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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시경의 음악도시(4th) - 대결, 음식도시 정리

hkwu 2012. 10. 24. 17:11



내용 출처: 2012.~2014. 

MBC FM 91.9 성시경의 음악도시 공식 사이트

 토요일 코너 노중훈, 이현주 <대결! 음식 도시> 

+ 아주 조금 수정함



▣ 2012.08.25. 해장음식편 ▣

 

▶ 노중훈 작가
 
1. 전남 장흥 매생이국〔석진식당061-863-5292〕
장흥군 남단에 위치한 내저마을은 매생이 산지다. 보통 1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채취한다.
한겨울 새벽 바다에 나가 매생이를 손으로 훑어가며 거둬들이는 모습은 숭고한 노동의 풍경이다.

내저마을에는 식당이 없다.매생이국을 맛보려면 읍내로 가야 한다.

매생이는 국으로 끓여 먹거나 무쳐서 먹는다. 매생이에 국과 전복을 넣어 끓인 국은 숙취를 말끔하게 정리해준다
 
2. 강원 삼척 곰치국〔해동해물,033-572-1466〕
삼척의 먹을거리는 곰치국이다.

속초나 주문진 등에서는 물곰탕, 영덕과 포항 쪽에서는 물메기탕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름은 저마다 다르지만 동해의 대표적인 속풀이 국이다.
폭 삭은 김장 김치를 넣어야 비린내를 없앨 뿐만 아니라 담백한 곰치와 어울려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난다.
살이 부드러워 뼈만 잘 발라내면 거의 들이마시다시피 하면서 먹게 된다.

한두 번 먹다보면,국물 안에 들어가 헤엄치며 마시고 싶을 정도로 반한다"는 게 뱃사람들의 주장이다.

3. 충북 영동 올갱이국〔동해식당,043-742-4024,황간면〕〔뒷골집,043-744-0505,영동읍〕등 유명
올갱이는 다슬기의 방언이다. 올갱이는 물 맑은 내륙 지방이라면 어디든 서식하지만 유독 충청도에서 더 유명하다.
일단 잡아서 해감한 다음 푹 끓여 국물을 얻는다.

삶아서 속을 파먹는 맛도 유별나지만 역시 부추와 아욱 등을 넣고 끓인 올갱이국이 최고다.
애주가들이 속풀이 음식으로 즐겨 찾고, 실제 간에 매우 좋다고 한다.

 

4. 경남 거제 생대구탕
대구의 집산지인 거제 위포항에 가면 생물 대구를 이용한 탕과 찜, 회 등을 먹을 수 있다.
원래 추천을 받았던 집은 항구 뒤편에 자리한 외포식당(055-636-7205)이고,
직접 찾아가본 곳은 항구에 위치한 부두횟집(055-636-6098)이다.
생선 한 마리가 거의 통째로 들어앉은 대구탕은 맛과 양, 두 가지 면에서 모두 흡족하다.
맑은 국물은 시원하기 짝이 없고, 부들부들한 대구의 살점은 서울에서 파는 여느 대구탕과는 차원이 다르다.

 

5. 금천교 시장 더덕 막걸리집 〔심산애〕


▶ 천소현 기자

 

1. 전주콩나물국밥 2개 명가
〔왱이집〕전주시 경원동 2가 12-1, 063-287-6980 콩나물국밥 5000원, 모주 5000원    
〔삼백집〕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454-1, 063-284-2227  콩나물 국밥 5000원, 모주 5000원
 
2.〔대대선창집〕전남 순천시 대대동 572-1 문의 061-741-3157 짱뚱어탕 11000

 

 


▣ 2012.08.31. 국수 편 ▣

 

▶ 노중훈 작가


1. 전남 담양 멸치국수〔진우네집국수,061-381-5344〕
관방제림 부근의 담양 제일의 국숫집이다.

불 조절, 내장을 제거하지 않은 멸치로 우려내는 육수, 소면보다 굵고 우동 면보다 얇은 중면 등이 특징.

담백한 멸치국수와 칼칼한 비빔국수(각 3500원)는 물론, 멸치 육수에 삶아내는 달걀(3개 1000원)도 별미다.

국수를 주문하면 단무지 무침, 김무침, 콩나물무침, 묵은 김치 등이 함께 상에 오른다. 거룩한 맛, 거룩한 가격!


2. 강원 영월 꼴두국수〔신일식당,033-372-7743, 주천면〕
메밀을 반죽한 다음, 칼국수처럼 썰어 면을 삶는다.

콧등치기국수와 비슷하지만 감자옹심이가 들어가지 않고 고명도 다르다.

멸치 기본 육수에 고춧가루를 풀고 애호박, 감자, 두부 등을 넣는다.

어려웠던 시절 물리게 먹어 ‘꼴도 보기 싫다’는 의미에서 꼴두국수로 불린다.

이미 많은 매체에서 보도한 유명 맛집이다. 식당 벽면은 그동안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감사의 글로 도배가 돼 있다.

노부부가 운영을 하는데, 음식 맛은 역시 안주인 솜씨다.

국수라고 해서 우습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감자와 두부를 올린 국수의 양이 제법 푸짐하다

금방 불어 터지는 메밀 면이기 때문에 뜨거워도 서둘러서 먹어야 한다. 메밀 막국수와 메밀 부침개도 빼놓을 수 없다.


3. 우동의 최고봉, 일본 사누키 우동
일본 시코쿠의 가가와 현은 오래 전부터 사누키 우동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사누키는 가가와 현의 옛 이름이다

 대단한 미식가이자 우동 기행을 연재했던 무라카미 하루키를 단번에 감동시켰고,

나카소네 전 총리가 출장을 갈 때 따로 챙겼던 음식이 바로 사누키 우동이다.

면발의 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가와 현의 대표 도시인 다카마쓰를 중심으로 900여 개의 우동 집들이 몰려 있다.

심지어 지붕에 우동 모형을 올린 우동 전문 택시도 있다. 역이나 공항에서 출발해 이름난 우동 집 두어 곳을 들른다.


▶ 천소현 기자


1. 조개 칼국수

〔인천집 〕서울 중구 다동 60, 02-776-6583 제육보쌈, 조개칼국수, 여름 별미 콩국수, 오이소박이

 

2. 콧등치기국수

〔동광식당〕강원도 정선군 정성읍 봉양리 49-3, 033-563-3100 황기족발 3만, 콧등치기국수 5000원
 
3. 올창묵:  정선 5일장 내 먹자 골목에 작은 식당들이 몰려있음. 장날이 아니어도 장이 서고 식당도 영업함. 


4.〔초량밀면 〕부산시 동구 초량동 363-2, 051-462-1575 비빔밀면 소 3500원, 대 4000원 왕만두 3500원 

 

 


▣ 2012.09.08. 고기구이 편 ▣

 

▶ 노중훈 작가


1. 전남 무안 몽탄면 사창리돼지짚불구이〔두암식당,061-452-3775〕
돼지 짚불 구이의 원조다.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시뻘겋게 타오르는 짚불에 구워내는 삼겹살에는 볏짚 특유의 향이 감돈다.

칠게를 잡아다 곱게 갈아 마늘과 고추 등 양념으로 버무린 게장이 돼지고기에 감칠맛을 더한다.
 

2. 경북 봉화 솔잎돼지구이〔오시오숯불구이,054-672-9012〕
봉성 돼지구이의 진수를 느끼게 해준다. 소나무 숯과 솔잎, 돼지고기가 어우러져 기막힌 맛이 난다.
기름기가 빠져 돼지고기 특유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솔향기도 입 안 가득 퍼진다.

3. 아르헨티나 아사도

 

▶ 이현주 기자

 

1. 지리산 닭숯불구이 : 반냇골 옻닭전문, 전라남도 구례군 문척면 중산리 329, 061-781-5581, 1시간전 예약

 

2. 제주 돼지갈비(이불갈비) : 화순정낭갈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543-3, 064-794-8954 , 12~21, 월 휴무

 

3. 남대문 다흰정 :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4가 20-10 경모빌딩 2층, 02-318-2141

 

4. 재동 통통숯불갈비 : 서울시 종로구 재동초등학교 맞은편, 02-3673-5655

 

5. 계동 2046 Pan Steak : 서울시 종로구 계동 78-2번지 지하 1층, 070-4042-9198

 

6. 계동 막걸리집 <산체스 막걸리> 안국역 1번 출구, 02-735-0723

 

 


▣ 2012.09.15. 별미밥 편 ▣

 

▶ 노중훈 작가


1. 서울 추천 밥집〔한가람 ,북창동점 02-318-3088, 시청점 02-3789-9991〕
약선연밥정식 만원, 곤드레나물밥정식 7000, 매생이도가니정식 13000, 참게얼큰탕정식 12000
기본 반찬 : 들깨연근볶음, 건묵무침, 잡채, 고사리무침, 장떡 등
 
2. 강원 횡성 더덕밥〔박현자네더덕밥,033-344-4116,횡성읍〕
먹거리 단지에 위치. 굽고 무치고 튀긴 더덕 정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더덕튀김, 더덕구이, 더덕장아찌, 더덕샐러드, 생더덕, 시골 된장찌개 등이 상에 오른다.

더덕 껍질 삶은 물로 지은 밥에

더덕 간 것과 삶은 취나물, 들기름, 해바라기씨, 호박씨 등을 넣고 돌솥에 다시 한 번 안친 더덕밥이 짱!
 

3. 충남 서산 굴밥〔맛동산,041-669-1910,간월도〕
서산의 손바닥만 한 섬 간월도와 태안의 안면도 초입에는 굴밥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많다.

요새는 거의 영양굴밥이다. 대추와 밤, 은행 따위를 넣는다.

청국장을 곁들이고 간장에도 달래를 넣어 맛을 돋우면 최고의 굴밥이 된다. 어리굴젓이 밑반찬으로 따라 나온다.

천수만을 끼고 있는 또 다른 도시인 보령시 천북면에는 100여 곳의 굴구이집이 있다.


▶ 이현주 기자


1. 서울 추천 밥집〔양대명가 〕철원 쌀밥을 맛볼 수 있는 집. 서초구 잠원동 14-14, 02-3448-9292
 
2. 경북 경주 연잎밥 & 전복 돌솥밥〔육부촌 〕경주시 동천동 144-1, 054-776-6676

 

3. 전북 전주 콩나물밥 & 무밥〔흙〕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2가 663-3, 063-227-0987



▣ 2012.09.22. 생선구이 편 ▣

 

▶ 노중훈 작가


1. 전북 군산 반지〔중앙식당,063-446-0471,금암동〕

반지는 밴댕이와 비슷한 생선이다. 반지는 멸칫과, 밴댕이는 청어과.

연중 반지회를 손님상에 올린다. 1월 말에 일 년치를 대량 구입해 급냉시켜 놓기 때문이다.

4월에 잡힌 반지에는 기름이 너무 많다고 한다. 부드러운 육질의 반지를 알싸한 갓김치에 싸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반지구이도 소고하다. 반지회덮밥 12000원, 반지회 16000원, 반지구이 12000원.

반지회덮밥을 주문하면 반지회, 반지구이가 딸려 나온다. 물론 반지구이만 별도로 주문해도 된다. 붕장어탕도 별미.

 

2. 전남 영광 굴비

영광에는 굴비를 취급하는 식당이 지천으로 널렸다. 너무 많아 어느 집을 선택할까 당혹스러울 정도다.

함께 나오는 반찬보다 굴비 자체에 집중한다면 음식점들 간의 편차는 크지 않다고 봐야 한다.

굴비 정식의 가격은 한 상 단위로 매겨지는데, 보통 8만~10만 원 정도다.

법성포의 일번지식당(061-356-2268)이 가장 유명한 축에 들지만 근래 들어 불평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해촌식당(061-353-8897)은 녹차 얼음물에 밥을 말아 짭짤한 마른 굴비를 반찬으로 내놓는다.

영광군청 직원들이 많이 찾는 곳은 영광읍의 문정식당(061-352-5450)이다. 밑반찬들이 정갈하다.

 

3. 금천교시장〔다래국수 다래파전 ,02-720-2029〕

저녁에 술안주로 임연수어구이나 코다리찜이 맛있다. 파전도 훌륭. 점심시간에는 멸치국수나 해물된장찌개 추천.

 

▶ 천소현 기자

 

1. 부산 명태대가리구이 & 전 : 부산 부전시장 내 명태대가리 골목,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1동, 051-807-3637


2. 경북 안동 간고등어

일직식당: 간잽이 이동삼 선생이 직접 운영하는 안동 간고등어 식당, 경북 안동시 운흥동 176-20, 054-859-6012

 


▣ 2012.09.29. 추석음식 편 ▣


▶ 노중훈 작가

 

1. 전남 영광 모싯잎 송편

모싯잎 송편은 베를 짜는 모시를 찧어 넣어 일반 송편보다 크게 빚는다. 영광에만 120여 곳 떡집에서 판매.

버스터미널 내부에도 간이 떡집이 있을 정도다. 모시밭을 따로 갖춘 만나떡집(061-351-1462)의 인기가 좋다.

 

2. 흑산도 홍어〔청해식당,061-275-9269, 흑산도 예리항〕: 홍어회, 장어매운탕

전라남도의 차례상이나 잔칫상에서 빠지지 않는 홍어. 홍어는 남도 잔치의 완결을 의미한다.

홍어 1번지 흑산도는 목포에서 배를 타고 약 2시간이면 도착한다. 홍어 제철은 겨울에서 이른 봄까지.

눈발이 날릴 무렵의 홍어가 최고라고 흑산도 토박이들은 말한다.

홍어는 회, 무침, 찜, 전, 탕, 죽 등 다양한 형태로 먹는다.

 

3. 〔홍어가 〕마포구 상암동 2-94, 070-8248-7139


▶ 천소현 기자

 

1. 제주 오메기떡〔나누리떡집〕제주 제주시 아라1동 1697-3, 064-726-4003

 

2. 속초 아바이 순대, 오징어 순대

〔진양회집〕강원도 속초시 중앙동 478-35, 033-635-9999 , 기름기 없는 오징어순대로 유명.



▣ 2012.10.06. 닭요리 편 ▣

 

▶ 노중훈 작가

 

1. 전남 해남 통닭〔장수통닭,061-536-4410〕
해남의 통닭집은 닭 한 마리를 살뜰하게 이용해 코스 요리를 내는 식당을 뜻한다.

모래주머니와 가슴살 등을 기름장에 찍어 먹는 닭육회가 별미 중의 별미다.

육회 다음에는 닭주물럭, 닭백숙, 닭죽이 차례로 상에 오른다.

 

2. 강원 춘천 닭갈비〔원조숯불닭불고기집,033-257-5326, 중앙시장 건너편〕
원조 닭갈비는 빨갛게 타오르는 숯불 위에 석쇠를 걸쳐 지글지글 구워 먹는 것이다.

고추장 양념 때문에 금방 눌러 붙는다. 자주 뒤집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일찍 가위로 고기를 잘게 잘라서 익혀도 안 된다.

뼈 있는 닭갈비 9000원, 뼈 없는 닭갈비 10000원.


▶ 이현주 기자


1. 바삭함이 지나친 카레깨치킨〔솜리치킨 〕전북 익산시 주현동 105-17, 063-841-9680

 

2. 토종닭샤브샤브코스요리〔성미가든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532, 064-783-7092

 

3. 〔청기와 치킨〕종로구 재동 47, 02-737-5738

 

4. 〔에베레스트 탄두리치킨 〕종로구 창신동 148-1, 02-766-8850



▣ 2012.10.13. 술안주 편 ▣

 

▶ 노중훈 작가

 

1. 경남 통영 다찌집

다찌는 술과 안주를 따로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술을 시키면 안주가 딸려 나오는 통영의 독특한 술 문화다.

최근에는 대부분  '한 상 차림'으로 바뀌었다. 기본은 2인에 5만 원.

제철 해산물을 중심으로 맛깔스런 음식이 차려지고 소주, 맥주 상관없이 술 5병이 주어진다.

추가시 소주는 한 병에 만 원, 맥주는 6000원.

항남동 국민은행 뒤편의 대추나무(055-641-3877)는 토박이들도 인정하는 지역 최고의 다찌집이다.

 

2. 충남 홍성 새조개

천수만과 접해 있는 홍성군의 남당항.

포구의 가을을 지배하는 것이 새우의 귀족 대하라면 겨울 잔치의 주인공은 새조개다.

속살이 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고소하고 야들야들한 맛이 일품이다.

뜨거운 육수에 살짝 넣었다 꺼내는 샤브샤브로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조개를 다 먹은 후에는 칼국수나 라면을 끓여 먹어도 맛있다. 겨울철 남당항의 횟집에서는 대부분 새조개를 판매한다.

 

▶ 이현주 기자

 

1. 간장새우 & 병어조림 : 퀸실내포차,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09-1, 02 512-8870

 

2. 낙지탕탕이 & 낙지비빔밥 : 독천식당, 전남 목포시 호남동 10-36, 061-242-6528


3. 용진집(전주 막걸리촌 한 상 차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1가 627-9 / 063-224-8164



▣ 2012.10.20. 탕 편 ▣


▶ 노중훈 작가

 

1. 도가니탕〔대성집,02-735-4259,서울 종로구 교북동〕

원래 해장국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장안 최고의 도가니탕 전문 식당으로 손꼽힌다.

커다란 솥에 도가니 뼈와 살, 힘줄 등을 넣고 밤새 국물을 우려낸다. 부들부들한 수육과 진하면서도 개운한 국물 맛은 이곳을 처음 찾은 손님도 평생 단골로 만드는 마력을 발휘한다.

 

2. 경북 영천 곰탕〔길손식당,054-333-6180〕

영천공설시장 안에 수육과 곰탕 전문 식당들이 모여 있다. 영천의 대표적인 먹을거리 골목이다.

채소와 곁들여 먹는 야들야들한 수육은 막걸리를 절로 생각나게 한다.

진하면서도 텁텁하지 않은 곰탕은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 이현주 기자

 

1. 강원도 인제 추어탕

된장을 풀어 구수하게 끓여낸 추탕. 미꾸라지를 곱게 갈아 표고버섯, 수제비와 함께 된장으로 구수하게 끓여내는 집. 어죽을 연상케 할 만끔 걸쭉한 국물이 별미다.
〔피아시 매운탕/추어탕〕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고사리 224-4, 033-462-3334

 

2. 경기도 양평 용문면 설렁탕

진짜 한우로 끓인 진한 육수에 양질의 한우 고기가 듬뿍듬뿍 담긴 푸짐한 설렁탕집.
〔고바우 설렁탕〕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광탄리 74-27, 031-771-0702



▣ 2012.10.27. ▣

 




 2012.11.03. 삼합 편 ▣


▶ 노중훈 작가


1. 전남 장흥 삼합

장흥 삼합의 세 주인공은 키조개, 표고버섯, 한우. 모두 장흥의 특산물이다. 토요시장이라는 재래시장에 가면 장흥 삼합을 파는 집들이 즐비하다. 보통 식육식당 형태를 띠고 있다. 정육 코너에서 직접 고기를 고른 후 자리에 앉아 불판에 구워 먹는다. 세 가지의 식재료 모두 담백하기 때문에 어울림이 궁금해질 법도 하지만 의외로 궁합이 잘 맞는다. 단 익는 속도가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구울 때 좀 신경을 써야 한다.


2.  경북 경주 두부 삼합고두반,054-748-7489

정식을 주문하면 열댓 가지의 음식이 나오는데 70~80%는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식재료를 사용한다. 소금도 직접 구운 것을 사용한다. 이 집 주인 내외는 화학조미료를 못 먹는다. 따라서 모든 음식에는 천연 조미료만을 쓴다. 텃밭 샐러드, 콩전, 더덕이 들어간 깻잎, 민들레 김치, 우엉장아찌 등이 입맛을 한껏 돋운다. 두부 삼합은 다시마를 넣은 두부, 돼지고기 수육, 가자미식해로 구성된다. 청양고추를 넣어 칼칼한 두부전골도 추천할 만하다.


▶ 이현주 기자


1. 서울 종로3가 굴보쌈 골목

푸짐한 양과 인심! 그리고 저렴한 가격!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룬 종로3가 굴 보쌈 골목. 탕도 먹고 싶고, 굴도 먹고 싶고, 보쌈도 먹고 싶을 때 세 가지 메뉴가 한자리에서 제공되는 삼합집을 찾아가보자.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한 넓이의 보쌈 골목에는 7~8개의 보쌈 전문점들이 모여 있으며, 전형적인 시장통의 맛집 분위기로 맛깔스러운 음식과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이 있는 곳이다.

* 찾아가기 : 종로 3가 15번 출구로 나와 동남약국 골목으로 접어들면 보쌈 전문점이 모여 있다.


2. 서울 종로 병천유황오리

요리 방식(훈제), 먹는 방식(오리 육수 증기), 곁들이는 음식(데친 깻잎과 부추, 마늘장아찌)의 남다른 합으로 색다르게 오리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식당. 오리 뼈를 우려낸 육수 위에 철망을 깔고 그 위에 훈제 오리를 올린 다음, 냄비를 가열해 올라오는 증기로 따뜻함을 유지한다. 먹는 내내 막 쪄낸 듯 말랑말랑한 오리의 식감을 즐길 수 있다. 오리고기에 살짝 데친 깻잎과 부추, 마늘장아찌를 곁들이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오리의 맛을 경험하게 된다.

* 찾아가기 : 서울시 종로구 청진동 70번지 (02-722-1530



▣ 2012.11.10. 부침개 편 ▣

 

▶ 노중훈 작가


1. 부산 동래파전동래할매파전,051-552-0791
파전의 선두 주자는 동래구 복천동에 있다. 싱싱한 쪽파 위에 미나리, 대합, 홍합, 굴, 새우, 조갯살, 쌀가루 반죽 등을 얹고 달걀을 풀어 지져낸다. 찍어 먹는 소스로 간장 이외에 초고추장도 준비해 주는데 의외로 파전과 잘 어울린다. 겉절이를 비롯한 밑반찬도 훌륭하다.


2. 경기 양평 고기완자 & 냉면옥천냉면(구 황해식당),031-772-9693

황해도식 냉면을 파는 곳이다. 황해도에서 냉면집을 운영하던 이곳 사장의 할아버지가 1952년 옥천으로 피난을 내려와 다시 음식점을 차렸다. 심심한 평양냉면보다 감칠맛이 있어 처음 먹는 사람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냉면과 함께 이 집의 베스트셀러는 고기완자다. 기름 맛이 좀 강하기는 하지만 냉면과 함께 먹으면 환상적인 앙상블을 이룬다. 주먹 크기만 해서 하나만 먹어도 속이 든든하다.


▶ 이현주 기자

 

1. 강원 홍천 메밀전 & 메밀전병

홍천군 중앙시장에 위치한 메밀전과 메밀전병 맛집이다. 이 시장에서는 메밀을 눈․코․입으로 즐길 수 있다. 일단 이 시장에서 메일 요리를 파는 모든 집들은 매일 아침 그날 판매할 메밀을 갈아서 반죽을 한다. 솥뚜껑 같은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메밀을 얇게 부쳐 낼 때면 고소한 냄새가 코를 즐겁게 한다. 메밀전 자체의 맛은 꾸밈없고 담백한데 자꾸 손이 가는 맛이다. 이 집 메밀전병의 맛은 칼칼하면서도 절묘한 간이 포인트다. 속으로 들어간 무와 김치가 매콤하니 알맞게 간이 배어 있어서 한입 베어 물면 매콤하고 아삭한 맛이 느껴진다. 넉넉한 들깨가루와 버섯 인삼을 넣어 끓여내는 임자칼국수 또한 별미다. 

신선칼국수홍천군 홍천읍 신장대리 5-3(홍천중앙시장 북문에서 찾기 쉬움) 033-434-3877


2. 서울 계동 누른 호박전

서울 북촌에 위치한, 달콤한 늙은 호박전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늙은 호박을 채 썰어 찹쌀 반죽으로 노릇노릇 부쳐내는 누른 호박전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뜨끈하게 기름옷을 두른 호박전을 한 점 집어 입안에 넣으면 달달한 늙은 호박의 속살이 씹을 것도 없이 사르르 넘어간다. 부드럽게 씹히는 찹쌀가루와의 조화는 말씬말씬 달콤한 맛이다. 버섯과 신선한 채소, 그리고 동태포를 밀가루 계란 옷을 입혀 지져낸 모듬전도 맛깔스럽다. 이 집은 달력에 표시된 빨간 날이면 어김없이 문을 닫는다. 내 집을 찾는 손님에게 맑고 깨끗한 물 한 잔 내놓기 위해서라는 설명과 더불어 강원도 화악산으로 향하는 수고를 2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안동칼국수서울시 종로구 계동 140-8(현대사옥 뒤 창덕궁 골목) 02-765-0045

 


▣ 2012.11.17. 겨울 생선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중구 도루묵 요리을지오뎅,02-2274-5092,서울 중구 을지로3가

겨울이 제철인 도루묵은 강원도 고성, 속초, 삼척 등지가 산지다. 사철 도루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겨울에는 고성 거진항에서 올라오는 생물을, 다른 계절에는 거진항 냉동 창고에서 보관하는 냉동 도루묵을 사용한다. 겨울철 산란기의 도루묵은 몸의 절반 이상이 알이다. 구워서 한 입 베어 물면 입안에서 폭죽이 터지듯 알이 톡톡 터진다. 도루묵조림에서는 갈치조림 양념 맛이 난다. 알에서 나온 점액질이 살짝 묻어 있는 도루묵 살은 그야말로 마닐마닐하다. 을지오뎅의 대폿집 분위기도 사랑스럽다.


2. 경남 진해 대구 요리진상,055-547-1678,창원시 진해구 해군골프장 앞

대구는 겨울철 남해 연안에서 산란을 하는데, 그 주요 산란지가 진해만이다. 진해만은 부산의 가덕도와 거제도로 둘러싸인 바다다. 진해만에서 잡히는 대구는 거제의 외포항과 진해의 용원항으로 주로 들어온다. 살이 달고 부드러운 대구는 누구나 좋아할 만한 생선이다.

현지인과 외지인이 많이 찾는 식당이다. 점심시간에는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진해를 대표하는 음식인 해초비빔밥을 비롯해 대구뽈찜과 생대구탕을 두루 맛볼 수가 있다. 비빔밥을 주문하면 매생이국이 곁들여 나온다. 봄에 찾았다면 도다리쑥탕을 추천할 만하다.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서비스도 좋은 편이다.


▶ 이현주 기자


1. 부산 아귀 요리

1960년대부터 3대째 이어져 오고 있는 연륜 깊은 아귀 요리 전문점. 이 집의 아귀 수육은 식도, 살코기, 간, 대창까지 나온다. 그중에서 가장 맛있는 부분은 간. 입안을 가득 채우는 부드럽고 진한 맛이 흡사 크림치즈를 녹여 먹는 것 같다. 또 다른 별미는 맵싸하고 담백한 아귀찜. 한입 크기로 자른 생물 아귀에 대창과 창자 간, 그리고 미더덕과 탱탱한 콩나물을 넣은 뒤 매콤한 양념과 육수를 부어 걸쭉하게 끓여낸다. 방아 잎의 진항 향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를 전한다.

물꽁식당부산광역시 중구 보수동2가 89-6(부산 중부세무서 맞은편), 051-257-3230


2. 제주 방어

기름이 잔뜩 오른 겨울철 방어는 날것으로 먹든 익혀서 먹든 최고의 식감을 자랑한다. 특히 제주 모슬포는 방어 산지로 유명한데, 그 이유는 방어가 제주 남단의 바다 속에 서식하는 자리돔을 주요한 먹이로 삼기 때문이다. 모슬포항으로 통하는 길목 양옆으로 식당과 횟집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데, 어느 곳에서든 제철 방어회를 맛볼 수 있다. 육고기처럼 선홍빛을 띤 방어회는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빼어나다. 특히 아가미살과 기름기 많은 뱃살이 고소하다. 방어 같은 붉은 살 생선을 먹을 땐 고추냉이를 생선에 직접 묻힌 뒤 간장에 찍어 먹어야 생선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제주 모슬포 방어 축제의 거리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음 하모리

 (제주공항에서 95번 도로(서부관광동로)를 이용. 제주시에서 자동차로 약 40분 소요)



▣ 2012.11.24. 기사식당 편 

 

▶ 노중훈 작가


1.〔,〕

전남 순천 진일기사식당

진일기사식당(061-754-5320)의 메뉴는 김치찌개 백반, 달랑 하나다. 찌개에는 두툼한 비계를 달고 있는 돼지고기가 무더기로 들어 있다. 고기 반, 국물 반이다. 자박하게 끓여낸 국물 맛이 일품이다. 딸려 나오는 밑반찬이 16~17가지인데 갓김치, 파김치, 오이김치, 고들빼기 등 김치 종류만 5~6개에 달한다. 김치에만 젓가락질을 허용해도 밥 한 공기가 금방 없어진다. 텃밭에서 직접 키운 채소와 직접 담근 장을 이용한다. 혼자 온 손님에게도 군말 없이 1인상을 차려준다.


2. 〔,〕

대구 한진기사식당

대구광역시 봉덕동의 한진기사식당(053-472-8087)에 가면 한식 뷔페를 즐길 수 있다. 밥 종류만 해도 흰밥, 보리밥, 볶음밥, 찰밥 등 4가지. 2가지의 국과 호박죽을 비롯해 돈가스, 전, 잡채, 미역무침, 두부, 어묵, 생선조림, 북어껍데기조림, 돼지껍데기볶음 등 30여 가지의 찬이 마련돼 있다. 가격은 5000원. 밤 10시부터 이튿날 아침 7시까지는 2500원만 받는다. 반찬의 가짓수가 줄어드는 대신 닭죽을 먹을 수 있다. 음식을 남기면 벌금 2000원.


▶ 이현주 기자


1. 서울 성북동 연탄 돼지불고기 백반

성북동 쌍다리기사식당의 주 메뉴는 돼지불고기 백반이다. 하루 전 양념에 재어놓았던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기름기는 쏙 빠지고 쫄깃한 살만 남는다. 아래로 떨어진 기름이 연탄불에 타면서 마치 훈제한 듯한 향이 고기에 덧씌워지기도 한다. 어렸을 적 연탄불에 석쇠 올려놓고 구워 먹던 바로 그 고기 맛이다. 불맛 가득한 돼지불고기와 찬으로 나오는 부추, 그리고 마늘무침의 하모니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찬 성질의 돼지고기와 따뜻한 성질의 부추가 만나니 음과 양의 환상의 조합이다.  

<쌍다리기사식당>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109-2/ (02)743-0325

〔〕 


2. 전북 익산 기사식당

익산 중앙체육공원 앞에 가면 뜨끈하고 푸짐한 20여 가지의 찬을 5000원에 맛볼 수 있는 기사식당 대여섯 곳이 모여 있다. 매일 달라지는 뚝배기 찌개를 비롯해 계란찜(1인일 경우엔 달걀프라이가), 생선조림(때론 구이), 돼지불고기, 동그랑땡, 젓갈, 파김치, 김, 도토리묵, 버섯볶음, 쌈 채소 등 20여 가지 찬이 나온다. 공깃밥 무한 리필에 반찬 인심도 후하며 후식으로 누룽지까지 나온다. 

<익산 한식 기사식당 촌 >

전라북도 익산시 신흥동 400-25(익산 중앙체육공원 앞)

〔,〕 



▣ 2012.12.01. 포장마차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마포구 아현동 우동 1번지

지하철 2호선 아현역 3번 출구로 나와 길 따라 150m쯤 내려가면 왼편에 포장마차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보인다. 실내는 두 평 남짓. 포장을 친 야외에도 테이블 두서너 개가 놓여 있다. 17개의 포장마차들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우동 1번지.’ 전남 영암이 고향인 할머니께서 30여 년 전 문을 연 전통의 포장마차다. 진열장에는 닭모래집, 곰장어, 닭꼬치, 고등어, 오도독뼈, 새우 등 10여 가지의 식재료가 올라 있다. 센 불에 후다닥 볶아내는 오도독뼈에는 당면이 많이 들어가 있다. 커다란 뚝배기에 끓여내는 순두부찌개에는 떡볶이 떡도 넣어준다. 새우와 함께 볶아내는 닭똥집도 군침을 돌게 한다. 달걀말이 서비스로 대표되는 할머니의 푸근한 인심에 마음 따뜻해진다. 계란 반숙을 부탁해서 뜨거운 밥 위에 올린 다음, 제육볶음을 잘게 잘라 비벼 먹으면 게임 끝!


2. 〔,〕

대구 북성로 포장마차

대구 중구 북성로는 우동,돼지불고기 포장마차로 유명하다. 말 그대로 우동과 돼지불고기가 포장마차의 핵심 메뉴다. 우동은 전형적인 포장마차 스타일. 특별한 것 없는 맛이지만 포장마차에는 이런 ‘쫄깃하지 않고 툭툭 끊기는 면발’의 우동이 제격이다. 석쇠에 올려 구운 돼지불고기는 쫄깃한 식감과 은근한 불맛이 돋보인다. 양파 간장에 찍어 먹거나 우동과 함께 먹어도 좋다. 채소를 곁들이는 것이 아니라 양념한 고기만 구워주기 때문에 양도 넉넉하다.

 대 1만5000원, 소 1만 원


▶ 이현주 기자


1. 서울 노량진 포장마차 거리


대한민국 포장마차 음식의 메카이자 길거리 음식의 성지, 노량진. 이곳에 가면 세상의 모든 길거리 음식이 모여 있는 듯 다양한 포장마차의 행렬을 만날 수 있다. 최근 이 거리 음식의 ‘본좌’는 밥이다. 컵밥, 주먹밥, 폭탄밥 등 이름도 다양한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름도 재미있는 폭탄밥 포장마차로, 노량진 일대에서는 상당히 맵고 맛있는 집으로 소문이 나 있다. 갓 구워 바삭바삭하고 촉촉한 팬케이크 위에 오동통한 햄과 샐러드와 치즈, 그리고 소스를 듬뿍 올려 돌돌 말아서 한입에 먹는 팬케이크도 유명하다. 베트남 현지인이 볶고 삶아 주는 베트남 국수집도 있으며, 노량진 삼거리 앞에는 2대를 이어온 포장마차 수제비 명가도 자리하고 있다.

<노량진 포장마차 거리 찾아가기>

노량진역 1호선 기준_1번 출구로 나와 육교 건너편으로 내려가면 100m 정도 쭉, 포장마차가 이어져 있다.

노량진역 9호선 기준_ 3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면 위와 같이 쭉 이어진 포장마차 행렬을 볼 수 있다.

〔〕 


2. 서울 신사동 소라탕 포장마차

별다른 상호가 없어 ‘소라탕 포장마차’라 불리는 곳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이름처럼 소라탕. 주문을 하면 미리 큰 들통에 끓여놓은 소라탕을 양푼에 담아낸다. 이 집 소라탕이 인기 있는 이유는 국물. 한국된장과 일본된장을 섞은 국물의 첫맛은 구수하고 중간 맛은 달큼하며, 육수를 우릴 때 청양고추를 넉넉하게 넣어 보기와는 달리 상당히 칼칼한 뒷맛을 갖추고 있다. 탕에 들어 있는 소라와 골뱅이 살은 먹기 좋게 썰어 껍질 속에 쏘옥 들어가 있다. 적당히 먹은 후 2000원을 추가하면 남은 국물에 라면이나 우동을 끓여준다. 보통 밤 7~8시경에 시작, 이른 새벽까지 운영한다. 주말에는 쉰다.

<신사역 소라탕 포장마차 찾아가는 길 >

3호선 신사역 8번 출구로 나와 140m 정도 직진하면 NH농협은행 신사동 지점 앞에 포장마차가 위치해

있다.

〔,〕



▣ 2012.12.08. 코스요리 편 ▣


▶ 노중훈 작가

1.〔,〕

 부산 민락동 마라도

‘회 좀 먹어봤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최고의 일식집으로 통한다. 한 마디로 무림의 절대 고수 같은 식당이다. 달걀찜을 시작으로 뿔소라, 해삼초회, 자연산 전복찜, 성게 알, 해삼 창자, 참돔 뱃살, 도다리, 대광어, 줄가자미, 아귀 수육, 고래고기, 대게, 튀긴 밤 등이 줄줄이 올라온다. 해산물의 선도가 빼어난 것은 물론이고 주방장의 칼 솜씨도 훌륭하다. 계속해서 리필을 해주는 인심도 넉넉하다. 마지막 코스로 죽이 나오는데, 성게 알과 해삼 창자를 듬뿍 넣어 먹으면 더욱 좋다. 미리 전화를 해서 오늘 생선이 어떤가 물어보고 예약을 해야 한다. 2차, 3차 가겠다는 생각을 아예 접고 저녁 6시부터 자리를 잡고 앉아 빠짐없이 먹을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마라도>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 34-15(83번, 41번 버스 종점 옆) / (051)755-1564


2.〔,〕

서울 신당동 쇼애고기

한우 한정식 코스(1인당 36,000원)를 주문하면 달래와 로즈를 넣은 특수 야채 겉절이와 로메인상추를 곁들인 쌈 채소, 그리고 양파 간장, 가지볶음, 파김치 등을 상에 올려준다. 첫 번째 메뉴는 소고기 빈대떡이나 돼지고기로 속을 채운 만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두 번째 코스는 토시살, 안심, 제비추리로 구성된 소고기 3종 세트. 주방에서 달군 불판을 가져와 손님상에서 직접 구워준다. 세 번째 코스는 허진사 국밥으로 불리는 무국과 직접 담근 간장 게장, 한우 장조림 등으로 차려진다. 이 집 고기를 맛보면 “좋은 부위의 고기만을 고집한다”는 젊은 사장의 자신감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 수가 있다.

<쇼애고기>

서울시 중구 신당동 121-38 / (02)2235-9289


▶ 이현주 기자


1. 서울 통의동 Le Frenchie

소박하지만 정성스러운 프랑스 남부식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아담한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코스는 따끈따끈하게 구워내는 식전 빵(올리브 치아바타)을 시작으로 수프(단호박 또는 리옹식 양파 수프), 프티 샐러드(버섯 염소치즈 구이 샐러드), 메인 요리(뵈프 부르기뇽, 오리콩피 외), 디저트(애플 타르트 또는 초코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차(커피와 홍차) 등으로 구성된다. 뵈프 부르기뇽은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쇠고기 찜 요리로 어깨살과 사태를 24시간 동안 레드와인에 재운 후 뭉근한 불에서 6~8시간 조려낸다. 조리 시간 때문에 정작 유명 프랑스 식당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그야말로 홈메이드 요리의 진수다. 와인 리스트의 가격대도 적당한(4~10만 원) 편. 와인을 직접 가져가서 즐길 수도 있다. 코키지 2만 원.

<Le Frenchie>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91-50 / (02)739-0930 / www.lefrenchie.co.kr

〔〕


2. 서울 계동 솔향기

채식만으로 먹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채식 약선 코스 요리 식당이다. 다채롭고 이색적인 메뉴와 자연의 풍미가 그대로 살아있는 음식들이 제공된다. 코스 요리 메뉴는 계속해서 바뀌는데, 셰프가 끊임없이 새로운 채식 요리를 개발해 내놓기 때문이다. 즉, 완전 채식을 밑거름으로 생식과 사찰 음식을 더하고, 각 나라별 요리의 특징을 살린 퓨전식을 덧대 코스 요리를 완성한다. 이곳에서 음식을 먹고 나면 무엇을 어떻게 먹는 것이 바른 길인지 스스로 고민하고 따져보게 된다.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을 최대한 준비하고 배려하기 위해 예약제로만 운영된다.

<솔향기> 서울 종로구 계동 140-42 2층 / (02)763-3273

〔〕



▣ 2012.12.15. 중국집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명동 개화

중앙우체국 정면 왼쪽 골목길에 있다. 같은 자리에서 60여 년째 영업 중인 명동의 터줏대감 중국집이다. 적당한 감칠맛과 탱글탱글한 새우의 육질이 일품인 깐소새우, 국물이 시원한 굴짬뽕도 좋지만 개화에서는 유니짜장을 빼놓을 수 없다. 돼지고기를 곱게 갈아 넣은 유니짜장에서는 탐스러운 다크 초콜릿의 빛깔이 난다. 양파와 돼지고기의 비율을 6대4로 유지하는 것이 레시피의 비결이라고 한다. 화학조미료가 듬뿍 들어간 요즘 짜장이 아닌 옛날 짜장면의 엇구수한 맛이 난다.

<개화>

서울시 중구 명동2가 107 / (02)776-0508 / 2․4주 일요일 휴무


2.〔,〕

부산 초량동 신발원

부산역 맞은편 차이나타운에 있다. 외관은 전형적인 중국집 분위기를 풍기지만 신발원은 짜장면과 짬뽕을 취급하지 않는다. 내부는 시골 동네 빵집을 연상시킬 만큼 단출하다. 대나무통에서 더운 김으로 쪄내는 고기만두, 견과류와 말린 과일이 듬뿍 들어 있는 월병, 달지 않아 자꾸만 손이 가는 팥빵, 부셔 먹는 재미가 있는 공갈빵 등이 이 집의 주요 메뉴다. 우유처럼 고소하고 부드러운 콩국도 별미다.

<신발원>

부산시 동구 초량1동 561 / (051)467-0177 / 매주 화요일 휴무


▶ 이현주 기자


1. 충남 서천 동생춘

중국요리만 50년 넘게 해 오신 예순아홉의 주방장 할아버지가 지금도 매일같이 면을 뽑는 중국집이다. 한자리에서만 38년째 요리를 하고 있는 할아버지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채 중국인(화교) 사장 밑에서 요리를 배워, 지금까지 맛을 이어오고 있다. 할아버지의 팔 근육을 보면 면의 깊이가 느껴진다. 즉석에서 만든 수타면은 면을 쫄깃하게 만드는 명반과 소다를 넣지 않아 부드러운 맛이 난다. 걸쭉한 짬뽕 국물에서는 겉치레 없는 투박함과 잡스럽지 않은 깊은 맛이 느껴진다. 동생춘 최고의 메뉴는 탕수육. 즉석해서 두 번 튀겨내는 탕수육은 바삭하면서도 폭신한 식감이 천하무적이다.

<동생춘>

충남 서천군 판교면 현암리 146-1 / (041)951-5534

〔〕


2. 서울 연남동 중국요리 거리

동교로 기사식당 촌 끝에서 연희동 삼거리 뒷길까지 이어지는 거리에는 중국 본토 못지않은 메뉴를 선보이는 중국집들이 즐비하다. 이곳 중국집들은 가게마다 주특기 요리가 있다. 초입에 위치한 하하(02-337-0211)는 왕만두, 물만두, 포만두, 군만두 등 모든 만두 메뉴가 인기 있다. 가지볶음, 동파육, 유린기, 오향족발, 부추개불볶음 등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향미(02-333-2943)는 왕만두를 비롯해 조개볶음, 새우샌드위치, 우육면, 대창튀김, 오행계돈, 싼라탕 등을 내놓는다. 구가원(02-338-8587)은 족발냉채가, 매화(02-332-0078)는 짬뽕 맛이 끝내주는 집이다.

<찾아가기>

2호선 홍대입구역 2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좌회전한 후 100m 정도 걷는다. 동교로로 우회전해 다시 500m 정도 직진한다. 기사식당 거리 끝에서 우측 굽은 길로 접어들면 여기부터 중국 음식점 거리가 시작된다.

〔〕



▣ 2012.12.22. 간판 없는 식당 편 ▣

 

▶ 노중훈 작가


1. 서울 신당동 처갓집 〔,〕

메뉴는 만두, 찜닭, 막국수. 주인 할머니가 평안도가 고향인 시어머니의 손맛을 물려받았다. 전반적으로 평안도 음식의 특징인 담박하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넓적하고 두툼한 만두는 5000원에 5개. 적당한 크기의 찜닭은 기름기가 쪽 빠져 부드럽다. 가슴살도 야들야들하다. 다진 양념장, 고추 간장, 겨자 등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배합한 다음 찍어 먹으면 된다. 막국수 중에는 동치미 국물을 이용한 물막국수를 추천한다. 할머니 두 분이 손수 반죽을 하고 면도 직접 뽑는다. 먹다보면 칼은 짧을수록 위험하고, 디자인은 단순할수록 아름답듯이 음식도 수수할수록 최고라는 문장을 다시금 곱씹게 된다.

<처갓집>

지하철 3호선 약수역 10번 출구로 나와 오른편에 있는 카페 골목으로 진입. 조금 걷다보면 정면에 화장품 가게가 보이고 오른쪽 길로 들어가면 전화번호와 메뉴를 써놓은 작은 간판이 보인다 / (02)2235-4589


2.〔,〕

서울 누하동 누하우동초밥

4개의 테이블과 바에 놓인 4개의 의자가 고작인 자그마한 일식집이다. 간판도 따로 없지만 단골들 사이에서는 ‘심야 식당’으로 불릴 만큼 호응이 높다. 외관은 일본 시골 마을의 선술집을 연상케 한다. 식당 안쪽으로 들어가면 비틀즈가 우동과 초밥을 먹는 독특한 그림이 걸려 있다. 다양한 안주를 곁들여 맥주나 사케 한 잔 마시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우동(유부우동, 김치우동, 튀김우동) 맛도 나쁘지 않지만 일정 시간 냉장한 뒤 내놓는 선어회의 맛이 준수하다. 닭꼬치와 타타키, 바나나튀김도 괜찮다. 영업시간은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누하우동초밥>

서울시 종로구 누하동 77-13 / (02)720-9978

 

▶ 이현주 기자


1. 제주 춘자멸치국수

31년간 국수 한 가지 메뉴만 고집해온 멸치국수집이다. 간판이 없어 ‘춘자싸롱’이라는 재미난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진한 멸치 냄새가 훅 하고 달려드는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보이는 것은 테이블 두 개와 한 명이 들어서면 꽉 차는 주방, 그리고 메뉴가 적힌 종이 한 장 뿐이다.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면 뜨끈한 육수에 풍덩 빠진 면발 위로 송송 썬 쪽파와 고춧가루, 참깨가 듬뿍 뿌려진 국수가 나온다. 모양새는 단순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그럼에도 맛은 완벽하다. 해장하면 딱 좋을, 그런 시원한 맛. 그러면서도 뒤끝에 감기는 깊은 바다의 맛이 기어코 냄비의 바닥을 보게 한다.

<춘자멸치국수 >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동서로 255 (표선농협 사거리 코끼리마트 건너편) / (064)787-3124 

〔〕


2. 전남 구례 꿀꿀국밥

구례 5일장(3, 8일)이 서는 날에만 문을 여는 국밥집이다. 돼지 뼈를 곤 ‘설렁탕스러운’ 국물은 산 사내 같은 진한 맛을 자랑한다. 국밥 안에는 돼지의 여러 내장이 넉넉하게 담겨 있다. 장날 아침을 거르신 어르신들에게는 뜨끈한 한 끼 식사로, 애주가들에게는 술안주로 더없이 좋다. 돼지 내장 특유의 냄새가 살짝 나긴 하지만 새우젓을 넣어 먹으면 무리 없이 먹을 수 있다. 반찬으로 나오는 깍두기와 김치 또한 맛깔스럽다.

<꿀꿀국밥>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동리 / 전화번호는 없고 장터 어물전 앞에 있다



▣ 2012.12.29. 올해의 음식 편 ▣

 

▶ 노중훈 작가


1.〔,〕

서울 종로구 금천교시장의 ‘4대 천왕’

다채로운 맛의 파라다이스! 식도락의 천국!! 금천교시장의 ‘판타스틱 4’는 서촌계단, 효자동소금구이, 심산애, 아담집이다. 서촌계단은 제철 해산물을 내놓는 집. 요즘 맛있는 메뉴는 벌교 꼬막과 동해안 도루무찌개, 그리고 통영 석화다. 효자동소금구이는 목살이 특히 맛있는 고깃집이다. 세월이 눌어붙은 실내 분위기도 한몫 단단히 한다. 심산애는 더덕막걸리로 유명한 식당. 덜 말린 황태를 뜻하는 먹태가 추천 안주. 아담집은 75살의 고운 할머니 혼자서 운영하는 가정식 백반 집. 그날그날 달라지는 식재료에 손맛을 더해 사랑스런 백반 정식을 마련해준다. 매콤함 비빔국수와 구수한 칼국수에도 할머니의 정이 듬뿍 담겨 있다.

<금천교시장>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오면 전방에 파리바게트가 보인다. 왼쪽 길로 접어들면 바로 금천교시장 골목이 시작된다.


2. 〔〕

경남 진주 수복빵집

1948년에 문을 연 진주 최고, 아니 전국 최강의 찐빵 집. 찐빵, 꿀빵, 단팥죽, 팥빙수 등 4가지의 메뉴가 있지만 백미는 찐빵이다. 보통 찐빵보다 작은 크기의 빵에 묽은 팥소를 넉넉하게 뿌려주는 점이 돋보인다. 빵의 질감이 쫀득쫀득하고, 팥이 적당하게 달아 많이 먹어도 뒷맛이 개운하다. 우직한 간판과 빨간색 칠을 해놓은 실내 탁자도 사랑스럽다. 주인아저씨는 상당히 무뚝뚝하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맛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준다.

<수복빵집>

경남 진주시 평안동 151 / (055)741-0520


▶ 이현주 기자


1. 전남 여수 안나네민박

여수 사도에서 만날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다분히 주관적)의 밥상이다. 이 집은 정식 영업을 하는 식당은 아니다. 정갈한 풍경이 돋보이는 사도의 민박집에서 제공하는 해산물 밥상(7000원)이다. 섬에서 음식 솜씨 좋기로 소문난 민박집 안주인 김영이 씨는 사도가 고향이다. 그녀가 차려내는 밥상에는 전라도의 손맛, 묵은 장맛, 청정한 바다의 맛이 어우러져 있다. 백반을 주문하면 묵은지, 열무김치, 갓김치, 깻잎, 머위대볶음, 군보무침, 김무침, 고둥무침, 문어볶음, 생선구이, 국, 찌개 등 12가지 찬이 올라온다. 계절에 따라 음식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풍성한 인심과 맛깔스런 손맛은 변함이 없다. 찾아가기 전 예약을 해두면 좋다.

<안나네민박>

전남 여수 화정면 낭도리 사도길 115-2 / (061)666-9196

〔〕


2. 이현주의 캠핑 요리

캠핑장(또는 야외)에서 사랑받는 초간단 레시피. 캠핑 요리에 고정된 메뉴와 제목은 없다. 그래도 나에겐 세 가지의 철칙이 있다. 하나. 보이기 위한 요리가 아닌, 맛있게 즐기기 위한 요리일 것. 둘. ‘후다닥’의 미덕을 잊지 말 것. 셋. 오랜 벗이 찾아왔을 때 같이 나눠먹고 싶은 음식일 것. 이 세 가지의 철칙을 기본으로 특별한 기술 없이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간단한 요리 레시피를 소개한다.


<간장떡볶음>

진간장, 참기름, 맛술, 올리고당을 1:1:1:1 비율로 섞어 소스를 준비한다. 여기에 적당한 두께의 떡과 냉장고에 있는 재료 무엇이든(저는 마늘과 양파, 대파, 꽈리고추를 주로 사용) 적당히 잘라 넣고 볶아주면 끝. 취향에 따라 후추 또는 허브나 파슬리 가루를 더하면 풍미가 더욱 좋다. 단 올리고당과 간장이 들어 있어 불이 셀 경우 양념이 탈 수 있으므로 은근한 불에 볶는다.

 

<명란라이스>

준비물은 밥, 참기름, 명란젓, 대파줄기(하얀 부분)다. 포인트는 갓 지은 밥. 밥 위에 명란과 잘게 썬 파를 올린 후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리면 최고의 밥도둑의 탄생한다. 


<명란젓 활용법>

명란젓은 밥에도 탕에도 구이에도 유용한 양념이다. 계란탕이나 찌개, 라면을 끓일 때 적당량을 넣으면 구수한 감칠맛이 돈다. 고기를 구울 때도 소금이나 쌈장대신 곁들이면 좋다. 명란 자체를 은근한 불에 적당히 구우면 기가 막힌 술안주가 된다.

〔〕  

 


내용 출처: 2012.~2014. 

MBC FM 91.9 성시경의 음악도시 공식 사이트

 토요일 코너 노중훈, 이현주 <대결! 음식 도시> 

+ 아주 조금 수정함 


▣ 2013.01.05. 혼자 가기 좋은 식당 편 ▣

 

▶ 노중훈 작가


1.〔,〕서울 봉천동 지구당

3인 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 일본식 덮밥 식당. 일요일과 월요일은 문을 닫고, 영업시간도 오후 4시부터 밤 9시까지 짧은 편이다. 바 형태로 되어 있는 내부에는 의자 10여 개가 놓여 있다. 모든 사람이 오픈된 주방을 바라보며 먹게 된다. 식당 안팎에는 ‘우리는 친절을 판매하지 않는다’, ‘영업 중 스태프는 손님과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취재나 인터뷰 요청은 받지 않는다’ 등의 문구가 붙어 있다. 내부 분위기는 조용하다 못해 적막할 정도다. 화․목․토요일에는 소고기덮밥인 규동을, 수․금요일에는 닭고기덮밥인 오야코동만 판매한다. 고기에 배어 있는 소스와 달걀 반숙이 고슬고슬한 밥에 스며들어 감칠맛이 난다. 생맥주와 병맥주도 1인당 1잔(병)씩만 판매한다.

<지구당>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1598-23 /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 / (02)875-4167


2.〔,〕서울 부암동 밥쿡스

주방 바로 앞과 한쪽 벽을 따라 길게 이어진 테이블에 1인용 의자 11개가 비치돼 있다. 4인용 테이블은 딱 하나 마련돼 있다. 클래식 음악이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호젓한 분위기의 식당이다. 연잎밥, 들깨수제비, 나물밥, 두부우엉김밥 등의 건강 메뉴가 돋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들깨수제비를 강력 추천. 고소하고 담백한 풍미가 일품이다. 직접 담근 저염식 장아찌와 액젓을 넣지 않는 김치의 맛도 깔끔하다. 들깨수제비를 제외한 모든 메뉴는 테이크아웃이 가능하다. 1․3주 월요일 휴무.

<밥쿡스>

서울시 종로구 부암동 261-1 / 부암도 주민센터 맞은편 / (02)395-0229


▶ 이현주 기자


1. 서울 계동 UNCLE’s BOB

인상 좋은 삼촌과 맘씨 좋은 이모가 정성스레 마련한 가정식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곳. 이 집의 매력은 작아서 아늑한 공간과 신선한 재료, 그리고 착한 맛과 가격이다. 요리를 하면서도 오픈 주방이라 손님의 말벗이 되어 주는 친절한 사장님이 이곳을 혼자 가기 좋은 식당으로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다. 모든 음식에는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삼촌밥’, ‘이모밥’이라 이름 붙은 메뉴들에서 센스가 엿보인다. 반드시 맛보아야 할 메뉴는 수제로 만든 꿀꿀 너비아니와 그 꿀꿀 너비아니를 넣어 만든 수제 핫도그다.

<UNCLE’s BOB>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98 1층 / (02)763-8005

〔〕 

 

2. 서울 논현동 M

아는 사람만 아는 아주 작은 술집이다.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하며, 남자들끼리는 갈 수 없다. 여성들과 커플은 예약 가능. 그래서 사람이 적고 조용하며, 무엇보다 혼자 마음 편히 술을 마실 수 있다. 이 집에는 메뉴가 없다. 자리에 앉으면 그 다음부터 사장님 마음대로 음식을 내준다. 인원수와 먹는 속도에 맞춰 음식을 만든다. 준비되는 음식은 그날그날 다르다. 10명 남짓 수용할 수 있는 실내는 조명이 많지 않아 어두운 편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장님이 곳곳에 붙여놓은 사진과 여행 소품들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신청할 수도 있다.

<M>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22 신동아아파트 상가 지하 1층 / (02)512-2113 /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영업

〔〕



▣ 2013.01.12. 꼬치요리 편 ▣


▶ 노중훈 작가


1.〔,〕

서울 서교동 다와라야

쿠시카츠를 맛볼 수 있는 이자카야. 쿠시카츠는 원래 고기를 꼬치에 꿴 다음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음식을 의미했지만 지금은 해산물, 채소, 과일, 치즈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다. 다와라야의 메뉴 중에는 쿠시카츠 A세트와 B세트가 있다. B세트(꼬치 10개)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새우, 도미, 관자, 토마토, 단호박, 연근, 치즈로 구성된다. A세트(꼬치 15개)는 여기에 문어, 오징어, 표고버섯, 소시지, 고구마가 추가된다.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튀김옷은 바삭바삭하며, 쿠시카츠 전용 소스는 새콤달콤하다. 연근이나 새우 등을 제외하면 내용물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어떤 걸 먹게 될까 하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다와라야>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4-24 / (02)325-6902


2.〔,〕

서울 필동 필동분식

상호와는 달리 분식을 판매하지 않는다. 퇴근길 가볍게 한 잔 걸치기 좋은 허름한 꼬치집이다. 실내 포장마차 같은 내부에는 작은 테이블 6~7개가 놓여 있다. 메뉴판에는 똥집, 닭발, 멍게, 해삼, 오징어, 은행 등이 올라 있지만 닭꼬치가 이 집의 간판스타다. 주문하면 초벌구이한 닭꼬치를 연탄불에 다시 한 번 구운 다음, 먹기 편하게 꼬치를 빼서 접시에 담아준다. 사각형으로 자른 어묵이 듬뿍 들어간 어묵 국물은 수시로 리필해준다. 대단한 맛집이라기보다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소주 한 잔 마시기 제격인 곳이다.

<필동분식>

서울 중구 필동1가 3-19 / 극동빌딩 뒤편 / (02)2272-1838


▶ 이현주 기자


1.서울 이태원 알트 스위스 샬레

알프스의 겨울이 낳은 스위스식 꼬치 요리인 퐁뒤를 맛볼 수 있는 곳. 1983년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스위스 음식점이다. 주문을 하면 테이블 위에 버너와 카를롱(치즈를 끓이는 냄비), 그리고 빵이 준비된다. 딱딱했던 치즈가 녹으면 적당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과 쫄깃함이 어우러진다. 고기나 해산물도 좋지만 퐁뒤를 제대로 즐기려면 역시 빵을 찍어 먹어야 한다. 눈 속에 갇혔을 때, 굳은 치즈를 화이트 와인에 녹여 딱딱한 빵 쪼가리를 불려 먹었다는 퐁뒤의 유래 때문이다. 음식만큼이나 스위스의 작은 산장을 연상시키는 레스토랑 내부도 이국적이다. 시계를 비롯해 여러 가지 골동품들이 전시돼 있다.

<알트 스위스 샬레>

서울 용산구 이태원1동 104-4 / (02)797-9664

〔〕 

 

2. 서울 신촌 대전해장국

간판은 해장국집인데 메뉴판 어디에도 해장국은 없는, 반전의 꼬치집이다. 원형 탁자에 둘러앉아 정겹게 수다 떨며 소주잔 기울이기 좋은 집이다. 주문하면 초벌 양념을 해둔 꼬치를 숯불 위에 놓고 요리조리 구워낸다. 닭꼬치를 한입 베어 물면 칼칼한 양념 맛과 그을린 듯한 불 맛이 전해진다. 돼지껍데기와 닭똥집꼬치도 있으며, 매운 족발도 인기 메뉴다. 뚝배기 콩나물탕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콩나물에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청양고추를 넉넉히 넣고 바로 끓여내는 탕으로 맵싸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장소는 협소하고 내부는 그다지 깔끔하지 않지만 대신 선술집 특유의 정감을 느낄 수 있다.

<대전해장국>

서울시 마포구 노고산동 / 지하철 2호선 신촌역 5번 출구로 나와 이대 입구 방향으로 쭉 직진한 다음, 왼편에 제일은행이 보이면 그 사이 골목으로 한 블록만 올라가면 된다 / (02)713-5475

〔〕

 


▣ 2013.01.19. 제주 편 ▣


▶ 노중훈 작가


1.〔,〕

서귀포시 천지동 천짓골식당

돔베고기 전문 식당. 방금 삶은 돼지고기 수육을 도마째 내오는 음식이 돔베고기다. 흑돼지(56,000원), 오겹살(35,000원), 삼겹살(25,000원) 중에서 골라 주문할 수 있다. 주인아주머니가 직접 손님상에서 쫄깃쫄깃한 수육을 썰어준다. 카리스마 주인장의 ‘지시’에 따라 소금, 멸치젓, 쌈장, 묵은지 등을 곁들여 먹는다. 직접 담근 김치가 시원하기 짝이 없다. 고기를 먹다보면 돼지 뼈와 내장을 넣고 푹 고아낸 국물에 모자반과 메밀가루를 풀어 끓인 몸국이 나온다. 기름지고 풍만한 맛이다. 식당 영업시간은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한 시간 전 예약하는 편이 좋다. 자신의 기호에 맞게 고기 삶는 정도를 부탁할 수 있다.

<천짓골식당>

제주 서귀포시 천지동 294-10 / (064)763-0399


2.〔,〕

서귀포시 서귀동 네거리식당

성게국과 옥돔구이 등을 판매하지만 갈칫국의 맛이 특히 빼어난 집이다. 우선 색깔부터가 예술적이다. 갈치의 은색, 호박의 주황색, 얼갈이배추의 녹색이 아름다운 색의 하모니를 보여준다. 소금으로 간을 해서 갈치의 감칠맛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지레짐작과는 달리 비린내는 전혀 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시원 담백하면서도 고추가 들어가 있어 뒷맛이 살짝 매콤하다. 주당이라면 보온병에 담아 들고 다니며 수시로 마시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해장 음식이다.

<네거리식당>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320-9 / (064)762-5513


▶ 이현주 기자


1.  제주시 애월읍 샐러드 앤 미미


감귤 창고를 개조한 식당. 주 메뉴는 유기농 채소와 친환경 제철 재료로 만든 피자와 파스타. 화학 첨가물과 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더러는 소박하고 조금은 거칠지만 건강한 제주의 맛을 담고 있다. 이 집의 모든 피자들은 샐러드 피자라고 할 정도로 피자 위에 제철 채소 샐러드가 풍성하게 올려진다. 우리 밀로 만든 도우는 바삭하면서 담백하다. 또 하나의 추천 메뉴는 딱새우와 우동면과 감자를 간장 소스에 구운 딱새우 구운 우동. 특제 간장 소스와 새우의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식사를 마치고 나면 바다의 향기가 은근하게 입안에 감돈다. 막걸리와 우리 밀, 꿀, 천일염 등으로 반숙해서 12시간 이상 발효시켜 만든 막걸리빵도 반드시 맛보아야 할 메뉴다.

<샐러드 앤 미미>

제주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2173-5 / (064)799-9941

〔〕


2. 제주시 한경면 명리동식당

절대 고깃집이 없을 것 같은 허름한 시골 도로변에 위치한, 제주 도민들과 택시 기사들이 사랑하는 맛집이다. 낡은 함석지붕과 금이 간 벽, 시멘트벽에 삐뚤빼뚤 적어놓은 상호와 연탄 굴뚝…. 마치 시곗바늘을 30년 전으로 되돌린 듯하다. 간판 메뉴는 자투리 고기 연탄구이. 자투리 고기란 목살, 항정살, 삼겹살 등 인기가 좋은 돼지고기의 주요 부위를 도려낸 나머지 부분을 모아 부르는 말이다. 자투리라고는 해도 냉동하지 않은 청정 제주 돼지이기 때문에 신선도와 퀼리티가 남다르다. 구워진 고기는 갈매기살처럼 고소하며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멸치젓을 불판에 보글보글 끓여 고기를 찍어 먹으면 더욱 맛이 좋다. 곁들임으로 나오는 반찬 또한 맛깔스럽다. 무엇보다 상큼하게 무쳐낸 파절임과 청량한 맛의 배추김치가 별미 중 별미다.

<명리동식당>

제주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3136 / (064)772-5571

〔〕

 

▶ 제주에서 맛본 또 다른 음식


1. 꽁치김밥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이색 김밥. 미리 구워놓은 꽁치를 전자레인지에 넣어 데운 다음, 밥 위에 통째로 올려 둘둘 말아낸다. 첫맛은 참치김밥과 비슷하고, 뒤로 갈수록 꽁치 특유의 비릿한 향이 살짝 감돈다. 한 줄에 3000원.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우정회센타>

제주 서귀포시 서귀동 786-6 / (064)733-8522


2. 제주식 육개장

제주식 육개장은 양지머리로 국물을 내는 일반 육개장과는 달리 돼지뼈를 이용한다. 잘게 찢은 제주산 고사리와 고기가 듬뿍 들어 있다. 메밀가루를 넣기 때문에 국물이 걸쭉하다.

<참맛있는집>

제주 제주시 삼도1동 562 / (064)758-1199


3. 방어회

방어회를 맛볼 수 있는 식당 중에는 모슬포항의 부두식당이 유명하다. 주인아저씨가 매일 바다에 나가 직접 잡아온 식재료를 사용한다. 기름기가 좌르르 흐르는 방어는 몸집이 클수록 맛이 있다. 남은 방어는 회덮밥으로도 먹을 수 있다.

<부두식당>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리 770-7 / (064)794-1223



▣ 2013.01.26. 라면 편 ▣

 

▶ 노중훈 작가


1.〔,〕

서울 화동 55번지라면

한옥 라면집으로 화제가 된 곳이다. 느림의 미학으로 상징되는 한옥에 앉아 인스턴트식품의 대명사인 라면을 먹는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라면에 들어 있는 기존의 스프 대신 직접 만든 다진 양념과 그날그날 손질한 채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뒷맛이 개운할 뿐만 아니라 불쾌한 포만감이 전혀 없다. 부대라면, 토장라면, 순두부라면, 황태라면, 순두부라면, 불고기라면, 해물볶음라면 등 메뉴도 다양하다. 가격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있을 수 있으나 이 집의 라면은 맛과 양 모든 면에서 한 끼 요리로 충분하다. 소시지와 햄, 김치가 듬뿍 들어간 부대라면은 부대찌개와 김치찌개의 중간 맛이 난다. 특제 소스로 맛을 낸 토장(된장)라면에는 버섯, 시래기, 양파, 당근 등을 푸짐하게 넣어준다. 들깨가루를 뿌려 먹으면 더욱 구수하다. 라면 이외에 덮밥도 판매한다.

<55번지라면>

서울시 종로구 화동 55-1 / (02)722-2997 / 정기 휴무 없음


2.〔,〕

서울 상수동 하카다분코

홍대의 스타 라면집이다. 돈코츠 라멘을 전문으로 한다. 라면 메뉴는 딱 두 가지다. 돼지 뼈를 우려낸 인라멘은 국물이 굉장히 진하다. 사람에 따라 느끼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청라멘은 돼지 뼈 육수에 닭과 채소 육수를 섞었기 때문에 인라멘보다 덜 진하고 맛이 깔끔하다. 테이블에는 김치와 생강절임, 그리고 생마늘이 비치돼 있다. 기구를 사용해 마늘을 으깨 라면에 넣어 먹어도 좋다. 라면에 차슈를 한 개만 올려주고 숙주나물의 양이 적은 점은 다소 아쉽다. 국물도 좀 짠 편이다. 나무 간판은 물론이고 식당 내부에서도 일본식 라면집 분위기가 물씬하다.

<하카다분코>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93-28 / (02)338-5536


3. 서울 창천동 신계치

상호이자 대표 메뉴인 신계치는 신라면, 계란, 치즈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28년 전 라면에 치즈를 처음 올려 판매한 집으로 알려져 있다. 치즈의 고소한 풍미가 잘 살아 있다. 신계치라면을 포함해 30여 가지의 라면을 선보인다. 라면보다 김밥이 더 맛있다는 사람들도 있다. 실내는 다소 어수선하고 지저분한 편이다.

<신계치>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2-24 / (02)3147-1021


▶ 이현주 기자


1. 서귀포시 성산읍 경미휴게소

원래 이곳은 라면집이 아니다. 해녀 출신 주인아주머니가 문어와 전복, 소라 같은 해산물을 파는 집이었다. 언젠가부터 근처 유명 리조트 지배인이 이곳에서 해산물을 사가기 시작했는데, 주인아주머니가 고마운 마음에 라면에 여러 해산물을 넣어 대접한 것이 입소문을 타 지금의 유명 라면집이 됐다. 지금도 여전히 해산물을 팔고 있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이 문어해산물라면을 먹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라면을 주문하면 데친 문어와 산 오징어, 바지락, 물미역, 청양고추 등을 넣고 보글보글 끓여낸다. 바다에서 바로 잡은 싱싱한 문어가 라면 속에 녹아들어서인지 구수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무엇보다 라면 안에 문어 다리가 실하게 들어있다. 수분이 많은 제주 배추로 직접 담금 김치 맛은 시원하고 달큼하다.

<경미휴게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145-4 / 성산일출봉 아래 첫 골목. 성산일출봉 주차장 바로 가기 전에 위치 / (064)782-2671

〔〕 

 

2. 이현주 표 짜장라면

야심한 시간 술안주가 필요하거나 허기가 밀려올 때, 그리고 짜장라면 하나로는 양이 부족하다 싶을 때 제안하는 짜장라면 레시피다. 우선 대파, 양파, 마늘, 청양고추 등을 개인 취향에 따라 먹기 좋게 잘라둔다. 냄비에 물을 끓여 짜장라면을 삶는다. 그 사이 프라이팬에 올리브오일(없으면 식용유도 가능)을 붓고 마늘과 청양고추(청양고추가 없다면 고춧가루로)를 살짝 볶아낸다. 스프를 뿌린 다음, 양파와 파 등 준비된 재료를 넣고 30초 정도 센 불에 볶는다. 이때 물을 적당히 넣어 걸쭉한 소스 형태를 만든다. 면이 익으면 프라이팬에 옮긴 후 살짝 비비듯 볶아내면 완성된다.

<재료>

기본재료 : 짜장라면, 마늘, 대파, 양파, 청양고추

추가적으로 있으면 더 좋은 재료 : 부추, 느타리버섯, 깡통 햄(잘게 썰어 건더기 스프 대신 사용하면 좋다)



▣ 2013.02.02. 추억의 음식 편 ▣

 

▶ 노중훈 작가

1.〔,〕

 서울 서교동 G&B


헝가리 전통 음식인 굴라쉬(구야시)를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다. 양파, 당근, 고기, 감자에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고 뭉근하게 끓여낸다. 새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난다. 헝가리 사람들도 얼큰한 맛을 좋아한다. 헝가리는 서유럽이나 북유럽 국가들에 비해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유럽을 배낭여행하는 유리 지갑의 학생들이 즐겨 찾는 음식 중 하나가 굴라쉬다. 흔히 ‘헝가리의 육개장’으로 불린다. 굴라쉬, 빵, 밥, 커피로 구성된 세트 메뉴의 가격은 4000원. 여기에 샐러드를 추가하면 6000원이다. 샐러드 이외에는 전부 리필이 가능하다. 빵도 직접 굽고, 샐러드에도 자체적으로 만든 9가지 재료의 드레싱을 사용한다.

<G&B>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8-36 / (02)333-6906


2.〔〕 

서울 홍제동 즉석우동국수

면발 끝내주는 집이다. 보통 9시에서 10시 사이에 문을 여는데, 미리 와서 예약하는 사람들도 많다. 가게 안쪽에 5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ㄱ자 형의 테이블이 있고, 천막 아래 테이블에도 대여섯 명이 앉을 수 있다. 즉석에서 면을 뽑고 삶아내기 때문에 국수를 맛보려면 20~30분가량 기다려야 한다. 국물 맛은 평범하지만 가는 국숫발의 힘이 그야말로 위대하다. 찰지고 탱글탱글하다. 한입 푸짐하게 밀어 넣으면 면발이 입안에서 요동친다. 마지막 젓가락까지 면이 불지 않는다. 가격은 3000원.

<즉석우동국수>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 299-23 / (02)391-3319


▶ 이현주 기자


1. 전북 임실 옥정호산장

섬진강 상류, 옥정호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민물 매운탕 전문점이다. 자연산 민물고기를 넣고 끓인 잡탕을 주문하면 뚝배기 가득 진한 국물을 보글보글 끓여 내오는데, 푸짐한 모습에 침이 꿀꺽 넘어간다. 진하다 진한 국물이 식도를 데우고 내려갈 때의 즐거움이란 먹어본 자만 아는 즐거움이다. 사실 이 집은 고기보다 국물과 시래기가 별미다. 전라도식으로 들깨가루를 넣고 끓여 국물이 걸쭉하면서도 구수하다. 민물 새우로 기본 육수를 잡아 칼칼하면서도 뒷맛이 시원하다. 간이 제대로 밴 시래기는 이곳을 계속 찾게 만드는 이유. 고소한 맛이 입안에 착착 감긴다. 탕도 좋지만 곁들여져 나오는 찬들도 훌륭하다. 모양새는 거칠지만 하나같이 개운한 감칠맛을 지니고 있다. 특히 무김치는 매번 탕이 나오기 전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하는 밥도둑이다.

<옥정호산장>

전북 임실군 운암면 운정길 18-17  / (063)222-6170 / 1․3주 수요일 정기 휴일

〔〕


2. 이태원동 셰프 마일리

한국인 아내와 결혼한 오스트리아인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오스트리아 전통 요리와 독일 바이에른 지역(뮌헨을 비롯한 독일 남부)의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대표 메뉴는 직접 만드는 수제 소시지와 독일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아이스바인이다. 소금에 절인 돼지 뒷다리 고기를 맥주에 푹 삶아 향신료를 약간 첨가한 것이 아인스바인. 맥주가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없앨 뿐 아니라 육질을 부드럽게 해준다. 양배추를 식초에 절인 사워 크라우드와 감자, 그리고 누룽지처럼 고소한 슈바이학센의 껍질(돼지 발목 윗부분을 숯불 화로에서 3시간 이상 구운 요리)이 함께 제공된다. 메뉴판에 요리가 표기되어 있지 않아 따로 물어보아야 한다. 매일 정량만을 만들어 놓기 때문에 늦게 갈 경우 맛보지 못할 수 있다. 레스토랑 1층에서는 직접 만든 소시지와 치즈를 판매한다.

<셰프 마일리(Chef Meili)>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28-15 / (02)797-3820

〔〕

 


▣ 2013.02.09. ▣





▣ 2013.02.16. 베이커리 편 ▣

 

▶ 노중훈 작가


1.〔,〕

서울 자양동 라몽떼


홍대 유명 빵집 퍼블리크의 총괄 셰프였던 장은철 씨가 독립해 새로 오픈한 곳이다. 장은철 씨는 빵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미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 셰프다. 라몽떼는 프랑스 정통 베이커리를 표방한다. 프랑스에서 수입한 밀가루와 직접 배양한 천연 효모를 이용해 건강한 빵을 만든다. 살구, 올리브, 무화과 등을 넣은 6종류의 캄파뉴와 겉은 딱딱하지만 속은 쫄깃한 3종류의 치아바타가 있다. 견과류를 충실하게 넣은 루스틱 세레알과 초콜릿이 든 크루아상에 아몬드 크림을 얹어 한 번 더 구운 아몬든 팽 오 쇼콜라도 많이 찾는다. 바게트는 딱딱한 것과 덜 딱딱한 것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베이커리 카페로 운영되며, 매주 토요일에는 브런치 메뉴를 선보인다.

<라몽떼>

서울시 광진구 능동로4길 61 / (02)6406-6919


2.〔,〕

서울 서교동 키세키

나가사키 카스텔라 전문점이다. 본점인 홍대를 비롯해 삼청동과 가로수길에 매장을 두고 있다. 나가사키 카스텔라는 ‘한국식’에 비해 좀 더 끈적끈적하고 당도가 높은 편이다. ‘혀끝에 진하게 남는다’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키세키는 오리지널, 녹차, 초콜릿 등 세 종류의 카스텔라를 판매한다. 오리지널 카스텔라가 가장 달다. 매일 아침 직접 만들기 때문에 판매 수량이 40개로 한정돼 있다. 밀크티(20병 한정)도 직접 만든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것보다 덜 달기 때문에 카스텔라와 궁합이 잘 맞는다. 연중무휴.

<키세키>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46-18 / (02)3144-8747


▶ 이현주 기자


1.서울 동교동 김진환제과점

가장 예민한 빵이자 모든 빵의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식빵이다. 그러나 모든 빵의 기본이 된다고 해서 만들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식빵이야 말로 오랜 연륜과 고집이 필요한 빵이다. 마포구 동교동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김진환제과점은 동경제과제빵학교 출신인 주인장이 17년째 오로지 식빵만을 구워내는 곳이다. 외관만 보자면 제과점이라기보다는 빵 공장에 가깝다. 이곳에서 하루에 수십 차례 식빵이 구워지는데, 갓 구워진 뽀얀 살결의 식빵은 촌스럽지만 정직함이 묻어나는 포장지에 담긴다. 식빵은 취향에 따라 통식빵 또는 슬라이스로 주문할 수 있다. 식빵의 살아있는 결을 제대로 느끼기엔 역시 통식빵이 제격이다. 네모난 식빵을 손으로 뜯으면 마치 닭 가슴살을 찢는 듯 촉촉하면서도 쫄깃한 결이 따라 나온다. 부드럽고 촘촘한 식감이 두드러진다. 3년 전부터는 반가운 메뉴가 하나 더 늘었다. 바로 아몬드 소보로다. 부드러운 속살과 바삭바삭한 껍질이 어우러져 식빵의 명성을 넘볼 만큼 매력적이다.

<김진환제과점>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86-22 / (02)325-0378 / 다 팔리면 대낮에도 문을 닫는다

〔〕 

 

2. 방배동 Grand Bois

방배동 주택가 골목에 숨어 있는, 절대 디저트 카페가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 위치한 프랑스식 타르트 전문점이다. 르 코르동 블루에서 프랑스 요리를 배운 셰프와 타르트에 남다른 미각을 지닌 건축 디자이너가 만나 타르트 레시피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는 피칸 타르트. 고소함과 달콤함으로 혀와 식도를 무장해제 시키는 맛이다. 타르트 시트와 토핑 사이에 들어가는 필링 부분이 다른 곳보다 높으며, 무엇보다 필링이 물컹거리거나 흐릿하지 않고 쫀득거리면서 진하다. 입안에서 토핑과 필링, 시트가 뭉개지며 절묘한 식감이 만들어진다. 진하게 내린 커피와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Grand Bois>

서울시 서초구 방배3동 1020-10 / (02)597-3948

〔〕



 2013.02.23. 심야식당 편 

 

▶ 노중훈 작가


1.〔,〕서울 연남동 시실리

연남동에 중국집 거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특색 있는 미식 동네로 인기몰이 중이다. 시실리는 해산물 실내 포장마차다. 속초를 비롯한 바닷가 도시들로부터 매일매일 싱싱한 해물을 공급받는다. 홍게, 백고동, 도루묵, 양미리, 볼락, 피문어, 비단멍게 등 철마다 ‘주력 상품’이 다르다. 개인적으로 가장 흡족했던 메뉴는 명태수육. 손질한 명태를 쪄낸 다음, 명태무침을 곁들인다. 부들부들한 생선살과 잘게 찢어 고추장에 무친 명태무침이 근사한 앙상블을 이룬다. 속초나 고성 등 동해안 북부에서 주로 잡히는 생선 도치도 이 집의 별미다. ‘심퉁이’로 불릴 만큼 외모는 비호감이지만 맛은 빼어나다. 서울에서 도치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은 별로 없다. 찰진 회도 좋고 알이 풍성하게 들어간 탕도 좋다. 사철 잡히지만 겨울이 제철이다.

<시실리>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27-15 / (02)334-8117 / 영업시간 오후 5시~새벽 5시


2.〔,〕

서울 자양동 소년상회

심야에도 파스타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대여섯 가지의 파스타는 고정, 메인 메뉴는 가끔씩 바뀐다. 파스타 중에는 치킨올리오와 지중해크림이 인기 있다. 특히 치킨올리오의 면발은 꼬들꼬들함이 제대로 살아 있다. 자박한 국물은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해장이 되는 기분이 든다. 소년상회 또 하나의 강점은 셰프의 유쾌함이다. 독특한 이력의 젊은 주방장은 메인 메뉴에 재기발랄한 이름을 붙이곤 한다. 예를 들면 ‘청량리 밤 스프’, ‘서울 라이트 시푸드 김치 스튜’, ‘불국사 주지승 어니언 스프’ 하는 식이다. 소주와 탄산수인 페리에를 섞어 먹는 ‘소리에’도 소년상회의 히트 상품이다. 셰프의 추천 비율은 1:1. 의외로 궁합이 잘 맞는다. 한밤중 맛보는 파스타와 소주. 좋지 아니한가!

<소년상회>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5810-1 1층 / (02)447-5669 / 영업시간 오후 6시~새벽 3시


▶ 이현주 기자


1. 동부이촌동 이꼬이

동부이촌동 종합시장 내에 위치한 심야식당이다. 이곳의 주인장인 정지원 셰프는 밥을 먹을 수 있는 술집을 하고 싶어 이곳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술을 먹을 수 있는 밥집이 되었다고 말한다. 일본식 가정요리 전문점으로 모든 메뉴는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맛을 살린 담백한 요리들이 주를 이룬다. 우동을 탱탱하게 삶아 신선한 채소와  함께 드레싱을 버무려 내는 우동샐러드와 계란을 풀어 익혀낸 솜씨가 예술인 가츠동은 꼭 맛보길 바란다. 또한 잔 새우를 통으로 튀겨 내오는 새우깡은, 맛도 맛이지만 주문하는 순간 들리는 튀김 소리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메뉴다. 매월 셋째 주 금요일만 새벽 4시까지 심야 영업을 하며, 이 날엔 웬만하면 원하는 안주도 만들어 준다. 방문 전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이꼬이>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301-40번지 / 070-8279-9408 

영업시간  화~목 17:30~24:00, 금 17:30~25:00, 월.토 17:30~23:00, *  매월 셋째 주 금요일 17:30~04:00

〔〕 

 

2. 성북동 덴뿌라

'덴뿌라'라는 촌스러운 이름이 붙은, 탁자가 다섯 개뿐인 작은 밥집 겸 선술집이다. 친구 같은 부부 장언희, 신영인 씨가 이 가게를 연 것이 15년 전. 일식집이던 가게를 인수했을 당시 있던 상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분위기는 그냥 그런 밥집이나 초저녁에는 성북동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밤에서 새벽으로 넘어갈 즈음이면 탤런트, 영화배우, 사진가, 디자이너, 글쟁이 등 인근 예술인들의 아지트로 변모하는 곳이다. 한 쪽 벽 가득 이곳을 좋아하는 이들의 사진을 붙여 놓았는데, 찬찬히 살펴보면 낯익은 유명 배우들의 얼굴들도 찾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모든 음식들에서 손맛이 느껴지나 국산배추와 고춧가루를 사다가 직접 담근 김치로 끓이는 김치찌개는 일본의 한류잡지에도 소개되었을 정도로 맛있다.    

<덴뿌라>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 (02)764-4031 / 영업시간 월~토 11:00~손님 있을 때까지

〔〕



 2013.03.02. 찜 편 

 

▶ 노중훈 작가


1.〔,〕경기 고양 이가네김치찜

모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에 의해 ‘착한 식당’으로 선정돼, 큰 관심을 받은 집이다. 모든 재료는 국내산이고, 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다른 식당의 김치찜에 비해 국물이 꽤 많은 편이다. 메뉴판에도 전골식 묵은지찜이라고 적혀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메뉴는 역시 돼지고기 묵은지찜. 포기김치와 커다란 돼지고기 한 덩이가 들어가고, 부추를 듬뿍 올려준다. 직접 맛본 음식은 꽁치 묵은지찜. 직접 손질한 꽁치는 포실하고, 3년 묵은 김치는 시큼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품고 있다. 부분적으로 짠맛이 느껴지기도 하나 전반적으로 맑고 개운한 맛이 난다. 끈적끈적한 김치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약간 심심할 수도 있다.

<이가네김치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성동 1279-7 / (031)904-3545


2.〔,〕서울 돈의동 영춘옥

꼬리곰탕으로 이름난 서울의 대표적인 노포 가운데 한 곳이다. 예전에 비해 맛이 변했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어르신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추억의 식당이기도 하다. 마블링이 비단결처럼 덮여 있는 곰탕은 마지막 국물까지 깔끔함을 유지한다. 소뼈와 함께 대파를 충분히 넣고 끓여 누린내가 없다. 꼬리찜은 고기의 품질이 대단히 빼어난 것은 아니지만 탄력은 좋은 편이다. 영춘옥의 또 다른 주인공은 뼈다귀(단골들은 ‘따귀’라고 부른다). 해장국에서 건져낸 소의 잡뼈인데, 살이 실하게 붙어 그야말로 뜯는 즐거움이 충만하다. 성인 남자 두 명이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보통 오후 3시부터 판매하는데, 양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식당을 찾기 전 문의하는 편이 안전하다. 깍두기와 김치는 테이블에서 직접 덜어 먹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김치의 맛이 더 준수하다.

<영춘옥>

서울시 종로구 돈의동 131-1 / 24시간 영업 / (02)765-4237


▶ 이현주 기자


1. 전남 구례 동아식당 

‘허름한’ 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외관이 눈길을 잡는 곳이다. 돈 주고도 보기 힘든 간판이 간당간당 붙어 있는 입구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 한 풍경이 펼쳐진다. 손 때 묻은 냄비와 오래된 주방기구들이 이상하게 식욕을 자극하는 이 집의 대표 메뉴는 가오리찜. 작은 솥뚜껑만한 가오리를 꾸들하게 삭혀 말린 후 파, 부추, 당근, 매운 고추 등의 고명을 얹어 20여분을 쪄내는 음식이다. 살짝 데친 부추와 초장을 곁들여 먹는 가오리의 육질이 기대 이상으로 부드럽고 고소하다. 제일 맛있는 부분은 도르르 말린 날개 부분으로 쫄깃야들오돌한 식감이 막걸리 잔을 금세 비우게 한다. 뽀얀 국물에 야들야들 쫄깃한 육질이 압권인 족발탕은 이집의 또 다른 인기 메뉴. 푹 삶아낸 족발에 갖은 채소와 양념을 넣어 끓인 족발탕은 구수하면서도 칼칼한 국물 맛이 입술에 쩍쩍 달라붙는 게 자꾸만 숟가락을 들게 한다.

<동아식당> 

전라남도 구례군 구례읍 봉동리 204-2/ (061)-782-5474

〔〕


2. 경남 진주 안의갈비찜

저녁이면 불도 들어오지 않는 간판을 달고 22년간 한 자리에서 갈비찜과 탕의 맛을 지켜 온 곳이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식당은 튀지 않는 그러나 나름의 고집이 느껴지는 분위기를 풍긴다. 이집 갈비찜의 특징은 적당함. 다른 곳의 갈비찜이 살이 흐늘흐늘해질 정도로 푹 쪄내 달짝지근하게 내놓는다면, 이곳의 갈비찜은 육질이 적당히 단단하고, 맛도 약간 거칠면서 소박한 느낌이다. 오랜 시간 뭉근하게 삶아내 골 즙의 풍미가 은은하게 느껴지며, 고기의 구수한 맛도 잘 살아있다. 또한 가무스레한 빛의 소스가 넉넉하고 진하게 배어 있지만 지나치게 달거나 맵지 않다. 간도 단맛도 지나침이 없는 딱 그 맛이다. 또한 다 먹을 때가지 식지 않는 화로 형식의 쟁반 또한 이집만의 메리트다. 갈비찜을 주문하면 작은 국그릇에 갈비탕 국물이 곁들여 나오는데, 옛날식으로 끓어낸 맛 수수하지만 깊은 맛이 꽤 괜찮다. 

  <안의갈비찜>

경상남도 진주시 본성동 6-7/ (055)-745-8319  

〔〕



 2013.03.09. 대학가 맛집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숙명여대 까치네 & 와플하우스

두 집 모두 숙명여대 재학생이거나 졸업생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학교 앞 터줏대감들이다. 아담한 외관의 까치네는 벽면의 낙서와 삐걱거리는 나무 계단, 2층의 낮은 천장 등이 살갑게 다가온다. 대표 선수는 쫄면순두부(5000원). 말 그대로 쫄면이 들어간 순두부찌개다. 목이 따끔할 만큼 매운맛이 중독성이 있다. 돈가스와 쫄면순두부를 함께 맛보려면 세트 메뉴(6500원)를 주문하면 된다. 와플하우스는 식사 후 ‘2차’로 으레 들리는 곳이다. 주문과 동시에 구워주는 버터 & 잼 와플(2000원), 딸기에 연유와 아이스크림을 푸짐하게 곁들인 딸기빙수(5000원)가 베스트셀러다. 추억에 잠기게 하는 맛이다.

<까치네>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 3가 24-71 / (02)715-0806

<와플하우스>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 2가 71-75 / (02)711-2649


2.〔,〕

대구 경북대 봉대박스파게티

소박한 파스타 식당에서 출발해 전국에 수십 개의 매장을 낸 이른바 대박 집이다. 본점은 경북대 북문 부근에 있다.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와 피자를 판매하는데, 대학가 맛집답게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기본 봉골레는 4900원, 많은 사람들이 찾는 크림 불고기 봉골레는 7900원이다. 이색적인 설렁탕 봉골레를 시키면 밥이 딸려 나온다. 파스타 국물에 말아먹는 맛이 나름 괜찮다. 모든 스파게티에는 청양고추가 들어가기 때문에 칼칼함이 배어 있다. 떠먹는 피자(1만2900원)는 바삭한 도우와 질척한 필링의 조화가 재미있다. 크림소스와 토마토소스, 두 종류가 있다.

<봉대박스파게티>

대구시 북구 산격3동 1321-2 / (053)939-0930


▶ 이현주 기자


1. 전북 전북대 옛날땡땡이 상추튀김

전북대학교 앞 분식집에는 빠지지 않는 메뉴가 있다. 바로 상추튀김이다. 상추를 튀긴 것이 아니라 튀김을 상추에 싸먹는다. 바삭한 튀김을 보드라운 상추에 올린 후 취향에 따라 양념간장이나 떡볶이소스, 초장을 곁들인다. 씹을수록 야채의 부드러움과 튀김의 고소한 풍미가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특히 경쾌한 식감이 상추튀김을 끊임없이 먹게 한다. 튀김 종류에는 고추튀김, 오징어튀김, 김말이튀김, 고구마튀김, 달걀튀김 등의 다섯 가지가 있는데 원하는 튀김만 시켜서 먹을 수도 있다.

<옛날땡땡이 상추튀김>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664-39 / (063)273-0903

〔〕


2. 서울 건국대 개미집

건국대학교 옛 정문 앞에 위치한 개미집은 1990년 문을 연 이후 24년간 배고픈 청춘들에게 막 퍼주는 후한 인심으로 유명한 곳이다. 대표 메뉴는 불낙볶음. 낙지와 돼지고기, 각종 야채를 먹기 좋게 썰어 넣은 후 고추장 양념, 콩가루, 들깨, 참깨 등으로 간을 맞춘다.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풍미로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화룡점정은 남은 소스에 볶아 먹는 볶음밥. 냄비 가운데 김치를 올려 함께 먹으면 반드시 바닥을 긁게 된다. 말없이 테이블에 올려주는 사이다와 소주 서비스도 흐뭇하다. 처음 식당을 시작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삼형제가 개미집 1․2․3을 하나씩 운영하고 있다.

<개미집>

서울시 광진구 화양동 508-2 / (02)444-2167

〔〕



 2013.03.16. 두부 편 

 

▶ 노중훈 작가


1.〔,〕

경기 남한산성 오복손두부

3대째 대를 이어오고 있는 전통의 두부 명가. 주먹두부(7000원)로 널리 알려진 집이다. 뜨거운 순두부를 건져 흰 천에 싸서 저절로 굳히는 방법을 쓴다. 판 두부 만들 때처럼 무거운 것으로 내리누르지 않기 때문에 두부의 숨이 죽지 않는다. 각이 지지 않은 두부가 주먹 쥔 모양새를 닮았다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담박한 두부에 볶은 김치를 얹어 먹으면 끝도 없이 들어간다. 순두부백반(5000원)의 하얀 순두부 역시 담백함의 극치다. 음미할수록 고소한 풍미가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식당 입구에 비치된 대야에서 비지를 원하는 만큼 공짜로 가져갈 수 있다.

<오복손두부>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413 / (031)746-3567


2.〔,〕

서울 신문로 나무가 있는 집

서울역사박물관 근처에 있다. 아침저녁 직접 두부를 만들어 손님상에 낸다. 강원도 영월에서 재배되는 콩만을 고집하고, 강화 염전에서 올라온 소금물을 간수로 사용한다. 얼큰두부조림(소자 2만2000원)에는 옹골찬 두부가 흐뭇할 정도로 넉넉하게 들어가 있다. 두부만 건져 먹어도 배가 두두룩해진다. 국물 빛깔이 살벌할 정도로 빨갛지만 보이는 것만큼 맵지는 않다. 청경채비파두부는 으깬 두부에 잘게 다진 채소를 넣고 소금 간을 한 다음, 녹말가루를 입혀 기름에 튀겨낸 중화풍 요리다. 한입 크기라 먹기 편하다. 새콤달콤한 소스에 적시거나 청경채에 돌돌 말아서 먹으면 된다. 곤드레밥 때문에 오는 사람들도 많다.

<나무가 있는 집>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2가 / (02)737-3888


▶ 이현주 기자


1. 강원 인제 고향집

강원도 인제군 현리에서 방태산 가는 길가에 자리 잡은 고향집은 이름 그대로 고향집 같은 곳이다. 옛날에는 정말 아는 사람들만 쉬쉬하며 찾았던 곳으로, 전형적인 농가를 개조한 식당의 풍경을 지녔다. 18살에 시집 와 시어머니에게 두부 만드는 법을 배웠다는 주인할머니는 그 모습만큼이나 순박하게 두부를 잘 빚으신다. 매일 새벽 인근 농가에서 재배하는 콩과 동해에서 길어 온 간수로 정성스레 두부를 만드는데, 여전히 재래식 방식을 고집한다. 그날 필요한 양만큼만 만들기 때문에 맛이 유별나지 않을 수 없다. 야들야들하면서도 알차고 고소한 것이 어릴 적 고향집에서 먹던 맛 그대로다. 큼직하게 썬 손두부를 무쇠 철판에 올려 들기름에 구워내는 두부구이는 더없이 고소하고 담백하다. 두부전골은 바지락과 새우젓, 질 좋은 고춧가루를 넣고 끓여 시원하면서도 얼큰하다. 입안에 침이 고이는 김치와 방태산에서 채취한 후 조물조물 묻혀내는 나물들도 별미다.

<고향집>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현리 196번지 / (033)461-7391

〔〕


2. 서울 도봉동 산두부집

20여 년 전부터 순수 국산 콩만으로 두부를 만들어 많은 등산객의 사랑을 받아온 집이다. 두부를 오래 누르지 않고 강화 염전에서 공수해온 천연 간수를 쓰기 때문에 입 속에서 부드럽게 감긴다. 포두부삼합은 얇게 만든 탄력 있는 포두부에 삭힌 홍어와 두툼한 돼지고기, 신김치와 마늘을 차례로 올려 싸먹는 요리로 기존 삼합과는 다른 맛을 전한다. 홍어의 쿰쿰한 맛, 돼지고기의 은은하고 부드러운 맛, 묵은지의 시큼한 맛, 그리고 씹을수록 고소한 두부의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쌀뜨물에 두부를 숭숭 썰어 넣고 곰삭은 새우젓으로 간을 한 두부새우젓백반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메뉴. 고소한 두부와 새우젓에서 우러난 국물 맛은 복잡하지 않고 깔끔하다. 도봉산 등산 후 이 집 두부 맛을 보고나면 산행의 피로란 남의 이야기가 된다.

<산두부집 엄마네>

서울시 도봉구 도봉1동 553-2 / (02)956-8875

〔〕



 2012.03.23. 내장음식 편 

 

▶ 노중훈 작가


1.〔,〕

전남 구례 목화식당

가히 독보적인 소내장탕(7000원)을 선보이는 식당이다. 매일같이 도축장에서 가서 고기를 떼어 오고 손질도 직접 한다. 소의 각종 내장에 미나리와 콩나물을 넣고 뚝배기째 끓여내는데, 국물이 맑은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내장의 상태가 싱싱하다는 뜻이고, 맛을 획일화시키는 빨간 양념 뒤에 숨지 않겠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벌집, 소창, 대창, 염통, 허파, 선지, 콩팥 등이 푸짐하게 들어가 있는데 따로 구워 먹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선도가 매우 좋다. 진득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은 국물에서는 고기의 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 단 간은 좀 센 편이라 꽤 짭짤하다. 내장을 먼저 건져 먹은 다음, 밥을 말 때 부추를 곁들이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해야 할 최고의 내장탕 집.

<목화식당>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동리 481-3 / (061)782-9171 / 아침 식사 가능


2.〔,〕

시울 신대방동 알부자

생선의 알과 내장만으로 한판 승부를 벌이는 곳이다. 생태탕이나 알탕을 먹으며 부족한 알 때문에 허전했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주문을 하면 일단 적은 양의 알밥이 나온다. 돌판에 밥을 한 겹으로 얇게 핀 다음, 김가루와 날치알을 올려 노릇노릇 구워먹는다. 알찜(소자 2만2000원)은 흔히 곤이라고 부르는 대구의 이리와 참치알, 그리고 콩나물과 미나리를 넣고 매콤하게 조리한 요리다. 이리는 비할 데 없이 고소하고 부드러우며, 참치알은 잇새를 파고들며 독특한 질감을 선사한다. 피해갈 수 없는 코스인 볶음밥은 굉장히 촉촉해서 ‘목 넘김’이 부드럽다. 음식의 온기를 오랫동안 유지하도록 내열 도자기를 쓰는 점이 눈에 띈다. 반찬의 맛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점은 좀 아쉽다.

<알부자>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2동 395-69 아카데미타워 2층 216호 / (02)844-0661


▶ 이현주 기자


1. 전북 남원 선일순대

남원장터에서 40년이 넘게 묵은 집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맛을 살리는 집으로 선지가 듬뿍 들어간 전라도식 피순대가 대표메뉴다. 모둠순대를 시키면 피순대에 돼지 막창과 곱창, 여기에 돼지 한 마리 잡아야 조금 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새끼집(암뽕)까지 더해져 볶음형태로 나온다. 40년 손맛으로 삶은 후 볶아서 인지 질기지도 않고 특유의 냄새도 없다. 뽀얀 국물의 순대국밥은 콩나물이 풍성하게 들어가서인지 국물의 시원함이 강하다. 순대국밥만 시켜도 반찬처럼 피순대를 내주며, 국밥 그릇을 비우면 주인 할머님의 말없는 리필 서비스가 시작된다. 장날이면 어르신들은 소주 한 병 시켜 자리에 앉지도 않은 채 썰어주는 순대에 술잔을 비우고 간다. 주인 할머님은 소주 값만 받으신다. 

<선일순대>

전북 남원시 금동 공설시장 내 순대골목/ (063)625-7356

〔〕


2.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춘자대구탕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 중의 하나는 바로 얼큰하면서 시원한 국물 맛. 특히 잘 끓인 생선국물은 밥이 어디로 달아나는지, 술잔이 언제 새는지 모르는 밥도둑, 술도둑이다. 이집은 ‘대구’라는 한정적인 재료로 탕, 볶음, 전골 등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는 곳으로 기막힌 국물 맛의 내장전골이 남다른 곳. 모든 음식에 조미료를 쓰지 않고 천연재료로 맛을 내서인지 칼칼하면서도 담백한 국물 맛이 특징이다. 특히 전골은 끓이면서 그 맛이 진해지는 데 국물이 졸아도 짠맛이 나지 않고 얼큰하다. 또 보통의 전골과 달리 무를 쓰지 않았음에도 국물이 담백하고 시원한 것도 눈에 띈다. 낚시꾼들이 끓여 먹는 매운탕 스타일 그대로이다. 이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구 위 요리도 놓치지 말아야 할 메뉴. 대구 위는 예로부터 선장들이 거짓말해가며 몰래 숨어서 먹을 만큼 맛있는 생선 내장으로, 이 집에서는 이 위를 볶음으로 맛볼 수 있다. 생선의 내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오돌쫄깃한 식감이 별미다.  <춘자대구탕>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75-5 / (02)334-5787

〔〕



 2013.03.30. 국수 2편 

 

▶ 노중훈 작가


1.〔,〕경북 포항 까꾸네

뱃사람들의 추위와 허기를 달래주던 포항의 대표적인 토속 음식이 바로 모리국수다. 까꾸네의 이옥순 할머니는 45년 동안 음식 장사를 해온 구룡포의 터줏대감. 주문을 넣으면(사실 메뉴가 모리국수뿐이라 주문할 필요도 없다) 커다란 양은 냄비에 아귀, 열합(홍합의 경남 방언), 콩나물, 파, 고춧가루, 마늘 다진 양념장을 넣어 10분 정도 끓인다. 다른 냄비에서 익힌 국수를 섞어 한소끔 더 끓여낸다. 일단 양이 엄청나다. 2인분(1만2000원)을 시키면 여자 네 명이 먹어도 될 만큼 푸짐하다. 맛은 화끈하다. 먹다보면 코에 땀이 송골송골 돋는다. 국물은 걸쭉하고 감칠맛이 있게 달다. 칼국수 면은 냄비의 바닥이 보일 때까지 풀어지지 않고 정결한 품위를 유지한다. 구룡포 막걸리와 환상적인 마리아주를 이룬다.

<까꾸네 모리국수>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957-3 / (054)276-2298


2.〔,〕

경남 의령 다시식당

의령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가 소바다. 일본에서 메밀국수 만드는 법을 배우고 돌아온 어느 할머니를 통해 퍼졌다고 해서 이런 일본식 이름을 갖게 됐다. 하지만 의령 소바는 면을 적셔 먹는 일본 소바와는 전혀 다르다. 멸치를 넣고 서너 시간 이상 푹 달인 국물에 갓 뽑아낸 메밀국수를 넣고 소고기 장조림을 길게 찢어 고명으로 얹는다. 시금치와 숙주도 한자리씩 차지한다. 국물이 꽤 칼칼한데, 듬뿍 들어간 후추 때문이다. 소바를 내는 의령의 식당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이 다시식당이다. 인근의 화정식당에 비해 맛이 더 진하다. 개성이 별로 없는 비빔소바(소 7000원, 대 8000원)보다는 두터운 국물의 온소바(소 6000원, 대 8000원)를 추천한다.

<다시식당>

경남 의령군 의령읍 서동리 491-7 / (055)573-2514


▶ 이현주 기자


1. 경기도 가평 명지쉼터가든

전국 잣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가평군에 가면 내로라하는 음식점마다 잣을 이용한 메뉴들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가장 대표적인 메뉴가 잣국수. 특히 이 집의 잣국수는 얼핏 보면 콩국수와 비슷해 보이나 다른 점이 국물뿐 아니라 면을 반죽할 때도 잣을 갈아 넣는다는 점이다. 주문과 동시에 국수를 뽑아내는 까닭에 잣국수를 먹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리는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대신 갓 뽑아낸 면발은 기대 이상으로 쫄깃하다. 또한 국수에서 풍겨 나오는 향은 인위적인 잣 향이 추가되지 않아 직선적인 고소함이 아닌 미세하면서 은은한 향을 풍긴다. 면을 반죽할 때 넣은 잣 알갱이가 톡톡 씹히는 맛 또한 무척 인상적이다. 반찬으로 나오는 김치와 곁들여 먹으면 살짝 심심한 국수 맛이 훨씬 풍성해진다. 잣으로 만든 국물까지 다 마시고 나면 하루 종일 속이 든든하다. 날이 따뜻할 때는 시원한 국물로, 추울 때는 따뜻한 국물로 먹을 수 있는데, 그 면 또한 국물의 온도에 따라 두께와 모양이 다르다.  

<명지가든쉼터>

경기도 가평군 북면 이곡리 207-2번지 / 031)-582-9462

〔〕


2. 경기도 포천 운천막국수

50년 넘게 오로지 한 곳만을 바라보고 꾸준하게 맛을 낸 내공이 절로 엿보이는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최고의 막국수집이라 해도 좋을 곳(다분히 주관적임). 주문을 하면 그때부터 직접 면을 뽑고 삶는다. 나오는 국수의 모양새는 다른 집들과 별다를 것 없다. 그러나 면 한 젓가락을 집어 맛을 보면 면발이 남다르다. 순메밀로 자가 제면을 하는 집임에도 면의 매끈함이 기존 막국수집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까끌까끌한 면이 아닌, 입안에서 넘어갈 때 묘한 코팅감이 느껴지는 식감이다. 특히 시원한 동치미 육수에 메밀면의 조화가 일품인 막국수가 별미다. 비빔막국수는 다른 곳들이 달콤한 매운맛이라면 이집은 단 맛이 느껴지지 않아 좀 더 검소한 맛이다. 잘게 썬 김치기 고명으로 나오며, 양념으로 김칫국물을 자박하게 담아낸다. 비주얼에 비해 많이 맵지 않고 은근한 감칠맛이 돈다. 이집의 국수들은 모두 시중에서 먹는 막국수의 간보다 밋밋하고 슴슴한, 투박한 원형의 느낌이 드는 낯선 맛이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린다.

<운천막국수>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운천1리 5반 / 031)532-5748

〔〕



내용 출처: 2012.~2014. 

MBC FM 91.9 성시경의 음악도시 공식 사이트

 토요일 코너 노중훈, 이현주 <대결! 음식 도시> 

+ 아주 조금 수정함


 2013.04.06. 봄철 별미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다동 충무집

도다리쑥국은 통영을 대표하는 봄철 별미다. 도다리는 봄이 되면 살이 도톰해지고 맛도 가장 좋다. 겨우내 찬바람을 맞으며 언 땅을 뚫고 나온 해쑥도 지금이 제철이다. 도다리쑥국 만드는 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우선 쌀뜨물에 된장을 살짝 풀고 토막 친 도다리를 넣는다. 도다리가 완전히 익은 다음 쑥을 곁들인다. 향긋한 쑥과 담백한 도다리가 어우러진 도다리쑥국의 맛은 소박하다. 하지만 음미할수록 여운이 길게 남는다. 도다리쑥국의 파트너로는 멍게비빔밥이 제격이다. 멍게젓갈에 새싹, 김 가루, 깨를 넣고 비벼 먹는다. 멍게젓갈은 소금 간을 세게 하지 않아 향이 살아 있다. 충무집은 통영에서 매일 올라온 식재료를 사용한다. ‘도다리쑥국+멍게비빔밥’ 세트 메뉴가 1인당 2만1000원. 늘 붐비는 식당이기 때문에 시간 선택을 잘해야 한다.

<충무집>

서울시 중구 다동 140 (삼성화재 본사 뒤 SK카드 지하 1층) / (02)776-4088


2.〔,〕

경남 남해 우리식당

연중 때를 가리지 않고 밥상에 오르는 멸치에 따로 알맞은 시절이 있을까마는, 이 칼슘 덩어리에도 제철은 있다. 바로 3월부터 5월까지다. 이때가 어획량이 풍부하고 맛과 영양이 월등하다. 가을 멸치는 크기가 작아 주로 말려 먹는데 비해 어른 손가락 굵기 만한 봄 멸치는 회를 뜨거나 구워 먹어야 제격이다. 특히 갓 잡은 생멸치를 미나리, 양파, 청양고추 등과 함께 초고추장에 비벼내는 멸치회무침은 비린내가 전혀 없고 달착지근한 맛이 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무난하다. 우거지를 듬뿍 넣고 바특하게 끓인 멸치를 상추에 싸서 먹는 멸치쌈밥도 인기 상종가다. 남해군에는 멸치 요리를 제공하는 식당이 많지만 삼동면의 우리식당이 특히 문전성시를 이룬다.

<우리식당>

경남 남해군 삼동면 지족리 288-7 / (055)867-0074


▶ 이현주 기자


1. 전북 부안 계화회관 & 격포어촌계회센터 


‘봄 조개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듯이 5월 산란기를 앞둔 조개들은 유난히 단맛이 강해 입 안에 넣으면 살살 녹는다. 특히 ‘조개 중의 조개’ 라는 백합은 부안 계화도 앞 갯벌에서 자란 것을 최고로 친다. 이 인근에 가면 백합을 회․찜․전․구이․탕․죽 등 다양한 코스 요리로 즐길 수 있는데, 꼭 맛보아야 할 것이 회와 구이다. 백합의 하얀 속살에 납작하게 썬 풋고추와 마늘을 올리고 초고추장을 살짝 뿌려 먹는 회는 그야말로 바다의 신선함이 한껏 느껴진다. 은박지로 말아 구워내는 백합구이는 일반 조개구이들과는 다른 차원의 맛을 선사한다. 은박지를 펼치는 순간 ‘툭’하며 입을 벌린 백합의 속살을 입안에 쏙 넣으면 쫄깃한 식감과 함께 백합의 은은한 향기가 후각을 한껏 자극한다. 조갯살에서 우러나 은박지에 자박자박 고인 국물도 꼭 먹어줘야 한다. 짭조름한 진국이다. 살이 포동포동한 ‘해방조개’는 해방되던 해 유난히 많이 잡혀 이런 이름을 얻었다. 쫀득하면서도 산뜻한 단맛이 강해 국으로 끓이거나 무침 또는 부침개로 먹으면 일품이다. 격포어촌계회센터에 가면 먹거나 살 수 있다.

<계화회관>

전북 부안군 행안면 신기리 211-2 / (063)581-0333

<격포어촌계회센터>

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788

〔〕


2. 서울 석촌동 싸릿골산채왕


깊은 산속에서 자연의 정기를 머금고 자생하는 산나물들로 한 상 차려내는 산나물 전문점이다. ‘사찰음식이 아닙니다. 궁중음식도 아닙니다. 그렇다 해서 대중음식도 아닙니다. 다만 주옥같은 우리 음식일 뿐입니다’라는 식당 벽면 글귀는 음식점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전국 각지에서 산채를 직접 확보해 100% 자연산을 보증한다. 특히 가시오갈피 햇순, 원추리 등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산채들도 맛볼 수 있다. 모든 음식에 인공 조미료는 물론이고 산채의 향을 해치는 고춧가루나 진한 양념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모든 음식에서 토속적인 산촌의 향기가 느껴진다. 무엇보다 쌉쌀하면서도 자연의 싱그러운 맛이 그대로 살아 있는 명이나 곰취에 여러 산채를 싸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나물을 담은 접시들이 바닥을 드러내면 인심 좋게 리필되며, 남은 산채들로 밥을 비벼먹을 수 있게 대접도 제공된다. 그러나 고추장은 없다. 나물의 깊은 맛을 느끼라고 참기름과 깨소금만 내어준다.

<싸릿골산채왕>

서울시 송파구 석촌동 2 / (02)423-8258

〔〕



 2013.04.13. 장인의 맛 편 

 

▶ 노중훈 작가


1.〔,〕

전남 구례 중동구판장


노부부가 운영하는 슈퍼마켓이 치킨집의 기능을 겸하고 있다. 테이블은 달랑 2개. 치킨을 주문하면 그제야 가게 부근의 살림집에 가서 산 닭을 가지고 온다. 기계의 도움을 받아 닭을 잡은 다음, 곧바로 튀겨낸다. 꽤 큰 박스에 담긴 토종닭(1만5000원)은 양도 푸짐할 뿐만 아니라 고깃결이 치밀하고 단단하다. 가슴살조차도 퍽퍽한 감이 전혀 없다. 바삭한 껍질 또한 다른 통닭집과의 비교를 불허한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먹어본 치킨 중 단연 첫손에 꼽을 만하다.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는 주인 내외분의 맑은 얼굴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중동구판장의 치킨 맛이 각별한 것은 두 어르신의 무구한 마음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감히 장인의 치킨이라 말씀드리고 싶다.

<중동구판장>

전남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 817 / (061)783-1333


2.〔,〕

서울 답십리동 성천막국수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형태의 막국수를 선보인다. 막국수(5000원)에 동치미 국물만 부어서 손님상에 낸다. 삶은 달걀은 말할 것도 없고 김 가루조차 뿌리지 않는다. 오로지 면과 국물만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대단한 고집이다. 동치미 국물은 꽤나 짭짤하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특유의 쿰쿰한 맛이 살짝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심심한 메밀 면과 궁합이 잘 맞는다. 비빔 막국수(5500원)도 단출하다. 기름을 살짝 넣고 매콤한 양념장 한 스푼 올려준다.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다. 반찬은 얇게 썬 동치미 무 달랑 하나. 출출한 사람들은 제육(9000원)을 주문하거나 국수와 몇 점의 제육이 함께 나오는 정식을 시키면 된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노중훈은 대만족한 집.

<성천막국수>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동 265-1 / (02)2244-5529


▶ 이현주 기자


1. 경기 하남시 마방집

‘초지일관’이라는 가훈처럼 3대가 95년간 맛과 운치를 이어온 집이다. 식당이 위치한 곳은 100여 년 전 한양을 드나들던 수많은 말들이 쉬어 갔던 장소이자 길손들의 쉼터였다. 말 주인들은 막걸리 한 사발 걸치고 뜨뜻한 아랫목에서 노곤한 몸을 누이곤 했다. 예나 지금이나 이 집의 대표 메뉴는 한정식이다. 상다리 부러지게 잘 차려낸 한정식이 아니라 조선시대 서민들이 끼니마다 먹던 그 음식 그대로다. 생선 한 토막 없는 나물 밥상. 그래서 사실 한정식이라는 이름보다는 백반에 가깝다. 가장 감동적인 맛은 밥과 된장찌개다. 큼직한 가마솥에 장작불로 지은 쌀밥은 밥알이 투명하고 기름지다. 해마다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여낸 된장찌개는 칼칼하면서 진하다. 밥을 짓고 남은 장작불로 구운 돼지장작불고기와 소장작불고기는 일반 불고기보다 조금 더 달달한 편. 그래서 심심할 수 있는 채식 반찬들과 잘 어우러진다. 아삭아삭하고 시원한 보김치도 마방집만의 별미.

<마방집>

경기도 하남시 천현동 428-4번지 / (031)791-0011

〔〕


2. 서울 이촌동 키라쿠테이

일본인 셰프가 운영하는, 기본에 충실한 초밥집이다. 무엇보다 맛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 돋보인다. 재료의 선도가 좋고, 하나하나 정중하게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개인으로 생각하는 이상적인 초밥집의 모습이다.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는 보통의 끼니처럼 편안한 맛인데, 무엇보다 네타와 샤리의 조화가 빼어나다. 보통 우리나라 초밥집에서 서비스로 생각하는, 그래서 맛이 좀 떨어지는 연어, 새우, 문어, 오징어가 무척이나 맛있다. 고르게 뭉쳐진 밥알은 가볍지만 떨어지지 않고, 크기에 비례한 균형감도 적절하다. 조금 작은 듯싶은 초밥은 밥알 사이사이의 공기층이 살아 있어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으스러진다. 미역과 다시마를 넣고 푹 끓였으리라 짐작되는 미소시루의 맛 또한 일품. 깔끔하고 그윽하다. 카스텔라마냥 달콤한 계란말이와 깊고 진한 풍미의 일본 전통 카레도 강추!

<키라쿠테이>

서울시 용산구 이촌동 302-52 B1F / (070)4203-7778

〔〕



 2013.04.20. 맛객 추천 맛집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동자동 일미장어


디자인하우스 단행본 팀의 김은주 편집장이 추천한 집. 그녀는 문학, 음악, 미술 등 문화 전반에 대한 감식안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맛있는 식당도 줄줄 꿰고 있다. 일미장어는 30년 가까이 장어 소금구이 하나에만 집중해오고 있다. 장어 소금구이는 초벌구이 때 기름을 얼마나 잘 빼내느냐가 중요한데, 이 집 사장님 장어 굽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마지막 한 점까지 담백함을 유지한다. 간결한 뼈튀김도 꽤 인상적이다. 백김치, 무생채, 총각김치 등 반찬들이 하나같이 맛깔스러운데, 강원도 양양에 사는 조카딸이 직접 재배한 농작물만을 사용한다. 민물새우와 빙어를 넣어 끓이는 된장찌개는 이 집의 또 다른 보석이다. 장어가 맛있다고 해서 한꺼번에 다 먹으면 안 된다. 조림장을 살짝 끼얹은 흰쌀밥에 부추를 듬뿍 넣고, 남은 장어 몇 점 올려 장어부추비빔밥을 만들어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맛의 화룡점정이다. 장어정식 3만 원.

<일미장어>

서울시 용산구 동자동 35-44 / (02)777-4380/ 오전 11시~오후 1시 30분, 오후 5시 30분~밤 9시, 주말 휴무


2.〔,〕

서울 남창동 부원식당


‘글 잘 쓰는 요리사’로 수많은 팬을 보유한 박찬일 셰프가 고른 집이다. 남대문시장 안에 있으며, 부원집 혹은 부원면옥으로도 불린다. 3대째 손맛을 이어가는 냉면집으로 이름이 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돼지기름에 지져낸 빈대떡(4000원)이 가장 흡족하다. 겉은 바사삭하고 속은 부드럽다. 예전에 비해 간이 좀 세졌다고 일부에서 불평하는 물냉면(6500원) 또한 어디 내놔도 크게 손색없는 맛이다. 박찬일 셰프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 그릇에 만 원이 훌쩍 넘는 고급 냉면집에 마음 상한 사람이라면 더욱 추천한다. 같은 양념을 사용하는 닭무침(1만1000원)과 비빔냉면(7000원)은 약간 들척지근하지만 술안주로는 제격이다.

<부원식당>

서울시 중구 남창동 47-10 / (02)753-7728 / 오전 11시~오후 9시, 1․3주 일요일 휴무


▶ 이현주 기자


1. 서울시 종로구 낙원동 유진식당


일본과 스페인에서 사진을 공부한 프리랜서 사진작가이자 스페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정세영 셰프가 추천한 집이다. 그가 이집을 추천한 이유는 첫째, 선주후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평양냉면을 전문으로 술안주를 파는 식당이기에 음주 후 속을 달랠 냉면을 그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둘째는 착한 가격이다. 설렁탕이 3,000원 안주류는 5,000원, 대표메뉴인 평양냉면이 6,000원으로 가격이 상상이상으로 저렴하다. 그렇다고 음식의 맛과 질이 떨어지지도 않는다. 40년 단골들이 있을 정도로 맛도 있고 정성도 느껴진다. 셋째 살가운 사람들의 풍경과 편안한 분위기이다. 어르신들과 서민들이 주머니 걱정 없이 밥과 술을 느긋하게 먹을 수 있는 분위기는 우리 사회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니 이집이 고맙지 않을 수 없다. 이집에서는 고기나 빈대떡, 홍어무침을 먼저 먹고 냉면을 주문하는 것이 ‘코스’다. 제법 찰진 식감을 자랑하는 수육은 얇게 썰어져 나와 ‘에게’ 할지도 모르지만 막걸리에 몇 점 맛보기 딱 좋은 양이고, 돼지비계를 가열해 낸 기름으로 튀기다시피 부쳐낸 녹두빈대떡의 바삭함은 먹는 이는 절로 웃음짓게 한다. 진한 사골육수에 쫄깃한 면발을 자랑하는 냉면은 평양냉면 맛집 중 가격대비 꽤 훌륭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유진식당>

서울 종로구 낙원동 221 (02)-764-2835 / 오전 10시~저녁 10시, 1․3주 일요일 휴무

〔〕


2. 서울시 중구 입정동 우화식당


20년간 증권맨으로 살아온 인물로 식도락가 모임을 통해 여러 사람들과 격 있는 맛의 기준과 추억을 만들어 온 김재우 셰프가 추천하는 집이다. 그는 본인 가지고 있는 미각의 내공으로 얼마 전 레스토랑을 오픈, 요리를 시작했다. 그가 을지로 공구상가 골목 뒤쪽에 자리 잡은 이 작은 식당을 추천한 이유는 그리운 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즉 과하지 않은 조미료의 맛이 이곳의 음식에는 배어난다. 그런데 그 맛이 거부감이 없이 편안하게 혀에 감긴다. 욕좀 해대신 이모님이 반말과 존대를 섞어 던지는 전라도 사투리 또한 투박하지만 정겹다. 이집의 대표메뉴는 쇠고기전과 코다리찜. 소량의 쇠고기에 두부와 각종 채를 넣고 달걀베이스로 지져낸 동그랑땡 모양의 쇠고기전은 크기도 엄청나거니와 맛도 좋다. 엄마가 해주는 도시락 반찬 같은 느낌으로 한 입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강한 후추 향과 함께 재료들이 부드럽게 퍼진다. 잘 말린 코다리에 질 좋은 콩나물과 미나리를 넣고 넉넉하게 양념을 잡아 뚝딱 내주시는 코다리찜은 맛이 진하고 맵다. 잘 말리고 잘 익혀 뼈와 살이 한 번에 갈라지며 생생함을 잃기 않은 콩나물과 매콤한 양념은 차가운 소주를 끊임없이 찾게 한다. 보리밥 한 공기를 주문해 코다리 양념에 착착 말아 비벼 먹으면 그 맛 역시 일품이다.  

<우화식당>

서울 중구 입정동 250/ (02)-2277-4997 / 오후 4시~저녁 10시, 토․일 휴일이 일정하지 않아 미리 전화 확인 요함

〔〕



 2013.04.27. 영화 속 음식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계동 이밥 & 한남동 STANDARD KITCHEN

(두 곳 모두 방송 이후 다녀왔음을 알려드립니다.)


핀란드 헬싱키를 배경으로 한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오니기리와 시나몬 롤이다. 계동에 자리한 이밥은 <카모메 식당>의 사치에, 미도리, 마사코처럼 여자 세 명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이 사랑스런 식당이다. (방송에서는 친자매가 운영하는 집이라고 잘못 말씀드렸네요.) 메뉴는 크게 한국식 ‘이밥’과 일본식 오니기리인 ‘저밥’으로 나뉜다. ‘이밥’의 종류로는 연잎주먹밥, 취나물견과류주먹밥, 버섯주먹밥 등이 있고 ‘저밥’에는 도리소보리주먹밥, 고추장소고기주먹밥, 참치마요주먹밥 등이 있다.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주먹밥 두 개(하나는 크고, 하나는 상대적으로 작다)와 미역조림, 피클, 유자청을 얹은 샐러드, 장국 등이 나온다. 즉석에서 말아주는 주먹밥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은근한 풍미가 돋보인다. 내용물도 충실하다. 주먹밥 2개는 ‘이밥’과 ‘저밥’ 메뉴 중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씹는 맛이 유별난 미역조림과 직접 담근 상큼한 유자청도 매력 만점이다. 후식으로 곁들이면 좋은 수제 오디 요구르트와 오미자에이드(따뜻하게 차로 마실 수 있다) 또한 대단히 만족스럽다.

<이밥>

서울시 종로구 계동 140-49 / (02)744-2325


2.〔,〕

한남동에 위치한 STANDARD KITCHEN(방송에서는 서교동의 ‘카페 몽소’를 언급했지만 원래 가보려고 했던 STANDARD KITCHEN을 소개합니다)은 흰색과 청색을 주조로 한 외관이 북유럽의 카페를 연상시킨다. 내부도 따뜻하고 정갈하다. 볕이 잘 드는 창가의 라운드 테이블이 누구나 탐내는 자리다. 프랑스산 밀가루를 사용해 직접 구워내는 시나몬 롤은 계피향이 다소 약하기는 하지만 필링과 빵의 질감이 괜찮은 편이다. 특히 함께 나오는 블루베리 치즈 크림이 압권이다. 페투치네 면을 이용한 아스파라거스 오일 파스타는 아스파라거스의 양이 너무 적고 가격도 비싼 편이지만 한 번쯤 먹어볼 만하다.

<STANDARD KITCHEN>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95-1 / (02)795-3375


3.〔〕

서울 서소문동 잼배옥

이명세 감독의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형사로 분한 박중훈과 장동건은 추운 겨울 차 안에서 잠복근무를 하다 ‘고춧가루 확 풀고 파도 듬뿍 넣은’ 뜨끈한 설렁탕 한 그릇을 떠올린다. 누구라도 군침을 삼키게 되는 매혹의 장면이다. 1933년에 장사를 시작한 잼배옥은 서울의 대표적인 노포 가운데 한 곳이다. 오랜 세월 변함없는 맛을 자랑한다. 24시간 불을 끄지 않고 우려내는 국물은 곰탕처럼 진하고 중후한 편이다. 고기 냄새가 살짝 감돌지만 이것이야말로 잼배옥 설렁탕의 매력이다. 먹을수록 진가가 드러난다. 설렁탕의 기름기는 신 맛이 나는 김치가 깔끔하게 잡아준다. 돌로 만든 접시에 담겨 나오는 수육은 양도 푸짐하고 씹히는 질감도 빼어나다. 개인적으로는 수육 중에 지라의 맛이 인상적이다. 수육에 곁들여지는 보쌈김치도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   

<잼배옥>

서울시 중구 서소문동 64-4 / (02)755-8106


▶ 이현주 기자


1. 서울 팔판동 그릴 데미그라스

영화 <남극의 쉐프> 속 ‘에비프라이(새우튀김)’를 맛볼 수 있는 작고 단정한 경양식집이다. 김재우 셰프는 원가 신경 쓰지 않고 좋은 재료를 써서 정성스럽게 요리를 내놓는다. 에비프라이를 주문하면 접시 가득 길쭉한 새우 여섯 마리가 담겨 나온다. 새우에 젖은 빵가루를 입혀 깨끗한 기름에 튀겨내는데, 기분 좋은 식감 뒤로 새우의 매끈한 살결과 애교 넘치는 탄력이 전해진다. 또 다른 대표 메뉴는 함박스테이크. 부드러우면서 찰진 고기에 양념이 적당히 배어 있다. 소스와의 조화도 훌륭하다. 식전 빵으로 나오는 모닝 롤을 반으로 갈라 곁들여 나오는 채소 & 감자 샐러드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릴 데미그라스>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128 / (02)723-1233  

〔〕


2. 서울 가회동 대장장이 화덕 피자


금속공예를 전공한 주인장이 유학 시절, 유럽 친구들과 작업실 철 화덕에 빵과 고기를 구워 먹던 추억에서 모티프를 얻어 레스토랑을 차렸다. 피자보다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52년 된 한옥을 리모델링해 꾸민 공간이다. 곳곳에 놓인 인테리어 소품들이 멋스럽다. 맛은 ‘정통 이탈리아’를 지향한다.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한 황토 화덕에서 피자를 구워내는데, 소스와 모차렐라 토핑이 뭉근하게 뒤얽혀 쫀득하면서도 촉촉하다. 도우는 고소함과 바삭함이 어우러져 있다. 모든 피자는 돌판 위에 얹어 나온다. 촛불로 판을 데워주기 때문에 먹는 내내 따뜻함이 유지된다. 화덕에 구워 육질이 부드러운 스테이크와 생면을 사용한 나폴리 스타일의 파스타도 두루 맛볼 수 있다.

<대장장이 화덕 피자>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62-1 / (02)765-4298

〔〕



 2013.05.04. 경남 진주 편 

 

▶ 노중훈 작가


1.〔,〕

진주 대안동 천황식당


비빔밥은 전주 음식의 대명사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사실 전주보다 더 오래된 비빔밥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 바로 경남 진주다. 진주비빔밥은 갖은 채소를 데치거나 삶는다. 그래서인지 더 깔끔한 맛이 난다. 나물에 남아 있는 물기 때문에 밥이 잘 비벼진다. 1929년에 영업을 시작한 천황식당은 인근의 제일식당과 더불어 진주비빔밥의 대명사격인 집이다. 오래된 일본식 목조건물이 세월의 무게를 짐작케 한다. 천황식당의 비빔밥은 밥의 양이 적은 대신 나물과 육회는 풍족한 편이다. 함께 나오는 소고기 선짓국은 주연보다 더 인상적인 조연이다. 영화로 치면 ‘씬 스틸러’다. 선지는 탱탱하고 국물은 진하면서도 느끼하지 않다. 선짓국에 반해 이 집을 다시 찾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감칠맛이 난다.

<천황식당>

경남 진주시 대안동 4-1 / (055)741-2646


2.〔,〕

진주 신안동 아리랑


진주는 예로부터 교방 음식이 발달했다. 조선시대 한양에서 궁중 음식을 접했던 진주 출신 기생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연회상을 차려내면서 발전한 것이 교방 음식이다. 연회 음식이기 때문에 상차림이 무척이나 화려하다. 아리랑은 궁중 요리와 제철 산물을 이용한 향토 음식을 아우른다. 음식 하나하나가 젓가락을 대기 미안할 정도로 곱고 아름답다. 3만5000원짜리 상차림에는 새콤하고 짭조름한 가자미식해, 말린 묵을 오리엔탈 소스에 무친 묵말랭이무침, 마치 양갱처럼 보이는 목이버섯찜, 몸에 좋은 마에 유자와 꿀을 곁들인 마 편채, 홍시 소스 절편 샐러드, 약초 찐만두, 대구조림, 굴 소스 전복찜, 고추장에 무쳐낸 가죽나물, 육전, 문어숙회 등이 줄줄이 오른다. 일품요리를 먹고 난 다음에는 돌솥비빔밥과 구수한 숭늉으로 마무리한다. 눈과 혀 모두 즐거운 음식들이다.

<아리랑>

경남 진주시 신안동 34-23 / (055)748-4556


▶ 이현주 기자


1. 진주 대안동 제일식당


진주 중앙시장 내에서도 대를 이어서 하는 꽤나 오래된 식당이다. 외지인들은 이집에서 주로 비빔밥을 먹고 가지만 이 지역 사람들은 해장국을 더 좋아한다. 이른 새벽 또는 아침에 가면 주문할 것도 없이 해장국이 나온다. 다른 반찬은 아예 없다. 딸랑 해장국과 다진 고추, 깍두기가 단출하게 차려진다. 해장국은 전날 밤부터 사골을 푹 고와 우려낸 육수에 시래기와 푹 고인 부드러운 고기가 들어가 있다. 고기는 거의 보일 듯 말 듯 씹힐 듯 말 듯해 먹기에 아주 좋다. 그리고 어떻게  육수를 걸렀는지 일체의 기름기를 찾아볼 수 없다. 잡냄새 없이 구수하고 깊은 맛이다. 마치 어렸을 적 어머님이 멸치와 시래기를 넣고 푹푹 끓여주시던 맛과 비슷하다. 그냥 심심해 보이는 깍두기도 대를 잇는 맛집답게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익은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이 집에서 반드시 숟가락으로 깍두기를 먹어야 한다. 깍두기만 젓가락으로 집어 먹는 것보다 숟가락으로 깍두기 국물을 담아서 같이 먹으면 훨씬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제일식당> 

경남 진주시 대안동 8-291 / (055)-741-5591

새벽 4시부터 오전 11시~11시 30분까지는 해장국을 팔고, 11시~11시 30분 이후에는 육회비빔밥만 판다.

〔〕


2. 진주 이현동 하연옥

진주냉면은 진주의 기방문화와 관련이 깊다. 당시 한양에서 내려온 한량들이 기생들과 어울려 먹던 기방의 대표적인 야식이었다.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 소개되면서 더 유명해진 진주냉면은 60여 년 전 냉면장사를 시작했던 황덕이 할머니의 <하연옥>을 원조집으로 꼽는다. 하연옥의 냉면은 고명과 육수가 다른 냉면과 확연히 다르다. 먼저 육수는 문어와 황태포, 멸치, 새우, 바지락, 죽방멸치, 다시마, 홍합, 사태 그리고 감칠맛을 위해 소뼈까지 넣은 후 끓여 저온에서 15일간의 숙성과정을 거쳐 만든다. 또한 전통방식대로 뜨겁게 달군 무쇠를 집어넣어 순간적으로 가열해 잡냄새를 없앤다. 면은 메밀과 전분, 밀가루가 적당히 혼합되어 함흥냉면처럼 질기지 않고, 평양냉면처럼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여기에 갓 지진 소고기 육전까지 얹어 크게 한 입 먹으면 쫄깃한 면발과 소고기 육전의 부드러움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육수의 맛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해물 특유의 풍부한 향미와 감칠맛 나는 풍미는 가슴에 찡하게 파고든다. 온면과 비빔면도 있지만 진주냉면의 깊은 맛을 보려면 물냉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원래 야식으로 시작됐기 때문에 자극적인 비빔냉면보다 깊은 육수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물냉면이 좋다. 

<하연옥> 

경남 진주시 이현동 1191번지 / (055)-741-0525

〔〕



 2013.05.11. 외국요리 편 

 

▶ 노중훈 작가


1.〔,〕서울 성북동 엄마키친

문을 연 지 1년가량 된 100% 예약제 레스토랑이다. 간판도 없고 메뉴판도 없다. 그날그날 시장에서 구입한 재료로 코스 요리를 만들어 준다. 지난 4월 24일 직접 맛본 요리들은 다음과 같다. 1 로즈마리 오일을 첨가한 아스파라거스 크림 스프. 2 치커리, 마카다미아, 리코타 치즈, 염분을 뺀 올리브 등이 들어간 어린 잎 샐러드. 3 아스파라거스 안심 스테이크. 4 치즈, 태국산 고추, 베이컨, 구운 마늘이 앙상블을 이루는 홈메이드 파스타. 5 라클레트. 6 블루베리와 그래놀라를 곁들인 홈메이드 요구르트. 라클레트는 스위스 가정에서 즐겨 먹는 음식으로 전용 그릴이 필요하다.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위층에는 채소와 고기를 굽고, 아래층에서는 치즈(모차렐라, 체다, 고다)를 녹인다. 채소와 고기를 치즈에 섞어 먹어도 되고, 치즈를 덜 익혀 채소 없이 먹어도 맛있다. 각 단계마다 셰프가 직접 나와 살뜰한 설명을 들려준다. 표현은 어눌하지만 진정성이 느껴진다. 특별한 날 찾으면 좋은 레스토랑이다.

<엄마키친>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112-3 1층 / (02)742-2127


2.〔,〕

서울 서교동 아우미식

대만식 레스토랑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다양한 중화권 요리들을 판매한다. 전반적으로 중국 본토에 비해 덜 자극적이다. 딤섬의 수준은 나름 준수하지만 종류는 다양하지 않다. 샤오롱바오의 피가 다소 두꺼운 편이고 맛은 묵직하다. 매운 소스를 끼얹은 돼지고기 만두 홍요롱차쇼우가 더 낫다는 사람들도 많다. 고기에 양념을 많이 하는 대만식 돈가스는 일본식에 비해 훨씬 더 바삭하고 쫄깃하다. 찹쌀 탕수육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 광저우식 가지두부 요리는 친숙한 맛이다. 소스의 맛이 마파두부와 비슷하다. 홍소우육탕면은 다른 메뉴들에 비해 좀 아쉽다. 국물과 면발 모두 기대치를 밑돈다. 세트 메뉴에는 3개의 딤섬, 샐러드, 냉채, 공깃밥, 디저트 등이 포함돼 있다.

<아우미식>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9-40 / (02)325-8687


▶ 이현주 기자


1. 경기도 부천 알바이신

스페인 알바이신의 여류 화가이자 요리연구가인 바르바라 플라체 선생님에게 제공받은 레시피로 스페인 요리를 만들어 내는 집이다. 빠른 시간의 먹을거리 보다는 느린 시간의 먹을거리를 추구하는 곳으로 예약을 하면 전통 알달루시아지방의 요리는 맛볼 수 있다. 4월 27일 직접 맛본 요리들은 샹그리아, 홍합샐러드, 토마토를 올린 바게트 타파스, 돼지콩팥찜, 돼지안심요리, 빠에야, 대구살구이 등이다. 레스토랑 방문 전 미리 예산과 식성, 인원수를 이야기 해주면 셰프가 적절한 메뉴를 코스로 잡아준다. 이날 맛본 음식 중 추천 메뉴는 스페인 사람들이 즐겨먹는 돼지콩팥요리와 빠에야, 대구살구이다. 밑간을 한 콩팥에 화이트와인(원래는 셰리주)을 넣어 요리하는  돼지콩팥은 안달루시아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으로 콩팥에서 배어나오는 부드럽고 촉촉한 육즙의 단맛이 새롭다. 빠에야는 사프란의 천진한 노란색과 쌉싸래한 맛, 그리고 건초향이 식욕을 돋운다. 숙성된 대구살에 화이트와인과 오렌지 소스를 곁들인 구이는 부드러우면서도 쫀쫀한 식감이 살아있고, 특히 상큼한 오렌지소스와의 조화가 일품이다. 모든 요리들에 샹그리아를 곁들이면 풍미가 더해진다. 

<알바이신>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괴안동 236-5/ (032)-345-0816/ 일요일 휴무

〔〕


2. 서울 후암동 창수린

태국음식은 '달고, 쓰고, 맵고, 짜다'. 그래서 ‘자극성’은 태국음식을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단어다. 그러나 이러한 태국음식들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그 자극성을 잃고 현지화 되는 경우가 있다. 이곳은 화려한 인테리어와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태국인 셰프가 정성껏 만든, 현지스타일의 태국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테이블은 4개, 분위기는 태국의 어는 골목에 있을 것 같은 현지 식당 느낌에 가깝다. 요리하는 셰프도 서빙하는 사람도 모두 태국인이며, 미군부대 앞에 위치해 어떤 날은 이 작은 공간에서 한국어와 태국어, 영어가 뒤섞여 무국적의 공간 같은 낯설음을 전하기도 한다. 모든 음식들은 태국 현지에서 먹던 자극적인 맛에 가깝다. 신선한 재료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고 양 또한 넉넉하다. 가격은 대부분 1만 원대. 채소가 섭섭지 않게 들어있는 춘권은 시중에 유동되는 냉동춘권과는 차원이 다른 맛을 전하며, 해물스프인 똠양꿍은 시고, 짜고, 달고, 매운 맛과 향으로 태국음식이 가진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닭고기, 새우 등 재료를 고를 수 있는 팟타이는 웬만한 타이 레스토랑보다 만족스러우며, 파파야 샐러드인 솜땀 또한 놓치면 후회 할 메뉴. 전체적으로 이집의 음식들은 비주얼 보다는 맛에 충실하다 평할 수 있다.  

<창수린>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 194-15/  (02)-3789-7625 / 월요일 휴무

〔〕



 2013.05.18. 김밥과 떡볶이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신문로 이천냥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꽤 이름난 김밥 집이다. 가게가 협소하기 때문에 포장 판매만 가능하다. 이천냥의 김밥은 과장을 섞자면 어른 팔뚝만 한 굵기다. 햄, 게맛살, 우엉, 단무지, 어묵, 달걀, 당근 등의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가 있어 한 줄(2000원)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백미는 산나물. 취나물, 고사리, 두릅 등을 함께 무쳐 넣어주는데 약간 쌉싸래한 맛이 다른 식자재들과 절묘한 앙상블을 이룬다. 새롭게 선보인 떡갈비김밥(3500원)은 햄과 어묵 대신 당근 등을 넣고 직접 다진 떡갈비가 들어간다. 일반 김밥보다 더 두툼하다. ‘두 번 구운 완도 김’도 김밥 맛을 내는 데 한몫 담당한다. 13년째 같은 자리에서 김밥을 말고 있는 주인아주머니의 구수한 입담도 단골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재미다. 새벽 4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영업한다.

<이천냥>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과 광화문역 중간 지점, 씨티은행과 외환은행 건물 사이 / (02)734-2084


2.〔,〕

서울 충정로3가 철길떡볶이


시어머니에 이어 며느리가 운영하는 40년 전통의 분식집. 상호 그대로 철길 옆에 위치한다. 목조건물 내부부터가 정겨운 느낌이 물씬하다. 철길떡볶이는 거의 모든 것이 셀프 서비스다. 원하는 메뉴를 종이에 써서 주인아주머니께 건네야 하고, 물과 어묵 국물도 손수 가져다 먹어야 한다. 쿠폰의 도장도 직접 찍는다. 스테인리스 쟁반에 담아주는 밀떡볶이는 탄력이 지나쳐 치아를 튕겨내는 쌀떡볶이와는 달리 적당히 쫀쫀해서 이를 맞춤하게 감싸 안아준다. 매운 강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허파나 간 등의 부속은 없지만 뜨끈뜨끈한 순대도 잘 나가는 메뉴다. 김말이튀김, 못난이튀김, 야끼만두를 떡볶이 국물에 무쳐 먹는 맛이야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1인분을 기준으로 떡볶이는 2000원, 순대는 2500원이다. 단무지, 시금치, 당근, 달걀이 들어간 꼬마김밥은 한 개에 800원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토요일은 쉬고, 일요일은 문을 연다.

<철길떡볶이>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3가 142 / (02)364-3440


▶ 이현주 기자


1. 서울 명륜동 88떡볶이

퉁퉁 불어 힘없이 축 처진 밀떡, 바삭하다 못해 질기게 느껴지는 당면 만두, 여기저기 흠이 난 삶은 달걀, 그리고 자박한 붉은 국물…. 좁은 공간에서 노부부가 만들어내는 88떡볶이의 첫인상이다. 보통 유명 떡볶이집이 호들호들한 떡이나 독특한 양념 맛으로 인기를 끌지만 이곳은 어린 시절 밀가루 떡볶이에 관한 추억이 있는 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전형적인 국물 떡볶이의 맛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보기엔 붉지만 간이 짜지도 진하지도 않다. 쫀득한 식감의 밀떡은 뚝딱 한 그릇을 비우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이곳 떡볶이는 포크나 젓가락이 아닌 숟가락으로 국물과 함께 퍼 먹어야 제 맛이 난다. 직접 담근 고추장과 넉넉하게 넣어주는 대파가 나름 맛의 비결. 조미료가 과한 편이 아니라 먹고 나서도 속이 부대끼지 않는다. 2인 이상이라면 떡볶이 소스를 넣고 볶아내는 순대볶음도 권한다.

<88떡볶이> 

서울 종로구 명륜4가 176-2 / (02)765-4008

〔〕


2. 전북 남원 쌈지김밥


남원 여고생들의 추억의 맛집으로 통하는 곳이다. 재료가 충실하게 들어간 김밥들이 첫눈에도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담백한 김과 깻잎, 그리고 고추장에 볶은 돼지불고기가 앙상블을 이루는 고추장불고기김밥. 김밥을 한입 베어 물면 깻잎 특유의 향과 함께 고추장의 칼칼한 향이 입안에 퍼진다. 혀에 닿는 푸짐한 재료들의 촉감 또한 사랑스럽다. 김치를 다져 넣은 김치김밥은 엄마가 해주던 김밥의 맛을 생각나게 해준다. 그러나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자. 어떤 사람에게는 추억의 맛이 곧 맛있는 음식을 의미하는 게 아닐 수도 있으니까.

<쌈지김밥> 

전북 남원시 하정동 187-6 / (063)626-2922

〔〕



 2013.05.25. 




 2013.06.01. 냉면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주교동 우래옥

1946년에 문을 연 전통의 냉면집이다. 평양냉면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성지순례 코스로 통한다. 단골들은 평양냉면을 주문할 때 “순면으로 주세요”라고 한다. 차림표에는 평양냉면만 있지 ‘순면’이라는 메뉴는 따로 없다. 일반 평양냉면과 순면으로 뽑은 평양냉면의 가격 차이는 1000원. 하지만 그 ‘천 원의 행복’이 실로 대단하다. 순면은 메밀 함량이 90% 이상이라고 한다. 일반은 70% 정도. 적당히 끊어지면서도 입안을 자유로이 활보하는 메밀면의 치감은 천하일품이다. 고기 육수는 말수 적은 사내처럼 묵직하면서도 세심함을 잃지 않는다. 배채 밑에 살짝 엎드려 있는 백김치는 육향이 휩쓸고 간 자리에 함초롬히 피어난 한 떨기 꽃이다. 불고기도 좋고, 김치말이냉면도 좋지만 역시 우래옥의 ‘갑’은 순면으로 만든 평양냉면이다.

<우래옥>

서울시 중구 주교동 118-1 / (02)2265-0151


2.〔,〕

서울 상도동 사리원


시인이 운영하는 음식점답게 식당 벽면에 자작시가 가득 붙어 있다. 시인은 이북이 고향인 엄마의 손맛과 음식에 대한 기억을 물려받았다고 한다. 메뉴 중에는 열두냉면이 독특하다. 12가지 고명을 얹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매실을 넣어 반죽한 면에 각종 견과류와 채소, 두부가 푸짐히 올라간다. 육수는 동치미 국물을 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재료가 들어간 탓일까. 복잡하다 못해 맛이 좀 불분명하다. 결정적 ‘한 방’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리원의 백미는 만두다. 얇은 만두피 안에 국내산 생돼지고기와 아침에 만든 손두부, 그리고 맞춤하게 익은 김치를 듬뿍 넣고 큼직하게 빚어낸다. 맛도 크기도 모두 흐뭇하다. 국내산 양지로 끓여낸 국물에 만두를 풍덩 넣은 만둣국도 맛있을 수밖에 없다. 사리원의 만두에는 오히려 비빔냉면이 더 어울린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

<사리원>

서울시 동작구 상도1동 244-1 / (02)814-6022


▶ 이현주 기자


1. 서울 입정동 을지면옥


평양냉면이 지닌 매력은 메밀향 은은한 면발, 그리고 부드럽고 심심하게 올라오는 육수의 맛과 향이다. 정통 평양냉면을 아는 사람들은 을지면옥을 ‘평양냉면의 맛을 가장 잘 내는 집’이라고 칭찬한다. 이 집 냉면의 첫인상은 ‘밍밍함’이다. 심심해 보이는 육수는 강하지도 맵지도 짜지도 않지만 제법 육향이 좋다. 은근하게 긴 여운이 남는 맛으로 자연스럽게 한 모금, 한 모금을 반복하게 한다. 메밀이 적당히 섞인 면발은 처음엔 쫄깃하나 육수에 적당히 불게 되면 입으로 끊어먹기 알맞다. 얇고 가벼워 호로록 넘어가는 목 넘김 또한 산뜻하다. 편육 또한 모자람이 없는 맛이다. 지방이 적당히 녹아내린 고기는 쫄깃하고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다. 바쁜 시간이나 한가한 시간이나 똑같이 ‘쿨하게’ 손님을 대하는 태도 또한 을지면옥의 매력이다.

<을지면옥>

서울시 중구 입정동 161 / (02)2274-6863

〔〕


2. 서울 예지동 옛날집


한때 국내 최대의 예물 상가이자 시계 명장들의 사관학교로 이름을 날리던 예지동 ‘시계골목’에서 50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함흥냉면집이다. 면에는 쫄깃한 식감의 홍어무침이 올라 있다. 들어가 앉으면 먼저 육수를 내오는데, 소금으로만 간을 맞춰 진하지는 않지만 구수하면서도 단맛이 느껴진다. 따끈한 육수로 배를 따뜻하게 달랜 다음 맛보는 쫄깃한 냉면은 부드럽게 입안으로 흘러드는 느낌이 좋다. 100% 고구마 전분으로 뽑아낸, 실타래처럼 얇은 면은 손으로 반죽해 쫄깃하면서도 매끄럽다. 면발을 입에 넣으면 새콤달콤한 양념이 입안을 맴돌고, 거듭 먹다보면 매운 기운이 혀에 남아 연거푸 육수를 마시게 된다. 무채가 많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며, 맵기 정도는 100을 기준으로 약 70 정도. 크게 맵지도, 달지도 않아 어르신과 아이들이 먹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옛날집>

서울시 종로구 예지동 163 / (02)2267-8497

〔〕



 2013.06.08. CHANGE 편 - 심현보, 조태준 




 2013.06.15. 덮밥 편 

 

▶ 노중훈 작가


1.〔,〕

제주 애월읍 아루요

지난해 케이블 채널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마스터 셰프 코리아’에서 우승한 김승민 셰프가 운영하는 일식집이다. 덮밥 메뉴로는 돈가스덮밥, 닭고기덮밥, 참치회덮밥 등 세 종류가 있다. 직접 맛본 것은 참치회덮밥. 갓 지은 밥 위에 김 가루와 도톰한 참치회, 그리고 무순과 고추냉이를 올려준다. 달걀말이 한 쪽도 다소곳이 앉아 있다. 일본식 덮밥은 밥과 다른 재료를 마구 섞으면 안 된다. 마치 깍둑썰기를 하듯 참치와 밥을 나온 모양 그대로 한 숟가락 떠서 먹는다. 전반적으로 준수하지만 명인의 맛이라고 하기에는 ‘한소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불맛이 살아 있는 나가사키짬뽕도 나쁘지 않지만 대단히 도드라진다고는 할 수 없다.

<아루요>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1040-5 / (064)799-4255


2.〔,〕

서울 제기동 홍릉각

허름한 동네 중국집이지만 올해 72살의 할아버지 주방장이 발휘하는 요리 신공에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는 곳이다. 한때 강호를 평정한 무림의 고수가 초야에 은둔해 있다고나 할까. 잡채밥, 삼선짬뽕, 짜장면, 라조육을 먹어봤는데 ‘아, 중국집 음식이 이렇게 담백하면서도 맛있을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기름지고 자극적인 중화요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조미료를 거의 쓰지 않아서인지 볶아내는 요리들을 연달아 먹고 나서도 속이 더부룩하다거나 입안이 마르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굴 소스를 넣지 않은 ‘옛날식’ 잡채밥은 여릿하면서도 고상한 맛으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맵지 않지만 얇은 튀김옷과 촉촉한 돼지고기가 빈틈없는 앙상블을 이루는 라조육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게 한다. 건해산물이 풍성하게 들어간 삼선짬뽕의 국물 또한 진득하다기보다 경쾌한 쪽에 가깝다. 1인당 3만5000원~4만 원(인원수에 따라 달라짐) 하는, 9가지 코스의 정탁 요리가 대단하다고 하는데, 나중에 가까운 사람들과 다시 한 번 방문해서 직접 확인해봐야겠다. 홍릉각 두 번째 소식도 기대해주시길.

<홍릉각>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 838 / (02)969-7787


▶ 이현주 기자


1. 서울 화양동 시마다

일본에서 배워온 정통 수타면을 자랑하는 일식당. 소바와 우동도 무난하지만 무엇보다 특제 소스를 뿌린 덮밥 위에 얇고 바삭하게 튀겨낸 대하와 제철 채소들을 올린 텐중이 압도적이다. 텐중은 일단 나오는 모양세가 호기롭다. 네모난 식기에 즉석에서 튀긴 두릅, 고구마, 단호박, 왕새우, 가지, 표고, 마(튀김 재료는 계절마다 바뀐다) 등이 튼실하게 담겨 있다. 다채로운 튀김들이 입속에서 경쾌한 소리와 함께 사뿐하게 부서지면 먹는 즐거움을 떠나 뿌듯함마저 느껴진다. 특히 게살마냥 입안을 꽉 채우는 새우튀김이 압권이다. 튀김 밑에는 춘천 메밀 쌀, 지리산 산청 쌀 등을 섞어 지은 메밀찹쌀밥이 깔려 있는데, 고슬고슬하면서도 진득한 밥맛 또한 일품이다. 이자카야와 분식집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내부 인테리어도 재미있다.

<시마다>

서울시 광진구 화양동 2-11 / (02)462-1315

〔〕


2. 인천 신생동 신성루


60년 노포의 공력을 자랑하는 중국음식점이다. 2층으로 이뤄진 150평 규모의 건물은 남루한 티가 완연하지만 맛만큼은 일류다. 중국 산둥성 출신의 주인 겸 주방장은 모든 음식들을 본토에 가깝게 조리해낸다. 가장 큰 특징은 카운터 옆에 위치한 주방이다. 한쪽 벽을 통유리로 마감해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주방에서는 짜장 이외의 모든 요리를 주문과 동시에 만들기 시작한다. 대표 식사 메뉴인 라조육밥은 두툼한 고기와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소스의 맛이 아주 절묘하다. 강한 화력으로 단시간에 볶아내 모든 채소들이 파들파들한 식감과 함께 재료 본래의 풍미도 잘 간직하고 있다. 소량의 기름으로 꾹꾹 눌러 볶아내 밥 또한 고소하면서도 개운하다. 자춘걸도 맛보길 추천한다. 채 썬 고기와 해물, 채소들을 간간하게 복은 후 보드라운 달걀피로 말아내는데, 기대 이상의 맛이다.

<신성루>

인천시 중구 신생동 9-12 / (032)772-4463

〔〕



 2013.06.22. 쌈요리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주교동 은주정

장안의 이름난 김치찌개 집이다. 1인분에 7000원 하는 김치찌개의 양이 실로 엄청나다. 바닥이 깊은 냄비에 돼지고기가 무더기로 들어 있다. 국물이 적당하게 칼칼해서 밥과 함께 비벼 먹기 좋다. 함께 나오는 쌈 채소는 싱싱할 뿐만 아니라 양도 넉넉하다. 찌개에서 고기를 건져 싸 먹으면 된다. 물에 젖은 고기지만 꽤나 탄력이 있다. 김치찌개에 무슨 반찬이 필요할까 싶지만 은주정의 호남식 밑반찬은 그냥 흘려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진득한 맛이 있다. 점심(오전 11시30분~오후 4시)에는 김치찌개가, 저녁(오후 6시~밤 10시)에는 삼겹살이 유일한 메뉴다. 삼겹살을 주문하면 김치찌개는 곁들여 나온다.

<은주정>

서울시 중구 주교동 43-23 / 방산시장 안에 위치 / (02)2265-4669


2.〔,〕

서울 둔촌동 인정원


고기와 월남쌈을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집이다. 가격은 고기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돼지고기 1만5000원, 소고기 1만8000원, 차돌박이 2만 원, 닭고기 2만 원. 전부 해외에서 들여온 고기다. 한우(등심)는 2만5000원, 국산 삼겹살은 2만 원이다. 주문을 하면 고기와 15가지의 채소, 땅콩 소스와 생선 소스, 그리고 라이스페이퍼를 내준다. 숙주와 양파는 고기와 함께 구워 먹으면 좋다. 이곳의 특징은 질보다 양이다. 채소를 원 없이 먹을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고기 맛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마지막으로 쌀국수도 제공된다. 다양한 채소로 복잡해진 입안을 개운하게 정리해준다.

<인정원>

서울시 강동구 둔촌동 425-1 / (02)476-7077


▶ 이현주 기자


1. 서울 관훈동 최대감네


한옥 일곱 채를 터 마련한 공간이 발길과 호흡에 여유를 갖게 하는 곳이다. 이집의 대표 메뉴는 상추쌈 샤브샤브. 쌉쌀한 상추에 한 쌈 한 쌈 싸먹는 상추쌈 샤브샤브는 일단 나오는 모양새에서 점수를 따고 들어간다. 쌈장 종지를 중심으로 한입 크기로 뭉쳐진 상추쌈 7개가 나오는데, 녹색의 상추쌈 안에 하얀 밥, 고명으로 오른 빨간색 날치알과 검은깨가 밥에 촘촘하게 박힌 모습은 먹기에도 편하고 모양세도 양증 맞다. 종잇장 같은 쇠고기를 육수에 살짝 데쳐내 함께 나온 레몬 소스, 쌈장을 얹어 한입 가득 넣고 우적우적 씹어 먹으면 풍성하면서도 야무진 한입꺼리가 된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맛과 서비스가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맛보다는 공간에 가진 매력에 더 힘이 실리는 곳이긴 하다. 

<최대감네>

서울 종로구 관훈동 29-3 / (02)733-9355

〔〕


2. 제주 서상동 해녀의집 


성게미역쌈은 제주 해녀들의 간식이었다. 물질을 하다 허기진 해녀들이 성게를 잡아 생미역에 즉석에서 싸먹던 것에서 유래된 방식으로, 미역을 씻지 않고 먹으며 떫은맛이 강한데 성게 알과 함께 먹으면 떫은맛이 상쇄되었기 때문이다. 표선리에 위치한 서상동 해녀의 집은 제주 해녀들이 물질로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과 여기에 더해진 투박한 손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성게를 주문하면 예닐곱 가지의 곁들임 찬과 참기름을 바른 듯 맨들맨들한 생미역을 더해 나온다. 한여름 제주 성게는 워낙 맛이 고소해 날것으로 먹기에 부족함이 없으나, 시원한 미역이 더해지면 성게알의 느끼한 끝 맛을 절묘하게 잡아준다. 성게 알은 알코올 해독작용이 탁월해 아침 해장국으로 좋은데 이곳에 가면 직접 면을 밀어 끓여내는 담백한 국물의 성게알 칼국수도 만날 수 있다. 또한 표선 바닷가에 위치해 맛도 맛이지만 바다의 풍경에 마음의 배도 두둑해지는 곳이다. 

<서상동 해녀의 집>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 2346-3번지 / (064)787-4174

〔〕



 2013.06.29. 냉요리 편 

 

▶ 노중훈 작가


1.〔,〕

제주 조천읍 선흘방주할머니식당


근래에 가본 제주의 식당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집이다. 직접 재배한 콩과 호박, 각종 채소를 이용해 소박하지만 깊은 맛의 음식을 낸다. 강릉의 초당두부처럼 바닷물을 간수로 써서 만드는 이 집 두부는 야들야들하면서도 고소하다. 곁들여 나오는 곰취장아찌에 싸 먹으면 맛이 더욱 풍성해진다. 탱글탱글한 묵에 달걀지단과 김치, 김 등을 넣고 쓱쓱 비벼 먹는 묵비빔밥도 별미다. 개인적으로 가장 흡족했던 것은 콩국수다. 서리태를 갈아 만든 진한 콩국에 단호박을 넣고 뽑은 면을 말아 준다. 진득한 면발과 걸쭉한 국물 모두 양쪽 엄지를 치켜들게 한다. 콩국은 페트병에 담아 따로 팔기도 한다.

<선흘방주할머니식당>

제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2040-1 / (064)783-1253


2.〔,〕

제주 안덕면 일성식당

면 요리 전문 식당이다. 대표적인 메뉴는 밀면인데, 실제로는 냉우동으로 보는 것이 맞다. 부산의 밀면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살얼음이 들어간 국물에 도톰한 우동면을 넣고 넉넉한 양의 고추장과 수육, 달걀, 오이채 등을 올린다. 시원한 냉우동 한 그릇 먹고 나면 찬물로 세수하고 난 후의 말끔함이 느껴진다. 홍합을 듬뿍 올린 온우동은 개인적인 취향이겠지만 후추향이 더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역시 홍합을 비롯해 돼지고기와 김치가 들어간 짬뽕은 매콤하다기보다 엇구수한 맛이 난다. 직접 맛보지는 못했지만 수육의 맛도 괜찮다는 소리를 듣는다.

<일성식당>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2834 / (064)794-2876


▶ 이현주 기자


1. 서울 논현동 명장족  


질 좋은 국내산 돼지족발을 매일 삶는 집이다. 특히 상큼한 과일의 단맛과 알싸한 겨자소스, 해파리냉채가 어우러진 냉채족발을 즐기기 좋다. 족발집이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족발의 맛. 캐러멜이나 간장으로 푹 졸인 달고 진한 족발이 아닌 정말 담백한 맛을 뽐낸다. 족발 자체에 간이 전혀 배어있지 않다. 대신 족발 전체에 은은하게 배어있는 대추 향이 좋다. 사실 맛 보다는 족발이 품은 식감이 더 갑이다. 특히 껍질 부분이 탁월하게 쫀득한데 지방, 기름 국물은 쪽 빠져나가고 정말 쫄깃한 식감만 남았다. 냉채족발을 먹다 겨자소스에 코가 찡해 올 때 마시면 좋은 개운한 콩나물냉국과 곁들여 나오는 묵은지 또한 풍미를 돋운다. 특히 힘 좋게 아삭아삭 굵직굵직하게 씹히는 묵은지는 두고두고 생각나는 별미다.      

<명장족>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85번지 / 02)514-7701

〔〕


2. 전남 화순 엄지빈 팥빙수


어머니가 재배한 팥을 그 딸이 삶아 팥빙수를 만들어내는 집이다. 매일 아침 무쇠 솥을 걸고 정성스럽게 팥을 삶는데 그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 연유도, 떡도 직접 만든다. 팥빙수에서는 얼음도 중요한데 이곳은 거친 물 얼음 대신 우유를 얼린 후 눈처럼 곱게 갈아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이집 팥빙수에 허락된 고명은 떡과 바삭하게 말린 대추가 전부. 팥빙수를 내오며 주인은 ‘섞지 말고 있는 그대로 떠먹기’를 주문한다. 과연, 한 숟갈 떠 입에 넣으니 얼음은 부드러워 눈을 한 숟가락 머금은 것 같고, 달보드레한 팥은 팥알이 탱글탱글 신선하다. 또한 다른 가게들에 비해 단 맛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팥 고유의 향과 맛이 이를 전부 커버할 만큼 진하다. 바삭하게 말려 얇게 올라간 대추 또한 팥과 궁합이 잘 맞는다. 검소하지만 깊은 맛이 나는 이곳 팥빙수는 가공되지 않은 각각의 재료들이 균형감 있게 어우러져 완성된 건강한 달콤함이다.

<엄지빈>

전라남도 화순군 화순읍 신기리 400-7 / 061)374-9193 

〔〕



내용 출처: 2012.~2014. 

MBC FM 91.9 성시경의 음악도시 공식 사이트

 토요일 코너 노중훈, 이현주 <대결! 음식 도시> 

+ 아주 조금 수정함


 2013.07.06. 이열치열 편 

 

▶ 노중훈 작가


1.〔,〕

경남 통영 호동식당


호동식당은 복국 문화가 유난히 발달한 통영에서도 복국 식당 1세대로 손꼽히는 집이다. 통영을 배경으로 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하하하>에도 등장한다. 복국의 종류는 두 가지다. 졸복국(1만 원)에는 어른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졸복을, 특복국(1만9000원)에는 참복과 가시복을 사용한다. 졸복은 몸집은 작아도 깊고 개운한 국물 맛을 내는데 일말의 부족함이 없다. 복 삶은 물에 콩나물과 미나리만을 넣고 팔팔 끓여낸 졸복국의 단정한 자태는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라고 한 어느 광고의 헤드 카피를 떠올리게 해준다. 투명한 국물이 식도를 타고 몸속으로 파고들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마저 든다. 다진 양념장과의 궁합도 생각보다 훨씬 훌륭하다.

<호동식당>

경남 통영시 서호동 177-102 / (055)645-3138


2.〔,〕

서울 을지로3가 안성집

돼지갈비와 육개장의 명성이 쩌렁쩌렁한 집이다. 돼지갈비를 시키면 데친 양배추와 집된장으로 만든 쌈장, 그리고 시원한 동치미가 곁들임 음식으로 차려진다. 굴, 잣, 땅콩, 무채로 속을 튼실하게 채워 돌돌 말아놓은 보쌈김치(6000원)는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 안성집의 돼지갈비는 마치 코팅을 한 것처럼 기름이 좔좔 흐르는 것이 아니라 약간 퍼석한 쪽에 가깝다. 함께 불판에 올려주는 양념장도 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고기를 푹 찍어 먹으면 좋다. 소고기를 필두로 큼직하게 썬 대파와 양파가 들어간 육개장에서는 고춧가루의 풍미가 물씬 묻어난다. 하지만 새빨간 국물 색깔처럼 그렇게 자극적이지는 않다. 고사리나 당면이 들어가지 않아서인지 좀 더 산뜻하다. 여름에는 칼국수 면을 넣은 냉국수도 인기가 좋다.

<안성집>

서울시 중구 을지로3가 208-1 / (02)2279-4522


▶ 이현주 기자


1. 전남 화순 진미식당

화순전통시장 초입에 자리 잡은 식육식당으로 이 집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생고기다. 야박스럽지 않은 양과 기대 이상의 맛을 보장한다. 현지 사람의 표현을 빌리자면 “고기 1인분 먹던 사람이 여기 와서는 2인분을 먹는 맛”이란다. 혼자 찾았다면 생고기를 올린 육회비빔밥을 추천한다. 애호박국은 화순 지역 식당에서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처럼 빠지지 않는 메뉴다. 애호박과 두부, 돼지고기를 넣고 발그레하게 끓여낸다. 얼핏 고추장찌개와 비슷하나 고춧가루를 사용해 텁텁함이 없고, 김치 대신 애호박이 들어가 칼칼하면서도 달달하고 시원하다. 신선한 생고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 끼 식사로도, 술안주로도 두루 만족스럽다. 단점이라면 전문 식당이 아니라 실내가 쾌적하지는 않다.

<진미식당>

전남 화순군 화순읍 삼천리 626 / (061)373-2770

〔〕


2. 전북 남원 내촌식당

지리산 육모정 아래 위치한 곳으로, 슈퍼마켓과 밥집을 겸하고 있다. 산악인들에게는 ‘내 영혼의 닭국’을 파는 집으로 유명하다. 주문을 하고 테이블이 달랑 두 개뿐인 슈퍼 옆 문간방에 앉아 기다리면 주인장이 여문 손길로 매만진 예닐곱 가지의 찬을 내온다. 유별나게 뛰어나다기보다 첨가물이 없는 말끔한 시골 밥상이다. 사실 찬보다는 밥이 더 좋다. 흑미에 보리와 찹쌀, 조를 넣어 찰기 있게 지어낸다. 닭국은 여주인이 압력솥채로 들고 와 한 그릇씩 그득하게 담아준다. 비린내가 조금도 풍기지 않는 그야말로 순결한 고깃국의 맛이다. 진국의 비결은 닭. 40여일 정도 자란 토종닭을 받아다 손님상에 올릴 때까지 직접 키운다. 푹 고아낸 국물 맛이 대단히 깊은데, 함께 넣고 끓이는 무가 시원한 단맛을 보태준다. 간간한 국물에 오돌토돌한 식감의 고기를 곁들여야 완벽해진다. 음식을 만드는데 1시간가량 걸리므로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다.

<내촌식당>

전북 남원시 주천면 호경리 110 / (063)626-1033

〔〕



 2013.07.13. 여름 보양식 편 

 

▶ 노중훈 작가


1.〔,〕

충북 영동 가선식당


영동의 특별한 맛은 민물에 많은 것을 기대고 있다. 어죽이 대표적이다. 일단 민물고기를 푹 끓여 뼈를 걸러내고 살을 부신 다음, 고추장을 넉넉히 푼다. 여기에 파와 마늘, 수제비 반죽과 국수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낸다. 영동의 어죽은 매운 편이지만 적당히 자극적이다. 흐늘흐늘해진 수제비가 입안에 척척 감긴다. 도리뱅뱅이의 재료는 피라미나 빙어 같은 작은 물고기다. 이름에서 짐작되듯이 프라이팬에 물고기를 빙 돌려가며 늘어놓는다.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두 번 튀긴 후 매콤하고 달콤한 양념을 얹어 조려낸다. 진기미는 민물 새우에 묽은 반죽을 입혀 튀긴 것이다. 잇새에 낀 참깨 같이 고소하다.

<가선식당>

충북 영동군 양산면 가선리 139-6 / (043)743-8665


2.〔,〕

서울 불광동 항아리홍어

여름 생선의 제왕인 민어를 코스 요리로 맛볼 수 있는 집이다. 1인당 6만 원을 내면 껍질, 부레, 회, 전, 찜, 초밥, 탕 등 7가지 요리를 준비해준다. 압권은 부레다. 민어는 부레를 먹는 유일한 생선인데, 미식가라면 사족을 못 쓴다. 씹히는 질감이 여느 생선과는 다르다. 껍질과 부레는 기름소금에 찍어 먹는다. 민어회는 낮은 온도에서 숙성시켜야 제맛이 난다. 적당한 탄력이 생기면 일반 회보다 약간 두껍게 썬다. 역시 뱃살 부위가 더 기름지고 쫄깃하다. 여름 보양식 가운데 으뜸으로 치는 것이 민어탕이다. 남쪽 지방에서는 “여름 민어는 쌀 한 섬과도 안 바꾼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뼈와 내장을 함께 끓이는데, 진한 국물이 보약처럼 우러나온다.

<항아리홍어>

서울시 은평구 불광1동 281-159 / (02)383-0881


▶ 이현주 기자


1. 서울 저동 평래옥

3대째 이어오는 이북 음식점으로 시원한 원기 회복 음식인 초계탕을 맛볼 수 있다. 초계탕은 냉면의 사촌쯤 되는 평양 음식으로 조선시대 궁에서 먹던 차가운 보양식이다. 닭 육수를 차갑게 식혀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한 다음 잘게 찢은 닭고기, 배, 오이, 얼갈이배추, 무 등을 띄워 먹고 남은 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 먹는다. 초계탕이 등장하면 일단 휘휘 저어 육수부터 마셔보자. 새콤하고 알싸한 맛으로 시작해 얼갈이배추 향이 밴 개운한 맛으로 마무리된다. 기름기를 제거하고 살짝 말려 찢어낸 닭고기는 꼬들꼬들 씹을수록 고소함이 느껴진다. 신선한 채소들의 아삭함도 좋은데, 무엇보다 얼갈이배추가 식초와 겨자 향 사이에서 깔끔하게 맛을 잡아준다. 메밀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면은 적당히 매끈해서 닭고기와 육수, 채소들과 더 잘 어우러진다.

<평래옥>

서울시 중구 저동2가 18-1 / (02)2267-5892

〔〕


2. 서울 관훈동 조금

일본식 솥밭 전문점. ‘잘 지은 밥은 그 자체로 요리’라는 말을 실감나게 해주는 곳이다. 34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집의 최고 인기 메뉴는 조금솥밥정식. 솥에 버섯, 새우, 굴, 콩, 밤, 은행, 잣, 대추, 어묵 등의 재료를 쌀과 함께 넣어 지어낸다. 솥밥이 상 위에 오르면 일단 정갈한 모양새에 마음이 흐뭇해진다. 알맞게 섞은 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을 호호 불어가며 맛을 보면 ‘쌀-물-불-솥’의 어우러짐 속에 쌀이 구석구석 알차게 자란 맛이 전해진다. 낱낱이 살아 있는 밥알들이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게 이 사이에서 기분 좋은 마찰을 일으킨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간간하면서도 달착지근한 양념간장을 넣어 비벼 먹으면 좀 더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솥이 뜨거워 자연스레 누룽지도 생기는데, 양념간장이 살짝 밴 누룽지를 긁어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양한 버섯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송이솥밥정식도 좋다. 주문을 하면 밥을 안쳐 지어내기 때문에 15~20분 정도 걸린다.

<조금(鳥金)>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18-36 / (02)725-8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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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7.20. 단일 메뉴 식당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제기동 허파식당

84살의 김창숙 할머니께서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허파찌개를 팔고 있는 식당이다. 간판에는 소허파전골이라고 되어 있다. 일단 매일 공급받는 신선한 소의 허파를 파뿌리와 양파 껍질을 넣고 삶는다. 여기에 대파와 양파, 청양고추, 마늘, 간장, 고춧가루 등의 기본양념으로 맛을 낸다. 허파는 냉장고 대신 아이스박스 얼음 사이에 보관한다. 냉장고에 넣으면 얼어버리기 때문. 허파찌개는 끓일수록 허파가 연해지고 제맛이 난다. 국물은 칼칼하고 허파는 쫄깃하다. 곱창전골 같은 느낌도 든다. 먹다보면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가격에 비해 양이 상당히 푸짐하다. 그래도 뭔가 허전하면 라면 사리를 넣거나 밥을 볶아 먹으면 된다. 찌개의 가격은 소 1만 원, 중 1만5000원, 대 2만 원, 특대 3만 원.

<허파식당>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 271-45 / (02)924-4119


2.〔,〕

서울 다동 무교동북어국집


46년째 북엇국 하나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집이다. 하루에 수백 그릇은 기본이고 많을 때는 1000그릇 이상씩 팔려나간다. 자리에 앉으면 ‘10초’만에 음식이 준비된다. 밤새 고아낸 사골 국물에 야들한 북어 살과 순백의 두부를 넣고 부드러운 달걀을 푼 북엇국은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이다. 주당들에게는 이만큼 아름다운 해장 음식이 없다. 테이블 반찬 통에는 오이지, 부추 겉절이, 김치가 담겨 있고 시원한 물김치는 따로 나온다. 물김치 마시는 모양새를 보면 지난밤 음주의 양을 가늠해볼 수 있다. 북엇국은 무료로 리필해주며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북어를 더 넣어주세요” 또는 “국물을 많이 주세요” 하는 식으로 ‘맞춤식’ 주문이 가능하다. 식당 내부가 깔끔하고 종업원들도 친절하다.

<무교동북어국집>

서울시 중구 다동 173 / (02)777-3891


▶ 이현주 기자


1. 서울 돈의동 찬양집

개인적으로 비 오는 날 자주 찾는다. 1965년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사철 해물칼국수를 끓여낸다. 20원 하던 칼국수가 지금은 5000원이 됐다. 손님이 많다보니 식탁에 익은 김치와 생김치가 각각 담긴 그릇 및 해물 껍질을 담을 바가지가 미리 준비돼 있다. 식탁에 앉으면 인원수만 물은 후 칼국수를 가져다준다. 국물에서는 조미료의 얄팍한 맛이 아니라 긴 세월이 쌓인 맛이 느껴진다. 비결은 재료를 아끼지 않는 것. 여수 멸치로 다신 국물에 바지락, 홍합, 마른 새우, 미더덕 등의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간다. 고명으로 올린 파와 김 가루도 양이 만만치 않다. 이 모든 재료들이 어우러져 진국의 맛을 낸다. 시큼하게 익은 배추김치까지 곁들이면 속이 확 풀린다. 먹고 더 달라면 얼마든지 더 주는 인심도 정겹다.

<찬양집>

서울 종로구 돈의동 27 / (02)743-1384

〔〕


2. 서울 주교동 강산옥

2대에 걸쳐 60년간 콩비지 하나만으로 장사를 해온 식당이다. 자리에 앉으면 스테인리스 그릇에 가득 담긴 콩비지와 세 가지의 찬으로 구성된 소박한 쟁반상이 차려진다. 따끈한 콩비지를 한 숟가락 입에 넣으면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고소함이 몽글거리며 넘어간다. 여느 식당의 콩비지보다 더 부드럽고 두툼한 맛을 지녔는데, 돼지 뼈를 곤 국물과 잘게 썰어 넣은 돼지고기의 역할이 크다. 그냥 먹어도 되지만 콩비지에 조밥과 양념장을 넣고 살살 비벼 먹으면 더 좋다. 찬으로 나오는 무채는 달고, 오이가 들어간 동치미국은 시원하다. 여름이면 등장하는 콩국수도 별미. 국물이 얼마나 진한지 면을 휘젓기가 힘들 정도다. 아주 진한 크림스파게티를 먹는 느낌이 든다. 끝 맛이 살짝 텁텁하지만 은근하게 맛이 깊다.

<강산옥>

서울 중구 주교동 56-3/ (02)2273-1591

〔〕



 2013.07.27. 휴가지 맛집 편 

 

▶ 노중훈 작가


1.〔,〕

전남 목포 주막 오거리와 유달콩물

오거리 주막은 목포의 예술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식당 주인도 서예가다. 상호가 일러주듯 소탈한 분위기가 사랑스럽다. 실내는 꽤 넓은 편이다. 음식 솜씨는 진도가 고향인 아내의 몫이다. 꽃게무침은 잡은 꽃게를 급랭시켜 껍질과 속살이 잘 분리될 뿐만 아니라 시원한 맛이 난다. 5년 동안 간수를 뺀 신의도 소금으로 간을 한다고. 우럭으로 끓인 맑은 탕도 감칠맛이 있다. 유달콩물은 진한 콩국을 내는 집이다. 지금도 맷돌에 직접 콩을 간다. 노란콩과 검은콩으로 만든 두 가지 콩물 중 선택할 수 있다. 콩국수에는 면과 콩물 이외에 어떤 것도 들어가지 않는다. 오이채나 달걀도 없다. 단, 소금 간이 약하게 되어 있다. 콩국은 택배로 주문해서 따로 받을 수도 있다.

<주막 오거리>

전남 목포시 무안동 6-3 / (061)245-8997

<유달콩물>

전남 목포시 대안동 11-5/ (061)244-5234


2.〔,〕

경북 영주 원조순흥묵집

태평초라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이름은 낯설지만 맛이나 모양은 낯설지가 않다. 김치와 돼지고기에 메밀묵을 넣고 끓이는 김치 전골의 일종으로 생각하면 된다. 팽이버섯, 깻잎, 들깨가루, 인삼, 제피 등도 들어간다. 묵과 버섯을 제외하면 재료들이 하나같이 개성이 강하지만 맛은 조화롭다. 자기 목소리를 강하게 주장하기보다 마에스트로의 지휘에 맞춰 완벽한 하모니를 일궈내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떠올리게 해준다. 처음에는 개운한 김치 국물이었다가 끓일수록 걸쭉해지는데, 다 먹고 나면 메밀 함량이 높은 묵 때문인지 오히려 깔끔하고 순하다는 느낌이 든다. 양도 푸짐하고 함께 나오는 조밥과의 궁합도 훌륭하다. 태평초 이외에 메밀묵밥, 메밀파전, 칼국수 등도 판매한다.

<원조순흥묵집>

경북 영주시 순흥면 읍내리 233-1 / (054)632-2028


▶ 이현주 기자


1. 강원 강릉 서지초가뜰


창녕 조씨 종가의 종부가 강릉 지역 토속 음식을 되살려 계승하는 곳이다. 이 집에서 가장 많이 차려지는 상은 못밥과 질상. 못밥은 농번기에 반가에서 만들어 상민들이 먹던 밥상이고, 질상은 모내기 후 동네 사람들이 모두 손을 보태 만들어낸 음식이다. 질상의 메뉴들은 메밀전, 묵어숙회, 잡채, 미역튀각, 더덕무침, 묵무침, 고등어자반, 갈비찜, 포식해, 씨종지떡, 미역국, 쌈채소와 시골된장, 묵나물, 해묵은 짠지, 한과, 식혜 등 20여 가지. 물론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야무지게 매만진 모든 찬들은 나무랄 데 없지만 차림새가 화려하지는 않다. 하지만 직접 재배한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들로 조미료 없이 만들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맛과 정성이 특별해진다. 개인적으로는 이 집 음식들이 덮어놓고 입에 달라붙는 공연한 애교가 없어 좋았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메뉴가 두 가지 있는데 씨종지떡과 포식해다. 씨종지떡은 씨앗용으로 남겨둔 볍씨의 일부를 덜어내어 만든 떡으로 호박, 감, 강낭콩, 해쑥 등을 듬뿍 넣고 쪄 은은한 쑥향과 달달하고 찰진 식감이 좋다. 포식해는 종가의 내림 음식으로, 제사 지내고 남은 각종 포에 엿기름, 고춧가루, 찹쌀밥, 잘게 썬 무 등을 버무려 삭힌 음식이다. 짭짜름하면서도 길게 남는 뒷맛을 자랑한다. 창녕 조씨 집안에서 300년을 전해 내려온다는 송죽두견주도 빼놓을 수 없다. 댓잎과 솔잎, 그리고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빚은 약주다. 은은한 솔향과 쌉쌀한 맛이 기품이 있다. 반주로 곁들이면 음식 맛을 한결 돋워준다.

<서지초가뜰>

강원 강릉시 난곡동 264 / (033)646-4430

〔〕


2. 경북 울진 불영사식당


천년 고찰 불영사 입구에 자리한 유일한 식당. 개인적으로는 도토리묵이라는 음식에 대한 개념을 바꿔준 곳이다. 일단 등장하는 모양새가 판에 박힌 도토리묵과는 거리가 멀다. 도토리묵 위에 다래순과 말린 취나물을 연하게 익혀 올린 후 다시 그 위에 양파와 들깨가루와 콩가루를 얹어 내온다. 들깨의 고소함이 입안을 가득 채우고, 도토리와 취나물의 향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깊고 그윽한 산중의 맛을 전한다. 특히 산나물에서 풍기는 향긋한 쓴맛은 담담하면서도 속을 아주 편하게 해준다. 불영계곡 굴참나무에서 재취한 도토리를 정성스레 말려 직접 쑨 묵은 일단 윤기가 돌아 허한 느낌이 없다. 입안으로 들어간 묵은 사락사락 놀다가 고분고분 넘어간다. 산중 식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감자전이다. 얇고 길게 채 썬 감자에 밀가루를 조금 넣어 조몰락조몰락 치댄 후 두툼하게 부쳐낸다. 그야말로 싱싱한 감자전이다.

<불영사식당>

경북 울진군 서면 하원리 130-20 / (054)782-9455

〔〕



 2013.08.03. 브런치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창성동 카페 고희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브런치를 먹을 수 있는 올데이 브런치 카페와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카페를 표방하는 곳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말에도 문을 연다. 우선 널찍한 테이블이 여유 있게 배치돼 있어 복닥거리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계산대 뒤쪽에 베이킹 공간을 별도로 갖추고 있어 빵과 케이크, 쿠키를 직접 구워낸다. 쿠킹 클래스도 운영한다. 메뉴로는 두 종류의 브런치 세트와 네 종류의 샌드위치 세트, 그리고 두 종류의 스튜 세트가 있다. 브런치 A는 오늘의 곡물 빵, 소시지, 베이컨, 스크램블, 매쉬드 포테이토, 샐러드, 아메리카노로 구성된다. 브런치 B는 함박스테이크가 매인이다. 빵과 발사믹 소스, 토마토 페이스트, 샐러드 드레싱이 특히 훌륭하다. 샌드위치 B 세트의 주인공은 시금치 치아바타. 터키햄, 시금치, 리코타치즈 등이 들어간다. 디저트로 많이 먹는 티라미슈는 적당하게 달아서 좋다. 카페 고희의 그릇과 컵은 이곳 대표가 직접 빚은 것들이다.

<카페 고희>

서울시 종로구 창성동 100 / (02)734-4907


2.〔,〕

경북 상주 부흥식육식당


50년 업력의 맛집이다. 메뉴판에는 석쇠구이와 소금구이가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추장 양념 돼지고기 석쇠구이를 주문한다. 한 판씩 구워서 테이블로 가져다주기 때문에 불판이 없어도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타지 않게 잘 구워낸 고기는 부드럽고 불맛도 연하게 배어 있다. 양념 역시 너무 맵거나 짜거나 달지 않다. ‘중용의 묘’를 잘 살렸다는 느낌이 든다. 반찬 중에 새우젓이 나오는 점이 독특하다. 여린 잎의 상추는 고기의 결과 맛을 방해하지 않는다. 공깃밥을 시키면 국과 찌개의 경계에 서 있는 청국장을 맛볼 수 있다. 약간 짠 편이라 밥과 함께 먹어야 한다. 석쇠구이의 가격은 한 판에 1만3000원인데, 400g이기 때문에 두 명이서 먹기에 충분하다.

<부흥식육식당>

경북 상주시 남적동 4-23 / (054)532-6966


▶ 이현주 기자


1. 서울 계동 물나무다방


브런치하면 떠오르는 커피와 여유, 멋스러움이 있는 곳이다. 맛보다는 분위기에 무게를 둔 곳으로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을 즐기기 좋다. 브런치 메뉴는 커피와 인절미구이, 김치볶음밥과 달래간장비빔밥이다. 다방임에도 커피 머신이 없다. 주문이 들어오면 원두를 핸드밀로 갈아 직접 커피를 내리거나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정성이 담긴 커피 한 잔이다. 너른 팬에 은근한 불로 한참을 굽는 인절미구이는 꿀에 찍어 먹는 맛이 별스럽다. 잘게 자른 김치와 돼지고기가 들어간 김치볶음밥은 감탄할 정도는 아니지만 마치 친구의 자취방에서 먹던 김치볶음밥의 맛을 떠올리게 한다. 커피를 주문하면 서비스로 제공되는 셈베 과자 또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단, 식사는 하루 10팀 한정이니 일찍 가거나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다방 바로 옆에는 우리나라에 단 하나뿐인 흑백 필름 사진관이 있다.  

 <물나무다방>

서울 종로구 계동 133-6 / (02)318-0008

〔〕


2. 서울 한남동 Bimbom

유기농 식재료와 공정무역 제품만을 사용하는 윤리적인 브런치 카페.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의 유럽지역에서 흔히 먹는 브런치 메뉴들을 선보이는 곳으로 모든 음식에서 건강함을 최우선으로 추구한다.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3단 트레이로 구성된 브런치 테이스팅 메뉴. 크레페와 에그노리지언, 키쉬, 과일 프렌치토스트로 채워진 트레이는 맛은 물론이고 영양소도 묵직하게 담겨 있다. 트레이의 맨 아래 접시에는 인기 메뉴인 ‘비포 선라이즈 크레페’가 담겨 있다. 메밀로 만든 크레페 위에 국내산 돼지고기로 만든 베이컨과 유정란 루콜라가 올라가 있다. 중간 접시에는 에그노리지언과 키쉬로렌이 담겨 있는데 에그노르지언은 최적의 익힘 상태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수란의 모습을 지녔다. 키쉬로렌은 우유와 계란이 어우러져 폭신한 크림파이를 연상시키는데, 베어 물 때마다 전해지는 폭신폭신한 식감이 좋다. 맨 위 접시에는 새콤달콤한 과일 콤포트를 얹은 두툼한 프렌치토스트가 담겨 있어 디저트로 그만이다. 주말 아침 9시부터 10시 반 사이에 가면 모든 브런치가 1만 원이며,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메뉴도 준비돼 있다. 

<Bimbom>

서울 용산구 한남동 261-6 / (02)790-6245

〔〕



 2013.08.10. 한우 편 

 

▶ 노중훈 작가


1.〔,〕

경북 의성 남선옥

1957년에 문을 연, 의성을 대표하는 식당이다. 메뉴는 양념숯불구이 한 가지. 5일장이 열리는 날(2․7일)에 한해서 곰탕을 팔기도 했으나 힘에 부쳐 더 이상은 내놓지 않는다. 접시에는 얇게 커팅된 소의 다양한 부위가 담겨 있다. 간장 베이스의 양념이 얼핏 보아서는 알 수 없을 만큼 살짝 입혀져 있다. 양념은 신촌의 서서갈비보다 훨씬 가볍고, 영동시장의 우삼겹보다 덜 달다. 잘 훈연된 고기와 한 듯 안한 듯 연한 양념이 어우러져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는 맛이 탄생한다. 의성은 마늘의 고장이다. 살짝 구워도 아삭하고 적당히 매콤한 마늘이 훌륭한 조연 역할을 한다. 된장과 청국장을 섞은 듯한 찌개도 맛이 아름답다.

<남선옥>

경북 의성군 의성읍 도동1리 981-8 / (054)834-2455


2.〔,〕

서울 문래동 값진식육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른바 ‘실비형’ 한우 식당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집이다. 등심, 갈빗살, 부챗살, 업진살 등으로 이뤄진 한우 모듬구이 한 접시(150g)가 1만3000원이다. 식당 사장이 다년간 축산물 유통업에 종사했기 때문에 이런 ‘인빌리버블한’ 가격이 가능하다고 한다. 가격에 초점을 맞추면 확실히 만족스럽다. 웬만한 고깃집에서 내는 한우 못지않다. 다만, 육회는 좀 평범한 편이다. 모듬구이 이외에 단일 부위로는 안창(1만9000원)과 토시(2만1000원)도 메뉴판에 올라 있다. 점심시간에는 갈비탕을 먹을 수 있으며, 고기와 함께 많이 주문하는 된장찌개는 특이하게 콩나물이 들어가 있어 시원한 맛이 난다.

<값진식육>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3가 77-43 / (02)2634-9288


▶ 이현주 기자


1. 서울 용강동 이박사의 신동막걸리

소백산 자락에서 키운 영주 한우를 다양한 요리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대표적인 메뉴는 한우 아롱사태 육전과 육회. 아롱사태 부위로 지져내는 육전은 플레이팅부터 남다르다. 중앙의 채소 무침을 중심으로 육전들이 활짝 핀 꽃처럼 담겨 나온다. 노르스름하게 잘 구워진 육전은 씹을수록 고소함이 더해진다. 한우 우둔살로 만든 육회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딱 질 좋은 육회의 맛이다. 기교 없이 시골집 참기름과 마늘, 천일염만으로 양념해 고기 본연의 맛을 살렸다. 한우와 한돈을 섞어 솔잎으로 구워낸 석쇠 불고기에서는 그윽한 불향이 전해진다. 마무리로는 착한 술국을 추천한다. 한우 앞사태에 대파와 무, 주인장의 부모님이 시골집에서 직접 담근 간장과 태양초 고춧가루, 3년 숙성된 신안 천일염을 넣고 끓인 경상도식 소고기국이다. 담백하면서도 속을 편안하게 진정시킨다. 월요일에 가면 그날 낮에 숨이 끊어진 찰랑찰랑한 식감의 영주 한우 육사시미도 맛볼 수 있다.

<이박사의 신동막걸리>

서울 마포구 용강동 494-41 / (02)702-7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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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 신사동 Just Steak


스테이크는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육즙과 육질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면서 보기 좋게 구워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집은 합리적인 가격에 ‘드라이 에이징’ 방식의 한우 스테이크를 판매하는 곳이다. 스테이크를 그릴이 아닌 국내산 참숯으로 구워내며, 3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과 후추 이외에는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인기 메뉴인 티본스테이크를 주문하면 데워진 접시에 아무런 장식 없이 스테이크만 ‘덜렁’ 나오는데, 일단 나오는 크기와 터프한 모양새에 압도당한다. 고기 전반에 배인 은은한 참숯 향이 코를 즐겁게 자극한다. 뼈를 사이에 두고 핏기가 도는 안심과 등심을 번갈아 맛보면, 두 부위의 육질 차이가 고스란히 혀로 전해진다. 안심은 촉촉한 육즙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사라지고, 등심은 살짝 질긴 감이 있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입안에 가득 퍼진다. 특별한 양념 없이도 스테이크 고유의 참맛이 느껴진다. 3인 여성을 기준으로 티본스테이크 800g에 토실토실한 모차렐라 치즈를 곁들인 버펄로 카프레제 샐러드와 그릴에 구운 채소를 더해 먹으면 기분 좋은 한 끼 식사가 될 듯하다.

<Just Steak>

서울 강남구 신사동 657-3 1층 / (02)544-9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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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8.17. 터미널 맛집 편 

 

▶ 노중훈 작가


1.〔,〕

경북 영주 인삼식당 지하 1호와 서부냉면


풍기는 금산 못지않은 인삼의 고장인데, 인삼식당은 풍기역 앞에 자리한 풍기인삼시장 지하에 있다. 민들레, 뽕잎, 취나물, 고사리, 표고버섯, 질경이 등이 들어간 산채비빔밥은 정갈하고 기품 있는 맛이다. 여기에 인삼채가 향긋한 방점을 찍어준다. 반찬 중에는 백김치가 빼어나며 진득한 된장찌개 또한 훌륭하다. 인삼시장 맞은편 골목길로 들어가면 나오는 서부냉면은 풍기에서 상당히 이름난 식당이다. ‘한반도 냉면의 남방 한계선’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상당히 준수한 메밀 냉면을 선보인다. 육향이 제법 진한 국물과 적당한 탄력의 면이 돋보인다. 달짝지근한 열무김치에도 자꾸만 손이 간다.

<인삼식당 지하 1호>

풍기역 앞 인삼시장 내 지하 1층 / (054)636-7302

<서부냉면>

경북 영주시 풍기읍 인삼로 3번길 26 / (054)636-2457


2.〔,〕

전북 임실 행운집


임실군 강진공용버스터미널 지척에 있다. 작은 체구의 할머니와 외국인 며느리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손님들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는 할머님의 인심이 남다르다. 우선 ‘착한 가격’이 눈에 들어온다. 물국수 3000원, 비빔국수 3500원, 콩국수 4000원, 팔칼국수 4000원, 김치수제비 4000원이다, 제일 비싼 것이 6500원인 다슬기칼국수다. 가격을 보고 국수 맛을 보면 황송할 지경이다. 행운집에서는 지금도 자연 건조 방식을 고수하는 백양국수를 사용한다. 중면보다 살짝 더 굵고 동글동글한데, 부드러움과 탄력을 동시에 머금고 있다. 면발의 매력을 가장 잘 전해주는 것은 역시 물국수다. 멸치 육수의 은근한 풍미와 여릿한 들기름 향이 잘 어우러져 있다. 과하게 달거나 맵지 않은 비빔국수는 들깨가루의 향미가 살아 있다. 매주 2․4주 일요일 휴무. 하지만 장날(날짜의 끝이 2와 7인 날)에는 영업을 한다.

<행운집>

전북 임실군 강진면 갈담리 515-4 / 010-4364-1094


▶ 이현주 기자


1. 전남 순천 원조고려막창구이


지글지글 막창 익는 소리에 여행의 피곤함이 싹 가시는 집이다. 순천시외버스공용터미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식당으로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순천 3대 곱창집으로 꼽힌다. 특별한 인테리어 없이 소박하고 털털한 분위기 때문인지 친구를 불러내 막창에 소주 한잔 기울이며 주정과 밥정을 쌓고 싶어지는 공간이다. 동그란 철제 테이블에 앉아 주문을 하면 숯과 함께 빛의 속도로 물김치, 오이무침, 콩나물무침 등의 기본 찬들이 차려진다. 이어 등장하는 막창은 ‘특별 양념’에 재어 하루 동안 숙성시킨 것이다. 불판 위에 올려 노릇하게 구운 막창은 비린내가 없음은 물론이고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 입에 넣고 오물거리기에 좋다. 가격도 부담 없는 편으로 막창 소자(1만4000원)를 시키면 두 사람이 배를 든든하게 채울 수 있다. 마무리는 비빔밥이다. 우선 철판에 밥과 채소들을 넣고 비비면 인원수에 맞춰 반숙의 달걀부침이 나온다. 노른자를 숯불 위에서 터트려 다시 한 번 밥과 비벼 먹으면 푸짐한 한 끼가 완성된다.

<원조고려막창구이>

전남 순천시 장천동 8-66 / (061)743-1607

〔〕


2. 전남 화순 송원숯불돼지갈비


하루 네 번 경전선 열차가 지나는 능주역 바로 앞에 위치한다. 담양식 숯불 돼지갈비를 맛볼 수 있는 집. 뼈가 붙은 고기를 양념해 직화로 구워낸 것이 바로 담양식 돼지갈비다. 이 집에서 갈비를 맛보려면 20~30분 이상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주문이 들어가면 그때부터 화덕 숯불에서 양념을 정성스레 발라가며 갈비를 구워내기 때문이다. 기다림 끝에 등장하는 갈비의 모양새는 침샘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기름기 잘잘 흐르는 넓적넓적한 갈비는 딱 알맞게 구워져 나오며 숯불의 향 또한 은은하게 품고 있다. 질기지 않은 고기는 씹으면 씹힐수록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더해진다. 무엇보다 육질과 양념 맛이 예사롭지 않은데, 돼지갈비를 냉동실에서 일주일가량 숙성시킨 후 각종 천연 재료를 전통 방식대로 배합해 만든 특별한 양념이 더해지기 때문이란다. 남도의 식당답게 기본 찬들도 푸짐하다. 무엇보다 깻잎장아찌가 예술. 한입 맛보면 바로 공기 밥을 주문하게 되는 야무진 맛이다.

<송원숯불돼지갈비>

전남 화순군 능주면 관영리 224-10 / (061)373-9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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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8. 100년 식당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남창동 은호식당


1931년에 영업을 시작했으니 80년이 넘는 긴 역사를 자랑한다. 처음에는 해장국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았으나 고위 공직자들을 대접하기 위해 만든 꼬리곰탕이 지금은 은호식당의 ‘간판스타’가 됐다. 종업원에게 물었더니 꼬리곰탕(1만7000원)과 꼬리토막(1만9000원)의 차이는 ‘크기’라고 한다. 확실히 꼬리토막에 들어간 고기 토막은 여느 곰탕집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대형 사이즈다. 손으로 붙잡고 뜯으면 부드러운 고기가 잘 분리된다. 찍어 먹는 부추 간장도 그렇게 짜지 않다. 두터운 국물에서는 세월의 무게가 읽힌다. 수육에는 도가니(호주산), 양지(국내산 육우), 소머리(한우) 등 세 가지가 있다. 세 종류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모듬수육(4만5000원)도 있다. 개인적으로 소머리가 가장 흡족했다. 양지는 살짝 질기다는 느낌.

<은호식당>

서울 중구 남창동 50-43 / (02)753-3263


2.〔,〕

서울 염리동 역전회관


50여 년 전인 1962년에 개업했다. 원래 용산역 앞에 있다가 마포로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낙지와 홍어 요리도 팔지만 역전회관의 이름을 드높여 준 메뉴는 단연 바싹불고기다. 말 그대로 다진 소고기를 양념한 다음, 불에 ‘바싹’ 구워낸다. 당연히 일반 불고기처럼 국물이 배어 나오지 않는다. 서울식 너비아니의 변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센 불에 순간적으로 익혀내기 때문에 ‘불맛’이 강한 편이다. 불판도 없고 국물도 없기 때문에 먹으면서 고기가 쉽게 건조해질 것 같지만 촉촉함이 비교적 잘 유지된다. 해장국에는 표면에 기포가 별로 없이 단단한 선지가 듬뿍 들어 있다.

<역전회관>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173-21 / (02)703-0019


▶ 이현주 기자


1. 전남 담양 신식당

1932년부터 정식 영업을 시작한 식당으로 오래된 맛 집에서 풍기는 자존심과 자신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이집의 떡갈비는 한우 갈비살만을 발라내 무채 썰듯 가늘게 썰어 다지고 또 다져 차지게 만든 다음, 다시 뼈를 중심으로 처덕처덕 붙여가며 모양을 만든 후 참숯에 구워낸다. 맛은 아기자기한 양념의 맛보다는 '고기 먹는 맛'에 충실하다. 달큰한 양념을 하지 않았지만 불에 구웠을 때 불 맛과 어울릴 만큼의 양념을 하였기에 심심하지는 않다. 슴슴한듯 하면서도 살짝 짭조름한 소스 맛이 오히려 세련되게 느껴진다. 고슬고슬하게 다져진 고기는 살짝 질깃한 느낌이 있지만 씹을수록 소고기 본연의 육향이 올라온다. 그냥 먹어도, 쌈으로 싸도, 밥 한 술에 올려 먹어도 다 맛있다. 단 만만치 않은 가격과, 단맛에 길들어져 있는 분들은 좋아하지 않을 듯하다.

<신식당>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담주리 68-1 / (061)382-9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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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남 나주 하얀집 

나주 곰탕 골목에서도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하얀집은 나주 곰탕의 원조 집으로 1910년 문을 열었다. 이집 곰탕은 말간 국물에 담백하고 정갈한 맛이 특징으로 질 좋은 한우 사골을 초벌로 끓인 후 우러난 사골 육수의 기름기를 제거한 다음 다시 양지머리, 목살, 아롱사태, 꼬리, 우설 등을 넣고 푹 고아 국물 맛이 맑고 달고 시원하다. 이 집에서 곰탕을 주문하면 밥이 담긴 뚝배기를 국물로 데워내는 토렴 과정을 볼 수 있다. 토렴으로 완성된 곰탕 한 그릇은 바로 떠먹어도 될 만큼 따끈한 정도. 따스한 고기국물과 구수한 고기 한 점, 포실한 밥알과 시원한 깍두기를 한 입에 넣으면 첫맛은 담백하고 고소하며, 달달한 뒷맛은 은근하고 길게 남는다. 곰탕과 환상의 복식조처럼 잘 어울리는 깍두기와 김치는 멸치젓과 10년 이상 간수를 쫙 뺀 국산 천일염을 사용해 담는데, 이 깍두기 맛을 못 잊어 식당을 찾는 사람도 있다한다. 

<하얀집>

전라남도 나주시 중앙동 48-17 / (061) 333-4292 

〔〕



 2013.08.29. (목) 노중면 특집편  

 

▶ 노중훈 작가


1.〔,〕

경북 대구 원조동곡할매손국수


‘국수의 고장’ 대구에서도 국수 종가라고 부를 만한 집이다. 4대째 60여 년에 걸쳐 국숫집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도 장작불을 때는 아궁이에 커다란 솥을 걸고 국수를 삶아내는 모습이 감동스럽기 짝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문하고 나서 20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직접 손으로 밀어 만든 국수의 면발은 야들야들하고, 한 번 젓가락질에 맞춤한 길이로 썰어져 나온다. 국물도 마치 토렴한 국밥처럼 미지근하기 때문에 바로 먹기 좋다. 은근한 국물과 찰랑찰랑한 면, 삶은 호박 채 썬 것과 김가루, 그리고 양념장이 빈틈없이 어우러진 국수는 젓가락을 대자마자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없어진다. 수육과 암뽕도 판매한다.

<원조동곡할매손국수>

대구 달성군 하빈면 동곡리 125-3 / (053)582-0278


2.〔,〕

노중훈의 서울 면 요리 맛집


지하철 5호선 충정로역 9번 출구 부근의 브리스토(Bristot, 02-362-5006)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파스타와 피자가 맛있는 레스토랑이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도 사랑스럽다. 담백한 봉골레 스파게티, 국내산 감자를 으깨 직접 구운 감자 피자, 훈제 오리를 발사믹 소스에 조려 루콜라를 곁들인 요리, 프렌치 어니언 수프 등이 인기 메뉴. 60여 종의 와인도 갖추고 있다. 

청량리동의 혜성칼국수(02-967-6918)는 1968년에 문을 연 전통의 칼국수집이다. 메뉴는 멸치칼국수와 닭칼국수 딱 두 가지.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에 듬뿍 담겨 나오는 칼국수의 양이 푸짐할 뿐만 아니라 면발 또한 두툼하면서도 쫄깃하다. 밤새 끓인 닭 육수가 진하고 걸쭉한 닭칼국수의 맛이 특히 일품이다. 

당산동의 교다이야(02-2654-2645)는 수타 우동 전문점이다. 매일 정성을 다해 반죽한 탱글탱글한 면발이 일본의 사누키 우동을 떠올리게 해준다. 직접 먹어본 음식은 가마에서 건져낸 우동에 각종 양념을 얹고 쯔유(가다랑어 간장)를 넣어 비벼 먹는 가마붓가케우동과 역시 가마에서 가장 이른 시간에 건져낸 뜨거운 면을 쯔유에 찍어 먹는 가마아게. ‘면발의 힘’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옛집(02-794-8364)은 용산 삼각지 뒷골목에 자리한, 30년을 훌쩍 넘긴 국숫집이다. 다시마와 멸치로 국물을 낸 온국수가 이 집의 대표 메뉴. 변함없이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 맛은 장안에서도 손꼽힌다. 후덕한 성품의 할머니는 3000원에 이 아름다운 국수를 판매한다. 개인적으로는 고춧가루나 양념장을 넣지 말고 드시기를 권한다. 그래야만 순정한 국수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몇 가지 채소와 단무지로 속을 채운 소탈한 김밥(1500원)을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다.


▶ 이현주 기자


1. 경북 울진 해주작장면


대한민국 짜장면의 새로운 세계를 연 곳이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짜장면의 이름은 작장면. 첫인상부터 남다르다. 양파, 당근, 해산, 완두콩, 새우, 오징어, 감자, 돼지고기, 오이 등의 고명이 작은 접시들에 구절판처럼 담겨 나온다. 면과 소스도 따로 내온다. 일반 짜장면보다 몇 배나 푸짐한 고명에 눈이 흐뭇해지지만 작장면의 진정한 매력은 따로 있다. 춘장소스에 고추기름과 다진 마늘, 청양고춧가루를 듬뿍 넣어 맛이 화끈하다. 일반 짜장면의 고소한 단맛보다는 칼칼함이 앞서고, 코끝에서는 달콤하면서도 톡 쏘는 향이 조화를 이룬다. 한 그릇 비우고 나면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지만 자꾸만 입맛을 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물에 삶아 기름기를 쏙 뺀 고명이 들어가니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다. 돼지기름과 채소가 잘 어우러진 볶음밥도 별미다.

<해주작장면>

경북 울진군 울진읍 읍내리 196-15 / (054) 781-0008

〔〕


2. 경남 하동 단야식당


느림의 미학이 담겨 있는 슬로푸드를 선보이는 곳이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만든 이곳의 음식들은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고 본연의 맛만을 살렸다. 화학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주문과 동시에 다정한 손길로 준비되는 다양한 장아찌에는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짭짤함과 달금함이 배어 있다. 대표 메뉴는 오래전 절집에서 유래된 음식인 사찰국수로 ‘가벼워서 더 깊어지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다. 들깨, 견과류, 찹쌀을 갈아 만든 국물에 국수와 버섯 등을 넣은 국수는 나오는 모양새부터 그윽한 기품이 넘친다. 불순할 기색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고소한 국물 맛은 덤덤하면서도 깊이 있게 다가오고, 부드럽게 흐느적거리는 면발은 미묘한 탄력과 적당한 투박함이 공존한다. 들깨 국물 속에서 풋풋한 존재감을 증명하는 버섯과 애호박 또한 국수를 먹는 사이사이 부드러운 단맛과 고소함을 번갈이 더한다.  밀가루와 버섯이 도란도란 얽혀 있는 표고버섯전은 씹힐 때마다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이중주 식감을 전한다.

<단야식당>

경남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207 / (055)883-1667

〔〕



 2013.09.07. 자연주의 밥상 편 

 

▶ 노중훈 작가


1.〔,〕

전남 완주 비비정


소박한 마을에 들어선 세련된 건물의 레스토랑은 특정한 개인이 아니라 마을 공동 소유다. 주방을 책임지는 아주머니 세 분 역시 마을 주민들이다. 농가 레스토랑을 표방하는 비비정에서 사용하는 식재료의 대부분은 마을에서 채취한 것들이고, 홍어를 제외하면 전부 국내산이다. 푸드 마일리지와 신토불이를 제대로 실천하는 셈이다. 조미료 대신 멸치 육수나 약초 우려낸 물로 맛을 내는 건강 밥상이기도 하다. 제철 채소 위주로 내기 때문에 상차림이 그때그때 달라진다. 직접 경험한 상차림에는 호박죽을 시작으로 껍질까지 다진 녹두묵, 두부조림, 비트 소스 샐러드, 보쌈, 조기구이, 고등어조림, 매실장아찌, 두부김치, 머위대볶음, 가지볶음, 오이냉국, 깻잎, 홍어애탕 등이 올랐다. 시골 밥상의 가격은 1만2000원, 1만5000원, 2만 원의 세 가지. 2만 원짜리 상에는 갈비찜이 추가된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30분~오후 2시, 오후 6시~8시다.

<비비정>

전북 완주군 삼례읍 삼례리 768 / (063)291-8609


2.〔,〕

경북 영양 선바위가든


산나물 밥상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식당 외관은 평범하지만 상에 오르는 나물은 비범하다. 이곳 사장은 일원산 등지에 30~50일 정도를 머물며 1년간 쓸 나물을 채취한다. 물론 나물이 많이 나는 봄철에도 좀 더 자주 채취한다. 하지만 예전보다 입산 금지 구역이 늘어나 나물 채취가 점점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고사리, 오가피, 민들레, 묵나물(참취, 미역취, 단풍취), 혼합나물(참취, 미역취, 당귀, 오가피새순, 칡순), 뽕잎(산뽕, 누에뽕), 오가피, 민들레, 고들빼기, 당귀뿌리, 더덕. 조기, 된장찌개. 냉미역국 등으로 차려진 밥상은 그 자체로 보약이다. 가격은 산채비빔밥 8000원, 산채정식 1만2000원.

<선바위가든>

경북 영양군 입암면 신구리 95-3 / (054)682-7429


▶ 이현주 기자


1. 경기 양평 산골다람쥐


밭 사이로 난 길을 걸어가 만나는 식당은 시골스러운 정취가 가득하다. 주문을 하면 먼저 나물 네 종류에 김치 한 접시가 나오는데 하나하나 맛을 보면 유별나게 뛰어나다기보다 첨가물 없는 청정한 맛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신선한 향이 살아 있는 투박한 나물들이 서울에서 먹는 것처럼 여리지 않아 좋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두툼한 도토리전병에는 도토리 가루가 아낌없이 들어갔다. 두부와 참나물이 주는 부드러움과 간간히 터지는 들깨의 조화가 아름답다. 부추와 묵은 김치를 쫑쫑 썰어 넣어 맛을 낸 묵밥에서는 사먹는 맛이 아닌 엄마가 해주는 손맛이 느껴진다. 말캉말캉 아삭아삭 부들부들 오독오독 전해지는 묵밥 속 재료들의 식감도 즐겁다. 들깨 가루에 미역을 넣고 끓인 도토리수제비는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다. 미역을 넣어서인지 들깨 가루 국물이 의외로 깔끔하다. 무엇보다 미끌미끌하면서도 도톰하게 살이 밴 수제비의 꼬들꼬들한 맛이 일품이다.

<산골다람쥐>

경기 양평군 개군면 상자포리 253 / (031)771-9613

〔〕


2. 충북 단양 수리수리봉봉


11년 전 귀농한 부부가 산에 사는 것이 즐겁고 음식하는 것이 즐거워 시작한 식당이다. 메뉴는 산채정식과 오리백숙 두 가지. 주문을 하면 제철에 재취한 산채를 삶아 햇볕에 말린 후 직접 담근 엑기스로 맛을 낸 찬들이 먼저 차려진다. 담백한 뒷맛의 나물들과 싱싱한 계절의 기운을 담아낸 장아찌들은 그저 흐뭇할 뿐이다. 이색 산채 메뉴들도 맛볼 수 있다. 고기에 취나물, 곰취, 엄나무순, 버섯, 인삼, 오가피가 들어가는 산채함박스테이크는 산채를 즐기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개발한 메뉴로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다. 두릅, 곰취, 우엉, 숙주나물, 김치, 부추, 표고버섯, 두부, 고기, 마늘, 대파를 직접 짠 참기름에 버무려 빚은 산채만두는 입안에 소백산의 자연이 쏙 들어오는 느낌이다. 산채에 능이버섯을 넣어 만든 부침도 도시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을 것 같은 맛이다. 밥을 먹는 내내 속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는데 그게 모두 곁들여져 나오는 장아찌 덕분인 듯싶다. 맛있는 오리백숙을 앞에 두고도 장아찌와 나물들에 쉴 새 없이 젓가락질을 해보기는 난생 처음이다. 장아찌의 심오한 매력에 빠진 집이다.

<수리수리봉봉>

충북 단양군 대강면 사인암리 10-11 / (043)422-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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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9.14. 시장의 맛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신림동 시장탕수육과 착한생칼국수


두 집 모두 신원시장 안에 있다. 노부부가 15년째 운영하고 있는 시장탕수육은 착한 가격(기본 3000원)에 맛있는 탕수육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가게는 허름하지만 국내산 돼지고기 등심만을 사용하고 기름도 절대 재생하지 않는 등 꼿꼿한 자부심이 돋보인다. 탕수육은 등심과 튀김옷의 비율이 적당하고, 소스도 너무 되직하거나 달지 않아서 좋다. 무엇보다 회전율이 엄청나기 때문에 언제 찾아도 금방 튀겨낸 탕수육을 먹을 수 있는 점이 최고의 미덕이다. 매주 화요일 휴무. 착한생칼국수의 칼국수 값 역시 착하기 이를 데 없다. 일반 칼국수가 2900원이고, 커다란 유부 자루가 들어 있는 유부칼국수는 3900원이다. 가격은 헐하지만 직접 밀고 치대서 뽑아낸 면은 최고 수준의 쫄깃함을 선보인다. 국물은 걸쭉하지 않고 맑은 편. 꽁보리밥 정식을 주문하면 작은 양의 칼국수가 딸려 나온다.

<신원시장>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로 나와 도림천 다리를 건너면 왼쪽에 위치. 입구로 들어서면 착한생칼국수가 왼쪽 편에 먼저 보이고, 시장 끝부분에 시장탕수육이 자리한다.


2.〔,〕

서울 청량리동 광주식당


청량리시장에 위치한 식당. 청국장, 된장찌개, 김치찌개, 동태찌개, 갈치조림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지만 양은 냄비를 이용해 갓 지어낸 밥이 광주식당의 트레이드마크다. 광주식당의 냄비는 일반 양은 냄비보다 2배 이상 두껍기 때문에 밥이 잘 타지 않는 대신 누룽지는 잘 만들어진다. 밥이 완성되면 냄비째 가져와 직접 밥공기에 담아주는데, 차진 밥에서는 윤기가 흐른다. 밥을 끓여달라고 하면 물을 넣고 눌은밥을 해준다. 반찬으로 나온 고등어조림을 한 점 얹어 먹으면 꿀맛이다. 찌개 중에서는 두툼한 두부와 구수한 콩이 넉넉하게 들어간 청국장이 단연 인기 메뉴. 청국장 특유의 고릿한 냄새가 많이 나지 않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김치찌개는 평이한 편인데, 매운 고추 때문에 뒷맛이 상당히 칼칼하다.

<광주식당>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773 / (02)969-4403


▶ 이현주 기자


1. 전북 전주 현대닭내장탕


1970년대부터 닭내장탕을 팔아온 중앙시장의 터줏대감이다. 전골냄비에 담겨 나오는 이 집의 닭내장탕은 한마디로 푸짐하다. 고추장을 푼 육수에 닭 내장과 모래집 등의 부속물을 넣고 그 위에 미나리, 콩나물, 당면 등을 푸짐하게 얹은 다음, 다시 고춧가루를 풀어 끓여낸다. 소주잔 기울이며 주정을 쌓기에도, 과음으로 일그러진 속을 달래기에도 좋은 메뉴다. 미나리와 콩나물에서는 상큼한 맛을, 닭 내장에서는 고소한 맛을, 후루룩 먹는 당면에서는 쫄깃쫄깃한 맛을, 국물에서는 시원하고 칼칼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국물이 꽤나 매력적인 감칠맛을 뽐낸다. 진득하면서도 똑 떨어지는 깔끔함에 소주잔이 절로 넘어간다. 닭내장탕의 거슬리는 느낌함도 확실하게 잡아냈다. 바닥에 깔릴 만큼 푸짐하게 들어간 마늘 때문인 듯싶다. 주인공인 모래주머니는 상당히 부드럽다. 씹히는 맛이 나긋나긋 부드러우면서도 모래집 특유의 꼬들꼬들함이 살아 있다.

<현대닭내장탕>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 655-4 / (063)254-4014

〔〕


2. 전북 익산 시장비빔밥


토렴식 비빔밥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면 순대와 선지가 펄펄 끓고 있는 거대한 무쇠 솥이 먼저 시선을 끄는데, 비빔밥을 주문하면 이 솥 위에서 정성스런 토렴이 시작된다. 그릇에 밥과 나물, 내장을 차례로 얹은 다음 국자로 무쇠 솥의 국물을 끼얹고 빼내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한다. 국물이 밥과 나물에 고루 배어들면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 비빈 후 마지막으로 고추장으로 조물조물 묻힌 육회를 올린다. 한 그릇의 밥이 비벼지기까지 이래저래 스무 번 이상 손이 간다. 먹는 사람이 비벼야 하는 여느 식당의 비빔밥과 달리 어머니가 미리 다 비벼놓은 밥 같다. 국물에 적신 밥과 나물, 내장에는 은은한 단맛과 선진향이 배어 있으며 입술에 달라붙는 비빔밥의 촉감 또한 좋다. 특히 돼지껍데기를 저민 포를 육회비빔밥에 섞어내는데, 기름기가 완전히 빠져 부들부들하면서도 씹히는 감이 묘하고 고소하다. 곁들여 나오는 선짓국의 국물은 잡냄새 없이 깔끔하고, 탱탱하고 찰진 선지는 입안에서 텀블링을 해댄다. 그릇 또한 정겹다. 오래된 집안 찬장을 뒤져보면 하나쯤 있을 법한 스테인리스 그릇이다. 어중간한 크기지만 막상 먹어보면 부족함이 없다. 정말이지 가격 대비 최강의 비빔밥이다.

<시장비빔밥>

전북 익산시 황등면 황등리 584-14 (황등시장) / (063)858-6051

〔〕



 2013.09.21. 만두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잠실본동 파오파오


고기만두, 김치만두, 왕만두, 찐빵, 옥수수술빵 등의 메뉴가 있지만 파오파오에 대단한 유명세를 안겨준 장본인은 어른 손가락 굵기만 한 새우만두다. 속이 비치는 얇은 만두피 안에 다진 새우와 돼지고기 등심, 버섯과 부추 등을 버무려 만든 만두소가 꽉 차 있다. 고추기름이 느끼함을 한 움큼 덜어내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맵지 않아 아이들 입맛에도 잘 맞는다. 가격은 6개에 3000원. 고기로 만든 소가 충실하게 들어간 왕만두(1개 1000원)에서는 별다른 특징을 발견하기 어렵다. 협소한 내부에서 만두의 달인과 종업원들이 온종일 반죽을 하고 소를 만들고 만두를 빚는다. 찜통에서 쪄내기 바쁘게 ‘빛의 속도’로 팔려나간다.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파오파오>

서울시 송파구 잠실본동 205-16 / (02)412-9198


2.〔,〕

서울 내수동 평안도만두집


상호가 일러주듯 평안도식 만두를 판매하는 집이다. 만둣국(7000원)은 양지를 우려낸 해맑은 육수에 매일 아침 직접 빚은 속이 꽉 찬 만두 5개가 들어 있다. 평안도 음식의 특징인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난다. 양념한 양지머리가 고명으로 올라 있고, 공깃밥이 함께 나온다. 만두 속에 넣는 재료들은 돼지고기, 잘 익은 김치, 숙주, 두부 등이다. 만두전골(3만 원 / 4만 원)은 동일한 육수에 소 힘줄, 동태전, 녹두전, 버섯, 떡 등이 푸짐하게 들어간다. 전골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 또한 웅숭깊은 맛의 육수다. 노릇하게 구워내는 빈대떡과 열무김치를 곁들인 김치말이국수도 나쁘지 않다.

<평안도만두집>

서울시 종로구 내수동 167 대우복합빌딩 지하 1층 / (02)723-6592


▶ 이현주 기자


1. 서울 재동 깡통만두


맛있는 만두는 만두피가 적당히 두꺼우면서 쫄깃하고, 속은 잘 다져진 고기에 아삭한 채소가 어우러져야 하며, 먹고 난 후 속이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잘 반죽되어 있어야 한다. 깡통만두는 이 ‘단순 소박한 만두의 원칙’을 제대로 지킨다. 만두를 주문하면 고기, 해물, 김치 세 종류의 만두가 한 접시에 담겨 등장한다. 만두피가 조금 두툼함 편인데, 덕분에 적당히 탄력적이고 꼬들꼬들한 기개 있는 만두의 정석을 보여준다. 고기만두는 세 만두 중 가장 심심하다. 돼지고기, 숙주, 부추, 두부, 양파가 들어가는데 고기 비중은 줄이고 두부와 채소를 넉넉히 넣어 무척 담백하고 깔끔하다. 해물만두는 고기만두와 같은 재료에 통통한 새우를 넣어 빚었다. 새우의 알찬 식감이 재미를 더한다. 김치만두는 잘 익은 김장 김치의 짭조름함이 만두피와 잘 어울린다. 국내산 한우를 담담하다 싶을 정도로 은은하게 끓여낸 국물에 토실한 면발과 각각의 만두를 한 개씩 넣은 칼만두 또한 이 집의 인기 메뉴. 아침마다 콩가루를 넣은 생면을 직접 뽑아 만든 면의 포실한 식감이 무척이나 흡족하다. 12시간을 끓인 사골 육수에 버섯, 빈대떡, 만두를 고명으로 올린 온반은 바닥에 가라앉은 당면과 양지머리가 풍요로운 한 그릇의 맛을 전한다.

<깡통만두> 

서울시 종로구 재동 84-22 / (02)794-4243

〔〕


2. 서울 휘경동 봉이만두


부추만두 전문점. 언제나 담백하고 소박하고 뜨끈한, 삼박자의 만두가 반기는 곳이다. 조그맣게 낡아가는 분식집의 외관이 처음엔 의심스럽지만 맛을 보고나면 걸인의 옷을 입은 무림의 고수 같은 곳임을 알게 된다. 만두 메뉴는 군만두와 손만두가 전부다. 주문을 하면 빚어놓은 만두를 그 자리에서 지지거나 쪄내는데 두 가지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맛있다. 찐만두를 주문하면 한입 크기의 통통한 만두가 등장하는데, 피가 얇아 속속들이 들여다보인다. 젓가락으로 집어 올려 베어 물면 “아, 꽉 찼구나”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부추 60에 고기와 채소 40 정도의 비율을 이루는 만두소가 정말 푸짐하게 들어차 있다. 부드럽고 촉촉한 것은 피나 소나 마찬가지여서 흡사 죽을 먹는다는 생각이 들만큼 달보드레한 식감이 잇새로 쉼 없이 파고든다. 군만두는 여덟 개의 한입 만두가 모두 기가 막힐 만큼 알맞게 구워져 나온다. 만두의 얇은 피가 씹힐 때마다 감자 칩처럼 바삭거린다. 부추의 비율이 높다보니 질리지 않고 차곡차곡 해치워 나갈 수 있는 맛이다. 3000원으로 이토록 행복한 만두를 맛볼 수 있다니, 정말 마성의 만두다.

<봉이만두> 

서울시 동대문구 휘경동 261-1 / (02)2215-1122

〔〕



 2013.09.28. 저 칼로리 음식 편 

 (음식도시 중 가장 이상한 주제라고 생각함ㅋㅋㅋㅋㅋㅋ)

 

▶ 노중훈 작가


1.〔,〕

서울 상수동 슬런치 팩토리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많은 상수동 주택가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일반 가정집 1층을 개조한 공간에 자리한데다 간판이 작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 쉽다. 내부에 들어서면 인테리어에 부쩍 신경 쓴 것이 느껴진다. 제가끔 다른 디자인의 의자와 테이블, 소파 등이 놓여 있다. 샐러드 메뉴에는 두부토마토샐러드, 가지버섯샐러드, 새우쌀국수샐러드 등의 세 가지가 있다. 그중 가지버섯 샐러드는 구운 가지, 송이버섯, 쌈채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재료는 싱싱하고 식감도 괜찮다. 메인 메뉴 중 하나인 치킨크로켓은 시금치를 넣은 닭 가슴살을 기름 없이 공기에 튀긴 음식이다. 피클, 고구마, 채소, 잡곡밥이 곁들여지고, 마요네즈를 넣은 두부소스에 찍어 먹게 해준다. 버섯두유크림리조또는 전반적으로 싱겁지만 건강한 느낌이 물씬하다. 이밖에 새우포두부볶음면, 새우바질페스토피자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한다.

<슬런치 팩토리>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36-18 1층 / (02)6367-9870


2.〔,〕

서울 휘경동 초록뜰

채식 전문 식당이다. 양자 파동 에너지 수를 식수는 물론이고 식기 씻을 때도 사용할 뿐만 아니라 천연 세제와 천연 조미료, 구운 천일염만을 고집하는 등 건강에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인다. 마늘, 생강, 파, 젓갈 등을 배제한 김치는 샐러드 먹는 기분이 든다. 맛도 생각보다 훨씬 훌륭하다. 통밀, 현미, 흑미, 백태, 오트밀, 아마씨, 울금 등을 배합해 직접 제조한 국수는 소화 및 배변에 좋다고 한다. 발아 현미로 만든 들깨면은 가느다란 면발이 찐득찐득한 국물에 푹 젖어 있다. 들깨와 깻잎의 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도토리묵, 올방개묵, 팽이버섯 등을 넣은 따뜻한 묵밥은 국물이 칼칼해서 자꾸만 손이 간다. 초록뜰의 두부두루치기는 철판에 볶아내는 것이 아니라 심해 두부와 국수를 넣고 끓인 음식이다. 국물 맛은 묵밥과 거의 비슷하다. 100% 메밀로 만든 냉면은 맑은 육수에 각종 과일과 채소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다. 전남 장흥에서 생산된 표고버섯을 이용한 버섯탕수는 초록뜰 메뉴 중 유일하게 기름에 튀긴 음식이다.

<초록뜰>

서울시 동대문구 휘경2동 276-57 / (02)2213-1878


▶ 이현주 기자


1. 세종시 촌집


주인장이 건강을 위해 해초를 찾아다니다 시작하게 된 식당이다. 해초 요리 전문점답게 모든 해초들을 주인이 직접 산지에 가서 구입해 온다. 해초는 전남 장흥, 매생이는 전남 신안에서 올라온다. 대표 메뉴인 해초보쌈을 주문을 하면 다시마와 쇠미역, 꼬시래기, 톳, 모자반, 세모가사리, 한천 등의 해초가 짠맛과 비린 맛을 벗고 접시에 수북이 담겨 등장한다. 중앙에 수줍게 놓인 수육은 돼지 삼겹살과 앞 사태에 홍화씨, 감초, 계피, 산초 등을 넣고 삶아 낸 것으로 잡냄새 없이 부드럽다. 다시마를 펼치고 그 안에 수육과 갖가지 해초, 마늘, 고추를 넣고 쌈장에 찍어 먹으면 해초의 꼬들꼬들함과 수육의 고소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특히 해초와 쌈장이 환상적인 궁합을 이루는데, 쌈장에 갈치가 들어가 있어 갈치속젓 같은 맛이 난다. 해초보쌈 말고도 매생이만두전골이나 해초비빔밥, 매생이죽 등의 메뉴도 판매한다. 기본 찬들도 모두 저염으로 조리돼 있다.

<촌집>

세종시 조치원읍 죽림리 286-3 / (044)868-7309

〔〕


2. 서울 부암동 demitasse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이 2013년의 서울에 산다면 이런 곳을 고르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는 곳이다. 아기자기한 보물로 채워진 다락방 같은 곳으로, 소곤소곤 비밀 이야기를 하고 싶어지는 작고 예쁜 공간이다. 메뉴들 또한 일본 만화 <심야식당>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음식들이다. 고양이 맘마와 오차즈케가 인기 메뉴로, 특히 밥을 차에 말아 먹는 오차즈케는 주문과 동시에 5분이면 먹을 수 있는 간편하고 가벼운 한 끼 식사다. 혀를 기쁘게 하다기보다 따듯한 공간의 포근한 기운이 전해지는 맛이다. 조리대와 테이블의 경계가 없는 오픈 키친으로, 요리를 주문한 후나 음식을 맛보며 셰프가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식사를 마친 뒤 여유롭게 티타임을 갖거나 카페를 슬금슬금 둘러보는 재미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demitasse>

서울특별시 종로구 부암동 254-5 2층 / (02)391-6360

〔〕



내용 출처: 2012.~2014. 

MBC FM 91.9 성시경의 음악도시 공식 사이트

 토요일 코너 노중훈, 이현주 <대결! 음식 도시> 

+ 아주 조금 수정함


 2013.10.05. 전골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효제동 설할머니곱창


1인당 2만 원인 특미삼창을 주문하면 곱창, 홍창, 특양, 염통 등의 내장과 버섯, 감자, 양파 등이 넉넉하게 돌판에 넉넉하게 담겨 나온다. 다양한 천연 재료를 즙을 낸 다음, 화이트 와인을 첨가한 소스 덕분에 맛이 깔끔하고 곱창 특유의 잡냄새가 없다. 먼저 나오는 간과 천엽도 신선하다. 명이절임은 약간 단 편이고, 열무국수 국물은 살짝 시큼하다. 부추, 당면, 팽이버섯 등이 다량 투하된 곱창전골은 끓일수록 곱창의 곱과 쌀떡의 끈기가 국물에 배어들면서 농도 짙은 맛이 완성된다. 볶음밥은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익숙한 맛이다. 설할머니곱창은 와인 파는 곱창집으로 유명하다. 코스 메뉴를 선택하면 특미삼창과 곱창전골, 그리고 볶음밥을 두루 맛볼 수 있다. 풀 바디의 레드 와인이 곱창과 잘 어울린다.

<설할머니곱창>

서울시 종로구 효제동 227 / (02)766-7871


2.〔,〕

경기 양평 용문원조능이버섯국밥


충북 제천의 월악산 자락이 고향이라는 주인장의 공력이 돋보이는 집이다. 틈만 나면 산에 올라 버섯이나 약초를 캐러 다니기 때문에 “일 년 중 절반은 문을 닫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방문 전 미리 전화를 해야 안전하다. 내부에는 그가 직접 그림들과 흥미로운 소품들이 걸려 있다. 식당도 일제강점기 당시 헌병대로 쓰이던 것을 일으켜 세운 경우다. 능이버섯전골에는 가을 산의 진객인 능이버섯을 비롯해 송이버섯과 느타리버섯이 들어간다. 군계일학은 역시 능이버섯. 향이 진하고 씹는 맛도 남다르다. 육수는 엄나무, 뽕나무, 가시오가피, 헛개나무 등을 이용해 얻는다. 한 번 먹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깊고 진한 맛이다. 전골에 넣어주는 칼국수도 쫄깃하기 이를 데 없다. 전골을 어느 정도 먹으면 남은 국물로 죽을 만들어준다. 전골과 죽 이외에 밥도 내어준다. 보통은 냄비로 갓 지은 밥에 김을 싸먹게 해주는데 주인장 기분이 좋으면 버섯, 콩나물, 부추 등을 넣은 냄비 버섯밥을 만들어준다. 이 모든 게 단돈 만 원. 먹으면서도 황송할 지경이다. 각종 효소를 넣어 감칠맛이 도드라지는 반찬(포기김치, 오이김치, 피클, 마늘종장아찌)도 남김없이 먹게 된다.

<용문원조능이버섯국밥>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다문리 737-34 / (010)9386-0022


▶ 이현주 기자


1. 서울 여의동 봄샘 


여의도 오피스촌 빌딩 지하에 자리 잡은 생고기 전문점이다. 구이용 고기질도 괜찮지만 다른 곳에서 찾기 힘든 ‘차돌박이 전골’이 가장 인기 메뉴다. 주문을 하면 채썬 파와 깻잎, 차돌박이, 그리고 삶은 후 먹기 좋게 쪽쪽 찢어놓은 양지머리 살이 넉넉하게 담긴 전골냄비가 등장한다. 특이한 점은 육수를 보일 듯 말듯 적게 넣어주는 편인데 차돌박이와 양지머리에서 육즙이 충분히 나오기 때문이다. 보글보글 끓자마자 국물 한 수저를 맛보니 자박한 육수에 차돌박이와 양지머리의 육즙, 깻잎의 육수가 농밀하게 섞여 국물 맛이 진국이다. 양념장 또한 질 좋은 고추장으로 담박하게 만들어 보기보다 맵지 않다. 차돌박이는 곁들여 나오는 들깨가루에 콕 찍어서, 촘촘한 육질의 양지머리 살은 숨죽은 채소들과 함께 씹으면 부드럽게 넘어간다. 마지막으로 남은 육수에 밥을 말아 시큼하게 맛이 든 김치와 함께 밥 한 공기 비우면 위장은 든든해지고 마음은 따끈따끈 해진다. 한동안 나에게 여의도에서 가장 훌륭하게 한 끼를 해결 할 수 있는 곳이 되지 않을까 싶다.   

<봄샘>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4-12 /(02)761-6800

〔〕


2. 전남 나주 영일복집


영산포 선창에 복어가 드나들던 시기에 생긴 50년 역사의 복탕전골집이다. 하구언으로 인해 더 이상 영산강에 복어는 드나들지 않지만 여전히 이집을 드나드는 단골들 때문에 대를 잇고 있는 곳이다. 이집 복탕전골의 육수는 그동안 먹어본 복탕요리와는 완전한 차별화를 둔다. 보통 복어로 끓인 국물이 맑은 탕이라면 이집의 국물은 떡국을 연상시키는 뽀얗고 걸쭉한 국물이다. 찹쌀을 고아 만든 육수를 쓰기 때문이다. 또 하나 복어의 수컷에서만 나온다는 이리를 육수에 푸는 것도 특징이다. 살짝 굳은 우유 같은 모양새의 이리는 복집에서 단골들에게만 따로 챙겨 놨다 줄 만큼 귀한 것이나, 이집에서는 여러 사람이 함께 먹을 수 있도록 국물에 풀어 맛을 낸다. 이렇게 어우러진 국물 맛은 깊고, 부드럽고 기대 이상으로 뒷  맛이 시원하다. 또 하나 이집 전골에는 생복어가 아닌 꾸덕하게 말린 복어를 사용하는데,  그래서 먹는 내내 복어살이 흐트러짐 없이 탄탄하다. 살큰하게 익힌 미나리와 콩나물, 쫀득하게 익은 복어를 건저 먹은 후 그 국물에 밥을 말아서 묵은지 한 조각 올려서 먹으면 할 말을 잃게 된다.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담백한 그 맛이 지금도 생각난다. 무한 리필되는 육수와 미나리도 흡족하다.  

 <영일복집>

전라남도 나주시 영산동 127 / (061) 334-3596 

〔〕



 2013.10.12. 밥도둑 편 

 

▶ 노중훈 작가


1.〔,〕

경기 안성 솔리


30여 년 전 문을 연 서일농원 안에 자리하고 있다. 3만 평 규모의 농원에는 각종 장이 익어가는 2000여 개의 옹기가 놓여 있다. 조경도 빼어나서 식사 전후 산책하기에 좋다. 솔리의 식사 메뉴는 된장찌개와 청국장찌개, 두 가지다. 검박하고 강직한 인상의 된장찌개는 진한 맛이 우러나지만 좀 짠 편이다. 이에 비하면 청국장찌개는 부드럽고 고린내가 나지 않아 잘 넘어간다. 식사를 시키면 다양한 장아찌를 포함한 20여 가지의 반찬과 유기농 쌈채소가 제공된다. 더덕장아찌는 강원도산 더덕을 찹쌀고추장에 6개월 이상 숙성시켜 특유의 아린 맛 대신 부드러움만이 남았다. 이른 봄 채취한 달래를 역시 찹쌀고추장에 6개월 이상 숙성시킨 달래장아찌도 알싸한 향을 내어주는 대신 감칠맛을 얻었다. 농원에서 직접 재배한 가을무를 바람에 말려 고춧잎과 함께 숙성시킨 무말랭이, 농원에서 만든 간장과 멸치액젓을 발라 정성껏 숙성시킨 깻잎 역시 입맛을 한껏 돋운다. 이밖에 비지찌개, 가지볶음, 호박고지 등도 밥도둑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한다. 단품 메뉴로는 녹두전과 손두부가 있는데, 2년 동안 숙성시킨 김치를 넣고 부쳐낸 녹두전이 압권이다.

<솔리>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화봉리 389-3 / (031)673-3171


2.〔,〕

서울 도화동 굴다리식당


방산시장의 은주정, 중앙일보 사옥 건너편의 장호왕곱창 등과 더불어 서울 시내 최고의 김치찌개 집으로 손꼽힌다. 본관과 별관으로 나뉘는데, 역시 핵심은 김치찌개다. 은주정과는 달리 미리 끓인 김치찌개를 주문과 동시에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아준다. 두터운 국물은 달달하고 잘 익은 김치는 씹을 틈도 없이 넘어간다. 두툼한 돼지고기도 솔찬이 들어 있다. 제육복음도 김치찌개 못지않게 호평을 받는다. 진하고 달큼한 양념이 큼직한 돼지고기에 잘 배어 있다. 기본 찬으로 나오는 김과 달걀말이, 그리고 가자미조림도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우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공신들이다. 김치찌개 국물이나 제육볶음 양념에 밥을 비벼 짭짤하고 부드러운 달걀말이를 한 점 얹어 먹으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굴다리식당>

(본관)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181-45 / (02)712-0066

(별관)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182-10 / (02)706-0323


▶ 이현주 기자


1. 충남 당진 제일꽃게장


까나리액젓을 섞어 만든 간장게장 백반으로 유명한 곳이다. 주문과 함께 등장하는 게장은 오렌지 빛 꽃게알이 알차게 박혀 있어 먹기도 전에 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다리 한 쪽을 들어 한 입 베어 물면 부드러운 속살에 고소한 꽃게 알이 입안에 가득 넘쳐난다. 맛을 표현하자면 입에 처~억 하니 달라붙는 달달한 맛도 아닌, 그렇다고 직선적으로 날아오는 짭짤한 맛도 아니다. 곡선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아련한 짭조름함이 혀끝에 먼저 매달리고 이어 부드럽고 온화한 단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비유를 들자면 적당한 온도, 산미로 로스팅 된 원두를 핸드밀로 갈아 정성스레 내린 드립커피 같은 은은한 풍미다. 고슬고슬 지어 낸 밥과 함께 게살을 발라 게딱지에 비벼 먹으면 이집 게장 특유의 풍미를 더 깊이 느낄 수 있다. 마무리로는 꽃게탕을 추천한다. 단호박을 넣어 끓여내는 이집 꽃게탕은 단호박의 달달함이 비린 맛은 줄이고, 단맛은 배가시켜 게장으로 비려진 입맛을 깔끔하게 달래준다. 

 <제일꽃게장>

충청남도 당진시 채운동 250-4 / (041) 356-2999

〔〕


2. 경남 하동 혜성식당


하동의 맛은 거의가 섬진강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첩, 참게, 은어 등이 그것들인데 요즘 같은 가을에는 참게가 올라온다. 섬진강변에 자리한 이 식당은 1974년에 오픈한 곳으로, 주인장이 직접 담은 장류를 베이스로 하여 끓여낸 참게탕의 맛이 각별하다. 된장과 고추장, 찹쌀가루를 풀어 끓인 물에 섬진강변에서 잡아 올린 참게와 겨우내 말린 시래기를 푸짐히 넣고 끓여내는데 묵직하면서도 구수한 국물 맛이 마성의 중독성을 지녔다. 단순히 구수한 게 아니라 깊이감이 있다. 좋은 에스프레소에서 음미할 수 있는 묵직한 바디감이랄까. 부드럽고 담박한 시래기는 씹으면 씹을수록 가라앉아있던 달콤한 맛이 배어난다.  감칠맛 나는 참게를 씹어 먹는 맛도 빼놓을 수 없다. 껍질이 얇아 통재로도 씹을만한데, 씹고소하게 오도독 씹히는 맛 때문에 껍질도 남기지 않는다. 적당히 건져 먹고 본격적으로 밥을 풍덩 빠뜨려 먹으면 한 그릇이 술술 사라진다. 여름철에는 수박향이 난다는 은어로 지은 밥과 튀김, 회도 맛볼 수 있다.  

<혜성식당>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탑리 626-5 / (055) 883-2140  

〔〕



 2013.10.19. 중국집 2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신공덕동 신성각


1981년에 문을 열어 33년째 영업 중인 중국집. 가게 주인이자 주방장의 철학도 아름답고, 요리들의 맛도 아름답다. 달고 기름지고 짠 일반 중국집 음식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다소 낯선 경험이 될 수도 있지만 음미할수록 산뜻한 맛이 우러나온다. 4인용 테이블 4개가 놓여 있는 실내는 조붓하다. 홀과 바로 붙어 있는 주방에서 반죽 치는 소리와 중국식 프라이팬인 웍에서 식재료 볶는 소리가 생생하게 들린다. 메뉴는 짜장, 간짜장, 우동, 짬뽕, 군만두, 잡채, 탕수육의 일곱 가지. 굴 소스를 넣지 않고 센 불에 후딱 볶아내는 잡채는 전반적으로 부드러우면서 삼삼하다. 숨이 죽지 않은 채소의 식감도 잘 살아 있다. 조미료를 거의 쓰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간짜장도 간이 세지 않고 은근한 맛이 난다. 우동 국물은 마치 조갯국처럼 말갛고 깔끔하다. 처음 국물을 들이켜면 바다 향이 코끝을 스친다. 일요일과 명절 휴무. 주류를 판매하지 않으며, 카드 사용도 안 된다.

<신성각>

서울시 마포구 신공덕동 2-463 / (02)716-1210


2.〔,〕

경기 평택 동해장


평택시에서 상당히 이름난, 화상이 운영하는 중국집이다. 주인장의 뚝심과 요리 내공이 실로 놀랍다. 메뉴는 다양하지만 1인당 4만 원을 내고 코스 요리(메뉴판에는 2만3000원과 3만3000원의 두 종류가 있다)를 주문했다. 먼저 나온 사품냉채는 해파리냉채, 송화단, 오향장육, 소라조림으로 구성된다. 저마다 씹는 맛이 다른 4가지 요리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어 흥미롭다. 가지튀김은 가지에 돼지고기, 버섯, 부추 등을 짤게 썰어 넣어 튀긴 요리다.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맛이다. 두반장 소스로 볶아낸 키조개관자볶음은 매콤하고 쫄깃하다. 네 번째 요리 동파육은 소스가 진한 편이지만 칼칼한 맛이 꼼꼼하게 심어져 있어 이를 중화시켜준다. 부드럽고 촉촉한 고기는 씹을 틈도 없이 넘어간다. 커다란 새우에 녹말가루를 입혀 튀겨낸 대하튀김은 귀와 입이 동시에 즐거운 요리다. 소양표고는 표고버섯과 만두소에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긴 다음, 매생이가 들어간 걸쭉한 소스를 부어낸다. 동해장의 볶음밥은 단연 압권이다. 연탄불로 지은 고슬고슬한 밥에 몇 가지 채소를 넣고 다시 연탄불 위에서 볶아내는데, 밥알 하나하나가 존엄과 위엄을 갖추고 있다. 웍에서 튀겨낸 달걀프라이도 감동스럽다. 가지짬뽕에는 말 그대로 가지를 듬뿍 넣어준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지에서 나온 물 때문에 면과 국물의 색깔이 진해진다. 숙성한 면은 새침때기처럼 국물을 튕겨내는 것이 아니라 부들부들해서 육수를 잘 머금는다. 단, 간은 좀 짠 편이다.

<동해장>

경기도 평택시 비전동 747-20 / (031)651-2353


▶ 이현주 기자


1. 서울 휘경동 경발원


주문 후 한참을 기다려야 요리들을 영접할 수 있는, 시간상으로 슬로우푸드를 지향하는 중국집이다. 이 집을 특별하게 만드는 메뉴는 매콤한 불 맛을 자랑하는 깐풍기. 사실 특별한 건 없다. 뼈째 토막 낸 닭을 튀김옷 없이 센 불에 화다닥 볶아낸 후 건고추와 부추로 마무리해 내온다. 한 조각 집어 맛을 보면 깔끔하게 그리고 화끈하게 매운 맛이 날아들고, 훈제와 전기구이통닭 중간 어느메에 위치하는 쫄밋한 식감의 육질이 묘한 중독성을 발휘한다. 깨끗한 기름으로 덤덤하게 튀겨낸 탕수육은 돼지고기와 튀김옷 사이가 단단히 밀착되어 있어 씹는 맛을 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베어 무는 대로 이 자국이 남는 폭신폭신한 고기를 보고 있자면, ‘참으로 정직한 집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마무리는 짬뽕이다. 어석하니 달콤한 양파에 꼬들거리는 오징어, 여린 배춧잎을 넣어 끓어내는 이집 짬뽕의 매력은 얼큰한 육수에 있다. 고추씨를 볶아 넣은 채소육수에 닭고기, 배추를 넣고 끓여 묵직하면서도 시원하다. 여기에 고춧가루 대신 고추를 넣어 자극적인 칼칼함과는 느낌이 다른 뭉근한 매콤함을 더했다. 그래서 직화 구이의 매운맛이 아닌 은근하게 번져나가는 참숯의 열기 같은 매운맛을 한 그릇에 담아냈다. 카드도, 예약도 안 되고, 브레이크 타임도 있고, 특별히 친절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깨끗하지도 않으며 지리적 위치 또한 좋지 않지만, 자꾸만 가게 되고 가고 싶어지는 곳이다.

<경발원>

서울시 동대문구 휘경동 261-1 / (02) 2244-2616

〔〕


2. 서울 을지로 오구반점


1953년, 한국전쟁이 막 끝난 뒤 문을 연 곳으로 켜켜이 쌓인 세월의 풍경을 마주하게 되는 곳이다. 사람들이 이집에서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서울 시내 제일이라 칭송하던 군만두다(개인적으로 여전히 맛은 있으나 서울 시내 제일은 아닌 듯). 두툼하지만 쫄깃한 만두피를 한쪽 면은 가열차게, 한쪽 면은 열기로 야들야들하게 익혀낸 스타일로 기름진 만두소도 만족스럽다. 왈칵 기름기 쏟아지거나 미친 듯이 바삭한 종류가 아닌 적당히 균형 잡힌 군마두가 은은한 개성과 균형을 보여준다. 신기한 점은 느끼한 듯 하면서도 꼴딱꼴딱 목구멍으로 재빠르게 사라진다는 점. 풍부한 감칠맛을 가지고 있다. 다섯 가지의 향이 제대로 배어 나오는 오향장육도 추천한다. 중국요리 특유의 진한 묵직함 보다는 시원하고 담백한 스타일의 오향장육으로 곁들여 나오는 짠슬이 남다르다. 다른 집의 짠슬이 탱탱한 젤리 같다면 이집은 흐물흐물한 뭉개진 젤리 같다. 원래 장육을 끓여낸 국물로만 짠슬을 만들면 흐물흐물한 모양새로 밖에 만들 수 없으며, 탱탱한 짠슬은 인공 젤라틴을 별도로 넣은 것이라고 한다. 조금 묽은 짜장면은 울퉁불퉁 수타면은 아니지만 고소한 짜장 냄새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점점 양이 박해지는 것은 속상하지만 이 집은 존재하는 자체만으로도 서울 중국집 역사의 산증인이니 제발 없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오구반점>

서울시 중구 을지로3가 5-9 / (02) 226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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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0.26. 철판요리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답십리동 일광쪽갈비


‘장인의 맛’ 편에서 소개했던 성천막국수 옆의 옆집이다. 메뉴는 쪽갈비 단 한 가지다. 1인분에 8000원. 대부분의 식당이 수입산 냉동 쪽갈비(등갈비)를 쓰는데 비해 이 집은 국내산 냉장 생고기를 고집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차별화를 이룬다. 식당 내부에는 드럼통 형태의 테이블이 8~9개 놓여 있고, 입구 바깥에 놓인 돌판에서 갈비를 구워낸다. 당연히 옷에 고기 냄새 밸 일이 없다. 주문을 하면 무채를 넣어 시원한 순두부찌개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잘 삭은 김치는 조금씩 내어준다. 쪽갈비는 양이 적은 편이라 인원수보다 1~2분 정도 미리 주문하는 것이 좋다. 간간하기 때문에 굳이 소스에 찍어 먹지 않아도 된다. 고기의 상태와 질감, 그리고 구운 정도가 모두 만족스럽다.

<일광쪽갈비>

서울시 동대문구 답십리동 265-1 / (02)489-5055


2.〔,〕

서울 입정동 원조녹두

70대 중반의 노부부가 운영하는 아름다운 전집이다. 붉은색 두 글자, 녹색 두 글자가 나란히 씌어 있는 소박한 간판부터가 마음을 간질인다. 전의 종류는 다양하다. 고기파전, 고기녹두, 호박전은 8000원이다. 해물파전, 동그랑땡, 고추전은 9000원. 굴전, 동태전, 굴파전 등은 1만 원이다. 대량으로 미리 부쳐놓고 다시 데워주는 것이 아니라 주문과 함께 손바닥만 한 주방에서 전을 만들기 시작한다. 전보다 먼저 나오는 것은 달걀프라이다. 넙데데해서 자칫 성의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젓가락질을 하다 보면 노른자가 살아 있는 반숙 형태임을 알 수 있다. 원조녹두의 고추전은 일반 전집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 쪽파를 올린 다음, 청양고추와 돼지고기 등을 아낌없이 넣는다. 마지막으로 달걀을 넉넉하게 풀어 지져낸다. 동그랑땡도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마치 고기전을 보는 것 같다. 다진 쇠고기와 달걀, 약간의 녹말이 들어간다. 고기녹두는 김치와 얇게 저민 고기를 역시 푸짐하게 넣어준다. 맛도 인정도 전의 크기도 모두 모두 ‘따봉!.’ 굳이 흠결을 들추자면 간이 좀 짠 편이다.

<원조녹두>

서울시 중구 입정동 272-8 / (02)2277-0241


▶ 이현주 기자


1. 서울 창천동 야바이


신촌 명물거리에 위치한 일본식 철판요리 전문점. 오코노미야키, 몬자야키, 야키소바 등을 맛볼 수 있다. 테이블마다 유분기 가득한 철판이 놓여 있고, 이 철판 위에서 직원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재료 다지기에서부터 마무리 장식까지 모든 조리 단계를 볼 수 있다. 재료에 따라 메뉴가 다양한데, 고르기가 애매하다면 고민하지 말고 직원에게 추천을 받자. 그날 가장 좋은 재료로 만든 야키를 추천받을 수 있다. 오코노미야키를 주문하면 직원이 재료를 담은 그릇을 테이블로 가지고 와 즉석해서 조리해준다. 눈앞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모습이나 코로 스며드는 향긋한 냄새를 즐기다보면 자연스레 입안에 침이 고인다. 몬자야키는 누룽지 긁어 먹듯 먹는 요리로 해산물, 야채, 달걀 등과 함께 치즈를 섞어 철판에 부친 다음 작은 주걱으로 긁어 먹는 요리다. 조리가 사직되면 물처럼 엷은 반죽을 제외하고 나머지 재료를 철판에 올려놓고 다지면서 익힌다. 어느 정도 익으면 중앙 자리만 비운 뒤 그곳에 반죽을 붓고 살짝 익힌다. 잠시 후 반죽과 모든 재료를 함께 섞어서 익힌 뒤 넓게 펼쳐 바닥이 약간 눌러 붙을 정도로 만들면 완성된다. 재료의 선도가 좋으며, 밀가루 대신 수분함량이 놓은 마가루를 사용해 반죽이 부드럽고 촉촉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몬자야키류는 권하고 싶지 않다. 모양새도 그렇고 먹기도 불편하며, 치즈가 많이 들어가 다소 느끼할 수 있다.  

<야바이>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53-20 / (070) 8875-1024

〔〕


2. 경기 연천 양평손두부


경기도 최북단 고대산 아래 위치한 식당으로, 기름기 자르르 흐르는 철판과 장작 타는 냄새가 손님을 반기는 곳이다. 생고기 드럼통 철판 두루치기를 맛볼 수 있지만 메뉴판 어디에도 두루치기라는 메뉴는 없다. 그냥 돼지고기를 주문하면 주인 할머니가 주류 창고 같은 곳에서 생고기 한 뭉텅이를 들고 나와 철판 위에 숭덩숭덩 잘라 구워준다. 얼추 고기가 익으면 묵은 김치 몇 가닥을 집어 와 또 쓱쓱 썰어 손으로 대충 버무려준다. 정말 별것 없이 완성되는 두루치기다. 완성된 두루치기를 철판 가장자리로 밀어놓고, 그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선채로 맛나게 먹으면 된다. 보기에도 신선한 고기는 윗동네에서 잡은 돼지고기로, 살코기와 비계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쫄깃한 식감이 짭조름한 묵은지와 만나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조급한 마음에 고기가 익기 전 술을 주문하면 “속 버리니 고기 익으면 먹으라”는 욕 한 사발을 들을 수 있다. 손두부로 유명한 곳인 만큼 두부도 맛보아야 한다. 넓적한 두부를 숭덩숭덩 잘라 돼지기름에 구워주는데, 기포 자국 하나 없이 찰진 두부가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어진다. 두루치기와 두부, 그리고 할머님의 구수한 욕이 있어 정감 가는 곳이다. “맛있다”는 말에는 상냥하게 웃어주다. 단, 현금 없이 갈 경우 아주 제대로 욕을 얻어먹을 수 있다.

<양평손두부>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147-5 / (031)834-8297

〔〕



 2013.11.02. 충청도의 맛 편 

 

▶ 노중훈 작가


1.〔,〕

충북 제천 대보명가


약초의 고장 제천답게 약초밥상을 선보이는 식당이다. 1인당 1만2000원인 약초밥상을 주문하면 우선 닭가슴살샐러드, 떡잡채, 마튀김, 백김치 등 4가지 전채가 나온다. 특히 미끄덩하면서도 아삭하고 고소한 마튀김이 인상적이다. 메인은 남녀의 체질에 맞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은 밥. 남자 밥에는 원기를 북돋워주는 천궁, 백출, 감초 등의 8가지 약초를 넣고 달인 물이 들어간다. 반면 여자 밥에는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당귀, 천궁, 숙지황 등의 8가지 약재를 달인 물이 쓰인다. 반찬은 15가지 정도로 구성되는데 고추장불고기, 두부조림, 된장찌개처럼 익숙한 것들과 뽕잎무침, 방풍나물처럼 낯설지만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것들이 앙상블을 이룬다. 특히 오가피, 비트, 산마늘, 김, 매실 등으로 만든 각종 장아찌가 입맛을 확 돋운다. 신선로처럼 생긴 냄비에다 갖은 약재를 달인 국물을 붓고 약초, 버섯, 쇠고기 등을 샤브샤브 방식으로 익혀 먹는 약초쟁반(5만5000원)도 인기 메뉴다.

<대보명가>

충북 제천시 신월동 201 / (043)643-3050


2.〔,〕

충남 서산 구도횟집


충남 해안 지방의 별미 중 하나가 바로 낙지를 이용한 밀국낙지탕이다. 우선 조개, 멸치, 다시마, 새우, 마늘 등을 넣고 2시간을 끓여 육수를 얻는다. 여기에 하얀 박속과 무, 대파, 홍고추, 낙지 등을 투척한 다음 맹렬하게 끓인다. 남도의 연포탕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박속을 흔하게 볼 수 없기 때문에 연포탕보다는 대중적인 보급이 훨씬 더디다. 서산 갯벌에서 잡아 올린 어린 낙지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육질이 연하고 맛이 좋다. 국물은 시원함의 ‘끝판왕’이라 부를 만하다. 낙지를 건져 먹은 후 밀국(칼국수)를 넣어 끓이면 또 하나의 일품요리가 완성된다. 서산의 또 다른 명물인 어리굴젓이 반찬으로 제공된다.

<구도횟집>

충남 서산시 팔봉면 호리 625-6 / (041)662-6117


▶ 이현주 기자


1. 충남 예산 외갓집외숙모


한옥을 개조한 식당이다. 내부에 들어서면 한옥 특유의 정감 있고 포근한 분위기가 손님을 반긴다. 식당 입구에 줄지어 늘어선 밥솥들이 인상적인데, 그 위에 걸린 ‘외숙모는 지금 막 밥을 짓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재미나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 10첩의 정갈한 찬들이 차려진다. 따뜻해야 할 음식은 따뜻하고, 싱싱해야 할 채소들은 파들파들 살아 있다. 특히 우렁쌈장의 맛이 깊고 구수해 맨입에도 계속 찾게 된다. 해물닭볶음탕은 튼실한 닭이 오징어, 새우, 가리비, 홍합, 동죽조개, 감자, 대파, 고추, 깻잎 등 다양한 재료를 끌어안은 채 낙지 감투를 쓰고 등장한다. 적당히 졸여진 닭볶음탕은 지나치게 달거나 맵지 않다. 해물의 시원한 맛이 더해지면서 꽤나 매력적인 감칠맛을 지녔다. 진득한 국물임에도 똑떨어지는 뒷맛이 있다. 비린내 없는 닭고기 살과 해감이 잘된 조개들은 하나같이 부드럽고 찰지다. 자박해진 국물에 녹진해진 감자와 외숙모(?)가 해주신 밥을 비비면 금방 그릇이 바닥을 드러낸다. 서울보다는 덜하지만 조미료가 꽤 들어간 국물이 혀를 조금은 혼란스럽게 하지만 그 얼얼한 혼곤함이 의외로 매력적이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보리강정, 커피 등을 취향대로 골라 즐길 수 있다. 

<외갓집외숙모>

충남 예산군 예산읍 예산리 157-1 / (041)334-6733

〔〕


2. 충남 예산 신창집


49년간 전통과 명맥을 이어온, 우리나라 최초의 돼지곱창구이집이다. 주택을 개조해 만든 식당에 들어서면 고릿한 곱창 냄새가 물씬 풍긴다. 메뉴는 두 가지다. 곱창구이와 곱창찌개. 곱창구이를 주문하면 오픈된 주방에서 초벌구이가 이뤄지고, 잠시 후 테이블의 달궈진 불판 위로 토실토실한 곱창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나무 주걱으로 요리조리 굴려가며 익힌 후 한입 먹으면 약간의 비릿한 냄새가 살짝 올라오고, 이어 꼬들꼬들한 식감이 오롯이 전해진다. 씹을수록 곱창 특유의 고소함과 느끼함이 밀려오는데, 딱 소주 한 잔을 부르는 맛이다. 재료로 막창과 새끼포만을 사용한다. 기름이 없는 새끼포와 막창을 같이 구우면 막창에서 나오는 담백한 내장 기름의 맛이 한층 더 살아난다. 묵은지와 깻잎, 들깨가루를 넉넉히 넣어 끓여내는 곱창찌개는 말 그대로 풍요롭다. 숟가락질이 멈춰지지 않는 맛으로, 특히 졸아든 국물에 밥을 볶으면 마약 수준의 감칠맛에 굴복당하게 마련이다. 숟가락을 내려놓는 순간 뜨거운 맛에 가려졌던 약간의 텁텁함은 남는다. 그래도 후회되지 않는 맛이다.

<신창집>

충남 예산군 삽교읍 두리 604 / (041)338-2357

〔〕



 2013.11.09. 해물요리 편 

 

▶ 노중훈 작가


1.〔,〕

강원 동해 홍대포


업력은 일천하지만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 인기 식당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해천탕을 찾는다. 해천탕은 커다란 양은 냄비에 문어, 새조개, 전복, 조개, 홍합 등의 해산물과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넣고 펄펄 끓이는 요리다. 열이 가해지면 문어는 연한 붉은빛을 국물에 내어주고 스스로는 더 짙은 홍조를 띤다. 그러면 새조개와 함께 후딱 건져 먹어야 한다. 쫀득쫀득하고 찰진 맛이다. 해천탕의 국물은 해산물 육수의 시원함과 닭 육수의 그윽함을 동시에 품고 있다. 청양고추의 칼칼함도 꼼꼼하게 심어져 있어 국물을 끝없이 들이켜게 된다. 해천탕을 먹을 때는 유난히 소주잔이 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냄비가 바닥을 드러낼 무렵 테이블 위에서 나뒹구는 빈 소주병 서너 개쯤 보는 것은 일도 아니다.

<홍대포>

강원 동해시 천곡동 995-5 / (033)535-7646


2.〔,〕

강원 동해 생선조개구이


도루묵은 차가운 물을 좋아한다. 여름에는 동해 깊은 바다에 살다가 겨울철 산란기가 되면 연안으로 몰려들고, 이때 그물로 잡는다. 동해시 묵호항 근처에 자리한 허름한 간판의 생선조개구이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1인당 만 원 하는 모둠생선구이정식을 주문한다. 그러면 연탄불에 구운 6가지 생선이 나온다. 철에 따라 제공되는 생선이 다른데 직접 찾았을 때는 도루묵, 청어, 삼치, 고등어, 꽁치, 양미리가 철판에 올려졌다. 은근하게 그을린 생선들은 전반적으로 간이 세지 않아 젓가락질을 쉬이 멈출 수가 없다. ‘삼삼하다’라는 형용사가 더없이 잘 어울린다. 백미는 역시 도루묵구이. 갓 잡은 생물 도루묵은 냉동에 비해 살이 훨씬 부드럽고 알에서 묻어나는 점액질도 많다. 후루룩 감기듯 넘어가는 촉감이 다른 생선과는 비교할 수가 없다. 구워서 한입 베어 물면 미끌미끌한 알들이 치아 사이에서 탁탁 터진다. 함께 나오는 공깃밥과 낙지젓은 도루묵과 더불어 완벽한 ‘맛의 삼위일체’를 형성한다.

<생선조개구이>

강원도 동해시 묵호진동 2-288 / (033)533-9289


▶ 이현주 기자


1. 서울 충무로 영덕회식당


어느 시골 포구에 있을 법한 외관이 향수에 젖게 하는 곳이다. 과메기, 막회, 문어숙회 등을 내놓는 집으로 주인장의 고향인 영덕 강구항에서 과메기와 횟감을 들여온다. 겨울 추천 메뉴는 쫄깃하면서도 혀끝에 척척 감기는 과메기. 주문하고 기다리면 간장과 소금만 넣고 끓인 시원한 콩나물국이 먼저 나오는데, 투박한 국이 은근하게 맛있다. 이어 손으로 쪽쪽 찢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과메기와 기장미역 및 다시마가 등장한다. 과메기는 비린내 없이 쫄깃하면서도 씹을수록 배어나오는 고소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영덕의 자가 덕장에서 직접 말린 후 숙성을 시킨 것으로, 말리는 과정에 비린내를 잡는 이 집만의 노하우가 숨어 있다고 한다. 막걸리식초와 통깨, 다진 파 등이 듬뿍 들어간 초장 또한 별미로 새콤하고 달콤하고 매콤한 맛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과메기의 맛을 제대로 살린다. 과음을 했다면 물회밥으로 속을 달래보자. 수저로 양념을 비빈 후 밥에 물을 반 컵 정도 부어 후루룩 먹으면 해장으로 그만이다.

<영덕회식당>

서울시 중구 충무로4가 56-3 / (02)2267-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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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 필동 필동해물


지나온 시간의 역사가 고스란히 쌓인 예스러운 집이다. 주당들은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아담하고 정겨운 인상을 지녔다. 상호에 충실하게 홍삼, 소라, 멍게, 피조개, 생굴, 한치, 산낙지, 문어, 개불 등 해물 메뉴만 가득하다. 가격은 5000원에서 2만 원까지. 어떤 메뉴도 2만 원을 넘지 않는다. 메뉴는 많지만 ‘닥치고 모둠’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대부분의 테이블에서 모둠을 주문한다. 그날 준비되는 해물에 따라 종류가 달라지는데 소라, 한치, 문어, 피조개, 멍게 등 바다 향이 진한 10여 가지의 해물들로 한 접시가 채워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둠 한 접시에 소주 서너 병을 거뜬히 해치우고 자리를 떠난다. 기본 안주로 내어주는 홍합탕에서는 이 집만의 자존심이 느껴진다. 기본 안주라고 하기엔 양이 상당히 푸짐하며 홍합의 상태 또한 싱싱하고 실하다. 무엇보다 뽀얗게 우러난 국물이 진국이다. 겉핥기식으로 홍합을 헹군 물이 아니라 진짜 몇 시간을 푹 우려낸 국물이다. 한 모금 맛을 보면 다른 안주 필요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직접 제조하는, 마늘 향 강한 자극적인 초장은 지우개를 찍어 먹어도 맛있을 마성의 맛이다.

<필동해물>

서울시 중구 필동 2가 97번지 / (02)279-6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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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1.16. 산 아래 맛집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누상동 누각


도심 속 ‘비밀의 정원’인 인왕산 수성동계곡 바로 아래에 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 부근 정류장에서 9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수성동계곡이다. 누각은 문을 연 지 이제 겨우 한 달 정도가 지난 자그마하고 깔끔한 식당이다. 좌석도 10개에 불과하다. 보통 ‘산 아래 맛집’이라고 하면 땀에 흠뻑 젖은 등산객들이 시큼한 땀내를 풍기며 두부나 도토리묵에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이 연상된다. 하지만 이곳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한쪽 벽면은 노출 콘크리트로 되어 있고, 은은한 조명과 갈색을 주조로 한 인테리어도 사랑스럽다. 옛날 사기그릇 같은 식기도 마음에 든다. 메뉴는 국수와 주먹밥뿐이라 매우 단출하다. 명태 육수를 바탕으로 볶은 소고기, 버섯, 당근, 부추 등이 고명으로 올라간 국수는 모양부터가 정갈하고 새뜻하다. 국물은 은근히 짭짤하면서도 시원하고 담백하다. 주먹밥은 향긋한 엄나물(개두릅)주먹밥과 간장 및 검은깨를 넣고 조물조물 무친 간장주먹밥, 두 가지다. 국수와 주먹밥을 세트로 주문할 수도 있다.

<누각>

서울시 종로구 누상동 / (02)722-4541


2.〔,〕

경북 경주 야선미술관


야선미술관은 식당이 아니다. 화가이자 천연 염색 공예가인 박정희 선생이 거주하는 공간이자 작업실이면서 직접 운영하는 한옥 민박이다. 공들여 지은 4채의 한옥이 단정하다. 야선미술관은 웰빙 체험 공간이기도 하다. 투숙객을 위해 텃밭에서 가꾼 채소와 산에서 채취한 나물로 선생이 손수 차린 아침 밥상을 보면 ‘약식동원’이란 표현이 절로 생각이 난다. 묵, 다시마, 산초 김치, 멸치볶음, 고구마줄기볶음, 간장과 참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 숙주나물과 무의 어린 잎, 각종 산나물에 남산 땅콩과 삶은 달걀을 얹은 샐러드 등은 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맛도 뛰어나다. 밥 한 공기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다. 물론 계절과 상황에 따라 제공되는 음식은 달라진다. 세수할 때 비누를 쓰지 않는다는 선생은 과일을 이용해 스킨도 직접 만들어 쓰고, 홍삼 맛 간장도 직접 만들어 먹는다. 수시로 마시는 차도 맨드라미나 국화를 이용해 우려낸다.

<야선미술관>

경북 경주시 남산동 1156-335 / yasungallery.blog.me


▶ 이현주 기자


1. 경남 산청 거림가든


지리산 거림계곡에 자리한 식당으로 숯불닭갈비를 최초로 개발한(곳이라고 주장하는) 곳이다. 토종닭을 참숯불에 구워내는데 그 맛이 여간 독특한 게 아니다. 숯불닭갈비 한 마리(반반으로)를 주문하고 앉아 있으면 지리산에서 나고 자란 토속적인 찬들이 먼저 상을 채운다. 부드럽게 흐느적이는 취나물을 비롯해 물 말은 밥과 함께라면 열 그릇도 해치울 법한 장아찌들이 푸짐히 담겨 나온다. 이어 어마어마한 양의 닭 한마리가 등장하는데, 야무진 고기의 자태가 맛을 보기 전부터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우선 소금구이부터. 시골 토종닭 특유의 오돌토돌한 식감이 살아 있는 고기가 참숯에 구워져 여는 닭구이보다 그윽한 맛을 전한다. 무엇보다 나태하지 않은 고기의 육질이 ‘이게 진짜 닭고기다’란 생각을 절로 들게 한다. 다음은 양념구이. 풍부하고 찐득한 양념으로 둘러진 살코기가 어찌나 쫀듯하면서도 보드라운지 자꾸 젓가락을 당긴다. 닭고기를 숯으로 구울 때면 기름이 떨어져 불씨가 붙거나 연기가 심하게 나는데, 이곳은 고기구이에 가장 좋은 백탄 참숯을 사용하다. 이것만으로도 추천할 만하다.

<거림가든>

경남 산청군 시천면 내대리 거림마을 / (055)972-1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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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 수유동 삼천포

유리창에 적어 놓은 ‘프로페셔날’이란 문구로 자신감을 내비치는 돌구이 전문점이다. 무직하고 연륜 있어 보이는 돌판이 테이블마다 놓여 있는데, 주인장이 직접 전국을 돌며 고기가 가장 맛있게 구워지는 먹돌을 구해 제작한 것이다. 대표 메뉴는 삼겹살. 주문하면 도르르 말린 대패삼겹살이 스테인리스 쟁반에 수북이 담겨 나온다. 지방과 살코기가 결을 이룬 삼겹살은 소고기에 ‘우삼겹’이 있다면, 돼지고기엔 ‘돈차돌’이 있다고 주장하고 싶을 정도로 모양도 맛도 차돌박이와 비슷하다. 돌판에 구우면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위장을 유혹하기 시작한다. 특제 소스에 찍어 맛을 보면 사뿐한 식감에 부드러운 육질이 입에 착착 감긴다. 특히 고기를 돌판 위에서 조금 바삭거릴 정도로 구우면 고소함이 배가되는데, 우적우적 먹다보면 산행의 고단함이 저 멀리 사라진다. 고기를 다 먹은 후엔 공깃밥을 시켜 김치와 파채를 넣고 볶아 먹는 것이 이 집의 불문율이다. 단, 볶음밥은 셀프다. 대신 종업원이 와서 참기름과 김가루를 뿌려준다. 모든 메뉴에 서비스로 나오는 상큼하고 시원한 김치말이국수와 견과류를 듬뿍 넣은 쌈장, 통들깨를 넣어 버무린 파절임, 아작아작 씹히는 무채도 맛있다. 예약은 불가하며, 애매한 시간에 찾아가야 줄을 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삼천포>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177-39 / (02)998-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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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1.23. 맛집 거리 편 

 

▶ 노중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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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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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1.30. 데이트 음식 편 

 

▶ 노중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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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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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2.07. 이별 후 음식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제기동 마약고기


원래 있던 자리에서 최근 가까운 곳으로 이전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간판이 따로 없었다. 그저 식당 출입문에 가브리살, 항정살, 돼지껍데기라고만 쓰여 있었다. 인기 절정의 메뉴는 가브리살(1만 원). 숙성한 고기를 덩어리째 불판에 올린 다음, 일명 ‘마법의 가루’를 뿌려준다. 살짝 익으면 도마로 옮겨 마치 회를 뜨듯이 도톰한 두께로 썰어준다. 그러면 선홍빛 속살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자태가 참치타다키를 연상시킨다. 다시 불판으로 가져와 조금 더 익힌다. 쇠고기처럼 육즙이 살짝 배어나오면 뒤집어준다. 너무 자주 뒤집을 필요가 없다. 지금껏 먹어본 돼지고기 중 가장 부드러웠다. 겨자 소스에 찍은 고기를 무쌈에 올리고, 여기에 부추와 마늘장아찌를 함께 넣어 먹는다. 구운 양송이버섯(6000원)에 마늘과 쌈장을 올리고 고기 한 점 더해 먹어도 별미다. 고소한 목항정살(1만1000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이 집 돼지고기를 먹을 동안만큼은 이별의 아픔 따위는 생각나지 않는다. 마무리는 밥을 말아서 내어주는 청국장의 몫이다.

<마약고기>

서울시 동대문구 용신동(보통 제기동 마약고기로 불리지만 행정구역은 용신동이다) / (02)927-2992


2.〔,〕

부산 기장군 복어 요리


이별은 술독을 남긴다. 술독을 푸는 데는 역시 복어가 최고다. 이어도는 기장군에서 유일하게 졸복 요리를 내는 집이다. 경남 남해에 사는 사장의 장이어른이 낚시로 잡은 졸복을 정기적으로 공급해준다. 기장에 거주하는 아버지로부터는 쌀과 배추 등의 농산물을 받는다. 별미 중의 별미는 졸복회. 졸복 손질이 워낙 까다로운데다 살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 접시 만드는 데 무려 2시간이 들어간다. 졸복회는 씹는 맛이 남다르다. 큰 복어에 비해 훨씬 조직이 치밀하다. ‘작은 거인’이라는 표현이 실감난다. 유자청을 넣은 간장에 찍어 먹는 졸복튀김도 아삭한 식감이 도드라진다. 기장군 학리에는 복어김치국밥이란 마을 전통 음식이 내려온다. 복어 데친 물에 김치와 밥, 수제비를 넣고 뭉근하게 끓여낸다. 소박한 형태지만 개인적으로는 복어 요리의 최고봉이 아닌가 싶다. 마을에 자리한 일광수산횟집에서 맛볼 수 있다.

<이어도>

부산시 기장군 정관면 구연1로 12 / (051)727-0365

<일광수산횟집>

부산시 기장군 일광면 학리 214 / (051)724-4961


▶ 이현주 기자


1. 서울 서교동 히루냥코


상처 난 마음을 다독이는 최고의 맛은 달콤함이 아닐까. 특히 향긋한 커피와 즐기는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은 우울한 마음을 달래준다. 히루냥코는 커피와 케이크와 고양이가 있고, 포근한 공기가 흐르는 카페다. 이별의 아픔을 달래줄 최고의 메뉴는 시트 가운데를 차지한 크림이 너무도 유혹적인 ‘스노우 롤’이다. 부드러우면서도 담담한 달콤함과 고소함이 온전히 담겨 있다. 특히 입안에서 퍼지는 풍부한 크림의 감촉이 단숨에 우울함을 녹여낸다. 정말 상처 난 마음에 약을 발라주는 맛이다. 그래서 계속 생각하게 된다. ‘살은 찌겠지만, 그래도 먹겠어!’라고. 가끔 이 집의 마스코트인 샴고양이 ‘샤로’가 테이블 위로 사뿐히 올라와 눈을 맞춰주거나, 도도한 걸음으로 테이블을 휘젓는 이벤트를 선물하기도 한다.

<히루냥코>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5-124 / (02)322-7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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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 청담동 뚜또베네


고풍스러우면서도 아늑한 실내가 사람의 마음을 살짝 무장해제 시키는 곳이다. 토스카나와 피에몬테에서 경험과 학습을 쌓은 셰프가 국내 각지에서 생산되는 재료들로 푸근한 이탈리안 요리를 만들어 낸다. 추천 메뉴는 셰프 스페셜. ‘숙성시킨 토마토 살사와 와사비 에스푸마를 곁들인 멍게’는 맛보는 순간 직관적으로 달려드는 멍게의 향에 탄성이 터져 나온다. 멍게의 향과 산미 좋은 토마토 살사가 잘 어울리는 것은 물론이고, 맛을 한결 부드럽게 중화시켜주는 와사비 에스푸마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트리빠 수프’는 대파 퓌레의 달금한 맛과 진하면서도 맑은 고기 육수가 돋보인다. 속이 뜨끈하게 풀어진다. 치즈와 수란, 세이지 버터가 들어간 파스타인 ‘타야린’은 여린 면 사이사이에 진하게 배인 소스가 기막히게 맛있다. 우거지 볶음과 양파 처트니를 곁들인 ‘이베리코 흙돼지 목살구이’는 돼지고기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탱탱하면서도 촘촘한 식감을 자랑한다. 명란을 넣은 우거지볶음과 양파 처트니의 가니쉬도 훌륭하다. 뚜또베네는 염도와 풍미가 적정한, 그러면서도 맛깔난 음식을 내는 곳이다. 그래서 음식을 먹는 순간엔 정말 ‘남자 따윈 필요 없다’라고 생각했던 곳이다. 

<뚜또베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18-9 / (02)546-1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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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2.14. 3천원의 행복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중림동 이조식당


메뉴는 콩나물비빔밥과 잔치국수, 두 가지(여름에는 콩국수도 판매한다). 공히 3000원이다. 잔치국수에는 멸치, 파뿌리, 양파, 무를 넣고 만든 육수를 사용한다. 조금 비싸더라도 남해 멸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국물 맛이 제법 진득하다. 콩나물도 장애인들이 기르는 질 좋은 콩나물만을 고집한다. 식감이 좋다. 콩나물비빔밥 역시 잔치국수만큼이나 내용물이 단출하다. 밥과 콩나물과 김가루가 전부다. 포인트는 할머니의 배합 노하우가 스며 있는 양념장이다. 간이 딱 맞는다. 듬뿍 넣어 비벼 먹어도 짜지 않다. 함께 나오는 콩나물국은 멸치 육수와 콩나물 삶은 물을 반반씩 섞어 만든다. 감칠맛이 상당하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7시에 문을 열어 저녁 7시에 문을 닫는다. 일요일에는 오후 3시까지만 영업한다. 식대는 선불.

<이조식당>

서울시 중구 중림동 128-23 / (02)365-5993


2.〔,〕

서울 남가좌동 신흥떡볶이


모래내시장 안에 있다. 내부에 들어서면 나무 의자와 테이블이 옛 생각에 잠기게 한다. 노랗고 빨간 수저통도 정겹다. 사장은 36년째 가게 확장이나 메뉴 확대 없이 떡볶이 외길 인생을 걸어오고 있다. 분식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묵, 순대, 튀김, 김밥 등을 취급하지 않는다. 대신 라면은 판매한다. 떡볶이에도 어묵 국물이 아니라 콩나물국이 곁들여진다. 간이 삼삼하다. 밀떡과 대파만으로 이뤄진 떡볶이는 색깔이 검붉고 잔뜩 졸여진 것처럼 보여 너무 맵거나 짜지 않을까 싶지만 실제로 맛을 보면 약간 달달하고 새콤하다. 물엿이 아닌 설탕과 간장을 넣는다. 가격은 2000원이지만 1인분에 밀떡 15개 정도를 주기 때문에 양도 꽤 많은 편이다. 떡볶이를 먹은 후 시장을 돌아다니며 3개에 1000원 하는 꽈배기나 찹쌀도넛을 사먹으면 금상첨화다.

<신흥떡볶이>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1동 / 가좌역 건너편 모래내시장 내


▶ 이현주 기자


1.  서울 계동 Cup Day


2012년 여름, 계동의 기와지붕 아래 소박하게 문을 연 곳이다. 종이컵에 넣어 먹는 컵밥, 컵면, 컵죽, 수제 버거를 파는 곳으로 모든 음식의 가격이 3000~3800원으로 착하다. 근래 개인적으로 자주 찾고 있는데, 이유는 착한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일단 음식이 맛있다. 당근, 피망, 옥수수, 햄, 등 다양한 재료에 미리 볶은 칼칼한 김치를 넣어 철판 위에서 후다닥 볶아주는 김치컵밥의 경우 중국집 볶음밥 못지않은 달달하고 고소한 맛을 갖췄다. 수제 버거 또한 훌륭하다. 직접 반죽한 페티는 입안에서 부드럽게 퍼지고, 역시 직접 담근 피클은 느끼한 끝맛을 잡아준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양이 박하면 먹는 입장에서 서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집에서 컵밥과 수제 버거를 받아드는 순간 전해지는 묵직한 무게감은 입가에 절로 미소가 걸리게 한다. 이곳을 추천하는 또 한 가지의 이유는 주인장의 친절함이다. 3000원짜리 식사를 한 후 카드로 계산을 해도 전혀 거부감을 보이지 않아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

<Cup Day>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5 / (02)741-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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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 방산동 방산분식


을지로 방산시장에 가면 긴 세월 동안 미안해하며 아주 조금씩 가격을 올린 중화요리 집이 있다. 물가 압박을 견디지 못해 올린 가격이라지만 여전히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하다. 짜장면과 우동이 2500원, 곱빼기가 2800원이다. 짬뽕·간짜장·울면은 2800원, 곱빼기는 3000원이다. 밥 종류는 메뉴에 상관없이 3500원, 곱빼기가 4000원이다. 나름 고가(?)인 잡채밥과 볶음밥, 가장 저렴한 짜장면과 짬뽕을 주문했다. 먼저 잡채밥이 두툼한 ‘잡채 이불’을 꼼꼼히 덮은 채로 등장했다. 고기가 들어가진 않았지만 적절하게 양념이 배어 맛깔스럽다. 당근과 달걀만 넣어 바삭하게 볶아낸 볶음밥은 밥알 하나하나를 잘 깨트려 고슬고슬하게 볶아냈다. 짜장면은 그야말로 옛날 짜장 맛이다. 입안에 풍부하게 고이는 달달함은 없지만 불맛과 춘장의 고소함이 잘 배어 있다. 양배추와 오징어, 부추로 채워진 짬뽕은 딱 그만그만한 맛이다. 모든 요리가 재료에 기대지 않고 적절한 불과 손놀림을 이용해 완성된다. 감동스러운 것은 가격 말고 또 있다. 바닥을 보이며 부지런히 먹고 있으면 “좀 더 볶아줄까”, “면 더 줄까”하며 먼저 말을 건네는 주인장의 인심이 바로 그것이다. 이 집에서 곱빼기 300원의 가격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방산분식>

서울시 중구 을지로 35길 50(을지로 방산시장 입구 청계천 방향) / 전화번호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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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2.21. 이색 카페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통인동 카페 통


7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지닌 통인시장은 지난 2010년 ‘서울형 문화시장’으로 선정되면서 신수가 훤해졌다. 무엇보다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시장 곳곳에 ‘심어 놓은’ 공공 미술 작품들이 눈에 띈다. 식료품 가게를 위해서는 간장이나 식용유 등의 포장지를 하트 모양으로 오려 철사에 매달아 놓았다. 옷 수선집 창문에는 수십 개의 단추로 멋을 낸 종이 모델이 붙어 있다. 미용실 앞 대형 가위와 채소 가게 가스통에 묶어놓은 배추 간판, 그리고 속옷 상점 앞 조명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내복 차림의 모빌도 슬며시 웃음을 자아낸다. 통인시장을 새삼 주목하게 만든 히트 상품은 단연 도시락 카페다. 고객만족센터 2층에 위치한 카페 통에서 엽전 모양의 쿠폰을 500원 단위로 구입하면 플라스틱 식판을 내어준다. 그럼 다시 시장 골목으로 내려와 도시락 카페 가맹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음식과 맞바꿀 수 있다. 보통 나물 같은 반찬은 500원이고, 만두나 떡갈비 같은 별식 메뉴는 1000원이다. 골라 먹는 재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두세 사람이 서로 다른 음식을 담아 오면 이만한 한식 뷔페가 없다. 참고로 친구 한 명과 내가 고른 메뉴는 잡채, 만두, 방게 튀김, 오징어제육볶음, 닭강정, 김무침, 고추와 깻잎 장아찌, 두부조림, 달걀말이, 무생채 등이었는데 이 모든 것을 구입하는데 들어간 돈은 1인당 5000원이었다. 밥과 국과 김치는 1인당 2000원을 내고 카페에서 별도로 구매하면 된다.

<카페 통>

서울시 종로구 통인동 10-3 / (02)722-0936


2.〔,〕

서울 통인동 놋이 카페


경남 거창의 두부자공방은 ‘경남 무형문화재 제14호 징장’ 이용구 옹과 그의 막내아들인 경동 씨가 운영하는 곳이다. 한번 보게 되면 누구라도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방짜 유기를 만들어낸다. 경동 씨의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 놋이는 다양한 음료와 간식을 아름다운 놋그릇에 담아 제공한다. 놋그릇은 살균과 보온 및 보냉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강꿀라테는 꿀에 재운 생강을 우유와 섞은 다음, 부드러운 우유 거품을 올린다. 생강 향이 은은하다. 올리고당에 재워 숙성시킨 귤차는 색깔부터가 어여쁘다. 향긋하고 산뜻하다. 적당한 농도의 단팥죽은 부드럽게 넘어간다. 절편구이와 아이스크림이란 메뉴는 말 그대로 노릇하게 구운 현미 절편에 아이스크림을 곁들여낸다. 놋그릇 때문인지 절편은 잘 식지 않고, 아이스크림은 쉽게 녹지 않는다. 카페 내부는 전반적으로 모던하고 깔끔하다.

<놋이 카페>

서울시 종로구 통인동 118-9 / (02)736-6262


▶ 이현주 기자


1. 서울 와우산로 젤라띠젤라띠


이 집의 젤라또라면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영화 <로마의 휴일> 속 오드리 헵번처럼 젤라또를 베어 물며 거리를 활보할 수 있을 듯하다. 젤라띠젤라띠는 국내 최초로 밀라노 주립 요리학교에서 젤라토 전문가 과정을 이수한 주인장이 문을 연 젤라또 전문점이다. 기본적으로 16가지 맛의 젤라또가 있지만 계절이나 메뉴 개발에 따라 늘거나 줄어든다. 모든 젤라또에 화학 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으며, 최상의 재료들을 고집한다. 또한 공기와 유지방 함량이 낮아 베어 물 때마다 혀에 닿아 번져나가는 매끈하고 탄력적인 질감이 일품이다. 이 집에서는 반드시 젤라또를 콘으로 먹길 추천한다. 고소하고 바삭해서 젤라또를 받쳐주는 역할 그 이상으로 존재감이 클 뿐만 아니라 콘의 끄트머리를 초콜릿딥으로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고급스럽게 번지는 여운이 따뜻한 차 못지않은 ‘로열밀크티’와 아이스크림으로 환생한 바로 그 맛인 ‘밀크’, 쫀득함과 고분고분 씹히는 알갱이가 재미있는 ‘이천쌀’, 미숫가루를 연상시키는 ‘피스타치오’ 네 종류를 추천한다.

<젤라띠젤라띠>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17길 12 / (02)3144-3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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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 북촌로길 두루


개인적으로 압력을 세게 해서 강제 추출로 펑 터드리는 머신보다 핸드 드립 커피를 좋아한다. 또한 커피는 누군가 정성스레 내려주는 게 좋다. 그런 나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훌륭한 카페다. 50년 된 적산가옥을 개조한 두루는 ‘콩 두(豆)’ 자에 ‘끌어안을 루(縷)’를 사용해 ‘커피로 사람을 끌어안다’라는 뜻을 지녔다. 상호처럼 동네 사랑방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최고급 생두를 사용한다는 것. 최고급 원두를 매일 직접 로스팅해 내리는 드립 커피는 남다른 풍미와 고소함을 자랑한다. ‘신의 커피’라 불리는 게이샤도 합리적인 가격(1만8000원)에 마실 수 있다. 게이샤는 실키한 바디감에 나긋한 달달함, 거기에 물을 머금은 한지처럼 혀 위로 은밀하게 번지는 상큼함이 특징이다. 매번 게이샤 앞에서는 불면에 대한 걱정을 뒤로한 채 야심한 시각에도 커피 잔에 코를 박고 마시게 된다.

<두루>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길 1 / (02)744-7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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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12.28. 올해의 음식 편 

 

▶ 노중훈 작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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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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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출처: 2012.~2014. 

MBC FM 91.9 성시경의 음악도시 공식 사이트

 토요일 코너 노중훈, 이현주 <대결! 음식 도시> 


 2014.01.04. 매운 요리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영등포동 여로집


45년 업력을 지닌 전통의 음식점. 메뉴 중에는 오징어볶음(大 3만5000원, 中 2만3000원, 小 1만8000원)이 단연 돋보인다. 쫄깃한 오징어도 좋지만 방점은 함께 버무려 내오는 무채에 찍힌다. 사각사각 씹히는 무채는 싱싱하다 못해 씽씽하다. 오징어볶음은 꽤 맵다. 그런데 불쾌하게 매운 것이 아니라 상큼하게 칼칼하다. 오랫동안 혀에 남는 것이 아니라 다 먹고 식당 문을 나서는 순간 말끔하게 가신다. ‘입속의 불’은 밑반찬인 동치미와 콩나물, 그리고 뚝배기가 넘칠 듯 수북이 담겨 나오는 달걀찜(9000원)으로 달래면 된다. 대미는 김 가루와 참기름을 넣은 비빔용 밥에 오징어와 무채를 보태 쓱쓱 비벼 먹는 것으로 장식한다. 주문할 때 참기름을 조금 더 넣어 달라고 하면 풍미가 한층 살아난다.

<여로집>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3가 15-1 / (02)2678-8934


2.〔,〕

서울 상수동 사모님 돈가스


돈가스의 퀄리티가 아주 빼어난 집이다. 실내는 비좁은 편. 최대 16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특히 저녁 영업시간(오후5시부터 8시20분까지)에는 어느 정도의 기다림은 감수해야 한다. 메뉴는 3가지. 사모님 돈가스, 매운 돈가스, 매운 해산물 돈가스. 모든 메뉴에 스프와 샐러드가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부드럽고 진한 크림수프로 시동을 걸면 유기농 채소 샐러드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식당 벽면에 ‘간혹 달팽이가 나오더라도 놀라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붙어 있을 정도로 채소가 상태가 굉장히 신선하다. 땅콩 맛이 나는 샐러드 소스도 일품이다. 숙성시킨 질 좋은 등심을 이용한 돈가스는 두께와 육즙 모두 풍성하다. 모양새는 꼭 고급 레스토랑의 스테이크 같다. 돈가스에 곁들여 나오는 구운 감자도 훌륭하다. 매운 해산물 돈가스는 말 그대로 돈가스에 오징어, 새우, 굴, 홍합 등의 해산물과 콩나물, 호박 등의 채소를 넣고 국물을 자박하게 부어 끓여낸다. 첫맛은 달달하고 슬쩍 매운 기운이 뒤따라온다.

<사모님 돈가스>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92-2 / (02)337-2207


▶ 이현주 기자


1. 서울 삼성동 시추안하우스


초절정 매운맛을 선보이는 중국 쓰촨요리 전문점이다. 매운맛이 귓속까지 스친다는 쓰촨고추를 비롯해 아시아 4개국의 매운 고추를 활용한다. 대표 요리는 혀가 얼얼해질 정도의 매운맛을 자랑하는 마라탕. 붉디붉은 고추들이 냄비 가득 넘실거리며 등장한다. 테이블에 놓이는 순간 매운 향이 콧속으로 훅 달려든다. 고추 사이를 비집어 쇠고기와 쫄면, 숙주를 수저에 담아 국물과 함께 한입 넘기면 정신이 번쩍 든다. 고기와 면발의 식감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식도를 자극한다. 먹다보면 은근한 감칠맛도 전해진다. 또 다른 메뉴는 라즈지. 닭고기를 뼈째 조각내 튀긴 후 쓰촨고추, 렌턴고추, 타이고추 등을 넣고 파가라(향신료)를 더해 볶아낸 요리다. 모양새는 말 그대로 닭고기 반, 고추 반이다. 수북이 쌓인 고추 속 닭고기를 찾아 입에 넣으면 먼저 찌릿찌릿한 맛이 전해지고 이어 혓바닥이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듯하다. 닭고기에 배어 있는 매운 맛이 닭의 육질을 더욱 감칠맛 나게 한다. 그래서 시원한 맥주가 꿀떡꿀떡 넘어간다. 음식 값보다 맥주 값이 더 나올 수 있는 주객전도의 식당이다.

<시추안하우스>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87길 29 M타워 1층 / (02)508-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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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 상수동 대원분식


평범한 음식일수록 제대로 된 맛을 내기가 더 어려운 법인데, 수제비가 그렇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만들 수 있는 음식이지만 제대로 반죽해 끓여내기가 쉽지 않다. 24년 역사의 대원분식 수제비는 ‘내공이 쌓인 수제비’란 무엇인가를 알게 해준다. 고명 없는 수제비의 모양새는 딱 ‘엄마가 끓여 준 수제비’다. 양도 시골 밥상마냥 푸짐하다. 국물 맛은 아주 경쾌하면서도 교묘하게 걸리는 은근한 화기(뜨끈함)가 있다. 맛의 비결은 고추씨. 육수를 뽑을 때 고추씨를 넉넉히 넣어 칼칼함과 시원함을 더했다. 밀가루에 물과 식용유를 넣어 정성스럽게 치댄 반죽은 낭창낭창하면서도 차지다. 특히 얇실하게 풀어진 반죽들이 입안에서 물고기 꼬리마냥 나풀거리다 후루룩 넘어간다. 주인장은 반죽과 육수 뽑기는 물론이고 김치와 곁들임 찬까지 남의 손을 빌리는 법이 없다. 색소와 식초가 많이 들어가는 단무지가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한 주인장이 직전 짠 무를 사다 다듬어 조물조물 무쳐낸 반찬에서도 주인장의 정성이 느껴진다. 직접 담근 고소한 김치와 이 짠 무만 있으면 다른 찬이 그립지 않다. 김밥에도 단무지 대신 이 짠 무를 넣는다. 주문과 동시에 말아내는데, 마치 엄마가 싸주는 김밥의 맛처럼 다정하다.<대원분식>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13길 9-4 / 02) 393-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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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1.11. 반반 요리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명륜동 명륜손칼국수


점심 장사만 하는 상당히 이름난 칼국숫집이다. 손으로 치댔음을 알 수 있는 울퉁불퉁한 면발과 묵직함을 간직한 사골 국물 모두 만족스럽다. 양념장을 칼국수(7000원)에 미리 얹어 내어주고, 반찬으로는 김치와 마늘대 등이 나온다. 매일 일정한 양(두 솥 분량으로 알려져 있다)의 국수(7000원)만 준비하기 때문에 보통 오후 2시 전에 음식이 동난다. 수육(3만 원)과 문어숙회(3만 원)도 인기 메뉴다. 양지머리를 삶은 수육에서는 폭신함과 탄력이 두루 느껴지며, 문어숙회는 쫄깃쫄깃하다. 두 가지를 동시에 먹고 싶으면 ‘반반’을 주문하면 된다. 한 접시에 수육과 문어숙회가 절반씩 담겨 나온다. 메뉴판에 있는 반접시(2만 원)는 수육이나 문어숙회의 양을 절반가량으로 줄인 것이니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일요일 휴무.

<명륜손칼국수>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1가 31-23 / (02)742-8662


2.〔,〕

서울 신림동 박가네족발


외관은 동네 소주방 느낌이 난다. 내부 인테리어도 투박하다. 하지만 족발 맛은 좋다. 왕족발(大 2만8000원, 中 2만3000원)은 이름에 걸맞게 크고 도톰하다. 기름이 좔좔 흐른다. 삶은 정도도 알맞고, 잡냄새도 없다. 40여 가지의 약재와 채소, 과일 등으로 우려냈다고 한다. 왕족발보다 사람들의 호응이 더 큰 쪽은 불족발(순살불족발 大 2만5000원, 中 2만 원 / 미니불족발 大 2만 원, 中 1만5000원)이다. 매운 단계는 기본, 하, 중, 상의 4가지. 기본을 주문해서 먹었는데도 상당히 맵싸했다. 다행(?)인 것은 입만 맵지 속이 쓰리거나 아프지는 않았다는 점. 칼바람이 볼을 스치면 순간적으로 통증이 일지만 이내 시원하고 상큼한만이 남는 것처럼 불족발 역시 뒤가 깔끔하다. 그래도 가장 매운 단계인 상은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김과 깨소금을 뿌려주는 주먹밥(2000원)은 양이 상당히 푸짐하다. 자신이 원하는 크기로 동글게 뭉쳐 먹으면 된다. 8개 정도는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박가네족발>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1433-139 / (02)873-3313


▶ 이현주 기자


1. 서울 서교동 the Quattro(더 콰트로)


튼튼하게 맛의 기초를 다지고 있는 이탈리안 식당이다. 열 가지 남짓의 피자들을 종류에 상관없이 반반씩 주문할 수 있다. 네 종류의 치즈를 올린 콰트로 포르마지와 매콤한 풍미의 삐칸테를 반반 주문했다. 20여 분을 기다려 등장한 반반의 화덕 피자는 냄새부터 고소했다. 먼저 콰트로 프로마지 한 조각을 집어 들었다. 크림처럼 멋진 자태로 흘러내리는 치즈의 모양새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연한 반죽임을 드러내듯 고분고분 머리를 조아리는 삼각뿔의 모습에 젖을 찾는 어린아이마냥 허둥지둥 혀를 가져다 댔다. 더없이 고소한 풍미가 입 안 가득 전해졌다. 이어서 삐칸테. 반을 접어 야무지게 베어 무니 촉촉한 도우 위에 적당히 바른 토마토소스와 칼칼한 할라피뇨가 뭉근하게 뒤얽혔다. 도우는 두껍지 않음에도 폭신하며, 고르니초네의 쫄깃함도 매력적이다. 두 가지 피자 모두 단순한 조합만으로도 정직하게 맛있다.

<더 콰트로>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29길 57 / (02)3142-0403

〔〕


2. 서울 잠원동 천객가


중국집에서 반반 요리만큼 반가운 것이 또 있을까. 천객가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두 가지 요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한 접시에 맛볼 수 있다. 주문을 마치고 나면 새콤한 양배추김치와 맛 좋다고 정평이 난 쨔샤이가 준비된다. 쨔샤이를 전채 삼아 야금야금 비우고 있노라면 중국식 탕수육과 살이 통통하게 오른 마요네즈 새우가 한 접시에 담겨 등장한다. 탕수육은 여느 집과는 사뭇 다르다. 얇게 썬 납작한 돼지고기에 찹쌀을 묻혀 튀긴 다음, 케첩이 들어간 붉은 소스를 끼얹는 중국식이다. 새콤하고 달콤하고 바삭하다. 특히 돼지고기 위에 입힌 찹쌀 피는 한입 베어 물면 아사삭하는 소리가 귓가를 울린다. 이어 적당히 새콤달콤한 소스가 입 안 가득 퍼진다. 마요네즈 새우는 달콤함과 고소한 매력을 겸비했다. 잘 튀긴 새우를 마요네즈소스에 버무린 후 땅콩을 뿌려 내놓는다. 튀김옷 안 새우의 육질이 살아 있는 듯 탱글거린다. 마무리는 짬뽕을 추천한다. 별다른 재료 없이 홍합으로 가득한 짬뽕은 약간 심심한 듯하면서도 제법 맵다. 평일 점심시간에는 이 반반 요리에 자장면이나 짬뽕을 더한 세트 메뉴를 9000원에 맛볼 수 있다.

<천객가>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95길 12 / (02)518-0838

〔〕



 2014.01.18. 제 3세계 요리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이태원동 젤렌


불가리아 사람이 운영하는 불가리안 레스토랑이다. 주방의 메인 스태프들도 불가리아 출신. 젤렌에서 취급하는 고기는 그릴에서 조리하기 때문에 기름지지 않다. 그리고 거의 모든 메뉴에는 고소하고 산뜻한 치즈가 담뿍 들어간다. 불가리에서 공수한 효소로 만든 요구르트도 젤렌의 자랑거리다. 토마토, 오이, 구운 피망, 양파에 허브 드레싱과 화이트 치즈를 뿌린 숍스카 샐러드는 애피타이저로 그만이다. 필레 나 스카라는 버섯, 치즈, 피클 등을 넣은 닭 가슴살에 불가리아 향신료를 첨가한 뒤 그릴에서 구워낸 요리. 닭고기, 돼지고기, 채소, 크림소스를 함께 넣은 다음, 치즈로 덮어 오븐에 구운 규베제는 불가리아식 뚝배기 스튜다. 블랴로스코 큐프테도 인기 메뉴 중 하나.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안심 부분을 갈아 뭉친 후 베이컨, 치즈, 피클 등으로 속을 채워 역시 그릴에 굽는다. 여기에 토마토소스를 얹고 감자와 브로콜리를 곁들인다. 다진 고기임에도 불구하고 씹는 맛이 살아 있으며, 육즙도 풍부하다. 부드러운 치즈와 새콤한 토마토소스의 조화도 훌륭하다. 디저트로는 견과류와 꿀을 곁들인 요구르트가 모범 답안이다.

<젤렌>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16-14 / (02)749-0600


2.〔,〕

서울 남가좌동 아미에란


미얀마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정확히 말하면 미얀마 퓨전 음식을 표방한다. 호텔 제빵사 출신의 미얀마인 사장은 식당을 준비하면서 우리나라 셰프의 도움을 받아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음식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주요 고객인 학생들(식당이 명지대학교 앞에 위치)의 의견을 반영, 동남아 특유의 향신료로 가급적 배제했다. 국수는 네 가지가 있는데, 그중 아메다 모힌가는 소의 양지머리로 국물을 낸 쌀국수다. 단출한 모양새처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맛이다. 가격(4900원)도 매우 저렴하다. 카우쒜져(5900원)는 볶음국수다. 삶은 면에 데친 채소(숙주나물, 청경채, 양배추 등), 오징어, 바비큐소스를 넣고 약한 불에 볶아낸다. 사모사(8조각, 3000원)는 감자, 양파, 당근 등으로 속을 채워 튀겨낸 만두다. 개인적으로 가장 흡족했던 메뉴는 타민저(5500원). 병아리콩소스를 곁들인 볶음밥이다. 은근히 구수해서 숟가락질을 서두르게 된다.

<아미에란>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 324-44 2층 / (070)8958-6943


▶ 이현주 기자


1. 서울 이태원동 꼬메도르


남미 대륙 중심에 위치한 파라과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레스토랑. 17년 전 한국인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시집 온 파라과이 여주인이 자국의 전통 조리법을 고수한다. 적집 마주한 파라과이 요리들은 맛도 생김새도 친근했다. 먼저 만두의 일종으로, 파라과이에서 아침 식사로 먹는다는 엠파나다가 나왔다. 볼록하게 부푼 중간 부분을 잘라 한입에 쏙 넣으니 겉면의 밀가루 반죽이 바삭바삭하게 씹히면서 안에 숨어 있던 속과 뒤섞여 풍부한 맛이 났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파라과이식 소고기 꼬치구이인 아사디토. 3개의 꼬챙이에 소고기가 푸짐하게 꿰어 나오는데, 미디엄 정도로 구워진 고기의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절로 맥주를 부른다. 파라과이에서 흔히 먹는 빵인 치파과수를 마지막 메뉴로 주문했다. 옥수수 스콘처럼 단단하게 생긴 모양의 빵을 반으로 자르니까 깨찰빵처럼 쫄깃하게 속이 늘어진다.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부드럽다. 파라과이 전통차인 마떼차를 곁들여 먹어야 제 맛이다. 꼬메도르에는 세 가지의 마떼차가 있다. 4000원짜리 마떼 코시도를 시키면 혼자 마실 수 있도록 한 잔이 나오고, 6000원짜리 마테 깔리엔테나 차가운 테레레를 요청하면 큰 통에 마테차를 담아 파라과이식 쇠 빨대를 꽂아 내온다. 빨대 하나로 여럿이 차를 나눠 마시는 것이 파라과이식이라니 관심 있다면 도전해보시길.

<꼬메도르>

서울시 용산구 보광로9길 132-1 / (02)749-2827

〔〕


2. 서울 광희동 사마리칸트


광희동 중앙아시아 골목에 위치한 사마리칸트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우즈베키스탄 레스토랑이다. 양고기 메뉴 중 하나인 쌈사는 페이스트리 안에 고기와 볶은 양파를 다져넣은 것인데, 크로켓을 연상시킨다. 보드라운 고기와 페이스트리가 입안에서 함께 뭉개지는 식감이 기가 막히다. 게다가 의외로 담백하다. 양고기 특유의 향이 절제돼 있고, 소스와 어우러지며 풍성한 느낌을 전한다. 만뜨는 우즈베키스탄 물만두로 우리나라 만두와 모양새가 흡사하다. 만두 위에는 시큼한 천연 요거트를 끼얹는다. 양고기 샤슬릭은 등장하는 모양새가 꽤나 위풍당당하다. 50cm 꼬챙이에 아기 주먹만 한 고기들이 5~6조각 꿰어 나오는데, 양고기 특유의 고릿함 대신 구수한 고기 냄새를 지녔다. 겉은 바삭하게 익은 반면, 속은 육즙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고깃국 보르쉬는 쇠고기 국물에 잘게 썬 비트를 넣어 끓인 후 파와 크림을 얹어낸다. 무채가 들어 있어 영락없는 우리네 고깃국 맛이 난다. 오히려 더 시원하고 부드럽다는 느낌이 든다. 모든 음식들의 가격이 4000~8000원대로 저렴하다.

<사마리칸트>

서울시 중구 마른내로 159-10 / (02)2277-4261

〔〕



 2014.01.25. 서울 속 지방 토속음식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정릉동 봉화묵집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봉화를 비롯한 경북 내륙 지방의 음식을 전문으로 한다. 살림집과 식당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외갓집에서 밥 먹는 기분이 난다. 기본 반찬은 양념장, 삭힌 고추, 동치미, 김치 등으로 구성된다. 동치미는 톡 쏘는 맛은 없지만 개운하다. 김치도 깔끔하고 시원하다. 직접 쑨 메밀묵(6000원)은 가늘고 길게 썰어 주기 때문에 국물에 비벼 먹기 수월하다. 묵사발에는 김치와 살짝 구워 손으로 찢은 김이 들어 있다. 가만히 음미하면 참기름, 신 김치, 김, 메밀 순으로 향이 올라온다. 묵을 어느 정도 건져 먹은 후에는 조밥을 투척해야 한다. 밥을 말면 멸치 육수가 한결 진득해진다. 하늘하늘한 면발의 손칼국수(6000원)는 새침한 겉모양과는 달리 꽤 직선적이고 깊은 맛이 난다. 밀가루 냄새가 나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호박, 부추 등을 잔뜩 넣은 부침(6000원)은 밀가루와 기름을 적게 사용해서 바싹한 식감이 도드라진다. 만두소가 맵지 않은 손만두(7000원)는 얌전한 맛이 난다. 계절(여름) 메뉴인 건진국수(7000원)는 차가운 멸치 육수를 부어 내놓는다.

<봉화묵집>

서울시 성북구 정릉2동 488-1 / (02)918-1668


2.〔,〕

서울 적선동 서산진국집


충남 서산 지방의 토속 음식으로 게국지가 있다. 김치를 담글 때 늙은 호박과 게, 그리고 게장을 담갔던 간장 등을 넣고 삭힌다. 적당히 익으면 김치찌개를 만들거나 지져서 먹는다. 쿰쿰하면서도 뒷맛이 시원하다. 서산진국집에서 바로 이 게국지(1만 원)를 맛볼 수 있다. 메뉴 중 게국지와 들깨장(1만 원)에는 어리굴젓이 함께 나온다. 요즘에는 김처럼 구운 감태도 상에 올려준다. 감태에 밥과 어리굴젓을 싸서 먹으면 이만한 별미가 없다. 생각보다 짜지 않고 간이 적당하다. 고기를 선호한다면 은은하게 밴 된장이 입맛을 돋우는 된장제육(1만 원)과 파채를 듬뿍 올린 심심한 맛의 한우불고기(1인분 1만3000원)를 추천한다. 한우부추비빔밥(1만 원)도 나무랄 데 없다. 하지만 서산진국집의 ‘4번 타자’는 우럭포(6만 원)다. 꾸덕꾸덕하게 말린 우럭에 홍고추, 부추, 양파 등을 올려 곱게 쪄낸다. 살결은 이드르르하고, 육질은 쫀득하다. 서산진국집은 밑반찬이 두루두루 맛있다. 특히 아사삭한 무김치에 마음을 빼앗겼다. 놋그릇 밥공기와 수저를 사용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서산진국집>

서울시 종로구 적선동 13-1 / (02)735-1496


▶ 이현주 기자


1. 서울 낙원동 능라밥상


평양, 개성, 해주 등 이북 각지의 음식을 선보이는 곳으로 새터민들이 운영하고 있다. 모든 요리에 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담담한 맛을 지녔다. 인기 메뉴는 해주비빔밥. 고사리, 김, 닭고기, 콩나물, 미나리, 버섯, 도라지 등을 곱게 얹은 단아한 자태의 비빔밥이다. 간장을 톡톡 털어 넣고 쓱쓱 비벼 맛을 보면 흡사 집에서 먹는 나물밥처럼 익숙한 맛이 전해진다. 설날 개성 사람들이 먹던 명절 음식인 개성무찜은 큼직하게 썬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에 살이 오른 무와 밤, 대추, 은행 등의 견과를 넣고 푹 쪄낸 요리다. 사실 찜보다는 국과 찌개의 중간 모양새를 지녔다. 맛을 보기 전 여러 재료가 섞여 맛이 복잡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닭 육수에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들어가 국물의 깊이감이 남달랐다. 여기에 대추와 파, 납작납작하게 썬 무가 더해져 소박하고 수더분한 맛이 난다. 배추와 양배추, 돼지고기를 잘게 다져 구수하면서도 살짝 시큼한 속을 지닌 감자만두도 별미다. 장국과 백김치 등 야무지게 매만진 기본 찬들 역시 훌륭하다.

<능라밥상>

서울시 종로구 낙원동 197-1 / (02)747-9907

〔〕


2. 서울 흥인동 홍어집


홍어 마니아라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훅 끼쳐오는 냄새에 “그래 이것이여!”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집이다. 주인 부부를 보면 또 한 번 입이 벌어지는데 요리를 담당하는 할머님의 연세가 올해 여든아홉, 막걸리를 담당하는 할아버님은 아흔넷이다. 두 분이 느긋느긋 요리를 하고 술을 내어주는 모습이 더없이 정답다. 20분 정도 앉아 있으면 막걸리식초로 만든 양념장과 시금시금 익은 깍두기가 나온다. 이어 홍어찜이 등장하는데, 모양새가 범상치 않다. 다진 마늘과 태양초로 만든 양념을 칼집 낸 홍어 살 사이사이에 덕지덕지 발라놓았다. 양배추로 덮고 쪽파를 올려 쪄내는데, 미각은 물론 후각과 시각을 자극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푹 있어 달짝지근한 양배추 위에 홍어를 한 점 올려 시지도 짜지도 않은 막걸리식초양념에 콕 찍어 맛을 보면 그야말로 코가 뻥 뚫리고 눈물이 찔끔 난다. ‘맛있음’과 ‘고통’의 경계에서 미묘하게 줄타기를 하는 느낌이다. 목구멍으로 넘어가기 전 최대의 풍미가 발휘되는데, 입안에서 화산이 폭발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독한 녀석이 신기하게도 계속 입맛을 당긴다. 남아 있는 진한 국물에 신김치와 깍두기, 홍어 내장과 들기름, 김 가루를 넣어 볶아주는 밥도 반드시 맛보아야 한다. 44년간 이어진 할머님의 홍어 요리 손맛이 그대로 배어 있다. 메뉴에는 생물 같으면서도 삭힌 맛을 느낄 수 있는 홍어회도 있다. 전통 누룩으로 만든 수제 막걸리는 짜릿한 홍어의 맛을 달래준다.

<홍어집>

서울시 중구 흥인동 12-4 / (02)2252-5493(찾아가기 전 반드시 전화해보고 갈 것)

〔〕



 2014.02.01. 부산의 맛 편 

 

▶ 노중훈 작가


1.〔,〕

부산 초량동 평양냉면돼지국밥


메뉴가 다채롭다. 평양냉면, 밀면, 돼지국밥, 돼지수육, 콩비지 등을 먹을 수 있다. 이 집에서 내는 음식들에서는 ‘은근함’이란 일관성이 엿보인다. 득달같이 달려드는 맛이 아니라 먹을수록 부드럽고 깊은 맛이 우러난다. 밀면과 평양냉면은 고기로 우려낸 동일한 육수를 사용한다. 요즘 ‘부산 밀면’의 대종을 이루는 새콤달콤한 육수나 가끔 지나칠 정도로 진득한 한방 육수가 아니다. 양념장 때문에 국물 색깔은 붉지만 맛은 무채색에 가깝다. 사실 이게 ‘부산 밀면’의 원류라고 할 수 있다. 31년 단골에 따르면 예나 지금이나 맛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주인장의 뚝심이 실로 놀랍다. 콩비지도 대단히 훌륭하다. 모양새만큼이나 맛도 부드럽기 짝이 없다. 여릿한 것 같지만 콩의 고소함을 확실히 전달해준다. 토요일 휴무.

<평양냉면돼지국밥>

부산시 동구 초량3동 145-5 / (051)467-2026


2.〔,〕

부산 부전동 마라톤집


1959년에 장사를 시작했다. 반세기가 넘는 긴 세월 동안 따끈한 청주 한잔과 진한 어묵 국물, 그리고 소박한 부침개로 수많은 부산 시민들의 지친 어깨를 다독여준 집이다. 차림표에 올라 있는 음식 이름들이 재미있다. 마라톤은 굴, 홍합, 모시조개 등의 해산물과 여러 가지 채소에 달걀을 풀어 철판에 부쳐낸 부침개다. 딱히 요리 이름도 없던 시절, 줄을 서서 기다리던 누군가가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들에게 “마라톤 합시다”라고 외친 것이 시초다. 손기정 선생이 영웅이었던 당시 마라톤은 ‘빠름’이자 ‘격려’의 의미였다고 한다. 해소채소볶음에는 재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961년 들어선 군사정권에 의해 전개된 ‘재건운동’이 음식에까지 투영된 것이다. 마라톤집의 3대 메뉴는 마라톤과 재건, 그리고 어묵이다. 닭 육수를 기본으로 하는 어묵 국물은 다른 곳에 비해 깊이감이 남다르다. 어묵, 쇠심줄, 무, 미나리, 두부 등이 풍성하게 들어 있어 건져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라톤집>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2동 519-13 / (051)806-5914


▶ 이현주 기자


1. 부산 서대신동 서대시장족발

서대시장 초입에서 20년 넘게 국내산 족발과 한방 재료 조합의 맛있고 저렴한 족발을 전파하고 있는 곳이다. 포장이 주를 이루는 시장 초입의 가게 옆 골목을 지나 실내로 들어서면 너무도 협소한 입구에 당황하게 된다. 신발을 비닐봉지에 넣은 채 갖고 들어가야 하는 것도 불편하다. 들어가 앉은 방은 마치 대학 시절 오래된 단골집의 뒷방을 생각나게 하는데, 퍼질러 앉아 술 먹기엔 참 좋은 분위기다. 또 다른 특징은 이모님의 서빙 속도가 ‘LTE급’이라는 것. 간장에 절인 오이와 양파, 새우젓, 깻잎장아찌 등의 기본 찬이 주문하기도 전에 눈앞에 깔린다. 그러나 주문 후엔 이모님의 얼굴을 마주하기 힘들다. 음료와 컵은 물론 주류까지 셀프 서비스다. 족발은 매끈하면서 찰기 넘기는 모양새가 무척이나 만족스럽다. 껍질부터 살코기까지 기름진 애교가 잘잘 흐르는 것이 요염하기까지 하다. 썰어놓은 족발의 두께 또한 두툼하다. 한 점 집어 입에 넣는 순간, 입술에 철석하고 달라붙는 촉감도 나쁘지 않다. 쫄깃하면서도 말캉거리는 속살이 입안에서 탄력 있는 스트레칭을 펼친 후 후루룩 넘어간다. 특히 껍질 부분의 탄력감이 끊임없이 젓가락을 유혹한다.

<서대시장족발>

부산시 서구 서대신동2가 126-2 / (051)253-6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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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산 중동 기장식당

식당에 들어서는 순간 맛집의 포스가 느껴진다. 왠지 엄한 것 넣지 않은, 제대로 된 음식을 내어줄 것 같은 분위기를 지녔다. 주문하기 전 내어주는 따끈한 숭늉도 이 집에 대해 호감을 갖게 한다. 일곱 가지의 찬들은 하나같이 깔끔하다. 전체적으로 짜지 않은 점도 마음에 든다. 가자미찌개가 담긴 커다란 뚝배기가 바글바글 연기를 피워 올리며 등장하는데, 뚝배기의 크기가 상당하다. 후후 불어가며 국물을 떠 넣으면 날 선 국물이 목구멍을 아릿하게 만들며 넘어간다. 그러다 단맛으로 슬그머니 마무리되며 위장이 잠잠해진다. 이어서 벼락처럼 밀려오는 개운한 감칠맛이란! 찬 바닷바람을 맞고 돌아다닌 술꾼의 기를 보충해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찌개에는 국물의 비린내를 잡고 가자미의 풍미를 은근하게 살려내기 위해 호박을 넣었다. 자연스러운 단맛이 여기서 비롯된다. 가자미의 도톰한 살도 훌륭하고, 방금 썰어 넣어 간이 덜 배인 뽀얀 두부도 좋다.

<기장식당>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1394-64 / (051)743-4944

〔〕



 2014.02.08. 겨울 별미 편 

 

▶ 노중훈 작가


1.〔,〕

경남 통영 향토집


굴의 메카 통영에서 굴 코스 요리를 개발한 집으로 이름난 곳이다. 향토 코스(3인 이상, 1인당 2만2000원)는 굴밥, 굴전, 굴회, 굴구이, 굴찜, 굴무침으로 구성된다. 새콤달콤한 굴무침은 싱싱한 통영 굴에 각종 채소와 과일을 섞고, 키위 갈아 넣은 초고추장과 참기름을 넣어 버무린 요리다. 간이 점잖은 편이다. 생굴을 껍질에서 분리해 석쇠에 구운 굴구이는 부드럽게 익은 속살이 감동적이다. 와인 안주로 그만이다. 깨끗하게 잘 튀겨낸 굴튀김은 맥주 안주로 제격이고, 아귀찜에서 힌트를 얻은 굴찜은 익숙한 양념 맛이다. 생굴 한두 개가 들어 있는 굴전은 반으로 접은 모양새부터가 예쁘다. 불린 쌀에 완두콩, 표고버섯, 조, 수삼, 굴 등을 넣고 무쇠솥에 지은 굴밥은 간장 및 부추와 함께 비벼 먹는다. 비리지 않고 구수한 굴숭늉은 입가심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향토집>

경남 통영시 무전5길 37-41 / (055)645-4808


2.〔,〕

서울 무교동 리북손만두


무교동의 비좁은 골목 끝에 위치한 식당이다. 상호가 말해주듯 이북식 만두를 선보인다. 아침마다 그날 판매할 일정한 양의 만두를 빚기 시작한다. 만두피는 하룻밤 숙성시킨 반죽을 사용한다. 만두소는 돼지고기, 두부, 달걀, 숙주, 부추 등으로 이뤄지는데 김치가 들어가지 않는데다 소금 간도 별로 하지 않기 때문에 맛이 심심하다. 푹 곤 사골 국물에 삶아내는 만두는 상당히 커서 두세 개만 먹으면 배부르다. 김치말이밥도 황해도와 평안도 주민들이 즐겨 먹던 겨울 음식이다. 사골 우려낸 국물에 김칫국을 섞고 얼음, 오이채, 참깨, 참기름을 넣는다. 조미료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다소 싱거울 테지만 고소하고 시원해서 연신 퍼먹게 된다. 이한치한의 묘가 살아 있는 겨울 별미다.

<리북손만두>

서울시 중구 무교로 17-13 / (02)776-7350


▶ 이현주 기자


1. 인천 강화군 대선정


바닷물로 씻어 겨울바람에 말린 시래기를 맛볼 수 있는 집이다. 무허가 판자촌 같은 느낌의 식당은 허름함에 입이 벌어진다. 하지만 방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할머니 집에 놀러온 듯 마음이 푸근해진다. 6000원짜리 시래기밥을 주문하면 갖은 나물과 김치 등 투박하면서 담백한 15가지 찬들이 준비된다. 특히 순무김치의 탄탄한 식감과 고소한 뒷맛이 각별하다. 칼칼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지닌 된장국도 별미다. 가마솥에서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 위에 말린 무청시래기를 잘게 썰어 올린 후 뜸을 들여 완성한 시래기밥은 밥알들이 촉촉하게 살아 있다. 입에 넣으면 구수한 시래기의 풍미가 가득 찬다. 밥과 시래기가 어우러진 식감도 즐겁다. 메밀칼싹두기도 맛볼 수 있다. 점성이 약한 메밀의 특성 때문에 굵직하고 들쭉날쭉하게 썰어 먹는 소타할 요리다. 칼국수를 닮긴 했으나 칼국수보다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다. 면이 미끈거리면서 툭툭 끊어지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거북할 수 있지만 메밀 자체의 향과 식감이 살이 있어 먹을수록 메밀의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대선정>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2115-326 / (032)937-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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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 신당동 천팥죽


예전 신을 모시는 곳이 많았다는 신당동에 위치한 팥죽집이다. 지금도 골목에 무당집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데, 그 앞에 귀신 쫓는 데 특효라는 팥죽을 쑤어 파는 집이 묘하게 공존한다. 메뉴는 팥죽과 팥칼국수, 두 가지뿐. 배추김치와 동치미가 먼저 나오는데, 알맞게 삭은 무의 개운함과 동치미 국물의 목 넘김이 기막히게 좋다. 팥죽에는 하얗고 동글동글한 새알심이 가득 담긴다. 동동 떠 있는 새알심의 모양새가 앙증맞다. 팥물의 맛은 달디 단 팥죽이 아닌 순수한 팥의 진액 같다. 아무런 간을 하지 않고 팥만 정직하게 쑤어낸 결과물이다. 곱게 걸러낸 얌전한 팥죽의 빛깔처럼 그 맛까지 차분하다. 취향대로 소금이나 설탕을 뿌려 먹거나 아무것도 넣지 않은 채 고소한 맛 그대로 먹을 수 있다. 팥칼국수는 손으로 반죽해서 울퉁불퉁하게 썰어낸 쫄깃한 면이 돋보인다. 팥죽과 팥칼국수를 먹는 사이사이 젓갈 냄새가 밴 김치가 입맛을 돋워준다. 적당히 먹다 테이블에 놓인 황설탕을 덜어 죽과 국수에 솔솔 뿌려 먹으면 조금 전의 소탈하고 담백한 팥죽 맛은 온데간데없고 세련된 디저트용 단팥죽으로 변신한다.

<천팥죽>

서울시 중구 신당5동 120-26 / (02)2237-6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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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2.15. 우리 곁에 남아줘서 고마워 편 

 

▶ 노중훈 작가


1.〔,〕

서울 노고산동 연남서식당


1953년에 영업을 시작한 ‘역전의 용사’다. 서서 먹는 갈빗집으로 엄청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요즘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드럼통을 개조한 테이블에서 대낮부터 매캐한 연기를 맡아가며 고기 굽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기름과 심줄을 절묘하게 제거한 갈비를 매일 아침 양념장에 재웠다 2시간 뒤 손님에게 제공한다. 워낙 인기가 높아 고기가 일찍 떨어지는 일이 빈번하다. 화력이 강한 연탄불은 육즙이 빠지기 전 고기를 익혀낸다. 고기는 두툼하면서도 부드럽다. 찬은 풋고추, 마늘, 고추장, 간장 양념장이 전부. 특히 고소하고 달콤한 양념장에 자꾸만 손이 간다.

<연남서식당>

서울시 마포구 노고산동 109-69 / (02)716-2520


2.〔,〕

대구 동구 옛집식당


대구에는 육개장을 파는 식당이 꽤 많다. 1953년에 문을 연 옛집식당도 대구에서 인기 있는 육개장 식당 중 한 곳이다. 골목 안에 위치한 자그마한 가정집인데, 할머니가 어찌나 깔끔하게 관리하는지 마루나 가구 등이 반들반들하다. 유일한 메뉴인 육개장도 주인의 성품처럼 깔끔하다. 사태고기는 적당히 씹히는 맛이 좋고, 담백한 국물에는 대파와 무에서 우러난 달곰함이 배어 있다. 칼칼하고 걸쭉한 서울의 육개장과는 사뭇 다른 맛이다. 반찬은 깍두기, 고추조림, 파와 김무침, 두부부침 등으로 구성되는데 무엇보다 파와 김무침이 입맛을 당긴다. 일단 한 번 먹고 나오면 자꾸만 뒤를 돌아다보게 되는 집이다.

<옛집식당>

대구시 동구 시장북로 120-2 / (053)554-4498


▶ 이현주 기자


1. 경남 진해 도선장횟집


용원항의 터줏대감이다. 1대 사장인 고 최진상 씨와 식당을 이어받은 아들 최병학 씨가 모두 수협 중매인 자격을 갖고 있어 말 그대로 싱싱한 재료로 승부하는 곳이다. 무엇보다 40년 손맛의 대구찜을 반드시 맛보아야만 한다. 이 집 왕할머니가 만드는 가덕도 스타일의 대구찜은 생물이 아닌 건어를 사용한다. 내장과 아가미를 제거한 대구를 4~5일정도 해풍에 꾸덕꾸덕하게 말린 후 묵은 김치, 대구 이리, 미나리, 파, 마늘 등을 넣어 조물조물 버무린 양념 속을 대구 위에 올려 쪄낸다. 모양새와 맛이 기가 막히다. 대구 살은 특유의 감칠맛을 내어주며, 양념의 농도도 딱 알맞다. 양념 속과 생선살을 곁들여 한 점 한 점 먹다보면 어느 순간 허리끈을 끌러야 할지도 모른다. 양념 속과 대구 살을 밥과 함께 비빈 다음, 깍두기를 넣은 대구 아가미 젓갈을 곁들이면 “그래, 이 맛이야!”란 소리가 절로 나온다.

<도선장횟집>

경남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 1050-1 / (055)552-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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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북 군산 완주옥


60년 된 군산의 강호다. 실내에 들어가면 오랜 세월 쌓아온 내공이 절로 느껴진다. 메뉴는 한우떡갈비와 곰탕, 두 가지뿐. 반찬으로는 백김치, 동치미, 무생채, 북어무침, 파절이 등이 올라온다. 떡갈비는 연탄불에 굽는다. 일반 떡갈비와는 달리 고기를 저며 바실바실하게 구워낸다. 마치 불고기를 얼기설기 모아 구운 것 같은 질감이다. 마늘 토핑은 고기의 잡내를 없애주는 것은 물론이고 식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과하게 태우거나 설익은 부분 없이 골고루 구워낸 떡갈비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기보다 투박하면서 씹는 맛이 도드라진다. 고기를 시원한 백김치에 돌돌 말아 먹으면 끝도 없이 먹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양념이 좀 달게 느껴지는데, 달지 않게 해달라고 미리 주문하면 조절이 가능하다.

<완주옥>

전북 군산시 죽성동 26-2 / (063)445-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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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2.22. 편 

 

▶ 노중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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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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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3.01. 튀김 편 

 

▶ 노중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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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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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3.08. 불맛 요리 편 

 

▶ 노중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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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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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3.15. 햄버거와 샌드위치 편 

 

▶ 노중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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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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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3.22. 간장과 고추장 편 

 

▶ 노중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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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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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3.29. 항구와 포구 편 

 

▶ 노중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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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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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4.05. 씹는 맛 편 

 

▶ 노중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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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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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4.12. 대결! 음식도시 코멘터리 편 

 

▶ 노중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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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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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출처: 2012.~2014. 

MBC FM 91.9 성시경의 음악도시 공식 사이트

 토요일 코너 노중훈, 이현주 <대결! 음식 도시> 



mbc에서 종방된 후에 사이트를 닫아서 (요일 코너를 닫음)

금요일이랑 토요일 코너 정리를 못 하고 있음.

mbc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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