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보다가

마미

hkwu 2015. 1. 15. 23:03

이 감독 영화는 로렌스 애니웨이 보고 싶었는데 상영 너무 짧게 끝나서 놓치고

탐 앳 더 팜은 무서울 것 같아서 못 보고 이번에 처음 봤다.

끝나고 제작진 쭉 올라갈 때 계속 이름이 여기 저기 나오는데

불어라 뭘 했는지 정확히는 한 두 가지밖에 몰랐지만 하도 많이 나오길래

감독만 한 게 아니구나 뭘 저래 많이 했대 생각했다. 천재인가봐.


시작할 때 자막으로 알려준 거 보면

2015년 가상의 캐나다를 배경으로 한다 함.

새로 들어선 내각이 보건 정책과 관련된 S18 법안을 만드는데

그 중 S14 법안에 의해 행동문제가 있는 아이는

부모가 경제, 신체, 심리적 위험에 처했다면 법적 절차없이

 (부모 동의만으로) 공공 병원에 보낼 수 있다.


화면 너비를 줄였다 늘렸다한 거랑,

처음에 시설에서 집으로 아들 데려갈 때

퇴소서 같은 데에 서명하려고 엄마가 꺼낸 볼펜이

열쇠고리에 붙은 건데 뭐 달린 게 엄청 많았던 거랑

집에 온 아들이 푹신한 침대에 등으로 푹 뛰어드는 장면,

아들이 고른 엄마 목걸이는 'Mommy'였던 장면이 기억난다.


깔린 음악이 거의 가사 있는 거였던 것 같은데,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라 좋았다.

셀린 디온 프랑스어로 부른 노래는 이번에 처음 들었고, 다이도도 좋았다.

남자가 부르는 '난 색맹이야 나 좀 꺼내줘' 노래도 가사땜 좋고.


엄마의 꾸밈은 장인정신있고 한결같아서 좋다. 항상 잘 꾸미고 있다.

엄마는 풀메 + 부분 탈색 + 부츠컷에 스터드나 큐빅 장식 + 집에서도 앞굽이 두꺼운 하이힐 + 손가락, 팔목에 악세서리 가득 + 몸매 드러내는 옷 가끔 입는데, 맨 처음 등장할 때 입은 큰 장식있는 청바지도 생각난다.

아들도 좀 철이 지난 스타일인데.. (일수가방이 추가되면 완성인 것 같은 느낌)

제발 목에 그 사슬목걸이는 좀 빼주지 끝까지 하고 있다.ㅋㅋ 아 친근해.ㅋㅋ


엄마 복장 중에 속옷만 한 것 같은 옷 자꾸 입는 건 싫은데

잘 꾸미는 건 좋았다. 특히 일하러 갈 때도 폴리쉬에 스톤까지 올린 게 흐뭇했다.

근데 가상의 2015년 캐나다는 화장법도 유행하는 게 있어서 그런지

나오는 인물 중에 여자 대부분이 눈꼬리만 진한 색으로 눈동자 중앙 향해서 그라데이션 하는데

특히 번역일주는 여자분이 이 화장을 과장버젼으로 하고 있다. 중간이 많이 빈 눕힌 >모양ㅋㅋ

꼭 행동때문만이 아니라, 분장이랑 의상때문에 인물이 과장된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엄마는 엄마같다가도 이기적으로 보이고 성숙한가 싶다가도 애랑 똑같다.

아들이 나아질 기미가 보였다가 포기하고 싶다가를 반복하게 하는 점이랑

아들 행동 중에 일부는 엄마 보고 배운 것 같은 게 안타까웠다.

[케빈에 대하여]랑 조금은 다른 느낌에 공감간다. 좀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은데 같은데 같은데..

세 사람이 예쁘고 대단하다 싶었다가 또 이상하고 한심해보였다가 자꾸 뒤집혔지만

카일라를 저녁에 초대해서 셀린 디온 노래에 춤 추는 건 (아들이 한 일부 행동만 빼면) 좋아보였다.

카일라랑 아들 상태가 좋아지는 것도.


왜 나는 우리는 평범할 수 없을까.

평범은 왜 그렇게 우리한테만 어려운 걸까.

끝에 카일라에게 사과로 파이를 해줄까 과자를 해줄까 물을 때

저렇게 무턱대고 희망에 차서 괜찮아하는 걸 보면

너무 공감이 갔다.


엄마 행동 중에 가장 싫은 건 스포일 수도 있어서 상자에 넣어야겠다.


카일라의 사정이 궁금한데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

카일라도 디안과 스티브를 만나고 많이 치유되는 것 같아서 좋았는데.

남편은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었던 걸까, 남편도 지쳐버린 걸까, 카일라가 남편을 밀어내는 걸까.

무슨 프로그래머가 저렇게 이사를 잘 다니는걸까.


더보기

아들이 초반에 시설에서 쫓겨나게 된 이유가 매점에 불 질러선데

이 때 다른 애가 2도 화상을 꽤 넓은 부위에 입었다는데 거기 대고 어쩌라규 식으로 나온 거랑

나중에 이거 보상 청구 나오니까 다른 고민은 안 보이고 바로 소송하려고 한 거.

화상은 피부 구축 때문에 성인이 아닐 경우에는 특히 더 위험하고 수술도 많이 받아야하고 힘든데

어쩜 저럴까 싶었다. 내 애가 소중하면 남의 애도 소중한 줄 알아야 하는 건데.


이건 엄만지 카일란지 모르지만 나중에 마트갔다가 아들이 판매용 칼을 뜯어서 손목을 긋는데

이때 파는 옷으로 휘감고 부축해서 나오는 장면 있다. 눈 돌린 1,2분새 그런 걸 곧장 발견한 거고(아픈 애를 시야 밖에 두면 어떡하냐고요.. 항상 앞에 보이게 하고 다니셔야지ㅠㅠ) 평소 성향보면 충분히 침착할 것 같았는데 의외다. 보통 내 옷 벗거나 찢거나 하는데 그 순간도 남한테 폐 끼치고 있는 게 참.. 사람 다쳤는데 옷 한 쪼가리 얼마나 한다고! 싶기도 한데 또 이건 아닌 것도 같고. 그리고 얘는 집에서 그러던가 남의 가게에 피 흘려놓고 그러니ㅠㅠ


나중에는 결국 병원으로 보내기로 하는데,

애 몰래..소풍갔다가 화장실간다는 핑계대고 나가서 직원들 데리고 온다.

가기 싫으니까 애가 직원들 때리고 반항하는데,

아들이 계속 때릴 땐 가만 있더니 직원들이 자기 아들 잡는다고 때리니까 엄머가 돌격하는데

이것도, 이해는 가는데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아픈 애가 때릴 수도 있긴 하고, 직원들은 셋이니까

어떻게든 팔다리 잡아서 데려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그러나 싶고 그렇지만.


뻔히 얘한테 뭐가 안 좋은지 알면서 굳이 그러는 엄마때문에 아들이 안쓰러웠다.

엄마도 사람이라 힘들어서 그랬다고 보기엔 가끔 과해보일 때가 있었다.

애가 목을 조르거든 기절한 척이라도 해서 멈추게 해보고 안되면 액자로 내려치시지ㅠ

변호사 섭외 데이트할 때 얘가 10시까지만 있겠다할 때 좀 보내지..

애가 노래 부르면 좀 집중해주지..

병원을 보냈음 가서 얼굴도 보고 안되면 전화라도 좀 자주 하지..


결국 병원에 보낸 엄마 결정은 이해하고..
잘된.. 거란 생각이 든다. 애가 그런 선택만 안 했더라면.(투신함) 
가족이라고 무조건 다 감당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특히 얜 폭력성이 있고 성적으로 눌린 느낌도 있어서 더욱..
전엔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요즘엔..
아픈 사람이 다른 사람한테 하는 행동 중에는 '아파서 그렇다'고 넘어갈 수 없는 게 너무 많다보니
당사자나 보호자나 타인 다한테 그나마 제일 나은 방법이란 생각이 든다.



"아픈 아이에게 가장 나쁜 건 엄마나 아이의 지나친 자기 확신이예요. 사랑과 구원은 별개예요."


"언젠가는 엄마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거야. 진짜로 나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야.

 하지만 나는 항상 엄마를 위해 살게. 항상 엄마가 1순위야."


"엄마가 아들을 덜 사랑하게될 일은 없어. 너도 나중에 알게될 거야."


"엄마 우리 여전히 사랑하는 거지?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게 사랑이잖아"


짧게 줄이면, [케빈에 대하여]가 보다 현실로 들어온 느낌.


이럴 때마다 생애역할무지개 모형 생각난다.

자식의 역할은 태어나서 젊은 시절까지만이고

부모의 역할은 젊은 시절부터 죽을 때까지였던 게 엄청 와닿고 슬프고.. 그랬다.



마미 (2014)

Mommy 
8.2
감독
자비에 돌란
출연
안느 도발, 앙투안-올리비에 필롱, 쉬잔느 클레몽, 알렉상드르 고예, 패트릭 후아드
정보
드라마 | 프랑스, 캐나다 | 138 분 | 2014-12-18
글쓴이 평점  


오늘도 I열 왼쪽 끝부분의 누군가가 뭘 하는지 수시로 카메라 플래쉬를 떠뜨려댔다.ㅠ

다 같이 즐겁게 볼 수는 없나보다..

'_2 > 보다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의원  (0) 2015.01.27
내가 잠들기 전에  (0) 2015.01.27
국제시장  (0) 2014.12.18
꾸뻬씨의 행복여행 /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0) 2014.12.18
무드 인디고  (0) 2014.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