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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린 회고전 : 아라비아의 로렌스 Lawrence of Arabia

hkwu 2009. 5. 10. 22:42

David Lean Retrospective.

2009년 4월 28일부터 5월 17일까지.

종로 3가 서울아트시네마.

 

5월 9일 토요일 오후 2시 30분부터,

상영시간 190분(원래 216분이라면서요ㅠㅠ), T.E. Lawrence의 자서전을 각색, 제작년도 1962년, 콜럼비아.

T.E. Lawrence 역 Peter O'Toole, 파이잘 왕자 역 Alec Guinness(스타워즈 4 새로운 희망에서 벤 케노비로 나오신!),

족장 아우다 아부 타이 역 Anthony Quinn(아들 프란체스코 퀸 님도 무지 멋지십디다~), 족장 알리 역 Omar Sharif

그리고 아마도 카심 역이 I.S.Johar, 정치하시던 분이 Claude Rains. 역시 자막을 다 외울 수가 없었다. 로렌스의 하인 아이들 2명 참 궁금한데.

 

 

처음에 검은 화면에서 음악이 한동안 나오고,

위에서 내려다 보는 화면으로 로렌스가 모터사이클에 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달리던 그는 어느 지점에서 점점 속력을 올리고, 맞은편에서 오는 두 사람을 피하려다 길가 수풀 속으로 처박힌다.

인상적인 등장. 너무 고속으로 올리는 게, 정말이지 불안했는데..

 

1차 대전이 한창인 아라비아.

수에즈 운하를 두고 터키 군과 대치 중인 영국 군 상부에서는 장교인 로렌스를 파견한다.

카이잘 왕자를 만나게 된 로렌스는 기대 이상으로 열심히 싸워 아라비아의 여러 부족을 연합해서 싸우도록 하고,

당시 터키 군의 지배 하에 있던 아라비아의 독립이 눈 앞에 다가온 시점.

겨우 이루어낸 '아랍회의'가 또 다시 부족간의 갈등으로 다시 분열되고, 이를 안타까워하지만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저 터키를 좀 괴롭혀서 자기들을 도와주기만 바랐지 하나된 아라비아를 바라지 않던 영국은 로렌스에게 귀환 명령을 내린다.

마치 하나된 조선의 독립을 바라지 않아서 분열시키려했고, 성공했던 누구들처럼.

 

 

처음에 카이잘 왕자를 만나러 가는 길에 동행하던 길 안내자를 죽인 족장 알리.

그의 등장은 정말이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신기루인가, 아닌가 하고 뚫어져라 보면서 기다렸다.

광활한 사막 저 끝의 검은 점에서 시작해서, 실체로 다가온 알리.

비록 천한 놈이 내 물을 먹었다며 죽여버려서 비호감으로 시작하긴 했지만,

항상 로렌스를 지켜주고, 끝까지 변하지 않는 알리, 정말이지 초초초초초초 멋지셨다.

마지막에 그가 정치를 배우겠다고 한 거. 동감한다.

 

 

처음엔 그냥 닐리리야 느끼쟁이 군인으로 보이던 로렌스가

사막에서 낙오된 사람을 기적적으로 구해오고, 계속해서 이겨가면서 점점 자신감이 커지고 급기야 건방져보이기까지 하다가,

카심과 하인들이 떠나가고,

터키 군 장교에게 치욕을 당하고(무지하게 얻어맞았다ㅠ) 하인들이 죽으면서 좌절하고 포기하고,

다시 복귀해서 열심히 싸우다가, 모든 게 끝난 후에 버림받는 이 과정.

이 일련의 과정을 따라 변해가는 그의 마음을 생각했다.

정치를 몰랐기에 이용만 당했고,

처신을 잘 못해서 버림받았고,

쓸데없이 너무 잘해서 문제였던.

그에게 내 상황이 겹쳐져보여서 더 슬펐다.

그를 죽인 것은 무엇이었을까.

 

재물을 탐내고 재물에 움직이는 것 같지만 스스로의 기준과 믿음을 가지고 있던 아우다 족장님.

아라비아 복장을 선물받고 신나서 혼자 춤추던 로렌스를 지켜보며 등장해 웃음을 안겨주셨다. 푸하핫.

기차 습격하고 나서도 큰 시계 들고오셔서 웃음을 주시고. 이 분은 던져 부수는 게 취미이신 듯ㅋ

 

 

당시 제작비가 500억 달러 이상이었다고 한다. 초초초초 대작.(경부고속도로 총 공사비가 450억 정도였다고)

낙타까지 일일이 오디션(?)을 보고 고르고, 화면의 모든 배치에 신경썼다는 후일담을 상영 후에 들었다.

 

2년간의 일을 3시간 남짓한 화면으로 보여준다. 모든 걸 다 알려주는 친절한 영화는 아니지만 3시간이 힘들지 않았다.

우우 하고 달려가지 제대로 싸우지 않는데 끝까지 달려가더니 점령됐다~고 나오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이런 식으로 아카바도, 다마스커스도 점령해버렸다, 크큭~)

 

요즘처럼 다 그려넣는 게 아닌, 모든 걸 다 배치해서 그대로 보여주는 '진.짜' 영화.

구식 아날로그 인간인 내겐, 딱이다.

 

그리고, 상영 후에 이어진 김영진 님의 강연도 참 좋았다. 많이 공감했고.

 

 이러니까 극장에서 봐야하는 영화라고! 까올!

하인들을 데리고 가는 장면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두 아이 모두 너무 슬프게 가버렸다. 하아.

 

스모키 화장을 하고 항상 자만에 넘친 표정을 보여주시는 로렌스 님.

화나서 또는 긴장해서 얼굴 근육을 떠는 모습도 계~속 나온다. 혹시 이 사람 이런 연기만 할 줄 아는 건가 싶을 정도로ㅋ

터키군의 열차 선로에 폭발물을 터뜨리고, 화기로 일제 사격을 퍼부은 후, 사격 중지를 신호하는 로렌스의 모습.

이 아라비아 복장은 사막에 낙오된 자를 구한 후 알리가 선물해준 옷. 로렌스가 끝까지 이 옷을 벗지 않은 건 참 좋았다.

 

알리 족장과 아부다이 족장,

두 분 다 참 매력적이야!

 

 

그러나 이 영화가 진실을 보여줬다고 믿지는 않는 나. 검색해보니 역시, 읽어보아야할 책은 최소 이 정도다.

(다음 지식 검색에서 cutedrum 님 작성글 참조 내용, 주소는 아래↓)

(http://k.daum.net/qna/openknowledge/view.html?category_id=KL&qid=2ekzm&q=%BE%C6%B6%F3%BA%F1%BE%C6%C0%C7+%B7%CE%B7%BB%BD%BA&srchid=NKS2ekzm)

 

- T.E. Lawrence, [일곱 가지 지혜의 기둥]. [사막의 반란]

- 슐레이만 무서, [아랍인이 본 아라비아의 로렌스]

- R. 롤랑, [성신 웃딘]

- 미구엘 레알, [역사 앞의 진실]

- [에세이 세계사], 백산서당

-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 중앙M&B,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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