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읽다가

왕을 참하라

hkwu 2010. 1. 25. 18:35

백지원 作, 상, 하 전체 2권.

작가의 다른 책 <조일 전쟁>까지 한 세트라고도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뭐랄까.. 말하고 싶었던 부분을 말해주는 시원함은 좋은데, 그게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걸핏하면 '독자 여러분, 애새끼가 말 안 듣는다고 걱정 마시라' 이런 식이라서.

 

그리고 상하권을 아울러 몇 번을 나오는 '요망한 암탉', '암캐', 이런 표현도 거슬린다.

문정왕후, 정순왕후, 명성황후 전부 친정을 돈에 싸바르는데만 안달해서 나라 망하게 한 건 맞지만,

저런 비하 발언은 재수 없다. 이런 여성 비하 표현만 있는 건 아니잖아.

남자 욕할 땐 안 그러시면서. 선조, 인조나 영조 말 나올 땐 그냥 바보, 밥값도 못한 왕, 얼뜨기, 이런 식인데.

(즉. 왜 남자한텐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는가가 비난의 요점이다.)

 

대한제국쯤 가면 '나라가 광어회 꼴이다'라고 하면서

'필자는 광어회를 좋아한다' 덧붙여놨는데 이건 뭐 어쩌라고....

 

쉬운 표현이나 조사 사용 부분에 틀린 곳 많고,

앞에 쓴 거 그대로 뒤에 또 나오고 또 나온다. [조일전쟁]도 이렇더니.

 

기존 사서와 독자의 야합으로 보기 싫고 알기 싫고 드러내기 싫은 것은 숨겼다는 것

알고는 있어도 이렇게 확 드러낸 책은 거의 처음이긴 한 것 같다.

가장 시원한 부분은 278쪽, 연산군의 큰어머니 강간 사건에 대한 설명.

이거 정말 이렇게 시원하게 말해주길 바라고 있던 내용.

하지만 여지 없이 여기서도 영계, 퇴계 타령을 해서 짜증이 난다.

아니 궁궐에 영계가 줄을 섰는데 쉰 살이나 먹은 퇴계라니. 당시 쉰 살이면 오늘, 내일 할 나이였다.

  - 278쪽, 위에서 3째줄

 

 

하권이 더 두껍다.

 

 

 


<상권>

141쪽 밑에서 13째줄, '양녕은 나이가 먹으면서' → '나이를'

149쪽 위에서 9째줄, '외갓집' → '외가' 이거 국어책에도 만날 나오는 대표적인 잘못된 표현의 예임.

150쪽 위에서 3째줄, '결혼' → '혼인'

151쪽 밑에서 3째줄, '큰며느리 둘은 폐출되었으며 셋째 며느리는 장손자 단종을 낳고 죽었다'

                        → '큰며느리는 연달아 둘이 폐출되었으며 세번째로 들인 며느리는'

                        누가 들으면 문종이랑 세조가 부인 다 폐출되고 안평대군 부인이 단종 낳고 죽은 줄 알겠네.

151쪽, 185쪽, 세종 비를 '소현왕후'라고 자꾸 써놓음. '소헌왕후'..  아닌가. 내가 비전공자라 무식한 건가..

157쪽 밑에서 3째줄, '모를 옮겨 심는 이양법을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 '이앙법'

170쪽 밑에서 10째줄, '이후 장영실과 이천에 의하여 간의, 혼의, 혼상, 혼천의 등의 기구가 제작되므로써'

                        → '됨으로써'

172쪽  밑에서 5째줄, '공민왕(고려 31대) 때 원이 쇠퇴하고 명이 건국하자'

                        → '주원장이 명을 건국하자', 또는 '명이 건국되자'

309쪽 밑에서 9째줄, '이렇게 양인들이 스스로 노비가 되고 또 기존의 노비와 결혼하여 노비를 재생산하니'

                        → 아무리 당시 노비가 사람 취급 못 받았다지만, 지금 우리가 '생산'이라 할 건 없지 않을까.

                            낳는다고 말해도 되잖아. 그 시절엔 출산을 생산이라고도 했다곤 하지만.. 왠지 슬프다.

                             (그리고 결혼보다는 혼인.ㅋㅋㅋ)

340쪽 밑에서 5째줄, '셋째아들 의안대군과' → '의안군' 이다. 선조 아들 중 대군은 영창대군 뿐.

411쪽 밑에서 2째 단락, 허난설헌 사망 즈음 설명인데, 친정 부모와 오라비, 자식들이 갑자기 죽었다고 말하면서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이런 평상과 불행을 견딜 수 없었다.' 이 문장이 애매했다. 평상은 그냥 빼는 게 더 명확해질 것 같고, 이 단락 마지막 두 문장은 합쳐도 괜찮을 듯.

 

 

<하권>

118쪽 밑에서 6째줄,  '(앞은 정조의 <홍재전서> 소개하는 부분) 어느 학자의 업적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그런지 정조는 생각의 물꼬를 트려고 그랬을까? 정조는 골초로 유명하다.'

                        → '~ 정도다. 생각의 물꼬를 트려고 그랬을까? 그래서 그런지 정조는 골초로 유명하다.'

                        아무래도 문장이 어색한데 어케 해야 매끄러울끄나...

160쪽 위에서 4째줄, '(전략) "축하할 일이지 위로할 일이 아닙니다"라는, 죽음에 대한 깊은 철학이 담은 멘트를'

                        → '~ 깊은 철학을 담은 멘트를'

169쪽 위에서 5째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조는 성리학적인 자신의 고루한 학문 경향과 기득권을 지키려고 진부한

                            사고를 바꾸지 않은 조정의 노론세력 때문에 아깝게도 실학은 정식 정책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조 자신의 고루한 성리학적 학문 경향과 ~'

                        제발 문장을 좀 읽어보시라고. 문장이 어색하잖아요.

176쪽 위에서 4째줄, '그들은 헤어질 때 "우리가 오늘 형제로 일컫는 것은 몸이 다하도록 서로 낯을 보지 못하나 바다가

                            마르고 돌이 썩어도 한 조각 마음은 마침내 변치 않을 것이다"라며 눈물을 흘릴 정도였다.'

                        → ' ~ "~ 낯을 보지 못하지만 ~ 않을 것을 약속하는 것이다" ~' 정도? 암튼 뭐래.

187쪽 위에서 7째줄, '박지원은 왕민호에 대하여 "진실로 굉유로 괴걸이다"라고 표현하면서'

207쪽~214쪽, 207쪽에서 정약용이 정재원의 셋째 아들이라고 하고,

                   208쪽에 매형 이승훈, 큰형 정약현과 그 처남 이벽 소개,

                   209쪽에 둘째 형 정약전, '막내 형이 정약종'으로 4형제라고 나옴. 실제 정약용은 넷째 아들 (링크)

210쪽 밑에서 10째줄, '집안 아래위가 모조리 박살난 것은 좋은데, 이렇게 되면'

                        → 좋긴 뭐가 좋지, '~것은 그렇다치고' 정도로 말해줘야하지 않나.

                            셋째 형 정약종과 매형 이승훈 참수, 둘째형 정약전은 유배 중 사망, 자신은 18년 유배인데.

                            214쪽에는 정약종과 매형의 외삼촌 이가환은 옥사라고 나오지만.

241쪽 밑에서 8째줄, '자고 있던 홍경래는 수상한 소리에 잠이 깨어난 동시에 뛰어든 괴한 넷은 칼을 휘둘렀다'

                        → '자고 있던 홍경래가 ~'

284쪽 위에서 7째줄, '귀중품울 약탈하고' → '귀중품을'

315쪽 밑에서 4째줄, '딸만 있었던 민치록은 민승호를 양자를 들였는데' → '양자로'

334쪽 밑에서 2째줄, '어쨌든 그런 양아치서껀 사회불만 세력이 모두 합세해서' → '

338쪽 밑에서 6째줄, '고종은 민비의 편지를 받고 무릎을 탁 쳤다. "그런 수가 있었구나. 우리 와이프는 도대체 IQ가

                            얼마나 될까?" 고종은 즉각 ~' 

                        '중전', '내자', '아내', '부인', '안사람'... 우리 말로도 여러 가지 표현이 있는데 왜?? 왜??

                         사람들 걸핏하면 와이프 타령하는 거 참 이상하단 말이다.

                        우리 말에 대체할 만한 표현이 없으면 외국말 그대로 쓰는 거지만 멀쩡히 있는데 왜?????

 

 

참, 218쪽에 이가환의 '그릇됨'이라고 나와서 오해할 뻔함.ㅋㅋㅋㅋ

 


개혁이란 어차피 기득권자의 권익을 축소시키는 것이다. - 하권 2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