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보다가

서프러제트

hkwu 2016. 10. 16. 20:29

헬레나 본햄 카터도 캐리 멀리건도

로몰라 가레이도 앤 마리 더프도 좋아하고

소재도 보고 싶어서

한참 개봉 기다렸던 영화인데

개봉하자마자 별 꼴이 다 일어나더니

어휴.


소재 특성상 젠더 워싱은 없지만

화이트워싱때문에 오점이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서처럼 추천하고 싶은 영화.


많은 사회 운동이 누군가의 희생을 업고 대두되는데

어김없이 이번에도 누군가를 갈아넣는다.

사회 운동많이 아니라 그냥 일상에서도 갈려들어가는 사람이 너무나 많지만.


하트 오브 더 씨의 존 니커슨, 해리 포터의 무디 교수였던

브랜든 글리슨이 정의와 현실 사이에서

적절하게(맘에 안 들지만 객관적으로 적절해보여서) 행동하는 공무원으로 나오고


벤 휘쇼가 찌질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아우 오만정이 떨어지는 남편이라는 이 인간...


로몰라 가레이와 그 남편의 대화에서 가장 날카롭게 떨어지는 부분은

그 모든 것이 친정에서 온 것이지만 부인의 것이 아니라는 것.

너무나 기운빠지지만 그래도 모드는 이 집에 소녀를 맡겨서

적어도 자신보다는 나은 삶을 살 기회를 준다.


이 영화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영화가 끝난 뒤에 글자가 화면을 메울 때였다.

세상에. 나라별로 여성 참정권이 인정된 연도를 쭉 보여주는데

스위스가 1970년대. 예....


일제 강점 수탈기는 너무나 참혹한 시기였지만

그렇지 않고 자발적으로 근대화 혹은 서구화가 되었다면

우리나란 아직도 남성들만이 정치에 참여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너무나 너무나 크다고 생각하는데

스위스 70년대는 놀라웠다.