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읽다가

조일전쟁

hkwu 2010. 1. 25. 19:41

백지원 作, (주)진명출판사, 2009, 499쪽.

 

왜곡된 본 모습을 보여준다는 취지는 좋으나.

하고 싶은 말 해주는 시원함은 좋으나.

끊어야할 때를 모른다 싶은 불편함은 지울 수 없다.

걸핏하면 필자는, 필자는 하고 필자 타령하는 것도 어째 좀 묘하고,

쓸데없이 과격한 언사가 꽤 많아 보인다. 독자 여러분, 애새끼가 말 안듣는다고 걱정마시라, 뭐 이런 식.

 

〈왕을 참하라〉를 샀는데, 자기가 원래 3권 세트로 하려다가 임진왜란 부분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따로 냈다고 하기에

얼마나 자세히 적었으면 그랬을까 하는 마음에 이것도 사야지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도서관 카드를 만들게 되어서, 일단 빌려보았는데.

안 사길 잘했다. 했던 얘기 또 하고, 했던 얘기 또 하고. 반복되는 부분만 줄여도 책 두께가 ⅓에서 ¼ 정도는 줄어들거다.

왠만하면 〈왕을 참하라〉에 언급된 내용만 보셔도 충분하다고 사료됨. 보는 내내 '내가 왜 이걸 보고 있냐' 생각만 들었다.ㅋㅋㅋ

(〈왕을 참하라〉http://blog.daum.net/hkwithyou/7743406)

 

이 책의 요점은 표지에 다 나와있는데,

바로 '세계 최강 해군국 조선과 세계 최강 육군국 일본의 격돌'이다.

하지만 이 표지는 좀 틀렸다. 격돌이라니. 조선이 그냥 냅다 깨진 거지. 쳇.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등신 선조', '야비한 선조', '상양아치 선조',

우리 역사상 육군 최고의 장군은 을지문덕, 수군 최고는 이순신, 결정적 한 방을 잘 하면 되지 다 이겨야하는 건 아니다, 등이며

김덕령, 정기룡 등 묻혀있는 당시 장군들을 알려주고, 일본 역사를 꽤 잘 설명해주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좋은 예를 들어서 설명하는 부분도 많다.

당시 조선이 쓸데없이 주자학에만 빠져서 무를 천시했고, 반대로 일본은 전국시대가 100년도 넘게 이어지면서 무사를 숭상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을

현재 전해지는 조선의 칼은 민간 소장품까지 300여 자루, 일본은 에도 시대 칼만 수십만 자루라고 알려준 것,

당시 조선과 일본의 민중의 계몽 의식(?) 차이를 보여준 예로

메이지 유신 연대 큰 영향 끼친 후쿠자와 유이치의 〈서양사정〉이 20만부 넘게 팔렸는데 수십 년 뒤 조선의 신문 발행 부수는 2만이 안됐다는 것.

팍팍 와닿는 좋은 예ㅠㅠ

 

 

이렇게 일본사 간단하게 정리해주는 책을 그동안 찾고 있었는데. 매우 마음에 든다.ㅎㅎㅎ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성장 배경과 둘 다 당시 전국의 절반쯤을 통일했던 오다 노부나가의 가신이었다는 것, 등등이 나와있고,

최근에 바리♡님 덕분에 정독한 유명한 만화 〈BASARA〉에도 언급되는 일본의 검성 미야모토 무사시 이야기도 나온다.

히데요시에게서 처세술(=싸바싸바)를 배우고, 이에야스에게서 인내를 배우면 뭐가 돼도 되겠다.

 

그리고, 왜란을 미리 대비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돼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바로, 유성룡이 서인인 통신사 정사 황윤길의 전쟁이 난다는 보고와 동인인 부사 김성일의 안난다는 보고 사이에서,

부사와 자신이 같은 당파라는 이유로, 비합리적인 그에게 강하게 묻지 않고 슬그머니 미지근하게 대응해버렸다는 것.

둘이 남은 자리에서 '나중에 진짜 전쟁나면 어쩌려고 그랬어' 따위 물어봤자라고요.

개념차셨던 통신사 서장관 허성(허균의 형, 동인)이 김성일한테 왜 그런 망발을 늘어놓느냐고 할 때, 다들 들었어야지.

 

상또라이 선조. 김성일 저거를 안 죽이고 승진 시키고, 목숨 걸고 재산 다 뿌려가면서 나라 지킨 사람은 때려죽이고.

당췌 선조랑 인조는 왜 '조'를 붙인 거냐고! '군'이라고 붙이기도 아깝다고!

일본처럼 한 왕조가 100대넘게 이어졌으면, 저 되지도 않는 '조' 다 뗄 수 있을텐데.

 

 

 

 

- 123쪽, 위에서 4줄, '겹겹히 포장하기를' → '겹겹이 포장하기를'

- 133쪽, 아래에서 6줄, '망서린 또 다른 이유였다.' → '망설인 ~'

- 322쪽, 위에서 2줄, '망서린 데는' → '망설인 데는'

- 380쪽, 아래에서 2줄, '맨날' → '만날'

- 381쪽, 위에서 12줄, '수천 명의 전사자를 냈는 데다가' → '~ 낸 데다가'

- 383쪽, 위에서 5줄, '명에서 강화 시신이 왔을 때' → '~ 사신이 ~'. 바로 아래에 '사신'이라고 해 놓고.

- 393쪽, 아래에서 2줄, '칼 길이 가지고 난리를 죽인 사람들은' → '~ 난리를 한'

- 406쪽, 위에서 5줄에는 '시바 료타로', 8줄에는 '시바 료따로',

   498쪽, 참고 문헌 목록 중 20번에는 '시바 료타로', 41번에는 '시바 료따로'

   사람 이름을 통일해서 써야죠-_- 만약에 다른 사람이라면, '혼동하지 말아라, 이름 비슷한 사람들이다' 하고 가르쳐 주시던가-_-

- 478쪽, 위에서 3줄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73세'까지 살았다고 해놓고,

   481쪽, 위에서 5줄에는 '75세'까지 살았다고 하시는데, 어디가 맞습니까.

- 483쪽, '죽을 배급하라 했는데, 배고팠다가들 한꺼번에 너무들 처먹어서 배탈로 죽은 유령이 지천이었다.'

   배고팠다가들이라니.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배를 곯은 나머지', '너무 굶은 나머지' 정도로 해주시지.

- 491쪽, 아래에서 4줄, '뽑내는' → '뽐내는'

 

1판 2쇄 3000부 만들었다고 적는데 신경쓰지 말고, 본문 교정 좀 제대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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