건 아마 (성명도 아름다우신데다) 베르베르 작가의 책이 다 이 분 번역이기 때문일텐데,
이 책에서도 가장 좋았던 게 이 분이 번역하셨다는 거였다.
번역 과정에서 일부러 고르신 건지, 원문이 이런지 알 수 없으나 다채롭고 독특한 단어가 많다.
이 작가 다른 책을 봐야 좀 감이 올 텐데 다른 책 보고 싶지 않아..........orz....
1권 30쪽 위에서 3줄 '사기꾼처럼 능갈맞게 굴어야'
42쪽 밑에서 8줄 '이 방 역시 하얗고 깔밋하다.'
123쪽 위에서 2줄 '비열한 인간말짜들'
139쪽 밑에서 5줄 '라고 희떱게 부추기는 내용이었다.'
158쪽 밑에서 6줄 '비스듬하고 일매진 글씨로 씌어 있었다.'
160쪽 위에서 9줄 '당신은 너무나 태연하고 자신만만하게 나의 '어두운 충동'과 심리를 운위하고 있어요.'
192쪽 위에서 7줄 '불잉걸이 깔린 것처럼 불그죽죽한 사각 마당'
222쪽 밑에서 11줄 '그녀는 재미있고 반지빠른 파리 여자처럼 보이려고'
332쪽 중간 쯤에 ㅃ로 시작하는 난생 처음보는 단어가 있어서 검색했는데 매우 후회.-_- 참내. 에이.
352쪽 위에서 1줄 '길의 오른쪽 가녘은 덩굴식물로 덮인 낭떠러지로 이어지고'
366쪽 밑에서 1줄 '마치 발이라도 달린 것처럼 앞으로 나아오려고 했다.'
2권 33쪽 밑에서 7줄 '끌밋한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다는 점과'
45쪽 밑에서 6줄 '종조할머니'
360쪽 위에서 11줄 '상황에 맞게 감창 소리를 내기도 하고' 명창 비슷한거구나 했는데; 아니었을 뿐이고;
본문 중간 중간에 글꼴을 다르게 해서 (아마도) 돋움 체로 해놓은 단어는
처음 나왔을 땐 오타같더니 2권 끝에 가니까 뭔가 있어서 일부러 그런 것 같기도 하다.
1권 220쪽 중간에 사진찍는 뱅상 팀파니가 조명 담당자를 부르는 장면에서 '아르노'
300쪽 아래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로 간 주인공이 법의학자 무스타파 이븐 알랑과 얘기하는 장면에서 '맨(man)'
304쪽 중간에도 살인자 행적을 알려주면서 '맨'
333쪽 중간에 정신과 라바야 모드 노먼 박사가 감호소 안을 돌면서 말할 때 '아목(살인적인 광기)' (이 분 완전 신의!)
2권 99쪽 위에 살인범의 오두막에 도착한 주인공이 노먼 박사의 말을 생각할 때 '펼쳐놓고'
168쪽 아래에 주인공이 책 제목을 정하면서 '검은 피'
263쪽 아래에 하디자랑 여행간 마르크가 침대 위 장미를 보면서 생각하는 '보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345쪽 살인범이 한 짓을 들은 하디자 '빌어먹을, 거기가 어디냐고 물었잖아요!'
오타.
360쪽 위에서 5줄 '마르크는 조심씩 몸을 일으키더니' → '조금씩' 아니면 '조심해서'
385쪽 맨 아래 '그는 (중간 뛰어넘고ㅋㅋ) 계속 전진하기 위해서 '철의 규율'의 실천하고 있다고 말한다.' → '을'
참. 262쪽 위에 나오는 '사지가 절단된 뒤에도 여전히 그 부위가 가렵다고 느낀다는 상이군인들'은
phantom limb syndrome이라고 하는 건데, 시험에도 안 나오는 게 어찌나 내 머리에 콕 박혔는지
시도 때도 없이 생각난다. 너무 마음이 아파서.. 이딴 걸 대체 왜 알려준거냐고 혼자 흉 보고 그랬다. -ㅅ-
ACLS 스터디할 때 선준 선배가 가르쳐주신 거라.ㅋㅋㅋ 초 아름다운 태영 언니랑 완전 잘 어울리시던~ 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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