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보다가

우아한 세계

hkwu 2010. 2. 19. 22:22

 

 

개봉 당시엔 송강호 씨 원톱이라 보고 싶었으나 또 폭력배 소재라고 그러고 나도 정줄 완전 놓았을 때라

못보고 지났다가 TV로 봐버렸다.

좀.. 이상한 사람들의 얘기였다. 극장에서 안 보길 잘했다 싶은.

 

어느 날 아빠가 그 '조폭'이란 걸 알고 놀란 딸.

다른 조폭들은 잘도 칼에 찔려죽더니 왜 울 아빤 안 죽을까, 죽으면 좋겠다고 일기에 써서

그걸 본 아빠는 술을 마시고선 아빠 죽으면 좋겠으면 니가 이 칼로 날 찌르라고 난리,

딸은 방으로 도망가서 문을 잠그고 경찰에 신고해서 둘이 나란히 파출소로..

 

이래 되니 엄마는 드디어 이혼을 선포하고 딸과 떠나버리고 (아들은 이미 유학 중)

이혼하기 싫은 아빠가 일을 그만두려다 상황이 꼬여서 보스 아들과 보스를 죽이게 되는 바람에 수감되었는데,

딸도 병원에서 감옥에서 아빠를 걱정하기에, 이 아해의 방황은 끝인가보다 했다.

 

근데 뭐, 출소한 아빠는 그 일에 더 깊이 발 담그게 되고, 커~다란 집으로 이사를 간다.

마당에서 '회식'이 벌어지니까 이 딸은 문 잠그고 안 나왔다. 계속 반발 중. (여까지 이 아해의 행동은 공감 가능 수준)

그러더니 결국 캐나다로 엄마랑 가서, 가 있던 오빠랑 셋이 깔깔깔 웃고 떠들고 잘 먹고 잘 산다.

그 때 혈압에 당뇨 있다고 진단받은 니네 갈매기 아빠는 혼자 라면 끓여먹고 계시는데.

아빠가 하는 일이 싫고 인정할 수 없으면서 그 돈으로 어떻게 유학은 가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지 않았다.

 

보면서, 이 딸의 저항은 도덕적인 문제가 아니라, '남 보기 창피하기 때문'인 거구나 싶어서 웃겼다.

아빠가 나쁜 일을 하는 그 자체가 문제인 게 아닌. 흥.

사람이 다른 사람의 어떤 행동이 싫을 땐, 자기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후반부 아빠가 병원에서 고혈압 위험과 당뇨 진단을 받는 장면에서

내가 간호사 만나려고 병원왔냐고, 니가 의산데 왜 간호사한테 설명을 들으라고 하냐고 하는데

이 장면 매우 마음에 들었다.ㅋ 의사님들아, 니가 설명 좀 해주세요. 응? 특히 피부과 --;

 

그리고 끝날 때ㅋㅋ 비빔면 같은 거 끓여먹는데 DHL로 식구들 찍은 비디오가 와서 보면서 먹다가

급짜증 솟구친 아빠가 그릇을 집어던지는데, 깨진 그릇 조각과 먹다 던져진 음식을 치우는 장면이 나왔다.

영화나 드라마에선 심심하면 물 뿌리고, 상 뒤엎고, 집어 던지고 때리지만 그 뒷수습 장면은 잘 보여주지 않는데

승질난다고 집어던지고 고스란히 자기가 다 치우는 거 보여주니까 참 좋았(?)다.

 

 

참, 아빠 송강호가 보스 아들 죽기 직전까지 패다가 차 트렁크에 넣을 땐 에쿠스였는데,

차가 출발하고 보니까 벤츠였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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