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더 전 드라마인데 그 때 보던 건데
결말을 못 봐서 (원작을 이미 다 읽었지만) 다시 봤다.
화질이 안타깝지만 눈이 참 편하다.
나오는 사람들 얼굴도 편하고,
옷도 편하고,
장신구도 편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장면이 엄청 많다.
서희가 간도가기 전까지 꽃, 산, 들, 강 정말 많이 나와서 참 좋다. 흑.
매화도 많이 보고 진달래꽃도 보고 맑은 물도 보고.
고화질로 리마스터링 그런 거 안될까..ㅎ
드라마여도 그린 듯 예쁜 사람도, 평범하게 예쁜 사람도, 조금 못난 사람도 나오는 게 참 좋고
팔자주름 잡히는 전통식 저고리 입는 것도 좋고, (김혜순 한복)
치맛단 몇 뜸 꼬매지 않아서 뛰어다니면 치맛자락이 살짝 벌어져서 속치마가 보이는 것도 좋다.
장옥정 사랑에 살다는 보면서 치마 아랫단 고정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적이 몇 번 있다.
부잣집 마님이랑 기생아씨는 속을 풍성하게 입고, 여염 아낙은 간출하게 입은 것도 좋다.
장신구도 좋은데,
특히 서희가 산호비녀했다가도 장례식갈 때엔 칠보로 바꾼다던가 하는 것도 보기 좋았다.
근데 기화 초반 등장 때 노리개를 짝수로 하고 나온 적이 있는데
이건 내가 잘못 본 건지 기생은 그랬던 건지 모르겠고,
가락지는 초반 서희 할머니도 홍씨부인도 쌍으로 한 손가락에 하고 나오는데
그게 검지였는지 중지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불행한 인간의 집합같은데,
조선 말기, 일제 시대의
하동 평사리, 경성, 부산, 간도, 일본, 상해가 나온다.
주인공은 평사리의 대지주 최씨 집안의 외동딸인 당주 서희.
이 사람 저 사람 다 슬프다만
서희도 안됐지만, 그래도 서희한텐 할머니라도 계셨고 봉순어매도 계시고 그랬지,
봉순이가 너무 마음이 아프다.
아기때부터 서희 종으로 살다가, 서희 살리려고 불행에 빠진 봉순이.
서희 아역 진짜 초귀요미 배나연 양, 청소년기는 신세경, 성인은 김현주씨.
봉순이 아역은 김한비 양, 청소년기는 함은정씨, 성인은
길상이 아역(서지원 군)이 참 귀엽고 든든하고 철나서 좋았다.
청소년기는 김지훈씨, 성인은 유준상씨.
홍이가 김훈장 외손녀랑 혼인하는데,
이 부인이 진짜 왤케 예쁘신지. 볼 때마다 참 고우시다.
난 얼빠ㅋㅋ
잡놈이 진짜 많이 나오는데, 대표 3명이 조준구, 이상현, 이용.
이용은 월선이랑 맺어지지 못한 건 불행이지만 강청댁 평생을 그리 힘들게 하고,
월선이도 힘들게 하고는 웬 임이네랑 엮인 이상한 남자.
임이네 건들 때는 아 저건 성상담받아야하는데 싶어서 답답했고
이 여자가 월선네 돈을 훔쳐 일수를 찍는 데도 제대로 단속안하는 게 화가 났다.
두(+두) 여자를 망친 찌질이 쪼다 이부사댁 아들 상현은 제일 우스운 사람.
혼인해놓고, 가뭄에 비오듯 들러 애만 만들어놓고 부인은 방치해서 바느질로 연명하게 하더니
간도가서 서희한테 애정을 강요하더니,
아니 그럼 첩하라고? 어쩌라고. 뭐 맡겨놓은 놈마냥 굴다가 화 팡팡 내고 꺼지더니
기화 등쳐먹고는 기생 기둥서방 창피하다고 기화버리고 딸버리고
(자기 좋아한다는 임역관 딸 명희한테는 딱 잘라 거절 잘 했고 나중에 딸 건사는 좀 했지만)
어쨌거나 저러면서 세상 제일 불행한 척, 힘든 척 다 하는 천하의 잡것ㅉㅉ
대망의 조준구 오라질 놈.. 진짜.. 소설 읽으면서는 되게 땅딸막한 사람 느낌이었는데
드라마는 김갑수 아저씨가 맡으셔서 의외였다. (서희 아버지는 박지일씨인데 딱 그 느낌ㅎ)
여자 둘을 죽게 하고 아무한테나 손찌검해서 나올 때마다 '발암'인데
그래도 나중에 젊은 애들한테 두 세 번 얻어터지기도 하고,
홍씨 부인이 데리고 다니던 맹추가 달걀장수하던 남편이랑 조준구 등쳐먹어서 좀 낫다.
(홍씨부인은 맹추가 애인하고 도둑질하는 거 보고 열받아서 급사,
조준구는 김두수 덕에(?) 풍 맞고 아들내외 고생시키고 막 시체 썩은 물 안 구해준다고 괴롭히고..)
대대로 노비였다가 할아버지 때 서희 할머니가 면천시켜줬더니
그 손자가 동급생 영광이 외할아버지가 백정이시라고(송관수 아들)
별 난리 난리 생난리를 하는 두만이 미친 놈도 있지 참.
이 시키는 부인 두고 서울서 여시같은 여자를 후첩으로 데려와선
부인이 낳은 아들도 첩한테 세뇌시키고.. 음..
그외에 좋아한다 사랑한다면서 강간하는 김거복(김두수)와 이홍과 강포수가 나오며
본인은 살인공모는 모르고 그 공모에 주요한 정자를 제공했을 뿐이라는 칠성이가 나오고
동생이 혼자 좋아하는 여자를 조건으로 데려온 조백작이 내내 동생과 처를 의심하는 게 나오고,
사나가 열 계집 마다하겠냐는 소리를 아지매들이 하고
그러하다....
여자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발암' 인물은 임이네.
이용은 자꾸 자기가 정을 안줘서 그렇게 됐다고 하지만 동의할 수가 없다.
왜냐면 칠성이랑 살 때에도 참판댁에 일하러 가면서 애들 데리고 가서
남의 집 젯상에 음식도 안 올라갔는데 만들면서 갖다먹이고 그랬어서.
하긴 그 정도는 좀 얄미운 거지 악한 건 아니긴 하지만,
월선이 등쳐먹는 거 + 못 잡는 이용 콤보ㄷㄷ
이걸 임이가 꼭 빼어닮음. 의붓동생인 홍이를 홍이를 그렇게 그렇게...
악한 자가 악한 자를 구축하여 인과응보를 주는 건
참 묘한 느낌이다.
조준구 잡는 김두수, 임이 잡는 김두수..
임이 아역 백승리,
옥이 아역 권수현,
강두메 역 임일규('78),
주갑 역 김학용님!
이 홍 아역은 이현곤, 성인역 정욱 ('73),
김두수 때문에 비극을 사는 심금녀 역 하다솜,
유인실 역 박시은, 오가다 지로 역 김지완,
최윤국 역 오태경 (MBC 육남매의 장남)
송관수 아들 영광 역 고주원,
무사 백동수 보면서
자꾸 사도세자가 자신을 지칭할 때 과인이 과인이라고 해서 (정조가 세손 시절에도)
원래 저런가 아리송한 와중에,
실존인물과 허구인물을 섞어 너무 무협 판타지처럼 만들어놓아서
진짜.. 웬만하면 사극에 안 그러는데 보다가 중단했는데
토지는 편하고 좋았다.
무사 백동수도 저고리는 팔자주름 생겼지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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