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보다가

간송미술전 - 간송문화 2부 보화각 @ddp

hkwu 2014. 9. 1. 01:13

간송문화(澗松文華)』 (부제 :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_2부 보화각


http://www.ddp.or.kr/EP010001/getDetailPage.do?MENULEVEL=2_1_1&PD_NO=17



만 3세에서 조금 모자란 월령에

나가기 싫어서 외삼촌 올 때까지 집에 누워있는 엄마한테

"우리 바람쐬러 가자"고 말하는 조ㅅㅇ어린이가 협조적으로 어린이집에 가준 덕분에

동대문운동장 헐고 지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다녀왔다.

이 건물은 참.. 짓는다 할 때부터 내 취향 아니더니 다 지은 지금은 더 아님, 더 아님!!

주변하고 어울리지도 않는데다

비움의 미학이라고 이해하기엔 너무 많은 공간을 썩히고 있다.

좀 어느 정도로 비워야 시원한 느낌들고 좋은 거지 이게 뭐야...

시민 휴식 공간인가 있는데 그 넓은 방에 의자 겨우 열댓갴ㅋㅋㅋㅋ 장난하시오?!



그러나 저러나

사실은 간송가서 보고 싶었지만 이번에 동대문 오랜만에 가볼 수도 있지,하고

투 페이스드 캔들라이트로 말이 나와서

언니랑 코코이찌방야?인가 사악한 롯데의 피트인에 있는 식당에서 밥 먹고 보고 왔다.


1층 매표소에서 표 사고,

2층이라고 하길래 

[올라갈 땐 걸어서 내려올 땐 타고] 신념에 따라 계단을 올라감.



그런데 왜. 이런 곳만 나오고 빙빙 돌다가

도로 1층 매표소가 나오는가..ㅋㅋㅋㅋㅋㅋ

이 공간이.. 우리한텐 하도 분위기가 이상한 곳이라 (막 외계인기지같기도 하고ㅋㅋ)

아 느낌 이상하다 하면서, 여기로 계속 가면 잡혀갈 것 같다,

잡혀가서 마루타가 될 것 같다,

고 얘기하고 있는데

1층이길래 웃음ㅋㅋ



극복할 방법을 찾을 수야 있겠으나

시간도 없고 아직은 몸이 힘들어서

(+ 언니가 주신 수박색 슬리브리스 원피스 입고 간다고 더ㅋㅋ)

그냥 다른 사람들 타길래 따라서 매표소 옆 엘리베이터 탔다.

그랬더니 전시장이 짠.



대표 전시품은 이 신윤복의 미인도지만

내 마음에 들어온 건 촉잔도권이랑 협롱재춘.

평소에 남종도 스타일 안 좋아하고 채색있건 없건 수묵화를 좋아함.


전시장 초입에 촉잔도권 있는데 그 옆에 3d(인 것 같아요) 영상도 참 좋다.

우와 잘 만들었다 감탄하면서 한참을 봤다.

먹이 물에 내려오고 학이 먹물을 뿌리면서 난다.

삼국지에 촉에 가다 힘들었다던 구절 생각난다고,

맞다고 맞다고 위촉오 중에 촉이 제일 척박한 땅이라고 했던 것 같다고

언니랑 속닥속닥했다.

깨알같이 갓도 그리고 말 자세도 그리고 신기하다.


그리고 거의 끝쪽에 윤용의 협롱재춘 있는데

배경 다 생략하고 흙 위에 풀뿌리 몇 개랑 여자만 있다.

뒤를 돌아보고 있어서 얼굴이 보이지 않고

뭔가 묘한 느낌이 든다. 내가 그림에 들어갈 것 같은 느낌?같은 거.


윤용은 자화상으로 유명한!!! 윤두서의 아들 윤덕희의 아들이다.

그리고 어부사시사로 유명한 윤선도의 증손이 윤두서,

윤두서의 손녀가 정약용의 어머니.



전시 보는 내내 오주석의 한국의 미 읽기 생각이 많이 났다.

늘 추천 선물해주신 한량님께 절하고 있음ㅠㅠ

언니한테도 보내드려야지 생각하면서 집에 왔는데

교보 로그인을 못하고 있다ㅋㅋ

아 네일몰 다녀온다는 것도 잊어버렸네.



돈이 많다고 다들 나눌 줄 아는 것도 아니고

(일단은, 누가 돈이 많다고 그걸 다른 사람들하고 나눠야하는 게 아니니까)

그 때에 부유한 식자였으면 혼자 호의호식할 길 찾는 거 쉬웠을텐데

어떻게 저렇게 했을까.

그리고 우리였다고 하면, 돈이 있고 시간이 많다고 해도

우리는 보는 눈이 없어서 못 사들였을 거라고 입을 모아 얘기했다ㅋㅋㅋ

이게 좋은 건줄, 이게 진품인지를 모를 거라고.

근데 왜 간송은 살아서는 훈장 하나 받지 못한 걸까.

건국훈장을 드려도 모자란데 왜 돌아가신 후에 드린 건지 궁금하다.

살아서 못 받는다 뭐 그런 게 있는 건가...


그리고 여기서 또 한 번 나오는..

그런 시절에 과연 우리는 그럴 수 있었을까, 하는 이야기는 결국 똑같이 끝난다.

뭐하러 자결하냐고, 그리 죽고 싶으면 뭐라고 하고 죽으라고.

내 식구들이랑 친가랑 외가가 모두 함께라면 난 했을 거고

아니면 고아였으면 난 했을 건데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 보면 안했어야했다고.

궁에 있으면 안되는 나무를 심어놨는데도 뽑아내지도 않는데.

내 나라 짓밟는 악마들 손잡고 잘 처먹고 잘 살던 것들 싹 쫓아내지도 않는데.





이번 전시는 올 9월 28일까지. 월요일 쉼, 추석 하루 쉼.

어른 8000원. 동대문디자인플라자 2층.

'_2 > 보다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엘리멘트리  (0) 2014.10.13
케빈에 대하여 We Need To Talk About Kevin  (0) 2014.10.13
리스본행 야간열차  (0) 2014.08.18
프랑스 더 리턴드 / 미국 레저렉션  (0) 2014.07.27
더 화이트 퀸  (0) 2014.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