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의 이상한 밤 (2011)
O' Horten
8
- 감독
- 벤트 하머
- 출연
- 바드 오베, 에스펀 스콘버그, 기타 뇌르비, 헨리 모안, 비에른 플로베르그
- 정보
- 코미디, 드라마 |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 90 분 | 2011-02-10
글쓴이 평점
'환상'적인 이야기라며.
이게. 어딜 봐서. 무슨..! --;
'환상'은 어딨나를 잊고 보면, 괜찮은 드라마긴 하다.
환상 기다리다 영화 놓칠 걸.
호텐의 집 tv가 나무통이라 부러웠고, 벽에 걸린 도자 접시가 예뻤고,
출근할 때 담요를 덮어서 새한테 햇빛을 가려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집 도치님께서 늘상 담요를 덮고 계신 게 생각나서 그런가.ㅋㅋ
- 엊그제 신도림 이마트 갔더니
또 고슴도치를 투명한 상자에 넣고 그 위에 형광등까지 켜놓은 걸 보고...-_-
아무리 상품이라고 본다지만 그 무식함에 치가 떨렸다. 엄지가 불 꺼줬다.
40년 근속한 기관사 오드 호텐.
왜 혼자인진 말해주지 않는데,
어머니가 나오긴 한다. 스키 점프 선수였다는데 지금은 아들도 알아보지 못하는.
매일 역 - 집, 역 -집 밖에 오가지 않고, (그 집도 관사라 역 안;)
즐기는 거라곤 파이프 담배 뿐인 호텐.
내일이 마지막 근무라 오늘 밤 다른 기관사들과 한 잔 꺾는데,
동료의 집에 가면서 담배 사러 갔다가 일이 꼬였다.
저 사람들 정서는 원래 그런 모양이지만,
퇴임식 뒷풀이 2차로 누구 집에 간다고 우 몰려가면서
어케 주인공을 처음 온 동네에 어두운 밤에 혼자 담배 사러 가게 하고
자기들만 먼저 들어가서 노는 걸까.
(담배 사러 가서 밤새 안 오는데 그닥 찾지도 않고. 이상해.ㄷㄷ
나중에 사람 죽었는데 그냥 내버려두고 쑥 가버리는 것도 이상했어.ㄷㄷㄷ)
차분하게 건물 외벽 공사용으로 놓은 비계를 타고 동료가 사는 맨 윗층으로 올라갔는데
거의 다 갔을 때 당돌한 꼬맹이를 만나서 망했다.ㅋㅋㅋㅋ
아 이 꼬마 진짜 최고다. 말수는 적은데 지가 원하는 걸 어떻게 해서든 해버리는 저 굳은 심지.ㅋ
이래 저래 해서 마지막 근무를 깜박 놓쳐버리고,
사우나하고 수영하고 나니 신발이 사라지고 없어 남은 여자 구두를 신고,ㅋㅋㅋㅋㅋㅋㅋ
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을 집에 데려다주고..
파이프를 사러 간 호텐 아저씨가 사온 건
릴레함메르 뭐시기라는 브랜드의 파이프.ㅋㅋ
릴레함메르라니. 정말 오랜만에 다시 들어봤다.
호텐에게 동료들이 해준 인사가 굉장히 멋있었다.
팔을 휘젓고 가슴을 두드리면서 내는 기차 소리.
40년 근속 표창인 은 기관차도 멋졌다.
호텐이 가는 식당 장면도 귀여웠고, 홀 담당하시는 분이 할아버진 것도 좋았고.
스키 점프대에 올라갔을 때 내려다보이는 야경이 반짝 반짝 참 예뻤다.
근데. 궂은 날씨라 길이 얼어서 다 언덕길을 미끄러져내려가는데
유독 연어 들고 가는 아저씨만 잘만 걸어올라간 건 왠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보트 팔라고 오랫동안 조르던 사람을 겨우 찾아갔는데
계약서를 쓰다가 갑자기 도망쳐버리고,
해볼 생각도 없었던 스키점프를 해보게 되고,
운석과 같이 날아가보는 호텐,
마음이 이리 저리 움직인단 느낌이 들었다.
몇 십년을 늘 만났던 사람이 일순간 떠나버리고,
몇 십년을 일해온 기차에서 이제 떠나야 하고.
"이제 퇴직하시면 오실 일이 없을 텐데 섭섭해서 어째요"라는 말에
"종종 올게요"라고 말해놓고 사실 가지 않는 많은 사람들과 달리
정말 찾아간 호텐. 마지막 장면 덕분에, 같이 본 분이랑
이 영화의 본질은 연애영화였는데 우리가 90분동안 몰랐던 거라고 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할머니 어쩜 그리 멋지신지.
숏 컷이 어울리는 할머니가 어디 그리 쉽냐구. ㄷㄷ
쓸쓸한 느낌,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느낌,
이제 할 수 있는게 없을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 들었긴 하지만,
마지막엔 셋이 같이 걸어갔으니까 괜찮을 것 같다.
집에 오면서,
이 영화를 보고 싶었던 게 주연인 아저씨가
배철수 아저씨를 닮은 것 같아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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