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보다가

케빈에 대하여

hkwu 2012. 8. 11. 22:11

 


케빈에 대하여 (2012)

We Need to Talk About Kevin 
7.9
감독
린 램지
출연
틸다 스윈튼, 에즈라 밀러, 존 C. 라일리, 시옵한 폴론, 애슐리 게라시모비치
정보
스릴러 | 영국, 미국 | 112 분 | 2012-07-26
글쓴이 평점  

한 마디로, 내 시간과 돈이 아깝다. 그것도 몹시.

백색 마녀가 아닌 틸타 스윈튼이 보고 싶었고

영화 줄거리 공개된 것만 보고는

아들과 엄마의 갈등이 어떻게 진행 아니면 해소 되는가- 그런 건 줄 알고 골랐는데

역시 구로가서 미드나잇 인 파리를 봤어야 했다. 엉엉;

이 감독이 <러블리 본즈>랑 상관있다는 걸 알았으면 절대 안 봤을 텐데;

 

 

초반엔 과거의 여러 시점과 현재를 자꾸 왔다갔다 해서 좀 정신없는데

싹을 보면 커서 뭐가 될 지 안다고,

이 놈의 시끼가 콩알만할 때 엄마랑 공놀이할 때부터 하는 짓이며 눈매가 아주-_-

싹수가 노란 놈이 나중에 커서 최악의 악마가 되는 거다- 라는 게 진짜 영화 줄거리다.

 

이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지경으로 가게 된 맨 처음 이유도, 그 다음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는 거다.

왜 그랬는지도 안 보여주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상황이 더 더 더 안 좋아질 게 뻔한 짓만 하고 있는데

치료는 커녕 방관을 넘어서 더 나쁘게 되도록 만들고 있다는 거다.

비워놓고 보여주지 않는 부분이 기분이 나쁘다.

 

보는 사람은 어쩌라는 거지...

이 엄마가 한 행동들 대부분이 정신 나간 짓인데

그 중 최악은 "엄마는 니가 태어나기 전이 행복했어."라고 아들한테 말한 거다.

내가 봐도 쥐어박고 싶은 얄미운 시끼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할 짓이 있지 어쩜 그럴까.

애 앞에서 하는 행동들도 어처구니가 없고..

애가 우는데 드릴 작업하는 공사장에 유모차 끌고 서있질 않나ㅠ

애가 너무 사악해서 안스러울 수가 없고

엄마는 행동이 너무 철없고 생각없어서 안됐다는 생각이 안 든다.

 

엄마가 된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나도 어느 정도는 공감하지만,

그 두려움만으로 이 엄마를 이해하기는 너무 힘들다.

이 두려움을 다룰 수 없으면 책임질 일을 하지 말았어야지,

남편이 한 대사 중에 유일하게 인상적인 게 "그냥 해? 안전한 날이야?" 이거다-_-.... 자알.. 한다;

이 남편이 한 가장 나쁜 짓은 로빈 훗을 사다준 거지.. 어쩐지 이거 읽어주고 할 때 불안했다.

참, 이 남편역으로 나온 배우가

 

최근 1년쯤 사이에 아이를 낳은 친구들이 많아지면서

모성이라는 게 과연 내재된 것인지, 시간이 가면서 생기는 건지

가끔 이야기를 해보는데, 우리는 아직 내재된 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 세대가 우리 엄마아빠보다 훨씬 허약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내재된 게 아니라고 할 때 유일하게 예외인 건 엄지ㅋㅋㅋㅋㅋ

  애가 악-하고 우는데 귀엽다고 웃고 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무서운 놈ㅋㅋㅋ)

엄마니까 무조건 사랑할 순 없다. 그래도 보호할 의무는 있는 거잖아.

 

'엄마도 처음'이니까 첫 아이한텐 서툴 수밖에 없다고 울 엄마께서도 그러셨지만,

 (그래서 그런지 애가 착해서 그런지 이 엄마도 둘째한텐 잘 하고 둘째랑은 잘 지낸다.)

모성은 당장 없고, 엄마라는 게 무섭고 그 모든 게 감당하기 어렵다해도

최소한 원제대로 '케빈에 대해서 의논을 좀" 했어야 했다.

이 엄마도 한 번쯤은 남편에게 의논하려고 했다고 생각하는데,

제대로 들어주지 않은 남편도 참..

 

 

보는 내내 심리학 전공하신 최근에 알게 된 우리 멘토님이 이 영화를 보시고

같이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는 짜증나고 싫은데

아들 역할로 나온 배우는 나중에 크게될 듯.

그리고 아기때부터 청소년까지 나오는 배우가 <아이앰샘>의 그 아역 여자 어린이 둘처럼 형제인가 완전 닮아서 아기가 크면서 영화를 찍은 것 같다.ㅎ

모든 케빈군이 연기 완전 인상적임. 눈이 아주 그냥 우리 다 잡아먹을 것 같더라니;

그리고 딸 귀요미>_< 완전 사랑스럽다.

 

아. 이 백색마녀 전문 배우님..

그래도 잘 지내던 시절하고, 지금하고 완전 옷이 다르다.

지금은 늘 헐렁하고 허름한 옷만 입어서; 그게 참 안타까웠다.

토마토 축제에 이어지는 붉은 페인트 테러가 얼마나 안스러운지ㅠ

그걸 업자를 부르거나 다른 색으로 덮을 수도 있을 텐데 혼자 긁어내고 닦던 모습이 자꾸 남는다.

모처럼 찾아온 손님이 선교하려고 온 사람이었을 때 얼마나 슬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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