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읽다가

신경숙 [깊은 슬픔]

hkwu 2015. 5. 21. 00:41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어.

길거리를 지나가는데 무슨 벽보에

사랑이란 서로에게 시간을 내주는 게 아깝지 않은 것, 이라고 써 있었지.

금방 너를 생각했어.

언젠가부터 내게 시간을 내주지 않는 너를,

그 풀칠이 덕지덕지한 벽보 앞에서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구나,

얼마나 절망했는지.

감정이란 무서운거야, 너무나 고통스러워.


깊은 슬픔, 신경숙



장편 소설 일부.


너무 와닿아서 무서운 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