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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 그렇다면 좀더 멋진 이야기를 선택하면 되지 않겠는가

hkwu 2008. 11. 7. 16:19

 

파이 이야기(Life Of Pi), Yann Martel , 공경희 , 작가정신, 2004.

 

 

피신 몰리토 파텔. 리처드 파커와 태평양을 표류하다.

성장소설임에도, 어른들에게 더 각광받을 법한 이야기.

 

1장은 책장 넘기기가 참 힘들다. (내가 힘들 정도라면 알 법하지 않을까^^)

그렇게 느릿느릿 읽으면서 점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최고조에 이를 때쯤, 2장이 시작되고,

이때부터 분위기 반전이다. 3부까지 가면 소름이 돋을 수 있다!

 

꼭 2번이상 읽어줘야하는 책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세 번 읽었다ㅋㅋ) 반복해 읽을 수록 더 재미있다!

두껍지만 두께만큼 무겁진 않은 점도 좋고. 절대 단순한 표류이야기 같은 게 아니다! 강추!

 

사람이 왜 어떻게 존재하고 살아가는가..

관계, 조화, 자유 같은 데 대한 명상 + 약간의 종교관!?

 

π가 '그래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왠지 그렇게 말한 것만 같은 느낌이다.

 

우스운 별명(피싱=오줌싸개)이 싫어 스스로를 π라고 불러달라는 아이.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를 다 믿는, "신을 사랑하고 싶은" 아이.

 (넌 누나랑 통하는 구석이 있어! 간디 님은 "모든 종교는 진실하다" 고 했다고!)

 

무대가 되는 폰티체리는 인도 동남부 바다 가까운 곳.

거기에 정말 동물원이 있을지 궁금해지는, 단순한 나-_-;

 

M. Night Shyamalan, Alfonso Cuaron을 거쳐

결국 Jean-Pierre Jeunet 감독이 영화만드는 중. 이 분 아멜리에 감독이셔서~ 기대 까아아아아득!! 꺅~~

 

 

같이 하는 일이 있다 보니 수시로 오가던 길에 언니 책장에서 발견하고,

언니가 다 읽기만 손꼽아 기다려서 읽어본 책.

  언니는 좋은 사람인데 사람을 너무 지치게 해...;;;

 


 

한번은 시내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오는데, 갑자기 지대가 높아지면서 왼편과 길 아래 멀리까지 바다가 보였다. 그 순간 천국에 있는 기분이었다. 사실 얼마 전에도 지났던 장소였지만, 보는 눈이 달라진 것이었다. 분출하는 에너지와 깊은 평화가 묘하게 뒤섞인 느낌은 강렬하게, 축복으로 다가왔다. 그 길을 지나기 전에는 바다와 나무들, 공기, 햇살이 저마다 다르게 말했지만, 이제 모두 하나의 언어로 말을 걸어 왔다. 나무는 길을 안내했고, 길은 공기를 인식했고, 공기는 바다를 생각했고, 바다는 햇살과 모든 걸 나누었다. 모든 요소가 이웃해서 조화를 이루었고, 모두 친척이 되었다. 나는 언젠가 죽어야 할 인간으로 무릎을 꿇었고, 영원불멸한 존재로 일어났다. 작은 원의 중심이 된 듯했고, 우연히도 그 원은 훨씬 큰 원의 중심인 느낌이었다. 자아가 알라와 만났다. - 본문 중에서.

 

인생은 이야기이며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선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좀더 멋진 이야기를 선택하면 되지 않겠는가? - 저자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