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우리 옷

첫 맞춤 한복

hkwu 2015. 9. 9. 20:15

세상은 넓고 맞춤할 곳도 되에에에에에에에에에게 많다.

하지만 너무 많으면 외려 고르기 힘든 법이라고..

게다가 많은 수가 온라인이라서 나같은 19세기 인종한텐 더 어렵다.


보통 남들한테 비하면 별 거 아닌 만큼이지만

내 나름 최고 열심히 검색해보다가 왠지 한 곳에 끌렸다.

새탁기 돌려도 되고 다림질 (많이) 하지 않아도 되어서

[관리하기 쉬운] 한복을 만드신다고 해서.


다른 곳 한 다섯 군데도 굉장히 끌렸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고

저기에 끌리기 시작하니 다른 곳은 자연스레 차분하게 가라앉았다.ㅎ


그런데 [맞춤은 본인이 뭘 모르면 실패하기 쉽다]는 말에다가

혼인, 명절 성수기가 있다고도 해서 더 있다가 가지 더 있다가 가지 했는데


기성복을 네 벌 사서 입고 다니는데

이게 배꼽(수선비)이 더 많이 들어가는 느낌이 약올라서

그냥 추석을 3주 남겨두고 질렀다.


부끄러워서 문자 먼저 드렸는데ㅋㅋ 안내를 문자로 받았다.

만나기 전에 우선 대략 원하는 방향을 알려달라 하셨지만

아는 게 없어서... [세탁기 + 다림질 x]만은 포기할 수 없어요]하고

나이랑 입고 싶은 계절을 알려드렸다.

아마 내가 디자이너 챤스가 있어서 가장 다행인 사람이 아니었을까.


원래는 겨울에는 한복 입을 생각이 전혀 없는데!

(더위도 추위도 많이 타서 겨울에는 최소 아래위 다 다섯겹에 털신발에 털모자만 입을 수 있어서...)

전통 한복이냐 생활 한복이냐 고르느라 작업실에 갖고 계신 걸 입혀주셨는데,

이게 또 마침 모직이라서...... 갑자기 막 겨울옷이 하고 싶어졌다.ㅋㅋ

하지만 일단 가벼운 홑겹저고리에 치마로 전통식을 하기로 했다.

구겨져도 되거나 잘 구겨지지 않는 천으로 할 거라서, 코트 입어서 배래 구겨져도 될 거다.


디자이너의 예술 혼을 불태우기 위해 혹시 요즘 하고 싶으신 디자인이 있는지 먼저 여쭤봤는데

흑흑... 나이먹어도 할 수 있는 색동이라니 미친 듯이 끌렸지만

처음부터 너무 과감하거나 생각지 못하던 걸 하면

많이 안 입게 되어서 다시 입으려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리셔서 포기.


그래서 노랑 펄 원단 치마에 남자 양복 천으로 저고리를 맨 처음 제안하셨는데!!!!!

이 놈의 나이가ㅜㅜㅜ 차라리 종갓집 며느리면 일 년에 열 다섯 번 입을 거니까 했을텐데ㅋㅋ

나이에 굴복해서 포기하고ㅠㅠ

다음 제안인 분홍 펄 원단 치마에 저고리는 먼저랑 같은 제안으로ㅋㅋㅋㅋ


원래 줄무늬, 체크무늬 질색인데 디자이너의 혼을 믿는다.


나는 철저하게 비 예술인이라서 천을 봐도 완성품을 떠올릴 수가 없는데

그래서 보여주시는 천 샘플을 봐도 오 이건 예쁘구나까지가 한계다.

가기 전날에 종일 페북 알려주신 거랑 원단 사이트 다 봤는데

마음에 드는 걸 적다보니 끝이 없었다.ㅋㅋㅋㅋ


되게 귀여우신 디자이너님. 완연한 은둔 고수 느낌이다ㅎㅎ


어무니께서 어려서부터 늘 "모를 땐 시키는 대로 해라."

 "전문가는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라 가르치셔서ㅋㅋ

충실하게 믿고 따라가기로 했다.


선금으로 반 넣어드렸고,

2주 뒤에 찾으러 가면서 잔금 넣어드리면 된다고 하셨다.


힘들어서 마실 걸 사가지 못해서

덜렁 빵이랑 PVC 네일 스티커랑 파일밖에 못 사갔지만

다음에는 음.. 무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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