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읽다가

조선의 방외지사

hkwu 2010. 1. 25. 18:55

이수광 作, 나무처럼, 2008. 전체 271쪽.

 

요즘 가까운 시립(인지 구립인지) 도서관에 자주 가고 있다. 자주..래봐야 한 달에 2번 정도지만.ㅎㅎ

[읽고 싶은 책 목록]을 다 지우는 게 목표지만,

이건 뭐 화장품이나 책이나. 목록이 마를 날이 없다고.

하나 읽어서 지울라치면, 다른 거 서 너개가 올라오느니.....

이번엔 이 책이랑, 이성주 씨의 <엽기 조선풍속사>, 백지원 씨의 <조일전쟁>을 빌렸는데,

왠지 바쁘게 되는 바람에 무려 3주 대출로 연장해버렸다. 음...

 

이렇게 비연속적인 책은, 들고 다니면서 읽기가 좋은 대신에, 소장 욕구는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여러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깊이 면에서는 떨어지지만 어차피 전공 논문 쓸 것도 아닌데 이 정도가 적당하기에 만족.

다만 어떤 인물은 더 많이 알고 싶은데, 어떻게 자료를 찾을 수 있는지 몰라서 아쉽다.

주변에 어쩜 역사 전공인 사람이 하나도 없냐.... (죄다 프로그래머ㅋ)

 

 

 

표지를 보면,

 

좌측 상단은 본문 78쪽에도 나오는 김홍도의 그림. 아낙이 점괘를 보는, 또는 스님들께 시주하는 모습이라고.

중종에서 선조 대를 살다간 점술가 '남사고' 이야기에 나온다. 남사고는 왜란에 대해 '진년에 일어난다면 그래도 구할 수 있으나, 사년에 일어난다면 구할 수 없다'는 예언을 남기고, 광해군의 친어머니인 공빈의 부모와 선대가 살던 곳을 지나며 '왕기가 있다'고 했다고 하는군.

왜란에 대한 예언은 나도 다른 책에서 10년쯤 전에 봤는데, 그게 이 분이었구나 싶었다.

그나저나 진년에 일어나 구했긴 하지만, 난 늘 이 나라가 망하지 않는 게 신통할 뿐... 아. 위태 위태하다.

 

우측에는 100쪽에 나오는 그림. 검선劍仙 김체건의 이야기에 나온다. 야뇌 백동수, 이덕무, 박제가 등이 지은 〈무예도보통지〉중에서.

백동수의 시는 참 아름다운데! 역시 예나 지금이나 잘나고 똑똑해봐야 다 소용없다는 생각이 든다. 김체건도, 아들 광택도, 백동수도 고생만 하고.

낙화 뜬 시냇물 느릿느릿 흐르는데

물가에 사립문이 있으니 내 집은 찾기 쉽다.

속세의 나그네라 산신령이 의심하여

일부러 길을 잃고 돌아가게 한 거라네.

 

좌측 하단의 그림은 본문 264쪽에 실린 19세기 말 김준근이 유기 만드는 광경을 그린 것. 프랑스 기메 동양박물관 소장.

써글 놈의 양이들... 우리 꺼 내놔! 일본 니들도-_- 갖고 있다고 니네꺼냐! 돈 벌어서 사오고 싶다ㅠㅠㅠㅠ

 

 

소개된 여러 재인 중에, 의외였던 건 의원들이었다.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면 치부나 명성을 놓고, 병을 다스려 민중을 구하는 치병제중治病濟衆을 더 가치 있게 여겨서

여항에서 백성을 치료하는데 힘썼다니. 특히 주변에 흔한 재료로 치료해줬다는 이동 같은 분들이 계셨다는 거.

지금의 일부 의사들은 이런 걸 알까. 의과에서 우리 나라 의학 역사도 배우는지 모르겠다만.

 

그리고 시로 이름을 알린 여인들.

19세기 중반 고위층 소실들의 시회 삼호정에서 활동했다는 김금원, 선조 대 조원의 소실이었다는 이옥봉. 두 이야기도 처음 알게 됨.

 

조선 역관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인물이 선조 대 홍순언(석성과의 인연으로 5만 대군을 파병하게 하는)인데

광해군의 명령으로 잊혀진 황와 굽는 기술을 재현했으나, 써글노무 인조 반정으로 잊혀져버리고 만 역관 방의남 이야기가 있어서 좋았고.

아 조선 왕조에서 두 사람만 뺄 수 있다면 선조랑 인조 빼고 싶다. 에이...........

 

표지 ●●●●◐

내용 ●●●●◐

 

만족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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