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오른쪽 커플은 남자가 시작하자마자 크게 코를 드르렁대다가
2,3분에 한 번씩 뻔뻔하게 전화기를 척척 꺼내면서 나를 괴롭혔다.
아니 그렇게 전화가 중요하면 왜 극장에 들어와서 굳이 영화를 보는지
진짜 알고 싶다ㅠㅠ
매튜 굿 눈은 반짝반짝 유리구슬같다.
내용이 참신한 건 아니지만 배우들이 좋아서 + 시간이 맞아서 골랐다.
임언니 퇴원시키러 가는 길인데
언니가 벌써 나와버렸다고 해서-_- 갑자기 영화관으로 발 돌리게 돼서.
남녀 둘이랑 매튜 굿 나오는 건 알았는데
시작할 때 자막으로 Mark Strong, Charles Dance, Rory Kinnear, Tom Goodman-Hill
나와서 더 신났다.
각각 MI6 관리자급인 이름 3글자인 말이 통하는 사람,(이름 까먹음ㅋㅋ)
군쪽 책임자인데 말 안 통하는 벽창호, (현재 시점의) 튜링 집 가택침입 사건 담당하는 경찰 둘.
마크 스트롱은 머리카락 있는 게 더 더 멋진 중년남자미 나고 보기 좋았다. 내내 줄무늬 정장 입는데 참 옷 잘 어울린다 생각했는데, 상대적으로 외곬수 이미지인 주인공은 참 옷 막 걸치고 다닌다.
다운튼 애비의 셋째 사위 빌 브랜슨 역의 Allen Leech도 같은 팀원으로 나오는데
여기서도 배바지에 멜빵 입고 다니는데, 지난 4시즌보다 더 몸매가 둥글둥글해진 느낌.
조앤이 늘 어깨 큰 옷 입는 것도 눈에 띄었다.
팀원 중에 막내로 나오는 Tom Goodman-Hill은 첨 보는 것 같다.
튜링이랑 튜링 친구 아역이 나오는데 동성애 분위기 팍팍 뿌리는데 설마 했는데 역시였다.
튜링 아역한 배우 눈썹이 너무 특이해서 기억난다.
같은 길이 직선 4개로 이뤄진 여덟 八, 혹은 官같은 한자의 갓머리변에서 한 획 뺀 것 같이 생겼다.
눈썹이 눈머리부터 눈꼬리까지 눈 전체를 감싸고 있어서 굉장히 길어서 계속 눈에 들어왔다.
많은 사람을 구했지만 인정도 보상도 받지 못한 천재.
천재로 살아보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던 잠시도 있었지만 나는 늘 보통의 존재를 꿈꾸는데,
역시. 다시 태어나도 천재보다는 가장 보통의 존재로 살고 싶다.
세상에는 천재가 필요하지만 그게 나일 필요는 없으니까.
그 천재들이 다 이렇게 힘든 건 아니고,
나 따위가 걱정할 필요는 추호도 없이 잘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조앤 클락이랑 앨런 튜링은 정말 좋은 짝인데..
사랑스럽고 지적이고,
튜링을 타인과 이어주는 끈이 되고, 답답한 저 인사의 마음을 읽어주는 유일한 사람인데.
저런 사람 만나면 인생은 성공했다 싶은데... 충분하지 못했던가보다.
연기 구멍은 아무도 없지만
컴버배치는 배우 안 했음 어쨌을까.
외곬수, 사교성 없이 겉돌기만 함, 마음 표현은 -, 자기 스스로에만 집중, 어딘지 모르게 찌질함.이런 모습을 딱 그 사람처럼 보여줘서 신기했다.
모르는 사람인데도 와 진짜 그 사람같다 이런 느낌.
nerd 이 단어가 처음부터 끝까지 떠올랐다.
후반에 조앤이 집에 와서 위로해줄 때 뒤돌아선 눈에 맺힌 눈물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본업할 때 말고 사생활말고 어디 가서는 제발 입 열지 말았음 좋겠다.
저러고 후진 뇌를 가져서 안타깝다.
당시 여성의 사회적 위치에 대한 표현은 쭉- 나오지만
하나를 고르라면 조앤이 낱말퍼즐 완성하고 채용시험보러 왔는데
"비서 채용은 윗층"이라고 반복해서 말하는 남자.
조앤은 튜링보다 빨리 퍼즐 푸는 사람인데.
동료들과 잘 지내라는, 선물하면 어떻겠냐는 조앤의 조언에 따라
사과를 나눠주는 튜링이 귀여워서 웃었는데,
동료들이랑 마음을 여는 과정 보기 좋았다.
기억나는 대사는
선생님 대사인 "수학 수업이 지루해서 수학 암호를 주고 받았다고?"
조앤을 채용하려고 애쓴 튜링에게 조앤이 왜 날 돕냐 물으니 튜링이 말한
"Sometimes it is the people no one imagines anything of that
do the things no one can imagine."
시작할 때 나오는 목소리는 컴버배치, 집중하고 있냐 한 번만 말할 거다~로 시작하다가
전쟁 중의 암호해독을 보여주는데,
이게 알고 보니 과거 이야기.
현재 시점에서 튜링 집에 가택 침입 사건 나서 옆집이 신고해서 경찰이 오는데
그 중 Rory Kinnear가 튜링에게 관심을 갖고 사건을 파고 든다.
튜링을 동성애 혐의로 집어넣어서 심문하다가,
니가 라디오 공장에서 전쟁 중에 진짜 한 일이 뭐냐고 캐물어서 답을 듣는 액자 구조.
튜링은 군쪽에서 조앤을 위험하게 할까봐 + 동성애자라서 약혼을 깨어
조앤과 이뤄지지 못하고,
전쟁이 끝난 후 모든 자료와 기계(이름은 크리스토퍼)를 파기하고 아무 대접도 못 받고 살다가,
결국 추행으로 화학 거세 약물 치료 2년과 감옥 중에
약물을 고르고 집에서 계속 크리스토퍼를 연구하다가
약물 치료 1년받고 자살했다고 자막으로 나왔다.
50년 지난 후 영국 정부가 튜링을 밝히고 여왕이 사면했다고.
전쟁 중 계속 해독팀에 스파이 색출 시도가 있고 튜링이 의심받는데
사실은 튜링이 동성애자임을 눈치채고 비밀 지켜준다고 한 똥글이가 소련 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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