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문화(澗松文華)』 (부제 :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_2부 보화각
http://www.ddp.or.kr/EP010001/getDetailPage.do?MENULEVEL=2_1_1&PD_NO=17
만 3세에서 조금 모자란 월령에
나가기 싫어서 외삼촌 올 때까지 집에 누워있는 엄마한테
"우리 바람쐬러 가자"고 말하는 조ㅅㅇ어린이가 협조적으로 어린이집에 가준 덕분에
동대문운동장 헐고 지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다녀왔다.
이 건물은 참.. 짓는다 할 때부터 내 취향 아니더니 다 지은 지금은 더 아님, 더 아님!!
주변하고 어울리지도 않는데다
비움의 미학이라고 이해하기엔 너무 많은 공간을 썩히고 있다.
좀 어느 정도로 비워야 시원한 느낌들고 좋은 거지 이게 뭐야...
시민 휴식 공간인가 있는데 그 넓은 방에 의자 겨우 열댓갴ㅋㅋㅋㅋ 장난하시오?!
그러나 저러나
사실은 간송가서 보고 싶었지만 이번에 동대문 오랜만에 가볼 수도 있지,하고
투 페이스드 캔들라이트로 말이 나와서
언니랑 코코이찌방야?인가 사악한 롯데의 피트인에 있는 식당에서 밥 먹고 보고 왔다.
1층 매표소에서 표 사고,
2층이라고 하길래
[올라갈 땐 걸어서 내려올 땐 타고] 신념에 따라 계단을 올라감.
그런데 왜. 이런 곳만 나오고 빙빙 돌다가
도로 1층 매표소가 나오는가..ㅋㅋㅋㅋㅋㅋ
이 공간이.. 우리한텐 하도 분위기가 이상한 곳이라 (막 외계인기지같기도 하고ㅋㅋ)
아 느낌 이상하다 하면서, 여기로 계속 가면 잡혀갈 것 같다,
잡혀가서 마루타가 될 것 같다,
고 얘기하고 있는데
1층이길래 웃음ㅋㅋ
극복할 방법을 찾을 수야 있겠으나
시간도 없고 아직은 몸이 힘들어서
(+ 언니가 주신 수박색 슬리브리스 원피스 입고 간다고 더ㅋㅋ)
그냥 다른 사람들 타길래 따라서 매표소 옆 엘리베이터 탔다.
그랬더니 전시장이 짠.
대표 전시품은 이 신윤복의 미인도지만
내 마음에 들어온 건 촉잔도권이랑 협롱재춘.
평소에 남종도 스타일 안 좋아하고 채색있건 없건 수묵화를 좋아함.
전시장 초입에 촉잔도권 있는데 그 옆에 3d(인 것 같아요) 영상도 참 좋다.
우와 잘 만들었다 감탄하면서 한참을 봤다.
먹이 물에 내려오고 학이 먹물을 뿌리면서 난다.
삼국지에 촉에 가다 힘들었다던 구절 생각난다고,
맞다고 맞다고 위촉오 중에 촉이 제일 척박한 땅이라고 했던 것 같다고
언니랑 속닥속닥했다.
깨알같이 갓도 그리고 말 자세도 그리고 신기하다.
그리고 거의 끝쪽에 윤용의 협롱재춘 있는데
배경 다 생략하고 흙 위에 풀뿌리 몇 개랑 여자만 있다.
뒤를 돌아보고 있어서 얼굴이 보이지 않고
뭔가 묘한 느낌이 든다. 내가 그림에 들어갈 것 같은 느낌?같은 거.
윤용은 자화상으로 유명한!!! 윤두서의 아들 윤덕희의 아들이다.
그리고 어부사시사로 유명한 윤선도의 증손이 윤두서,
윤두서의 손녀가 정약용의 어머니.
전시 보는 내내 오주석의 한국의 미 읽기 생각이 많이 났다.
늘 추천 선물해주신 한량님께 절하고 있음ㅠㅠ
언니한테도 보내드려야지 생각하면서 집에 왔는데
교보 로그인을 못하고 있다ㅋㅋ
아 네일몰 다녀온다는 것도 잊어버렸네.
돈이 많다고 다들 나눌 줄 아는 것도 아니고
(일단은, 누가 돈이 많다고 그걸 다른 사람들하고 나눠야하는 게 아니니까)
그 때에 부유한 식자였으면 혼자 호의호식할 길 찾는 거 쉬웠을텐데
어떻게 저렇게 했을까.
그리고 우리였다고 하면, 돈이 있고 시간이 많다고 해도
우리는 보는 눈이 없어서 못 사들였을 거라고 입을 모아 얘기했다ㅋㅋㅋ
이게 좋은 건줄, 이게 진품인지를 모를 거라고.
근데 왜 간송은 살아서는 훈장 하나 받지 못한 걸까.
건국훈장을 드려도 모자란데 왜 돌아가신 후에 드린 건지 궁금하다.
살아서 못 받는다 뭐 그런 게 있는 건가...
그리고 여기서 또 한 번 나오는..
그런 시절에 과연 우리는 그럴 수 있었을까, 하는 이야기는 결국 똑같이 끝난다.
뭐하러 자결하냐고, 그리 죽고 싶으면 뭐라고 하고 죽으라고.
내 식구들이랑 친가랑 외가가 모두 함께라면 난 했을 거고
아니면 고아였으면 난 했을 건데
나라 돌아가는 꼬라지 보면 안했어야했다고.
궁에 있으면 안되는 나무를 심어놨는데도 뽑아내지도 않는데.
내 나라 짓밟는 악마들 손잡고 잘 처먹고 잘 살던 것들 싹 쫓아내지도 않는데.
이번 전시는 올 9월 28일까지. 월요일 쉼, 추석 하루 쉼.
어른 8000원. 동대문디자인플라자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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