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인 파리 (2012)
Midnight in Paris
8
우디 앨런 감독 영화는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거라면 세 번째 보는 거다.
처음 봤던 건 매치 포인트; 그 다음은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던가.
매치 포인트는 남자 둘이랑 부잣집 딸,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는 페넬로페 본 기억뿐이다;
한밤중 + 파리 = 웬만해선 땡길 것 같다.
그래서 볼 테다, 볼 테다~ 하고 기다리면서 목을 빼다가
상영 끝물에 오밤중에 가서 겨우 봤다.
재미있었지만ㅠ 같이 갔으되 혼자 간 것 같아서 부족했고
영화를 보고 나오니 어두운 길바닥이라ㅋㅋ 많이 부족했다ㅋㅋ
하얗게 불 켜놓은 관람차 보면서 우와 예쁘다 생각했는데 나오니까 칙칙한 구로ㅋㅋ
일요일 밤 늦은 시간, 그리 대중성이 있는 건 아닌 프랑스 영화였는데
그래도 스무 명 정도는 들었다.
다들 나랑 비슷한 감성을 가진 분들 아닐까 싶어서 좋았고
전화 받거나 전화 진동 울리거나 꺼내서 보거나
좌석 차거나 크게 떠드는 사람이 없어서 증말이지 좋았다ㅠ
어째서 이런 당연한 것에 좋아해야 하는 걸까. 그지같은 후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일단 오웬 윌슨은 바보 표정이 압권이고ㅋㅋㅋㅋㅋㅋ
거트루드 스타인 역할에 미저리의 그 언니! 캐시 베이츠가 나왔는데
곱게 나이드시고 계셔서 참 보기 좋았다.
만날 예쁜@_@ 마리옹 코티아르는 역시ㅋㅋ
늘 뭔가 숨기고 있거나 꼬인 데가 있는 역할이 묘하게 잘 어울리고ㅋㅋㅋ
레아 세이두도 나오자 마자
이 아가씨가 한 가닥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진 않았다.ㅎㅎ
그러나 무엇보다 브루니 여사님>_<
아- 멋지고, 딱 잘 어울리는 인물에,
색조 진하지 않은 얼굴, 청바지에 셔츠, 낮은 샌들,
벤치에 앉아서 아드리아나의 일기를 번역해서 읽어주는 장면이 참 좋다.
분명 예쁘진 않은 것 같은데 매력 풀풀@_@
레이첼 맥아담스 좋아하는데!
아무래도 마리옹 코티아르에 레아 세이두에 브루니 여사까지 나오니 좀 시선이 밀린다.ㅋㅋㅋ
이 분은 밤색 머리일 때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자꾸 금발로 나와서 슬프지만
허리 라인이 잡히지 않은 통으로 된 원피스나 긴 셔츠를 입고 벨트를 하고 있는데 예뻤다.
뭐 등에 구멍 숭숭 파서 리본 장식 달아놓은 셔츠도 예쁘고.
줄거리 소개엔 약혼여행이랬는데
알고 보니 예비 장인어른 사업이 프랑스 진출하게돼서 출장오시는데
예비 장모님과 약혼녀와 함께 온 여행이었다.
좋을... 좋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아무래도 좋기보다는 어렵고 불편하기가 더 쉬운 여행 구도다.
두 어르신들이 예비 사위를 홀대하는 걸 보니 얼마나 불편할까 싶었는데
서양 사람이라 그릉가 그리 심각하게 의식하고 있진 않아 보여서 신기했다.
내가 좀 더! 미술사와 영화사를 알고 있었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봤을 텐데
문학 소양 찌끄래기만큼밖에 없다는 게 좀 슬펐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피츠제럴드지만 영화에선 참 반가웠는데ㅎ
(젤다 피츠제럴드로 나온 분 엄청 귀엽다~)
헤밍웨이는 딱 생각했던 헤밍웨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달리는.. 아는 게 없어서 그냥 아드리안 브로디 귀엽다는 생각만 드는 게 좀 한심했다.
자꾸 "달리!" 외치는데 완전ㅋㅋㅋ 귀염둥이ㅋㅋㅋ
마무리가 참 걱정됐는데 난 좋았다.
새롭지도 않은 데다
내내 어찌 그런지, 그 후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알려주지 않지만
아기자기 귀엽고 즐겁다. 많이 웃었고.
깔아놓은 음악도 잔잔한 스코어랑은 달라서 또 좋았다. 쿵짝 쿵짝ㅎㅎ
콜 포터 음악은 처음 들어봤는데 가사가ㅋㅋㅋ
굴도 하고 해면동물도 하는데 우리도 사랑하고 살자ㅋㅋ
다치는 사람이 없고 다들 원하는 곳에 좋은 사람과 남았으니까 좋고.
아 물론 루이 몇 세쯤으로 간 것 같은 그 분과
줄거리 보면 뻔하지만 혹시 스포일러일지 모르니까 암튼 그 끝이 보였지만 어쨌든 그리된 그 분,
등을 생각하면 다친 사람 없다는 소린 무리일 지도 모르겠다ㅎ
아드리아나는 원하는 곳에서 행복했을까?..
나도 '지금이 골든 에이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20년대에 살고 싶진 않다.
화장실 안 깨끗할 테고 곧 세계 대전 연속으로 터질 텐데ㄷㄷ
인셉션 이후로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영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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