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보다가

대니쉬 걸

hkwu 2016. 3. 9.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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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스피치를 좋게 봤고, 주연을 좋아하고

내용도 기대돼서 굳이 비오는 밤에 다녀왔다.

언니랑 보려고 미루고 미뤘는데 당일 파토나서ㅋㅋ


포스터를 봤을 때는 에디 레드메인이 나오는 여장남자 이야기인가 하고 관심이 없다가,

줄거리 공개분 보고 예매했다.

파리가 나오긴 하지만 덴마크는 드문 배경이고(비록 영어식으로 죄다 나오지만)

감독 전작도, 부부가 화가라는 설정도 끌렸다.

그리고 알리시아 비칸데르도 나오고, 마티아스! 쇼에나에츠!랑 벤 휘쇼도~


둘 다 미술하는 사람이라서,

저 선택을 할 수도 있고 지지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영화만을 볼 때는

초반엔 릴리가 게르다 때문에 깨달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릴리를 같이 만난? 만든? 느낌..?


근데 나중에 가서야 릴리가 어릴 때 한스랑 놀던 얘기 같은 걸 하니까

아. 그랬는데 본인도 잘 모르다가 (혹은 모르려고 하다가)

게르다의 부탁을 계기로 깨어난 건가 싶기도 하고,

알고 있었으면서 이성애자인 게르다랑 혼인한 게 재수없기도 하고,

그래서 좀 비겁해보이기도 하고, 그다지 납득이 잘 되지 않는다.

어쩜 저렇게 자기한테 집중해서는 게르다는 돌아봐주지도 않는지 내가 다 원망스럽고.

그리고 영화 전체적으로, 뭔가 덜 본 것 같은 느낌이 자꾸 들었다. 설명하긴 어렵지만.

아이나르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데에 치우쳐서

먹고 살 걱정도 수술비 걱정도 제대로 안 하고.

앞으로 게르다의 인생에 대한 걱정도 하나도 안 보이고.


그래서

가지 않은 길을 가는 릴리보다

그런 릴리를 지켜주는 게르다가 더 걱정된다.


릴리는 자기가 선택한 거지만

게르다는 사랑해서 지켜주는 거니까..

사랑해서 보내준단 말이 현실에선 99% 헛소리인데

게르다는 사랑해서 보내주느라 지켜줘서. 그건 어떤 사랑일까.


그리고 둘 다를 지켜주는 한스ㅠㅠ

문병가서 한스가 릴리 안녕? 할 때 참.. 좋은 친구구나 보기 좋았다.

눈빛>_<

그런데 솔직히 없어도 됐을 인물이라는 생각은 든다.ㅋㅋ


개도 귀여웠다.ㅋㅋ 되게 그 둘이 사는 집에 살 것 같고 막.

파리 이사갔을 때는 별로 안 보여서 그런지 집에 개가 어우러지는 느낌은 별로 없었지만.


그림 손님인 아저씨 왔을 때 아이나르 없어서 좋다니까

게르다가 "남자들은 시선에 익숙치 않지 않냐 불편해하지 않냐"고 하던 거!

릴리한테 그림 안 그릴 거냐고 하는 게르다한테 릴리가 "난 화가말고 여자할래" 하니까

"여자랑 화가 다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던 게르다가 제일 인상적인 장면이다.


이거 말고도 나중에 후반에 침대 가운데에 커튼을 치고 잘 때랑

에이나르랑 게르다가 여자는 어떻게 걷나 연습할 때랑

모델 대신 좀 앉아있으랄 때 에이나르가 다리 예쁘게 뻗고는 바라볼 때랑

병원에서 의자에 앉아서 게르다가 릴리 그림그려줄 때 생각난다.

그러고 보면 그거 현재에도 되게 위험한 수술인데

7,80년 전인 그 때 처음하는 시도인데도 위험성보다는

릴리의 목표의식만 본 느낌..

릴리 되게 예쁘지 얜 릴리일 수밖에 없지 하는 얘길 들은 느낌.

수술 위험한 거도 묘사해줄 줄 알았는데 없어서 읭?했다.


릴리가 게르다에게 하는 How have I ever deserved such love?

한스가 릴리에게 하는 How are you Lili?

이런 대사도 생각나고.

아니, 당신은 릴리랑 결혼했어 하던 차가운 대사도 생각난다.


알리시아 비칸데르 보러 간 건데

스윗 프랑세즈에 이어서 말끔하게 나온 푸틴 닮은 마티아스 오빠가 있어서

더 더 즐거웠다.


무용하는 친구로 릴리 이름 지어준 엠버 허드도 굉장히 사랑스러웠다.

참 사랑스러워서 엠버 허드 아니겠지 했는데 나와서 확인하니까 맞고ㅋㅋ


최근 몇 달 실화 소재로 한 영화 아니면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이제 이야기 소재가 참.. 없을 것 같긴 하다.

시 소설 영화 드라마 얼마나 많이 나왔는데ㅎ


근데 잘 봤는데

왠지 뭔가.. 덜 설득된 느낌이 자꾸만 든다.

그래선지 난 자꾸 한스 눈만 바라보고 있고ㅋㅋㅋ

릴리 나쁜 사람이란 생각도 들고.

연기 엄청난 건 알겠는데.


신도림가면 이 관 이 줄에서 봐야지. (2관 G열)

앞이 자리가 아니라 통로라서 앞자리 방해가 없어서 좋다.

가방 걸이가 없지만.

귀향 볼 때엔 하필이면 남보다 앉은 키 15㎝는 큰 분이

어쩜 그리 꼿꼿이도 앉아계신지.. 의자 위에 목이 보이셔서

화면을 다 가리고.. 자막을 가리고..

그 영화는 자막 안봐도 되는 거였지만 그래도 보면 더 좋은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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